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gressed Son Of A Duke Is An Assassin Chapter 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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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화· 성서 (1)

보리스는 생각했다·

인간에게 있어 흥미라는 감정은 참 재미있는 거라고·

뭔가 하나에 꽂히면 죽자고 달려드는 것이 바로 인간의 성정·

어쩌면 짐승보다 나약한 신체적 약점을 극복하고 이 땅의 주인으로서 군림하게 된 원동력일지도 모른다·

지금 자신이

이 시안이라는 학생에게 흥미를 보이고 있는 것처럼·

관계자라 하기엔 한낱 청소부에 불과하지만 그가 가져다준 내용들은 결코 가볍지 않았다·

‘하루 중 대부분을 기숙사 안에서 지냄· 이른 아침이나 해질녘이면 수호 기사와 함께 운동을 진행’

‘수호 기사를 포함한 총 거주 인원은 3명· 다만 매일 6인분 이상의 식사가 들어감·’

‘방에 외부인 자체를 출입시키려 하지 않음· 주기적인 청소도 거절’

‘이따금 3일에서 길게는 일주일씩 아예 자리를 비우는 경우도 간간이 존재· 총장은 이에 대해 어떠한 조치도 없이 너그럽게 봐주고 있음·’

성적이나 대련 기록 같은 일반적인 것을 보는 게 아니었다·

밖으론 드러나지 않은 어쩌면 사생활도 같은 민감한 부분들·

허나 흡족할 만한 사실들은 아니었는지 보리스는 다소 아쉬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시안 베르트가 총장의 관심을 받고 있다는 건 이미 아카데미에서 모르는 이가 없을 만큼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하지만 총장 외에도 그에게 적지 않은 관심을 주는 관계자가 있다는군요·”

“그게 누구입니까?”

“그 그것이 아직 추측에 불과한지라····”

남성은 말하기를 주저하다가도 뭔가를 요구하는 듯한 뉘앙스를 취했다·

이에 보리스가 말없이 금화 두 닢을 건네니 그는 만족스런 미소를 지으며 다시 입을 열었다·

“시리카 교관입니다!”

보리스의 표정이 다소 미묘하게 변했다·

“아시다시피 교관이 학생의 기숙사를 개인적으로 찾아가는 건 흔한 일이 아닙니다· 이유가 뭐가 됐든 부정적인 시선을 야기할 수밖에 없죠· 한두 번이라면 모를까 2년 동안 지속적으로 찾아간다는 건 아무래도 그 둘 사이에 뭔가가 있다는 뜻 아니겠습니까?”

“확실한 겁니까?”

“물론이죠! 제가 로열관 관리자로부터 직접 전해 들은 사실입니다!”

남성은 확신에 찬 얼굴로 자신의 말이 거짓이 아님을 밝혔다·

“그리고 또 하나 아주 중요한 정보를 전해드릴게 있는데····”

또 다른 흥미로운 사실이 있는지 그는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혹 배럿 루이밀이라고 아십니까?”

“가람 왕국 루이밀 후작가의 아들이 아닙니까?”

현재 아카데미를 다니고 있는 학생이기도 했다·

“맞습니다! 시안 베르트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던 도중 우연히 접선하게 되었습니다! 조건만 들어준다면 다른 이들은 모르고 있는 그에 대한 비밀을 알려주겠다고 했습니다!”

보리스는 미간이 살짝 움츠러들었다·

“조건이요?”

“예! 얘기를 들어보니 전에 시안 베르트와 어떤 마찰이 있었다더군요· 자신의 안전만 확실히 보장해준다면 모든 걸 말해주겠다고 했습니다·”

거래를 진행하는 데 있어 돈이나 일이 아닌 안전을 요구한다?

그 말은 즉 그 정보가 발설되었을 때 불러올 파장을 당사자는 몹시 두려워하고 있음을 의미했다·

“어떻습니까? 교관님께서 생각만 있으시다면 그쪽에선 얼마든지 주선할 용의가 있다 했습니다!”

대소 재촉하는 듯한 분위기였지 보리스는 내색하지 않았다·

“좋습니다· 한 번 만나볼 가치는 있을 것 같군요·”

자리에서 일어난 그는 책장에 꽂힌 책 한 권을 꺼내 품에 넣었다·

“지금 당장에라도 가능하겠습니까?”

