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gressed Son Of A Duke Is An Assassin Chapter 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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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화· 대륙제일검 (2)

아린 황녀는 지금 상황이 참 야속하다고 생각했다·

다수의 학생으로부터 괴롭힘을 받는 소년과 이걸 보면서도 지나치는 사람들·

그 누구도 이 소년에게 도움의 손길을 주지 않았다·

눈앞의 소년이 왜 괴롭힘을 받고 있었는지도 알 것 같았다·

아마도 그는 명예 귀족 신분으로 입학한 평민 출신의 학생이겠지·

그걸 달갑게 보지 못한 일부 학생들이 나타나 그에게 모욕을 주고 있는 것이다·

로열 아카데미가 마냥 평화로운 공간은 아닐 거라 예상은 했지만 설마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단순한 폭행을 넘어 마나 구체를 입안으로 넣으려 한다니·

이건 그냥 사람을 죽이겠다는 것과 뭐가 다른가?

귀족들과는 가급적 친분을 쌓아야 한다고 들었지만 이건 아니었다·

아무도 나서주지 않는다면 자신이 나서야 했다·

“가람 왕국 루이밀 공작가의 장남 배럿 루이밀입니다· 그쪽은 누구십니까?”

금발의 학생은 다짜고짜 자기소개를 하더니 그녀에게도 통성명을 요구했다·

“우시프 제국의 황녀 아린 세벨러스예요·”

황녀라는 말에 그가 눈을 움찔하던 것도 잠시 아린이라는 이름에 기분 나쁜 미소를 지었다·

“아 누군가 했더니 우시프 제국의 황녀님이셨군요? 만나 뵙게 돼서 영광입니다·”

“안타깝지만 전 지금 그쪽과 인사를 나누고 싶은 기분이 아니네요· 이 상황이 뭔지 설명을 해주셔야겠습니다·”

그는 자신이 뭘 잘못했는지 모르겠다는 듯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뭔가 오해가 있으신 것 같은데 저흰 그저 재밌는 유희를 즐기고 있었을 뿐입니다· 괴롭힘이 아니에요·”

“뻔뻔하기 그지없네요· 당신들의 잔인한 가학행위를 제가 두 눈으로 똑똑히 봤는데 괴롭힘이 아니었다고요?”

“그럼 직접 물어보도록 할까요?”

배럿은 주저앉은 소년의 머리채를 부여잡고선 발칙한 목소리로 물었다·

“네 입으로 직접 얘기해봐· 우리가 지금 널 괴롭히고 있었니?”

소년은 머뭇거렸다·

“괜찮아! 편하게 얘기해! 여기 계신 황녀님께서 궁금 하시다는데 얼른 답해드려야지!”

사실상 답이 정해진 질문이었는지 소년은 힘겹게 입을 열었다·

“괴 괴롭힘 받던 거 아니에요····”

“···?!”

아린 황녀는 귀를 의심했다·

“뭐 뭐라구요?”

“괴롭힘 받고 있던 거 아니에요! 그러니 신경 쓰지 말고 그냥 가주세요····”

허나 아린은 금방 알 수 있었다·

지금 저 말은 자신을 위한 배려라고·

저 소년의 가녀린 눈빛에선 이 상황에 얽히지 말고 빨리 도망가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었다·

“수 숨길 필요 없어요! 누가 봐도 당신은 지금 괴롭힘을 받던 상황이었잖아요· 혹여 이 사람들이 협박을 하는 거라면····”

“키키킥····”

비열한 웃음소리에 아린의 몸이 움찔했다·

“협박이라니 말씀이 좀 지나치시네요· 오해를 넘어 이제는 제가 좀 불쾌해지려 하는데요?”

배럿은 실실 웃었고 아린은 분한 마음에 입술을 깨물었다·

“아무리 그래도 무고한 학생을 폭행자에다 협박꾼으로 모시다니 좀 너무하신데요? 이거 사과라도 받지 않으면 제 마음이 매우 울적해질 것 같아요·”

그는 가슴을 부여잡으며 마음에 상처를 입은 듯한 제스쳐를 취했다·

물론 가식이라는 걸 알기에 아린에게는 더 악독하게 보일 뿐이었다·

-스윽

배럿이 지시를 내리듯 손을 움직이니 나무 뒤에 숨어있던 다수의 남성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평복 차림에 검을 무장한 것으로 보아 그의 수호 기사들로 보였다·

이에 밀릴세라 기다리고 있던 아린의 수호 기사들까지 나타나 그들과 대치하였다·

미묘하게 들끓어 오르는 긴장감·

공원 한가운데에서 검을 겨누는 미련한 짓은 안 하겠지만 결국 이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건 배럿과 아린이지 기사들이 아니었다·

마음을 다잡은 아린이 다시 입을 열었다·

“좋습니다· 대신 이 소년은 제가 데려가겠어요· 대체 괴롭힌 게 아니고서야 이 상처들이 어떻게 생겨났는진 모르겠지만 그의 치유는 제가 하도록 하겠습니다·”

아린이 소년의 팔을 잡고 부축해주려는 그 순간

-턱

배럿이 아린의 팔을 붙잡았다·

“···!”

