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Chapter 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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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515화

515. 메리 크리스마스

‘편지?’

미소가 내 손에 건넨 건 푸른색과 분홍색으로 된 편지 봉투 2개였다.

“허허허. 우리 미소. 이게 뭔지 물어봐도 될까?”

미소가 졸린 눈을 힘겹게 뜨면서 말한다.

“이거······ 편지에요.”

“편지?”

“네. 이 편지를 전하는 게 제 소원이에요! 산타할아버지는 소원을 들어주는 사람이잖아요.”

산타클로스는 요술램프 지니가 아니고 부모님 말씀 잘 들으면 선물을 주는 존재라고 말할까 싶었다.

하지만 쏟아지는 잠을 이겨내고 눈을 부릅뜨고 있는 미소를 보니 쉽사리 그 말이 나오지 않았다.

어차피 산타클로스는 이집 저집 어떤 곳이든 가니까 전달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게 말이 될 것 같았고.

“그럼~ 이 산타클로스는 못 하는 게 없단다. 그리고 미소의 소원이라는데 들어줘야지.”

미소가 얼굴을 환히 밝히며 말한다.

“그러면 이 편지. 돌아가신 엄마랑 아빠한테 건네주세요. 저한테는 그게 선물이에요.”

순간 머리가 하얘졌다.

미소가 며칠 전부터 올해는 꼭 산타할아버지를 만나보고 싶다며 말했던 게 이것 때문인 줄 몰랐기 때문이다.

‘어떻게 한다?’

미소의 동심을 깨지 않으려면 어떤 대답을 해야 할지 생각이 나지 않았다.

내가 답을 주춤대자 미소가 슬픈 눈으로 날 쳐다본다.

“안······돼요? 나······ 이 소원 빌려고 1년간 산타할아버지 기다리면서······ 진짜 착하게 지냈는데······”

그동안 미소는 연기를 하면서도 또래답지 않게 한 번도 어렵다는 내색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그게 바로 이 편지를 주기 위해서일 줄이야.

미소가 다시 한번 말한다.

“나······ 다른 선물은 필요 없어요. 이 편지만 꼭 좀 전해주세요······ 네? 그게 제게는 제일 큰 선물이에요.”

그때 미소의 뒤에 있던 유진이가 고개를 끄덕이는 게 보인다.

일단은 받고 보라는 거다.

그래.

안 될 건 또 뭐가 있나.

미소의 마음이 전해진다는 게 중요한 거지.

“허허허. 알았다. 우리 미소. 1년간 아주 착하게 엄마 말도 잘 들었으니까 특별히 소원을 들어주마. 이 편지. 꼭 전달해 주마. 허허허.”

미소가 그제야 환하게 웃는다.

“감사합니다. 산타할아버지!”

미소가 내 품에 폭하고 안긴다.

산타클로스 할아버지 옷 안에는 두툼한 솜이 덧대어져 있다 보니 미소는 날 안고도 내가 나라는 걸 알아채지 못했다.

그런데 그때였다.

미소가 코를 킁킁거린다.

“어? 내가 제일 좋아하는 향수 냄새다! 근데 왜 산타할아버지한테서 유노 삼촌 냄새가 나요?”

미소가 내 향수 냄새를 맡고 고개를 갸웃한다.

정체를 들킬 위기가 되자 머리가 빠르게 돌아간다.

“허허허. 난 미소가 좋아하는 건 뭐든 다 잘 알고 있단다. 그래서 마법으로 미소가 제일 좋아하는 냄새를 맡을 수 있게 한 거란다.”

미소의 동심을 지켜주기 위해 거짓말을 했더니 미소가 놀란 눈으로 입을 벌린다.

“우와~ 신기하다.”

“그래. 그러면 우리 미소. 이 산타할아버지를 놓아주겠니? 그래야 다른 집의 아이들도 방문하지.”

미소가 그제야 화들짝 놀라 손을 푼다.

늦으면 다른 집 아이가 선물을 못 받는 줄 아는 행동이다.

“어 근데 굴뚝 없는데 할아버지 어떻게 나가지?”

