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517화
517. 콘서트 현장 2
“스타그램 라이브부터 시작할 거야.”
난 방송국의 견제를 이겨내기 위해서 체리블라썸의 스타그램 라이브를 준비해 둔 상태였다.
수십만 명의 팔로워를 가진 체리블라썸이 라이브방송을 하게 되면 대중들에게 음방 10주 연속 1위를 노린다는 걸 집중적으로 알릴 수가 있었다.
그렇게 되면 추가 점수를 얻을 수 있는 실시간 투표에 영향을 끼칠 수가 있었다.
-아~ 진짜요? 그러면 저희는 팬클럽 애들한테 바로 라이브 링크 찍어서 돌릴게요.
“오케이.”
성지연과 무전을 끝낸 난 이어서 대기실에 있는 은지유 대리를 호출했다.
“은 대리님. 체리블라썸 스타그램 라이브 시작하시면 됩니다.”
-예. 팀장님.
잠시 후.
체리블라썸의 스타그램 실시간 대기실 방송이 시작되었다.
[Cherry Blossom LIVE]
(콘서트 대기 장소 현장 방송)
-안녕하세요~ 오늘도~ 내일도~ 영원히 피고 싶은 체리블라썸입니다!
-여기는 저희 콘서트 현장인데요~ 오늘 MBS 음방에서 라이브로 노래를 할 수가 없어서 아쉬운 마음에 이렇게 방송합니다.
-오늘 저희 꼭 투표해주실 거죠?
-제발요오~ 플리쥬~~
세리는 물론이거니와 우연희와 양은비 그리고 소심한 은아까지도 두 손을 모으고 애교를 지으며 투표를 부탁하고 있었다.
덕분에 팬들이 가득한 스타그램 라이브 채팅창은 터져 나가기 시작했다.
‘일단 이건 됐고.’
이젠 두 번째로 준비한 걸 할 차례였다.
난 곧장 회사의 홍보팀에 전화를 걸었다.
“성 팀장님. 홍보자료 돌려주세요.”
-오케이. 지금 바로 돌릴게.
준비한 보도자료를 연예 기자들에게 뿌려달라고 부탁한 난 이어서 정 팀의 배우와 매니저들에게도 까톡을 보냈다.
[정윤호 팀 배우&매니저 단톡방]
[정윤호 팀장 : 다들 SNS에 체리블라썸 10주 음방 연속 1위 기원 메시지 한 번씩만 부탁드립니다. (스타그램 라이브방송 링크)]
이태풍 하루 장준혁 성호준 박은성까지.
잠시 후 일일 MC를 해줄 배우들이 현장으로 오면서 스타그램에 게시물을 업데이트하기 시작했다.
그로 인해 체리블라썸의 라이브방송은 고작 3분 만에 12만 명이라는 동시 접속자 수를 달성해버렸다.
그리고 라이브방송에 참여하고 있는 팬들은 저마다 콘서트에 오지 못한 아쉬움을 드러내며 MBS <쇼! 음악센터>의 투표에 참여하겠다며 약속하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연예면에도 기사들이 올라오기 시작한다.
체리블라썸이 2연속으로 음방 10주 연속 1위를 노리고 있다고 말이다.
현재 시각.
오후 5시 45분.
MBS <쇼! 음악센터>에서 체리블라썸의 무대가 방송되기 10분 전에 내가 계획한 대로 대중들의 이목은 모조리 체리블라썸에게 쏠리고 있었다.
‘됐다.’
준비한 모든 것들을 지시한 난 그제야 한숨을 돌린 뒤 무대가 내려다보이는 컨트롤 룸으로 올라갔다.
* * *
현재 시각 오후 5시 50분.
팬들이 입장할 시각이다.
DX홀이 내려다보이는 컨트롤 룸에서 이동민 실장은 무전기를 붙잡는다.
“게이트 오픈하세요.”
DX 홀의 입구 쪽에 게이트가 오픈되자 관객들이 입장하기 시작한다.
아직 본 공연까지는 한 시간이 조금 넘게 남았지만 다들 설레는 마음으로 자기 자리를 찾아가기 시작했다.
