The Regressed Son Of A Duke Is An Assassin Chapter 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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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화· 진리 (1)

“켁!”

목을 제압당한 학회원은 이렇다 할 저항도 못 한 채 그대로 나자빠졌다·

뒤늦게 손을 올리며 마법을 시도하려 했지만 그걸 온전히 봐줄 내가 아니다·

마나가 발현되고 있는 그의 손목을 붙잡아 바로 꺾어버렸다·

“아악!”

설사 이들이 7성 이상의 마력을 가진 고등급 마법사라 한들 무서워할 건 없다·

어차피 마법을 못 쓰게 하면 7성이고 나발이고 그냥 힘에 제압당한 인간에 불과하니까·

“저 정화의 불꽃이여···!”

깜짝 놀란 나머지 학회원이 급하게 마법을 시전하려 했지만

-퍽!

경쾌한 타격음과 함께 그 또한 바닥을 수 차례 구르며 나자빠졌다·

“일단 너 따라서 제압하긴 했는데 뭐 때문에 그러는 거야?”

타격의 장본인인 세트가 덤덤하게 손을 털며 물었다·

“이놈들이야· 멀쩡한 천장을 무너트려 우리를 갈라놓은 게·”

발록의 공격이 미친 것도 아니고 하다못해 미리 설치된 유적의 함정 같은 걸 건드린 것도 아니다·

정말 아무런 조짐이나 예고 없이 유적은 그냥 무너져 내렸다·

이게 자연적인 현상이라 생각하는가?

절대 아니다·

그 카론이란 놈이 발록의 공격을 막으며 시선을 분산시키는 동안 대기하고 있던 나머지 놈들이 뒤에서 수작을 부린 것이다·

그러곤 발록에게 덩그러니 남겨진 우리가 허무하게 죽기를 얌전히 기다리고 있었겠지·

혹여나 빠져나오면 자신들이 죽이면 그만이고·

“무 무슨 말을 하는 겁니까? 저희는 그저 이곳에서 상황을····”

되도 않는 변명은 이 상황을 타개하는 데 있어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

우리 고지식한 마법사님께선 아직 세상 법칙을 잘 모르시나 보다·

어쩌겠는가?

이런 평화의 시대에 골방에 틀어박혀 같잖은 것들만 연구하다 보면 그럴 수도 있는 거지·

나는 살면서 인간만큼 정직한 동물을 본 적이 없다·

암만 단단한 척 절개 있는 척 같지도 않은 허세를 부려도 결국 고통이라는 산물 앞에선 모두가 똑같아지니까·

나는 부여잡은 팔을 다시 한 번 무자비하게 돌렸다·

“아아악!”

단단함이라곤 먼지만큼도 안 느껴지는 처절한 비명·

이런 놈들을 상대로 굳이 고문까지 할 필요 없다·

고작 관절 하나를 꺾었을 뿐이지만 그는 죽기 직전의 비명을 내지르며 구원을 호소했다·

“그만! 그만해! 우리가 원한 건 애초에 너희들이 아니었다고!”

당연한 얘기를 무슨 엄청난 비밀인 것처럼 말하고 있다·

이들이 여기에 온 원초적인 이유는 마서의 단서를 찾기 위해서다·

우리와는 만남은 의도가 아닌 철저한 우연이었으며 마서 같은 건 관심도 없다며 루나브가 이미 귀띔까지 해준 마당에 우리를 갈라놓으며 독자적인 행동을 할 필요가 뭐 있겠는가?

필시 마서 외에 또 다른 목적이 있었던 것이다·

“우리가 처음부터 원했던 건 그저 루나브님 하나였다고! 그분을 데리고 여길 나가려 했을 뿐이야!”

데리고 나가? 루나브를?

어차피 일 끝나면 다 같이 평화롭게 나갈 거 뭐 하러 따로 데리고 나간다는 거지?

세부적인 건 달라도 나름 마서의 단서를 찾아야 한다는 동일한 목적을 가지고 있던 것 아니었나?

이건 뭐 그녀를 납치하려는 게 아닌 이상 굳이 그럴 이유가····

납치?