그때 눈을 게슴츠레하게 뜬 유진이가 도와준다.

“어? 산타할아버지 오셨다. 미소 소원대로 할아버지 만났네. 미소는 산타할아버지랑 이야기 잘했어?”

미소가 고개를 돌린다.

“응!”

“그러면 우리 미소 엄마랑 자러 가자. 산타할아버지 마법 쓰는 거 보는 건 실례야.”

고민하던 미소가 고개를 끄덕인다.

“아 응! 알았어. 근데 엄마. 할아버지가 내 소원 이미 들어주셨는데······ 저건 어떻게 해?”

미소는 이미 선물을 받았다면서 크리스마스트리 밑에 놓인 학용품 선물을 보고 어쩔 줄을 몰라 한다.

그때 내가 나섰다.

“우리 미소가 엄마 말을 너~무 잘 들어서 이 할아버지가 저것도 선물로 주는 거란다.”

“진짜요?”

“그래. 우리 미소. 내년 학교 입학 진심으로 축하한단다. 그럼 내년 한 해도 착하게 잘 지내렴?”

미소가 그제야 다행이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혹시나 자기 선물을 2개나 준다고 내가 곤란해질까 봐 걱정했다면서.

“그럼 산타할아버지. 내년에 봐요. 빠이~”

미소가 손을 흔들어 댄다.

그리고는 그제야 유진이의 손을 잡고 방 안으로 향했다.

순수한 미소의 행동을 보며 난 천천히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내년에는 탈출 마술 하나쯤은 배워와야 할 것 같다고 생각하면서.

* * *

집 밖으로 나온 난 옷을 벗으며 유진이의 연락을 기다렸다.

잠시 후 유진이가 까톡을 보내온다.

[러블리♡유진 : 오빠. 오빠가 편지 읽고 카톡으로 사진 좀 찍어 보내주세요.]

[정윤호 : 내가?]

[러블리♡유진 : 예. 오빠도 미소 편지 내용을 알아야죠. 괜찮으니까 읽고 사진 찍어서 보내주세요.]

[정윤호 : 알았어. 잠깐만.]

유진이는 미소를 재우느라 나올 수가 없었기에 난 유진이의 허락을 얻고 첫 번째 편지를 뜯었다.

미소가 귀여운 글씨체로 빼곡하게 편지를 써놓았다.

[하늘에 계신 엄마에게!]

엄마!

나 미소에요!

산타할아버지한테 부탁해서 이 편지를 써요.

하늘나라에서는 아프지 않고 아빠랑 행복하게 지내요?

미소는 여기서 행복하게 지내고 있어요.

유진 이모도 진짜 진짜 엄마처럼 나 사랑해주고 있고요.

나 아프면 이모가 더 많이 울고 나 기쁘면 이모가 더 많이 웃어요.

옛날에는 이모라 불러야 했는데 이젠 엄마라 불러도 돼요.

그래서 친구들이 요즘은 다들 부럽다고 해요.

그러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그리고 아침마다 치카치카도 잘하고요 점심에는 우유도 꼭꼭 먹어요 저녁때는 손도 잊지 않고 씻고 이젠 일기도 써요.

키는 작년보다 3cm나 더 컸고요 몸무게도 5kg이나 늘었어요.

럭키랑 미미도 다시 찾았고요 백설기랑 인절미도 하루하루 잘 크고 있어요.

아 백설기는 새끼 강아지고요 인절미는 새끼 고양이에요.

엄청 예뻐요!

엄마. 이제 나 많이 유명해졌어요.

그래서 TV에도 자주 나오는데 하늘나라에서도 볼 수 있어요?

나 엄마한테 보여주려고 열심히 하고 있는데 엄마도 꼭 봤으면 좋겠어요.

산타할아버지 편으로 내가 연기하는 거 보는지 알려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올 한해 진짜 진짜 행복했는데 엄마도 그랬으면 좋겠어요.

내년에도 또 편지 쓸게요.

아참.

그리고 엄마가 내 이름을 지으면서 바랬던 것처럼 행복하고 웃음 많은 미소가 될게요.

