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gressed Son Of A Duke Is An Assassin Chapter 71


제71화· 피의 연회 (4)

괴한의 습격으로 혼란스러워진 연회장·

사람들은 사방으로 흩어졌으며 홀을 빠져나가기 위해 복도로 달려 나가기 급급했다·

“···!”

허나 괴한들은 중앙에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시녀 웨이터 수호 기사 심지어 참석인들까지·

그들은 마치 짜기라도 한듯 홀의 입구를 틀어막고 있었다·

“뭣 하고 있느냐 어서 비켜라!”

한 귀족이 호통을 내지르니 그제 서야 고개를 들었다·

“···!”

고개를 들어 올린 순간 마주하게 된 하얀 가면·

“으아아악!”

그들 역시 무고한 사람들에게 무차별적으로 흉기를 휘둘렀다·

“황녀님을 지켜라!”

대기 중이던 황성의 기사들은 일단 홀에 있는 아린의 안위부터 챙겼다·

“피하셔야합니다· 황녀님!”

아직 상황을 파악하지 못한 두 소녀가 얼을 타고 있는 순간

괴한들이 점거하고 있던 홀 중앙에서 거대한 붉은빛이 일었다·

“저건?”

소환진·

마력의 생물체를 소환할 때 나타나는 일종의 마법진이었다·

퍼져나가는 붉은 오라와 차오르는 혈기·

그 주위를 둘러싼 가면인들이 알 수 없는 주문을 읊조리니 곧 소환진 안에서 거대한 소환수가 모습을 드러냈다·

“크르르····”

날카로운 앞발 검은 털 붉게 이글거리는 눈동자·

전체적으로 헬하운드를 닮았는데 크기가 매우 컸다·

소환과정에서 인위적으로 늘린 것으로 보였지만 문제는 그게 하나가 아니라는 것·

-슈웅

유지된 소환진에서 연이어 소환되는 마수들·

황궁 안에서 전선의 마수가 나타나게 된 제국 역사의 유례없는 일이었다·

“소환진 마수····”

루나브는 그 와중에도 마수들의 소환과정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그런 그녀의 손을 잡은 건 아린이었다·

“가요 루나브! 여기 있으면 위험해요!”

이후 기사들의 보호를 받으며 아린 일행은 황급히 홀을 빠져나갔다·

“쿠워어어!”

이에 반응이라도 하듯 소환수들은 포효를 내질렀고 곧 그녀들이 달아난 곳으로 거칠게 달려 나갔다·

“괴물들을 막아라!”

금빛으로 반짝였던 연회장은 피로 물들여진 끔찍한 살해현장으로 변하고 말았다·

* * *

가면의 괴한들은 홀에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마치 아린과 루나브의 이동경로를 꿰고 있다는 듯 계속해서 나타났고 그럴 때마다 수호 기사들의 수는 점점 줄 수밖에 없었다·

“어서 황녀님을 쉘터로···!”

허나 이를 쉽게 허락하진 않겠다는 듯 이번엔 천장을 뚫고 나온 괴한들이 그대로 아린 일행을 덮쳤다·

-챙!

상대하기 어려운 적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쉬운 적도 아니었다·

죽일 마음으로 달려들다가도 위협을 느낀다 싶으면 그대로 빠져버리니 지켜야 할 존재가 있는 기사들로선 매우 까다로운 적이 아닐 수 없었다·

그 상황을 지켜만 봐야 하는 아린으로선 마음이 복잡할 수밖에 없었다·

“대체 어디서 이런 괴한들이 나타난 거죠?”

“글쎄요? 어쩌면 사람이 아닐지도····”

초조한 아린과 달리 루나브는 꽤 평정심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게 무슨 말이에요 루나브?”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마나량과 힘은 모두 제각각이지만 저 가면인들은 전부 일관적인 기운을 풍기고 있어요· 마치 어떤 한 사람의 힘을 복사한 것 마냥····”

“크르르르!”