이동민 실장이 입장하는 팬들을 쳐다보며 말한다.
“하아~ 지난 번 10주 1위 때는 아무런 생각이 없었는데 이번 10주 1위 도전은 왜 이렇게 떨리냐.”
2연속 음방 10주 연속 1위를 눈앞에 둔 터라 컨트롤 룸에도 긴장감이 감돌기 시작했다.
숨을 들이마신 이동민 실장이 컨트롤 룸에 있는 공연 브라더스의 공도훈 대표를 향해 말한다.
“이제 MBS 방송 송출해주세요. 공 대표님.”
“예.”
공도훈 대표가 버튼을 누른다.
스피커가 퉁하고 울린다.
무대 공연장의 메인 백 스크린과 양쪽의 거대한 사이드 스크린에 MBS <쇼! 음악센터>의 영상이 나오기 시작한다.
그러자 입장하던 팬들이 웅성거린다.
-저기 MBS 공개홀 아냐?
-뭐야? 왜 저쪽 현장이 나와?
-심심하니까 보고 있으라는 건가?
-아 그러고 보니 오늘 체리블라썸이 2연속으로 음방 10주 연속 1위 도전하는 날이지?
난 DX홀로 들어오며 웅성대는 팬들을 보며 마이크를 잡았다.
“아 아 마이크 테스트. 현재 MBS ‘쇼! 음악센터’에서는 체리블라썸이 음방 10주 연속 1위를 앞두고 있습니다. 지난번 ‘Hurry Up!’에 이어서 이번 ‘My First Love Story’까지 음방 10주 연속 1위를 할 수 있게 다 함께 응원을 부탁드리겠습니다.”
사정을 안 팬들이 일제히 환호성을 지르며 대답했다.
-네~~
잠시 후.
오후 5시 55분이 되었다.
MBS에서 체리블라썸의 무대 영상이 나올 순서가 되었다.
스크린 화면에서 MBC <쇼! 음악센터>의 MC 이상희와 박이서가 말한다.
-지금부터 10주 연속 1위를 노리는 체리블라썸의 를 들어보시겠습니다.
-큰 박수로 맞이해주시기 바랍니다.
스크린에서 체리블라썸의 무대 영상이 나온다.
노란 원피스를 입은 체리블라썸이 올라와 셋업 포지션을 취하고 있었다.
공연장으로 들어오던 팬들이 고함을 지른다.
-2연속 10주 연속 1위 가자!!
-체리블라썸 포에~버어~!!
팬들은 콘서트도 시작 전 한마음 한뜻이 되어 체리블라썸이 대기록을 세우길 바라기 시작한다.
그때 체리블라썸의 의 노래가 시작되었다.
그와 동시에 입장하던 팬들이 응원봉 굿즈를 흔들어 대며 체리블라썸의 노래를 따라 하기 시작했다.
『My First Love~ Story~』
공연까지 아직 한 시각이나 남은 시각이지만 팬들은 이미 분위기에 취하기 시작하고 있었다.
* * *
체리블라썸의 노래가 끝이 났다.
스크린에 비치는 화면이 바뀌더니 체리블라썸을 제외한 가수들이 무대 위에 올라온 모습을 비추기 시작한다.
MC 박이서가 심호흡을 하며 마이크를 잡는다.
-먼저 음원차트 순위 점수입니다······
음원차트 점수는 1위가 체리블라썸으로 3123점.
2위는 LaLaLa 밴드로 2512점.
3위는 임가주로 2010점이다.
일단 음원에서는 체리블라썸이 앞섰다.
하지만 스트리밍 방송 점수 방송 출연 횟수 점수가 더해진 순간 체리블라썸이 3위로 떨어진다.
1위 LaLaLa 밴드가 7553점.
2위 임가주가 7312점.
3위 체리블라썸이 7001점.
성지연이 현장에서 들었다던 점수 차만큼 벌어져 버렸다.
이제 남은 건 현장 투표 및 실시간 방송 투표.