그러니까 늘 나 잊지 말고 하늘나라에서 지켜봐 주세요.

엄마.

정말로.

너무너무 사랑해요~

-엄마를 늘 보고 싶은 미소 올림.

밝고 명랑한 듯했지만 엄마를 보고 싶다는 마음이 절절히 묻어 나왔다.

가슴이 찌릿하고 저려온다.

지난 1년간.

착하게 산 이유가 하늘에 있는 엄마에게 이 편지를 전달하고 싶어서라니.

될지 안 될지도 모르는 이 편지를 전달하고 싶은 마음에 미소는 힘든 일도 참고 있던 거였다.

울컥한 나머지 손이 떨린다.

사진을 찍어야 하는데 좀처럼 진정이 되지 않아 사진을 찍을 수가 없었다.

결국 여러 번 심호흡을 한 뒤에야 몇 번 만에 겨우 제대로 된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한숨을 몰아쉰 난 다음으로 미소가 아빠에게 보내는 편지를 읽어가기 시작했다.

[하늘에 계신 아빠에게!]

아빠!

나 미소예요!

작년 크리스마스 때는 편지를 못 썼는데 이제야 크리스마스 편지를 써요.

근데 있잖아요.

나 1년 동안 진짜 아빠 많이 보고 싶었어요.

윤진이랑 연서랑 호연이가 아빠랑 손잡고 유치원에 오는 게 너무너무 부러웠거든요.

미안해요.

아빠도 나 보고 싶을 텐데 속으로 아빠 보고 싶다고 어리광 피워서요.

근데 이젠 걱정하지 마세요.

유노 삼촌이 아빠 대신 나 비행기도 태워주고 업어도 줘요.

그렇게 타고 싶었던 목마도 태워주고요 말타기도 해주고요 칭찬도 많이 해줘요.

미소 보고 이쁘다고도 많이 해주고요.

그래서 애들이 이제 나 부러워해요.

유노 삼촌이 우리 유치원에서도 인기 짱이거든요!

그니까 혹시라도 아빠가 슬퍼하지 않았으면 해요.

난 이제 행복하니까요.

근데요 아빠.

아빠가 유노 삼촌 보내 준 거 맞죠?

아빠 대신 미소 많이 사랑해주라고요.

맞다면 아빠가 내년에는 꼭 산타클로스 할아버지 편으로 알려주세요.

아 그리고 아빠도 하늘나라에서 미소 볼 때까지 행복하게 계세요.

엄마랑 할아버지 할머니랑 같이 잘 지내시고 내년에 또 편지 쓸게요.

아빠.

사랑해요.

너무너무 많이 사랑해요.

-아빠와 늘 함께 놀고 싶은 미소 올림.

미소는 한 글자 한 글자 꼭꼭 힘을 담아 사랑한다는 말을 써 놓았다.

눈에서 눈물이 왈칵 쏟아져서 앞이 보이지가 않았다.

그 탓에 한동안 사진을 찍을 수가 없었다.

고작 비행기를 태워주는 게 뭐라고.

목마가 뭐가 힘들다고.

미소는 내가 오기 전 그 모든 걸 해보는 게 소원이었다고 한다.

그와 동시에 한편으로는 분노도 치솟아 올랐다.

운명의 신이란 놈이 있다면 정말로 묻고 싶었다.

꼭 그렇게 착한 미소에게서 부모와 할아버지 할머니를 모조리 뺏어가야 했냐고 말이다.

그와 동시에 다시 한번 다짐했다.

내가 살린 미소가 세상 모든 행복을 맛볼 수 있게 하겠다고 말이다.

“내년에는 꼭 편지를 돌려줘야겠네.”

난 눈물을 닦은 뒤 편지의 내용을 찍어 유진이에게 까톡으로 보냈다.

[정윤호 : 유진아······ 편지 사진이야.]

사진을 보내고 잠시 후.

출발하려 할 때 유진이에게서 까톡이 도착했다.

[러블리♡유진 : 오빠······ 고마워요. 우리 미소한테 잘해 준 빚. 제가 영원히······ 갚을게요.]

유진이는 나로 인해 미소의 속마음을 알 수 있었다며 고마워했다.