“제 말을 이해 못 하신 모양이네요····”

그는 심기가 불편해진 듯 굉장히 정색한 얼굴로 아린을 응시하고 있었다·

이에 기사들이 검을 뽑으려는 것도 잠시

아린이 팔을 들어 만류했다·

“당신이야말로 제 말을 이해 못 하신 것 같은데요 배럿 공? 제가 이 상황을 한번 아카데미에 정식으로 의뢰해볼까요?”

그녀 또한 굴하지 않는 눈빛으로 배럿을 노려보았다·

“이것 참 고지식한 황녀님이네요· 이런 아무도 신경 안 쓸 평민 따위에게 관심을 준다 해서 누가 알아봐 줄 것 같습니까?”

“도무지 당신에게서 귀족의 자긍심은 찾아볼 수가 없네요· 누구보다 솔선수범해야 하는 도덕적 의무를 가진 귀족이 이런 일에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면 대체 누가 나서줘야 하죠?”

배럿은 급기야 대놓고 실소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아린은 매우 불쾌했지만 내색하지 않기 위해 꾹 참아냈다·

“키키킥! 좋습니다 그럼 이번엔 이 친구에게 직접 물어보도록 하죠· 자 얘기해봐 레시무스! 여기 계신 황녀님과 함께 상처를 치유하고 싶니?”

그는 이번에도 답을 소년에게 떠넘겼다·

어쩔 줄 몰라 눈치를 보는 소년에게 아린이 손을 잡으며 말했다·

“이런 부조리한 일에 더 이상 휘둘릴 필요 없어요· 우시프 제국의 황녀로서 이름을 걸고 당신을 구해줄게요· 그러니 저랑 함께 가요·”

제국의 황녀가 감히 이름까지 걸면서 말해주다니····

소년으로선 실로 믿지 못할 상황이었다·

복잡한 심경에 두 손만 벌벌 떨고 있던 그때

-터벅터벅

“···?”

난데없이 전방으로부터 발소리가 들려왔다·

이윽고 주저앉은 소년의 시야에 담긴 의문의 두 다리·

다리의 주인은 갑자기 털썩 주저앉더니 어리둥절한 소년과 눈을 마주쳤다·

“시 시···!?”

그를 발견한 아린 황녀는 너무 놀란 나머지 벌떡 일어서 입을 틀어막았다·

놀란 건 배럿도 마찬가지

이 정체불명의 남자가 오고 있다는 것을 전혀 눈치채지 못한 듯 보였다·

“····”

또래로 보이는 남성은 아무런 말없이 소년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 * *

상황이 꽤 재밌게 흘러간다고 생각했다·

가엾은 학우를 괴롭히는 3명의 귀족들

그 모습을 참지 못해 나선 제국의 황녀님

괴롭힘 받는 거 아니라며 신경 쓰지 말라는 평민 친구까지·

고조된 분위기에 수호 기사들까지 나섰지만 사실상 저들이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조금 의외였던 건 아린 황녀가 생각보다 확고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

갈팡질팡하고 어리숙했던 1년 전보단 확실히 성장한 듯 보였다·

저 금발 꼬맹이도 이름을 들은 순간 기억이 났다·

배럿 루이밀 전생에도 문제 있는 인성으로 꽤나 유명했던 놈이었다·

일단 싸움이 어떻게 진행될지는 굉장히 흥미진진하긴 한데

저 평민 친구 가만 보니까 얼굴이 굉장히 낯익다·

내가 사람 얼굴을 그리 잘 기억하는 편은 아니지만 앞서 말했듯 냄새는 좀 맡는다·

뭐랄까? 저 평민 친구에게선 악독한 냄새가 아닌 고단한 냄새가 난다·

전생에 저 친구랑 뭐 인연이라도 있었나?

마치 나중에 만나면 나를 꽤나 고생시키게 할 것 같은 그런····

“자 얘기해봐 레시무스! 여기 계신 황녀님과 함께 상처를 치유하고 싶니?”

금발 꼬맹이 입에서 내뱉어진 이름에 순간 고개를 갸웃했다·

레시무스?

내가 아는 그 레시무스?

가람 왕국 최후의 수호자이자 대륙제일검 레시무스?

지금 청승맞게 주저앉은 저 평민 친구가 바로 그 레시무스라고?

하하 그럴 리 없다·

그냥 이름만 같은 거겠지·

세상에 레시무스란 이름이 하나만 있는 것도 아니고 끽해야 그냥 동명이인 정도일 것이다·

-벌떡

허나 마음과 다르게 먼저 움직인 몸·

뭔가에 이끌리듯 내 몸은 서서히 그들을 향해 다가가고 있었다·

“···?”