그때 영상 속에서 심장을 두근거리게 하는 북소리가 울린다.
시간을 끌던 MC 박이서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
-자~ 오늘의 1위는······
MC 박이서가 말을 한 템포 끊는다.
순간 입장하던 팬들과 먼저 들어와 있던 팬들 모두가 움직임을 멈춘다.
DX홀 내부가 전체로 고요에 휩싸인 순간.
공연장 스크린에서 MC 박이서와 이상희가 외친다.
-축하드립니다. 10001점으로 체리블라썸의 ‘My First Love Story’가 지난 번 히트곡인 ‘Hurry Up!’에 이어 2연속으로 10주 연속 1위의 대기록을 세웠습니다. 놀라운 기록을 세운 체리블라썸. 다시 한번 축하드립니다아~~!!
-체리블라썸의 수상 소감은 오늘 콘서트 중인 현장과 연결해 듣도록 하겠습니다.
2위인 LaLaLa 밴드가 9713점.
3위인 임가주가 9648점.
아슬아슬한 역전승이었다.
결과가 발표 나자 일순간 멈춰있던 콘서트장이 환호로 가득 차기 시작한다.
-대~박~~
-결국 2연속으로 10주 연속 1위를 하네!
-체리블라썸 최고다!
체리블라썸의 팬들이 지르는 소리에 DX홀이 터져 나갈 듯한 소음으로 휩싸이기 시작했다.
팬들은 감격한 표정을 지었고 보안 요원과 진행 요원을 비롯해 공연 브라더스의 스태프와 두 대표 그리고 컨트롤 룸에 모여 있는 모든 이들도 얼싸안고 축하를 해댄다.
나 역시 기쁨이 벅차올라 가슴이 터질 것 같았지만 그 기분에 취해 있을 시간은 없었다.
계속해서 해야 할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체리블라썸이 스타그램 라이브방송으로 MBS 공개홀과 수상 소감을 이어가는 동안 난 무전기로 대기실에 있는 도란희를 호출했다.
“란희야 방송국이랑 인터뷰 끝나면 바로 스타그램 라이브 영상을 콘서트장에 송출할 거야. 애들 준비시켜 줘.”
-예. 팀장님.
난 MBS와 인터뷰가 끝난 순간 지시를 내렸다.
“체리블라썸 스타그램 라이브 영상 이어서 바로 현장에 쏴주세요!”
“예. 팀장님.”
공도훈 대표는 MBS와의 인터뷰가 끝나자마자 체리블라썸의 스타그램 라이브방송을 콘서트장의 대형 스크린으로 송출하기 시작했다.
무대의 메인 백 스크린과 사이드 스크린에 나오던 화면이 MBS <쇼! 음악센터>에서 스타그램 라이브 화면으로 바뀌었다.
스크린에는 대기실의 체리블라썸 멤버들이 손을 흔드는 모습이 나오기 시작한다.
-감사합니다. 여러분 덕분에 이번에도 또 10주 연속 1위 했어요!
세리의 외침에 객석에서 어마어마한 환호성이 다시 한번 터져 나왔다.
-와아아아!
-세리 언니!!
-축하해요!
자신들의 이름을 연호하는 팬들의 화끈한 반응에 체리블라썸 멤버들도 두 손을 흔들며 호응했다.
그때 우연희가 태블릿에 감사 문구를 써서 카메라에 가져다 대었다.
-두 번이나 음방 10주 1위를 할 수 있었던 건 사랑하는 팬분의 사랑 덕분입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사랑해요~
태블릿 화면의 글귀를 본 팬들이 다 같이 기쁨의 눈물을 글썽이기 시작한다.
난 그 틈을 타 곧바로 다음 지시를 내렸다.
“공 대표님. 스크린 3개에 체리블라썸 히스토리 영상 스탠바이 해주세요.”
난 팬들이 콘서트에 와서 본 공연까지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하지 않도록 체리블라썸과 강하나에 관한 다큐 영상을 만들어 놓은 상태였다.
“알겠습니다.”
그때 메인 스크린에 비친 스타그램 라이브방송이 마무리되었다.