그리고 미소에게 잘해줘서 고맙다고 연신 감사의 인사를 보내온다.

하지만 나야말로 두 사람에게 고마웠다.

두 사람 덕에 회귀 전 내가 느끼던 깊은 고통과 회한이 모조리 사라졌으니까 말이다.

“나야말로 고마워.”

차가운 겨울바람이 불어도 따뜻한 마음이 온몸을 감싸 조금도 춥게 느껴지지 않았다.

* * *

12월 26일.

연말 합동 콘서트의 날이 되었다.

현재 시각은 오후 3시.

앞으로 4시간 뒤에 합동 콘서트의 공연이 시작된다.

현재 공연 브라더스와 진행요원들은 행사 준비를 하고 있을 시각이다.

그리고 난 어제 밤늦게 리허설에다 장비 점검을 하느라 이제야 일어났다.

코엑스에 미리 잡아둔 호텔 침대에서 몸을 일으킨 난 빠르게 씻고 DX홀로 향했다.

그리고 내 곁에는 같은 방을 쓴 이영진이 함께였다.

엘리베이터로 내려가며 보이는 투명한 유리 창문 밖으로 청명한 겨울 하늘이 보인다.

창밖을 본 이영진이 감탄사를 터트린다.

“하~ 날씨 좋다. 오늘 콘서트 끝내고 나면 란희랑 놀러 가야지~”

이영진의 얼굴이 반질반질하다.

어제 호텔에서 잠을 잔 것도 있지만 다른 이유 때문도 있었다.

“여자친구가 잘 해줘?”

어제 이영진과 도란희는 두 사람이 정식으로 사귀게 되었음을 고백했다.

“당연하지. 란희 걔가 의외로 좀 섬세한 데가 있잖아?”

섬세?

내가 아는 섬세와 이영진이 아는 섬세의 기준이 바뀐 듯하다.

“그런데 니들 예전부터 사귄 거 아니었어?”

“에이~ 그건 썸이고~ 어제가 1일이었지. 크리스마스 새벽에 현장 의자 정리한 다음! 뼈해장국 먹으면서 바로 고백했지. 이제 정식으로 사귀자고 했어. 박력 있게!”

뼈해장국 먹고 고백이라니.

맞아 죽지 않은 것만 해도 다행이다.

아니 어떻게 보면 도란희가 보살이다.

그러고도 이영진을 받아준 걸 보면 말이다.

“축하한다 영진아.”

순간 이영진이 풀죽은 소리를 낸다.

“고마워. 그런데 대신에······ 나 보너스 좀 많이 줘. 란희 먹이려면······ 나 많이 벌어야 해.”

“뭐냐 사귀자고 하니까 소고기라도 많이 사달래? 얼마나?”

이영진이 고개를 끄덕인다.

“한 달에 한 번은 꼭 잔뜩 사달래. 대신 자기는 내가 좋아하는 게임 타이틀 두세 개씩 꼬박꼬박 사주겠대. 할 시간은 없지만······”

“에이~ 난 또. 하루에 한 번 소고기 사달라는 줄 알았네.”

이영진이 나중에라도 그럴까 봐 겁이 난다며 몸을 부르르 떤다.

그때였다.

이영진이 쓸데없는 이야기를 꺼낸 이유를 말한다.

“그나저나 혹시 오늘도 뭐 예감이 안 좋아? 표정이 아까부터 영 안 좋은데······”

호텔에서 나올 때부터 내 얼굴이 굳어있는 걸 보고 일부러 장난을 친 모양이다.

섬세한 건 역시 이영진이 도란희보다 한 수 위다.

“어. 예감이 안 좋네.”

“왜? 또 뭐? 터져? 무너져? 그것도 아니면 녹아?”

상상력이 풍부한 이영진이다.

“아니. 이건 촉이 아니라 경험.”

“경험이라니?”

“저기 봐봐.”

난 DX홀 쪽에 몰려 있는 사람들을 가리켰다.

“응? 저건 뭐 뭐야······”

“뭐긴 뭐야. 팬들이지.”