의심 반 호기심 반으로 마주하게 된 소년의 얼굴·

아 생각해보니 소년도 아니겠지·

내가 말한 대륙제일검 레시무스는 남자가 아닌 여자다·

짧은 머리에 남성적인 면모가 다분한 걸로 보아 아마 주위 사람들은 다 남자라고 착각하고 있을 것이다·

허나 이 얼굴에 가득 서린 음기(陰氣)를 봤을 땐····

여자다·

남자인 척하는 여자·

게다가 상처는 좀 입었을지언정 저 강직하고 뚝심 있는 눈빛을 봐라·

멀지않은 미래 진정한 일인자로 군림할 무인의 기운이 서려 있다·

이름만 들었을 땐 긴가민가했지만 얼굴을 본 순간 확신할 수 있었다·

이 소년 아니 이 소녀··· 내가 아는 레시무스가 맞다·

정작 그녀는 무슨 상황인지 모르겠다는 듯 두 눈을 깜빡이고 있었다·

“시 시안 여긴 어떻게···?”

“아 오랜만입니다· 황녀님·”

급작스러운 만남에 놀란 것인지 아린 황녀는 말을 더듬고 있었다·

“시안?”

내 이름 들은 금발 꼬맹이의 눈썹이 움찔거렸다·

“당신이 그 베르트 공작가의 막내 시안 베르트?!”

반응을 보아하니 날 아는 듯한 눈치였다·

아 이놈도 생각해 보면 나랑 연이 있는 놈이지·

대륙제일검 레시무스와 가람 왕국의 미치광이 배럿 루이밀·

얘네 둘 다 내가 죽였다·

특히 이 배럿이란 놈은 정말 잔인하게 죽였지·

현재 가람 왕국의 외척 가문이자 왕국의 실세라 할 수 있는 루이밀 가문의 장남·

뒤늦게 태어난 늦둥이 자식이었던 만큼 집안에서 귀여움이란 귀여움은 다 받은 자식이었다·

문제는 그게 정도가 너무 지나쳤다는 것·

어려서부터 권력의 맛에 물들어버린 공자는 세상에 둘도 없는 사이코패스가 되고 말았다·

시종을 구타하는 건 기본이요 거지들에게 밥을 주겠다면서 데려다 놓곤 가축의 오물을 내주기도 하고 마법을 연습한다는 이유로 동물을 산 채로 지져버리는 등·

도무지 같은 인간으로선 이해할 수 없는 짓을 밥 먹듯이 하는 놈이었다·

그 잔혹한 성품은 아카데미까지 이어져 마법 대련 도중 상대를 죽이는 만행까지 저질렀는데 그마저도 가문의 힘이 작용해 사고사로 처리되었다·

물론 그를 아는 이들은 배럿이 처음부터 상대를 죽이려 했다는 의사가 있었다는 걸 모르지 않았다·

그래서 내가 죽였다·

미스트의 정화 작업이라는 명분 하에·

정학 처분을 받고 본국으로 돌아가던 길에 습격해 그동안 놈이 저질렀던 만행들을 하나하나 체험시켜주었다·

처음엔 이딴 걸론 자신을 굴복시킬 수 없다며 아득바득 이를 갈았지만 원래 사람은 두들겨 맞기 전엔 깨닫지 못한다·

고문 이후엔 살려달라는 것도 아니고 제발 좀 죽여 달라며 잘린 손이 닳도록 빌었던 모습이 아직도 선하게 그려졌다·

“이야기는 많이 들었어요· 그 무시무시한 전선에서 살다 오신 분이라죠?”

나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당신도 이 상황에 개입하시려는 겁니까? 누차 말하지만 저희는 이 학생을 괴롭히고 있던 게 아닙니다·”

“대충 들었어· 뭐 유희를 하고 있었다며?”

다짜고짜 말을 놓은 것에 불쾌했는지 배럿의 미간이 급 좁혀졌다·

“자신의 마나 구체를 상대의 입에 집어넣는 유희라··· 난 듣도 보도 못한 놀이인데 그게 그렇게 재밌는 모양이지?”

“하하 뭐 그런 셈이죠····”

“그럼 나랑 해보지 뭐·”

“···?”

까딱하고 손을 움직이니 마나가 응집된 검은빛의 구체가 발현되었다·

그걸 본 녀석의 얼굴은 급격하게 굳어져 버렸다·

“뭐해? 안 꺼내고?”

(다음 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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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Regressed Son of a Duke is an Assassin

The Regressed Son of a Duke is an Assassin

회귀한 공작가의 막내도련님은 암살자
Score 9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Cyan Vert, the best assassin of the continent, meets a pitiful death after having been betrayed by his own brother, whom he had trusted all his life. If I were given another chance at life, I would live it differently. I would only trust myself, and achieve all the things I want on my own without serving anyone else but myself. That is how I was given a second chance at life. The Cyan Vert, a shadow who lived for others, is no more. I will now pave a path on my own, for myse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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