-그러면 잠시 후에 뵐게요~ 여러분 잠시만 안녀~~어엉!!
세리가 손을 흔들며 잠시 후에 보자고 말하는 순간 공도훈 대표에게 사인을 넣었다.
“틀어 주세요.”
“예. 3초 뒤에 방송됩니다. 3 2 1 큐!”
스타그램 라이브 영상이 바뀌며 메인 무대의 백 스크린과 사이드 스크린에서는 준비한 영상이 나오기 시작한다.
[체리블라썸의 발자취]
체리블라썸이 처음 굴렁쇠 엔터에 들어올 때 찍었던 오디션 영상부터 시작해 네 사람이 고생하던 영상이 화면에 나오기 시작한다.
지방 축제를 돌거나 대형 마트 행사 심지어 5일 장에서 노래를 부르는 모습.
홍보를 위해 무대도 아닌 길거리에서 춤을 추는 모습.
때로는 폭우 속에서 미끄러지며 춤을 추는 모습이 하나씩 짧은 클립으로 나온다.
심지어 홍보를 위해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전단지를 돌리는 영상이 나오자 일부 팬들은 눈물을 글썽거리기 시작했다.
그러다 체리블라썸이 날 만나 성공하는 모습이 나오기 시작한다.
팬들은 한마음 한뜻이 되어 체리블라썸의 성공에 환호를 보내기 시작했다.
숨 막히게 바쁜 시간이 흘러갔지만 아직은 쉴 시각이 아니었다.
“실장님. 전 이제 대기실에 내려가겠습니다.”
“고생많다. 그리고 애들한테 힘내라고 전해주고.”
“예 실장님.”
이제 난 공연 준비를 위해 대기실로 향했다.
* * *
DX홀의 대기실에서는 체리블라썸 2연속 음방 10주 연속 1위에 대한 축하가 이뤄졌다.
이후 속속 오늘 일일 MC가 될 배우들이 도착했다.
오후 6시 40분.
오늘 첫 MC를 맡은 이태풍이 의자에서 일어났다.
“형. 그럼 저 이제 올라가 볼게요.”
“한창 촬영 때문에 바쁠 텐데 이렇게 와줘서 고맙다.”
“우리 정 팀 행사에 제가 빠질 수는 없죠~”
난독증을 극복한 이태풍은 힘든 시기를 겪었던 체리블라썸과 강하나를 위해 흔쾌히 현장에 찾아와줬다.
연말 시상식의 MC를 보듯 잘 차려입은 이태풍이 매니저인 이대호와 대기 장소를 나선다.
난 그 순간 무전기로 말했다.
“이태풍 이동 중입니다. 그리고 태풍이 무대 올라가는 순간 무대 시작이니까 다들 스탠바이 해주세요.”
-오케이~
이곳저곳에서 오케이가 나온다.
마지막으로 체크를 마친 뒤 난 체리블라썸 멤버들을 한데 불러 모았다.
“자. 다 같이 파이팅 한 번 할까?”
체리블라썸이 내 손 위에 하나둘 손으로 탑을 쌓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위로 나와 정팀의 배우와 가수들이 손을 올린다.
체리블라썸의 리더 우연희가 날 쳐다보며 말한다.
“오빠. 구호는 오빠가 해줘요.”
체리블라썸을 비롯한 모두가 날 쳐다본다.
놀라운 대기록을 세우고 이젠 탑 아이돌이 되었지만 날 대하는 그녀들의 태도는 변함이 없었다.
회귀한 이후 인성을 가장 우선시 한 결과는 이렇게 충족감을 안겨주고 있었다.
모두가 다닥다닥 붙어서 손에 손을 얹은 상태.
난 기특하고 대견한 모두의 눈을 하나하나 맞추며 힘차게 외쳤다.
“영원토록 피어나라~ 체리~블라썸!”
체리블라썸 멤버들과 배우들이 구호를 따라하며 포개어 놓은 손을 하늘 높이 치켜들었다.