순간 한 가지 생각이 머릿속을 스치면서 나도 모르게 동공이 흔들렸다·

백 년에 한번 태어날까 말까 한 가람 왕국의 천재 소녀·

향기로운 꽃에는 벌이 꼬이고 빛나는 보석엔 도적들이 몰려들 듯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천재의 주위엔 당연히 그 능력을 탐하는 악인들이 몰려들기 마련이다·

그걸 이전의 납치 사건으로 몸소 경험한 내가 아니던가?

‘제가 제일 싫어하는 사람이요·’

문득 카론을 처음 언급했을 당시 그녀의 얼굴이 눈앞을 스치고 지나갔다·

단순히 싫어하는 걸 넘어 경멸에 가까웠던 눈빛·

그저 학회원이여서만이 아닌 뭔가 기피할만한 다른 이유가 있지 않고서야 그런 눈빛은 보일 이유가 없었다·

“하····”

절로 내뱉어진 한숨과 함께 그대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너희 가람 학회 반대파 소속이지?”

“···!”

그들의 눈이 바로 휘둥그레 떠졌다·

굳이 그렇다는 말을 듣지 않아도 알 수 있을 반응이었다·

“반대파? 그건 또 뭐야?”

세트 녀석은 처음 듣는 사실인 듯 머리를 긁적였다·

나는 개의치 않고 계속해서 녀석을 심문했다·

“루나브 지금 어디 있어?”

“그 그게 손쓸 틈도 없이 다른 쪽으로 달아 나버린 터라····”

“어느 쪽으로 갔냐고!!”

“저 저쪽으로 갔어!”

더 지체할 것도 없이 그가 가리킨 방향으로 몸을 돌렸다·

“어이! 시안! 어디 가는 거야?”

덩달아 놀란 세트가 뒤따르며 소리쳤지만 나는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해서 뛰어나갔다·

[어째 익숙한 상황이네? 후배를 생각하는 마음이 정말 갸륵하신 선배님인 걸?]

케이람의 놀림도 이제는 뭐라 대꾸할 수 없을 것 같다·

“정말이지 손이 많이 가는 후배님이라니까·”

그냥 내가 갈 때까지 무사히 있어 주기만을 바랄 뿐이다·

* * *

한여름 밤의 꿈이라도 꾼 듯 굉장히 멍한 기분·

루나브는 조금 전 만났던 의문의 남성에 대한 생각이 좀처럼 지워지지 않았다·

자신이 레미하람이란 이름을 가진 존재이며 이 유적에 존재하는 마수와 관련이 있다고 인정은 했지만 어째서인지 정작 마서인지에 대해선 뚜렷하게 밝히지 않았다·

대체 그는 정체가 무엇일까?

깊은 고민에 빠지는가 싶다가도 그녀는 황급히 고개를 저었다·

지금은 상념에나 잠길 때가 아니기에·

한시라도 빨리 시안과 세트를 찾아 이 상황을 타개해야만 했다·

“선배는 괜찮겠지?”

다소 불안하긴 했지만 걱정은 들지 않았다·

숙련된 마법사 10명이 모여도 상대하기 벅찬 마수를 고작 아카데미 학생 둘이 상대해야 한다니·

어디 나가서 농담으로도 못 써먹을 말이지만 루나브는 그게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확실한 근거는 없다·

굳이 말한다면 시안이기 때문에

자신이 이 세상에서 유일하게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시안이기 때문에 전혀 걱정되지 않았다·

언제부터였을까?

첫인상이 좋아 달라붙었다곤 하나 지금은 자신이 생각하기에도 집착에 가까울 만큼 그에게 열중하고 있다·

“····”

심장의 고동 소리가 전신에 울려 퍼진다·

인생에 있어 이렇게 생기 있는 박동을 느껴본 적이 있는가?

아무런 의지나 목표 없이 그저 남들에게 만들어진 삶을 살다가 허무하게 가는 것이 자신의 미래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오랜 시간 동안 멈춰있던 심장이 이렇게 신명 나게 울릴 만큼 지금의 자신에겐 원하는 게 있고 소망하는 게 있다·

스스로가 원하고 소망한 것을 이룬다면 그것이 바로 진리라고 했던가?

그럼 그 진리를 이루기 위해 자신은 필사적으로 나아갈 것이다·

“···!”