* * *

접선이라는 건 당연하겠지만 당사자들 외엔 아무도 없는 비밀스러운 공간에서 이뤄져야 한다·

비품들이 모인 창고라든지 아님 녹음이 우거진 숲 속처럼 몸을 숨길 수 있는 곳에서 진행되는 것이 일반적일 터·

허나 배럿과의 접선을 위해 남성이 안내한 곳은 아카데미에서 조금 떨어진 한적한 광야였다·

-휘이잉

사람은커녕 벌레 한 마리도 있을 것 같지 않은 적적함·

접선을 하기엔 더할 나위 없는 좋은 장소이긴 했다·

“얼마나 남았습니까?”

“거의 다 왔습니다! 조금만 더 가면 약속된 장소가 나올 겁니다!”

기계와도 같은 답변에 보리스는 코웃음을 치며 다시 물었다·

“제가 질문을 잘못 한 거 같군요· 다시 묻겠습니다·”

“예?”

“얼마나 남았습니까? 당신의 그 가증스런 모습이 벗겨지기까지?”

남성이 무슨 말이냐고 되물을 새도 없이 그의 머리 위로 새하얀 광채가 반짝였다·

-번쩍

빛 속성 마법 전격(電擊)·

닿은 것만으로도 온몸이 새까맣게 타는 것은 물론 뒤에서 맞으면 피하는 것조차 불가능한 마법이지만

“····”

남성은 마법을 피한 것도 모자라 아예 보리스로부터 멀찌감치 거리를 벌렸다·

일개 청소부로선 결코 보여줄 수 없는 움직임이었다·

딱히 반문하지는 않으려는 듯 남성은 옷에 붙은 먼지를 여유롭게 털어냈다·

이와 함께 그의 중심으로 짙은 안개가 드리워지기 시작했다·

-스스스

“···!”

잠시 후 안개가 걷히면서 방금 전까지 없었던 가면의 괴한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가면 너머로부터 느껴지는 살벌한 기운들이 주변 공기를 강하게 짓누르고 있었지만 보리스는 일말의 표정변화 없이 그 과정을 유유히 지켜보고 있었다·

“일단 묻겠습니다· 어디서 온 분들입니까?”

정중한 물음에도 불구하고 돌아온 건 무심한 침묵뿐이었다·

“말씀하지 않으신다면 제 멋대로 추측할 수밖에 없겠군요· 그래도 괜찮으시겠습니까?”

경고를 담은 물음에도 괴한들은 미동조차 없었다·

마치 누군가의 명령을 기다리기라도 하듯 절제된 모습으로 그의 움직임만을 주시하고 있었다·

“예상을 했다고 봐야 할까요? 아님 놀라지 않은 척을 하고 있다고 봐야 할까요?”

문뜩 공간 어딘가에서 어느 여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에 반응하기라도 한 듯 일직선을 그리던 보리스의 입술에 미소가 지어졌다·

“반반이라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마치 기다린 사람이 도착이라도 한 것 같은 반응·

곧 그가 응시하고 있는 정면에서 익숙하면서도 낯선 여인의 자태가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런 것치곤 반응이 영 재미없으니까 하는 말이잖아요! 준비한 사람 무안하게시리····”

보통의 사람이라면 아마 그녀를 마주하고서 두 가지 생각이 들 것이다·

그녀를 닮긴 했지만 그녀가 아닌 쌍둥이거나

아님 그녀는 맞지만 원래 알고 있던 인격이 아닌 또 다른 인격이 그녀의 몸을 지배하고 있거나·

그만큼 익숙하면서도 이질감이 들 수밖에 없는 기분·

시리카 니그리티·

모든 이들의 존경을 받던 아카데미의 온화하고 품격 있던 학술교관이

지금은 인정이라곤 1도 느껴지지 않는 섬뜩한 살기를 가진 낯선 여인으로서 그의 앞에 나타나 있었다·

허나 이를 마주한 보리스의 반응은 너무나도 평온했다·

“지나친 관심은 의심을 불러일으키기 마련이지요· 깜짝 선물이라 하기엔 너무 노골적인 감이 있었습니다·”

아무리 제삼자의 시선으로 모든 것을 지켜볼 수 있는 관리인이라고는 하나

일개 청소부 따위가 학생의 일거수일투족을 확인할 수 있다는 건 말이 되지 않았다·

이미 배럿의 이야기가 나오기 이전부터 보리스는 눈치 채고 있었다·

이 정체 모를 집단이 지금 자신을 유인하고 있다는 걸·

“총장님의 말씀이 맞았군요· 사람을 알려 할 땐 그 사람의 보이지 않는 뒷모습을 조심하라 하셨는데 아무래도 시리카님 같은 사람을 두고 하신 말인 것 같습니다·”

“피차 마찬가지 아니겠어요? 그러는 보리스 교관님도 숨기고 있는 게 한둘이 아니면서····”

그녀는 가소롭다는 듯 웃으며 말했다·

“누가 그러던데요? 이번 황성 연회에서 마리오네트와 마수들을 소환한 범인이 바로 당신이라고····”

보리스의 낯빛이 순간 싸늘하게 얼어붙었다·

“오해하지 마세요! 그냥 증거 없는 추측에 불과하니까· 설마 이 신성한 아카데미에 그런 불결한 흑마법사 잠입해 있을라고? 말도 안 되는 일이죠~!”