설상가상으로 모퉁이에서 헬하운드까지 나타났다·

“소환수가 여기까지!”

“한 번 확인은 해봐야겠네요·”

손을 앞으로 뻗은 루나브는 그대로 마나를 결집시켰다·

“불어라! 차가운 물의 돌풍이여!”

주문을 외친 순간 루나브의 손에서 물길이 치솟음과 동시에 소용돌이가 퍼져나갔다·

물과 바람 속성의 융합 마법 ‘아쿠아 블래스트’·

고등급의 마법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쉽게 구사할 수 있는 마법도 아니었다·

두 개의 속성을 하나로 융합하는 과정에서 요구되는 고된 정교함·

그 과정이 정교할수록 위력이 배가 되는 마법이었다·

“쿠아악!”

돌풍을 정면으로 맞은 헬하운드는 그대로 벽으로 튕겨 나갔다·

허나 위력이 부족했는지 다시금 일어나 시커먼 앞니를 드러내었다·

“이런· 힘이 부족했던 모양이네요·”

루나브의 뺨에서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불어라! 차가운 물의 돌풍이여!”

똑같은 주문과 함께 또 다른 돌풍이 뒤편에서 불어왔다·

방금 전과 다르게 물길의 힘이 난폭하게 치솟고 있었다·

-쾅!

단순히 튕겨 나간 것이 아닌 벽을 부수고 처박을 정도의 위력·

헬하운드는 다시 일어날 기색 없이 완전히 정신을 잃게 되었다·

동일한 마법이지만 수준 자체가 차원이 달랐다·

두 소녀 모두가 넋을 잃고 바라보던 것도 잠시·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다친 곳은 없나요?”

시리카였다·

“시리카 선생님!”

반가운 마음에 환호성을 지른 것도 잠시 아린의 시선이 곁에 있는 또 다른 여인에게 향했다·

정황상 방금 전 마법으로 헬하운드를 날린 장본인 같았다·

시선이 돌아간 이유는 별거 없었다·

그냥 여자가 봐도 예뻤기 때문이었다·

“일단 눈앞에 상황부터 정리해야겠군요! 엘리스! 황녀님을 부탁할게!”

“네 선생님!”

엘리스라는 이름에 아린의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엘리스? 설마 엘리스 베르트님? 그럼 시안의 누나란 소리잖아?!’

자세히 보고 있으니 이목구비가 꽤 시안과 닮은 느낌·

그녀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는 건 루나브도 마찬가지였다·

‘엄청난 마력···· 선배와 비슷한 기운이 느껴진다·’

한 여인을 보고 있음과 동시에 한 남성을 떠올리고 있는 다소 미묘한 상황이었다·

-찌이익

엘리스는 대뜸 자신이 입고 있던 드레스를 과감하게 찢어버렸다·

“옷이 이래서야 제대로 싸우지도 못하겠네요· 우선 가요 여러분!”

“하 하지만 시리카 선생님이!”

“괜찮아요! 시리카 선생님은 저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엄청나게 강하신 분이니까!”

그녀는 문제없다는 듯 두 소녀의 등을 그대로 떠밀었다·

“쉘터로 모시겠습니다!”

이에 수호 기사들도 몸을 추스른 뒤 다시 황녀와 함께 쉘터로 향했다·

홀로 남은 시리카의 앞엔 다섯 명의 괴한들이 그에게 검을 들이밀고 있었다·

그녀는 허벅지에 숨겨둔 작은 단검을 꺼내 들었다·

-쐐액!

암살자에게 있어 망설임은 사치일 뿐·

시리카는 전방의 괴한들에게 질주한 뒤 곧 보이지 않는 빠른 속도로 검을 휘둘렀다·

마치 칼날이 춤을 추듯 경이로운 모습·

허나 그 검에 베인 이들은 무자비하게 피를 쏟으며 쓰러져 나갔다·

해당 구역에 괴한들을 처리하는 데 걸린 시간은 채 10초도 되지 않았다·

-스윽

그녀는 괴한의 시체에게 다가가 가면을 벗겨보았다·

“···!”