겹쳐진 손들이 하늘로 치솟는 순간 눈앞에서 영원히 지지 않을 꽃이 만개하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 * *
이태풍은 6시 50분에 맞춰 무대 위로 향했다.
정장을 입은 이태풍이 나타나자 팬들은 소란을 떨기 시작했다.
이태풍처럼 S급 배우가 콘서트 MC로 나오는 경우는 지극히 드물기 때문이다.
-이거 뭐야? 실화임?
-저 오빠가 여기서 왜 나와?
-태풍 오빠! 저 태풍 오빠 팬이에요!
이태풍이 팬들의 환호를 진정시키며 마이크를 잡았다.
“제 팬이라고 말씀하신 분. 감사하긴 한데 이곳은 체리블라썸과 강하나 씨의 합동 콘서트장입니다. 혹시 잘못 오신 거면 제가 직접 환불해 드리겠습니다~”
이태풍의 넉살에 팬들이 웃음을 터트린다.
난독증 때문에 한때는 대인기피증이란 소문이 돌만큼 내성적이었지만 지금의 이태풍은 상당히 장난기가 넘치고 자신 있는 모습이 되었다.
“오늘 여러분의 티켓 비용이 실망스럽지 않게 많은 것을 준비했습니다. 그럴 리는 없겠지만 실망스럽다 싶으시면 제가 콘서트 말미에 댄스라도 출 테니까 기대 많이 해주십시오~”
-태풍 오빠! 댄스 보여주세요!
“아까 그 팬분 맞죠? 안 되겠습니다. 일어나시죠. 환불해 드리겠습니다.”
이태풍은 댄스는 절대 출 수 없다며 장난스레 팬에게 말했다.
덕분에 현장 분위기가 한층 더 밝아지고 있었다.
이윽고 이태풍은 체리블라썸과 강하나의 인연을 이야기하며 자연스레 시간을 이어가고 있었다.
그렇게 오후 7시가 되었다.
이태풍이 심호흡을 하며 마이크를 잡는다.
팬들처럼 들뜬 표정을 짓던 그가 무대 한쪽을 가리킨다.
“자~ 그러면 이제 콘서트를 시작하겠습니다. 영원히 지지 않을 체리블라썸. 나와주세요~”
두웅~~두웅~~두웅~
공연 시작을 알리는 북소리와 함께 코엑스 DX 홀의 전체 등이 꺼진다.
그리고 무대와 무대의 백 스크린과 사이드 스크린 2개가 훤히 빛나면서 무대 위를 보여주고 있었다.
‘시작이다.’
[영원히 지지 않을 벚꽃과 매혹적인 목소리와의 만남. 그리고~]
오늘 콘서트의 제목이 백 스크린 위로 올라온다.
이윽고 첫 번째 공연인 의 반주가 나오기 시작한다.
솔로 피아노 반주로 시작된 음이 나온 순간 동시에 우연희와 양은비가 노래하며 무대 양쪽에서 걸어 나온다.
『벚꽃 내리는 봄날~ 처음 만난 그대는~』
새하얀 드레스를 입고 첫 소절을 부르며 나선 두 사람의 머리 위로 핀 조명이 내리꽂힌다.
보석이 잔뜩 박힌 머리띠가 빛을 받아 반짝인다.
아름다운 두 사람의 모습에 팬들이 환호성을 내지른다.
순간 튼튼하게 보수된 리프트가 무대 중앙 양쪽에서 천천히 올라온다.
은아와 세리는 벚꽃으로 가득 덮인 리프트 위에서 행복한 표정으로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두근거리는 심장 소리가~ 내 목소리를 집어삼켜~』
핀 조명이 리프트에 내리꽂힌다.
무대 위로 올라오는 은아와 세리의 아름다운 모습이 대형 스크린에 비추자 팬들은 다시 한번 열광하고 있었다.
한때는 밤잠을 자지 못해 꿍얼대면서 인형을 껴안고 다니던 꼬마들이 이젠 무대 위에서 환하게 빛나는 여신이 되어 있었다.
그렇게 체리블라썸과 강하나의 합동 콘서트는 성공적으로 시작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