줄곧 평온함을 유지하던 그가 처음으로 동요하는 모습을 보였다·

허나 오래가진 않았으며 바로 되받아치듯 말했다·

“저도 아직 못 믿겠습니다· 설마하니 이 신성한 아카데미에····”

“····”

“검은 안개의 추종자들이 있을 줄은 몰랐으니까요·”

-휘이잉

처량하게 부는 바람이 그들의 현재 심리를 대변해주는 듯했다·

잠시 후 보리스는 속에 품고 있던 책 한 권을 꺼내 자연스럽게 펼쳐 냈다·

“이 대륙에 존재하는 어느 암살자들 사이에선 자신들이 펼치는 행위를 두고 이렇게 정의한다죠?”

시리카의 얼굴이 순간 미묘하게 일그러졌다·

“정화작업····”

이내 주위에 있던 다른 괴한들의 눈빛 또한 차갑게 내려앉았다·

“인간 세상의 더럽고 추악한 면모를 닦아내기 위해 폭행과 살인을 서슴지 않고 저지른다던데···· 저도 그 작업에 포함되는 겁니까?”

실로 당돌하고도 직설적인 질문이었다·

그 누구도 입을 열지 않아 정적이 흐르는 것도 잠시

“그거 알아?”

못내 잠자코 있던 시리카가 다시금 입을 열었다·

마치 또 다른 인격이 발현되기라도 한 듯 말투마저 변해있었다·

“네가 말한 그 암살자들에게는 무슨 일이 있어도 지켜야 하는 한 가지 규칙이 있다는 걸····”

한층 더 섬뜩하고 살벌해진 미소에 보리스는 절로 숨을 삼켰다·

“간단해! 아군을 제외한 모두에게 자신의 얼굴을 보이지 말아야 한단 거야· 그건 전신을 까발린 거나 마찬가지거든····”

은밀함으로 먹고사는 암살자들에겐 당연한 일이었다·

“근데 걔들도 사람이라고 마냥 감추고만 있진 않아· 가끔씩 표적에게 얼굴을 드러내기도 해· 지금처럼! 그게 뭘 의미할 것 같니?”

깜짝 퀴즈와도 같은 질문에 보리스는 쉬이 답하지 못했다·

답을 몰라서가 아니었다·

그녀는 이 자리에 처음 나타났을 때부터 내면에 꽁꽁 감춰 두었던 진면을 처음부터 여과 없이 드러냈다·

만약 그녀가 정말로 암살자라면 지금 같은 행동의 의미는 하나 밖에 없었다·

“그냥 널 죽이겠단 뜻이야····”

시리카의 몸에서 순간 검은 안개의 기운이 폭발하듯 솟구쳤다·

한동안 내면에 잠들어 있던 그녀의 투욕(鬪慾)라는 욕망이이 다시금 기지개를 켜고 세상 밖으로 드러난 순간이었다·

실로 선 상태로 마주하는 것조차 힘들만큼 매우 추악한 기운이었지만 보리스의 입에선 어째서인지 묘한 미소가 지어져 있었다·

“빛을 가리는 안개의 존재란··· 바로 당신 같은 이들을 두고 하는 말이겠죠·”

-콰앙!

더불어 보리스의 내면에 잠재해있던 다량의 마력 또한 폭주하듯 뿜어졌다·

“당신들의 힘을 제게 낱낱이 보여주시지요!”

그의 양손엔 마나와 더불어 뭐라 형용할 수 없는 이타적인 기운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다음 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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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Regressed Son of a Duke is an Assassin

The Regressed Son of a Duke is an Assassin

회귀한 공작가의 막내도련님은 암살자
Score 9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Cyan Vert, the best assassin of the continent, meets a pitiful death after having been betrayed by his own brother, whom he had trusted all his life. If I were given another chance at life, I would live it differently. I would only trust myself, and achieve all the things I want on my own without serving anyone else but myself. That is how I was given a second chance at life. The Cyan Vert, a shadow who lived for others, is no more. I will now pave a path on my own, for myse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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