조금 전까지 살아있던 사람이라곤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부패한 얼굴·

사실상 이미 죽은 지 한참 된 시체와 다름없었다·

시리카는 이들의 정체를 바로 눈치챘다·

“마리오네트···!”

일명 꼭두각시 인형·

이건 이미 죽은 자를 부활시키는 사령 같은 게 아니었다·

영혼 빠진 시체에 마력을 주입하여 시전자의 의사대로 움직이게 하는 말 그대로 인형을 조종하는 마법·

가면이 벗겨진 시체는 곧 가루가 분산되어 사라져 버렸다·

“당주님!”

상황이 정리되자 황궁에 잠입해 있던 일부 미스트 대원들이 그녀에게 달려왔다·

시리카는 바로 지시를 내렸다·

“현재 근방에 있는 모든 대원들에게 전해· 한시라도 빨리 이 황궁에서 아니 이 황성에서 아예 벗어나라고! 우리 미스트가 모르는 모종의 일이 지금 이곳에서 벌어지고 있어····”

지시를 받은 대원들은 바로 자리를 벗어났다·

“대체 뭐 때문에 이런 짓을···!”

살기에 차오른 눈빛과 거칠게 다물어진 입술·

선수를 빼앗겨서 분노한 것이 아니었다·

그녀조차 감당할 수 없을 만큼은 엄청난 일이 벌어지고 있는 만큼·

이 상황에서 본인들이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기에 분한 것이었다·

“어디 있는 거니 시안?”

그녀로선 아직 보이지 않는 한 명의 제자가 심히 걱정될 뿐이었다·

* * *

괴한과 마수의 출몰은 좀처럼 끊길 기세가 안 보였다·

지하에 있는 쉘터까지 무작정 달려가려 해도 가는 길목마다 나타나 마치 바리케이드처럼 막아버리니 도무지 가까워질 기미가 안 보였다·

이에 아린 일행은 어쩔 수 없이 건물 밖으로 대피하게 되었다·

사방에 조형물들이 즐비한 황궁의 중앙 정원·

일단 꽃들이 둘러싸인 정자에 들어가 몸을 숨기기로 했다·

주위는 벌레 울음소리도 안날만큼 무척 조용했다·

“한시름 돌리긴 했지만 아직 안심할 순 없겠네요·”

상황을 살펴보던 엘리스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어째 저희를 유난히 쫓아오고 있다는 건 기분 탓일까요?”

“맞아요· 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몰려들었죠· 마치 우리의 냄새를 맡고 달려오기라도 한 듯····”

루나브의 의문에 엘리스는 긍정하였다·

확실히 이상할 정도로 자신들을 쫓아오는 것 같은 느낌·

마치 짐승이 고기 냄새를 맡고 쫓아오는 듯한 기분이었다·

이에 아린이 불안한 목소리로 물었다·

“저 때문인 걸까요 그럼?”

그녀는 황실 일가라는 자신의 신분이 모두를 위기에 빠트렸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차후에 확인을 해봐야겠죠· 과연 황실 일가 전부를 노린 건지 아님 정말로 황녀님만을 노린 건지····”

다소 침울해진 그녀의 어깨를 엘리스는 상냥하게 토닥여 주었다·

“저 근데 엘리스님은 시안의 누나이신 거죠?”

“네? 아 네 맞아요! 난리 통에 제대로 인사도 못 드렸네요· 베르트 가의 장녀 엘리스 베르트에요!”

급박한 상황이긴 해도 할 건 해야 했는지 치마를 잡고 정식으로 인사하는 엘리스였다·

“듣자 하니 제 동생에게 초대장을 보내셨다는데? 우리 시안이랑 많이 친하신가 봐요?”