통로 끝에서 익숙한 냄새가 퍼져왔다·

코끝을 진하게 자극하는 씁쓸한 냄새·

이 냄새를 풍기는 사람은 이 세상에서 단 한 명밖에 없었다·

마음이 급해진 루나브는 입술을 꽉 물고 달려 나갔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곧 전방에서 또 다른 익숙한 기척을 감지하고선 바로 멈춰 섰다·

“루나브님!”

그녀를 뒤쫓아 온 카론과 학회원들이었다·

루나브는 황급히 몸을 돌려 반대쪽으로 도주했다·

이에 놓칠세라 카론이 손을 들어 바로 마법을 시전 했다·

-쾅!

이윽고 마법으로 생성된 은색의 벽이 그녀의 앞길을 가로막았다·

“그만하십시오· 루나브님·”

도주로가 차단된 루나브는 일그러진 표정으로 다시금 돌아섰다·

“어찌 이런 모습을 보이시는지요? 루나브님 답지 않습니다·”

루나브는 세상 무덤덤한 눈으로 말했다·

“저다운 거요? 애초에 학회에 있으면서 저다운 모습이 있기는 했었나요?”

카론은 대답 없이 그녀를 무심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당신은 우리 가람 학회에 있어서 없어선 안 될 마법과 인간의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존재입니다· 그런 당신에게 불순한 일이 생기는 걸 저희는 절대로 두고 볼 수 없습니다·”

가람 학회의 염원을 넘어 태생부터 나약함을 부여받았던 인간의 오랜 숙원을 풀어줄 존재·

그들에게 있어 루나브는 신성한 존재 그 이상이었다·

“내가 세상에서 절대 믿지 않는 말이 두 가지가 있어요·”

잠자코 듣던 그녀는 이내 하찮다는 듯 입을 열었다·

“하나는 내가 없으면 절대 안 된다는 할아버지의 말· 다른 하나는 인간의 발전을 위해 산다는 당신의 말·”

카론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할아버지는 내가 없어지면 바로 다른 대체자를 찾을 사람이에요· 아쉬워하는 것도 한순간일 뿐 절대 슬퍼하거나 좌절할 사람이 아니죠·”

“····”

“하지만 그런 할아버지보다 더 믿을 수 없는 게 바로 당신이에요· 카론 레인즈· 인간의 발전을 위해 산다고요? 인간의 발전이 아닌 당신들의 헛된 욕망을 위해 사는 거겠죠·”

카론은 인상만 찌푸릴 뿐 딱히 대꾸하지 않았다·

이에 루나브는 그를 자극할 수 있는 최후의 한마디를 던졌다·

“내 말이 틀렸나요? 아우람 학회 소속 이단자 카론 레인즈?”

“···!”

제일 먼저 반응한 것은 카론과 함께 온 학회원들이었다·

설마 그녀로부터 그 말을 듣게 될 줄은 몰랐는지 서로 눈치를 보며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었다·

“····”

카론은 여전히 변하지 않는 정색된 표정으로 그녀를 응시하고 있었다·

입이 열리기까진 오래 걸리지 않았다·

“언제부터 아신 겁니까?”

“꽤 오래전부터요·”

“그러면서 왜 학회장님께 말씀 드리지 않으신 거죠?”

“말해봤자 제게서 달라지는 건 없었으니까요· 그때의 전 뭘 하고 싶다는 아무런 의지도 없었을뿐더러 어느 쪽에 휘둘리든 딱히 상관없다고 생각했었거든요· 어차피 제 미래는 정해져 있었으니까·”

더 지체할 필요성을 못 느낀 듯 카론은 무덤덤하게 마나를 발현했다·

“참으로 어리석군요· 스스로의 가능성과 값어치를 알고 있음에도 무엇이 진리인지 깨닫지 못하고 계시다니· 대체 무엇이 루나브님을 이렇게 만든 겁니까?”

“진리요? 진리라는 건 그리 거창한 게 아니에요· 내가 가고자 하는 길이 있다면 그게 바로 진리죠·”

이에 굴할세라 루나브 역시 체내에 있는 모든 마나를 끌어모았다·

“당신 같은 머저리들은 절대 깨달을 수 없겠지만····”

무엇 하나 아낄 필요 없다·

이끌어낼 수 있는 모든 마나를 끌어 모아 할 수 있는 모든 걸 보여줄 것이다·

준비를 마친 루나브는 바로 주문을 외쳤다·

“성스러운 빛의 은총이 나를 지킬 것이니····”

주문과 함께 유적에 빛이 드리워지며 곧 그녀의 앞으로 새하얀 벽이 펼쳐졌다·

빛 속성 방어 마법 ‘저항의 벽’·

체내에 있는 마법을 전부 끌어모아 적의 접근을 저지하는 마법으로 시전자가 가진 마력에 따라 그 위력이 천차만별로 달라지는 마법이었다·

허나 그 모습을 본 카론은 가소롭다는 듯 헛웃음을 내었다·

“이런 식으로 시간 지체를 한들 뭐가 달라지겠습니까? 루나브님을 구해주실 구원의 존재라도 와주길 바라시는 겁니까?”

“그런 말은 일단 제 벽부터 뚫고 하시는 게 어떨까요? 자신 없으시면 협동해서 파훼하셔도 돼요· 딱히 비겁하다곤 안 할 테니까····”

그 말의 대답이라는 듯 카론은 그녀가 소환한 저항의 벽을 향해 손을 뻗었다·

-콰직!

아직 제대로 된 마법을 쓰지도 않았건만 벽에 벌써부터 금이 가기 시작했다·

그녀의 재능이 아무리 천재적이라곤 하나 7성급의 완성된 마력을 상대하기엔 분명한 한계가 있었다·

허나 루나브는 굴하지 않고 체내의 마나를 더욱 끌어 올리며 벽을 보강했다·

“쓰러질 때까지 저항하시겠단 겁니까? 이제는 안타깝다 못해 안쓰러울 지경입니다·”

카론 또한 멈추지 않고 자신의 마나를 서서히 증강시켰다·

처음부터 압도적인 힘으로 찍어 누르는 것이 아닌 마치 그녀에게 넘을 수 없는 힘의 격차를 느끼게 해주려는 모습이었다·

그렇게 얼마나 흘렀을까?

벽에 금이 가고 보강하기를 반복하는 동안 루나브의 마나는 계속해서 소진되어 갔다·

슬슬 한계에 달한 루나브의 몸에선 땀이 비 오듯 흘러내렸고 호흡도 점차 가빠지기 시작했다·

반면 카론은 일말의 힘들어하는 기색 없이 묵묵한 얼굴로 계속해서 자신의 마나를 증강시켰다·

-털썩

꿋꿋이 버티고 있던 루나브가 마침내 균형을 잃고선 한쪽 무릎을 꿇었다·

슬슬 눈앞이 흐릿해지며 정신마저 혼미해졌지만 집중력을 잃지 않은 채 계속해서 마법을 유지해 나갔다·

‘얼마 안 남았나····’

하지만 이제는 끝에 가까워졌다는 걸 스스로도 알고 있었다·

허나 포기하진 않을 것이다·

설사 이 한 몸이 부서지는 한이 있더라도 내면의 의지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기에

그것 남아있는 한 자신은 끝까지 저항할 것이다·

간절히 바라고 소망하는 진리를 위해·

“···!”

그 순간 어딘가로부터 또다시 익숙한 냄새가 풍겨왔다·

냄새는 아까와 다르게 자신을 향해 빠르게 가까워지고 있었으며 냄새가 강해질수록 그녀의 입가엔 점차 미소가 드리워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시야로부터 간절히 기다렸던 누군가의 형상이 담긴 순간

“선배····”

루나브는 정신을 잃고 쓰러져 버렸다·

(다음 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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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Regressed Son of a Duke is an Assassin

The Regressed Son of a Duke is an Assassin

회귀한 공작가의 막내도련님은 암살자
Score 9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Cyan Vert, the best assassin of the continent, meets a pitiful death after having been betrayed by his own brother, whom he had trusted all his life. If I were given another chance at life, I would live it differently. I would only trust myself, and achieve all the things I want on my own without serving anyone else but myself. That is how I was given a second chance at life. The Cyan Vert, a shadow who lived for others, is no more. I will now pave a path on my own, for myse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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