“아 그 그게 별 뜻은 없었어요! 그냥 방학에도 아카데미에만 있는 시안이 안타까워서!”

“선배한테 초대장 보낸 게 황녀님이었어요?”

루나브의 알 수 없는 쳐진 눈빛이 아린을 더욱 당황스럽게 만들었다·

“보 보내면 뭐 하겠어요! 정작 와놓고선 저한테 얼굴 한 번 안 비쳤는데····”

시안에 대한 서운한 감정이 급 밀려온 것일까?

아린의 입술이 삐죽 튀어나왔다·

“다른 사람도 아닌 여자를 기다리게 하다니 제 동생이지만 혼 좀 나야겠네요· 나중에 시안한테 한 소리 해야겠어요·”

물론 현 상황을 무사히 넘겼다고 가정했을 때의 일이었다·

정작 시안이 어디서 뭘 하고 있는지는 세 여인 모두 알 길이 없었다·

-스스슥

풀숲을 빠르게 헤치고 오는 익숙한 소리·

수호 기사들은 다시금 주위를 경계했다·

“저 저기!”

활짝 핀 꽃밭 속에서 가면을 쓴 괴한들이 얼굴을 내밀었다·

어림잡아도 대충 수십 명·

기습이 아닌 마치 사냥감을 천천히 옥죄이려는 듯 사방에서 아린 일행을 조이고 있었다·

“어느 틈에 몰려든 건지?”

차마 일말의 기척조차 느끼지 못했다·

마치 아무것도 없던 꽃밭에서 갑자기 나타난 기분·

이에 엘리스는 몸속의 마나를 빠르게 결집시켰다·

열 명도 안 되는 적은 인력·

두 소녀를 지키며 괴한들을 상대한다는 건 사실상 불가능했다·

불편한 의상으로 인해 검조차 쓸 수 없는 상황

엘리스는 이 상황에서 자신할 수 있는 건 마법뿐이라 생각했다·

-기이이잉

상급 마법의 시전을 위한 마나의 파동·

그녀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마력을 전부 끌어올릴 생각이었다·

“에 엘리스님?”

“꽃들이 많이 시들어진 것 같네요· 물을 좀 뿌려야겠어요· 너무 과한 나머지 전부 날아갈 수도 있겠지만····”

물론 이 마법을 쓴 뒤엔 모든 기력을 잃고 쓰러지게 될 터·

나머진 기사들에게 맡길 요령이었다·

-쿵!

“···?”

갑자기 정원 한쪽에 세워져 있던 거대한 조형물이 큰소리를 내며 쓰러졌다·

괴한들을 비롯한 모두의 시선이 돌아간 것도 잠시

뿜어진 흙먼지 속에서 알 수 없는 형체가 하늘위로 날아올랐다·

-쐐액

금빛의 보름달을 아래 검은 안개를 발산하고 있는 미지의 존재·

밤하늘보다 짙은 칠흑빛의 턱시도와 정체를 알 수 없는 검은 가면·

괴한들이 쓰고 있는 새하얀 가면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었다·

-타다닷

‘뭐 뭐지? 이 주체 못 할 살기는?!’

엘리스로선 한 번도 접해 본 적 없는 낯선 기운이었다·

그는 혈기를 내뿜는 자줏빛의 단검을 손에 쥔 채

곧장 괴한들에게 질주하였다·

(다음 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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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Regressed Son of a Duke is an Assassin

The Regressed Son of a Duke is an Assassin

회귀한 공작가의 막내도련님은 암살자
Score 9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Cyan Vert, the best assassin of the continent, meets a pitiful death after having been betrayed by his own brother, whom he had trusted all his life. If I were given another chance at life, I would live it differently. I would only trust myself, and achieve all the things I want on my own without serving anyone else but myself. That is how I was given a second chance at life. The Cyan Vert, a shadow who lived for others, is no more. I will now pave a path on my own, for myse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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