현재 시각 3시 10분 정도.

공연은 7시부터 시작인데 벌써부터 팬들이 우르르 몰려와 있다.

4시부터 공연 굿즈 판매를 시작하기 때문이다.

“마음 단단히 먹어. 오늘. 전쟁일 테니까.”

이영진의 달콤한 꿈을 방해해서 미안하지만 어떤 콘서트도 쉬운 콘서트는 없다.

무려 8천석 전 석 매진.

거금을 내고 온갖 기대를 갖고 직접 현장에 온 그들을 맞이하기 위해선 모든 걸 다 쏟아부어야 한다.

* * *

[영원히 지지 않을 벚꽃과 매혹적인 목소리와의 만남. 그리고~]

체리블라썸과 강하나의 합동 콘서트 타이틀이 공연장 이곳저곳에 플래카드로 잔뜩 붙어 있다.

하지만 그 아름다운 글귀와는 달리 현재 굿즈 판매 부스는 한바탕 전쟁을 연상케 하는 중이다.

“팀장님! 체리블라썸 티셔츠 매진이요! 그리고 후드티도 거의 떨어져가요.”

도란희가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매진을 외친다.

매진된 티셔츠는 체리블라썸의 얼굴 캐리커처가 그려진 상품이었다.

그 티셔츠의 앞판에는 우연희 양은비 은아 세리의 얼굴을 각각 그려놓았고 등판에는 네 사람이 껴안고 있는 그림이 그려져 있다.

혹시 몰라 캐릭터 한 명당 1천장 씩 만들었는데 그게 매진되었단다.

고작 30분만인 오후 4시 30분에 말이다.

“누구 거 매진이요?”

도란희가 고개를 젓는다.

“전부 다요!”

“예?”

사이즈별 티셔츠는 한 장에 1만 원에 판매 중이었다.

굿즈에서 큰돈을 남길 생각이 없었기에 최대한 품질이 좋고 목이 늘어나지 않게 고급스러운 순면으로 만든 티셔츠다 보니 반응이 상당했다.

“1인당 구매 수 5장씩 제약도 있었잖아요.”

“제약 걸었는데도 가격이 싸서 다들 사 가요! 거기다 후드티도 3만 원이잖아요. 다 사가요 다!”

보통 연예인 굿즈는 비싼 편이다.

하지만 체리블라썸의 굿즈는 타 걸그룹의 굿즈보다 훨씬 저렴하고 품질이 좋다 보니 불티나게 팔리고 있었다.

그리고 강하나의 굿즈도 적은 수량만 남은 상태였고.

회사에서는 조금 더 가격을 올리는 게 좋겠다는 의견이 다수였지만 팬들의 반응을 보자 내 선택이 옳았다 싶었다.

“대박~ 요즘 이 퀄리티에 이런 굿즈 없는데.”

“진짜 체리블라썸 덕질한 게 내 인생에 최고의 선택이야. 잘했어 내 자신. 격하게 칭찬한다.”

“인정. 소속사가 진짜 열일 하는 거 같지 않아?”

“이대로만 계속 굿즈 뽑아주면 내가 다 사고야 만다!”

“강하나 굿즈도 좋다는데?”

“그래? 나도 강하나 거 하나 사볼까?”

아무래도 앞으로는 수량은 더 늘려야 하겠다 싶었다.

그때 이영진이 말한다.

“정 팀장님. 이 정도면 뭐 할 만 한데요? 전쟁이라고 부를 것까지는 아닌 듯한데······”

워낙 빡시게 일을 하던 습관 탓에 전쟁이라고 부르기엔 일이 그다지 어렵지 않다고 한다.

하지만 그때였다.

“꺄악~”

굿즈 줄을 선 한쪽 편에서 비명이 들려왔다.

난 비명이 난 곳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래도?”

그 순간 이영진의 입이 다물어져 버렸다.

내가 말한 ‘전쟁’의 의미를 깨달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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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Score 8
Status: Ongoing Type: Author: , Released: 2020 Native Language: Korean
Jung Yoon-Ho, the Vice President of Top Entertainment, is betrayed by those closest to him, including his wife and the company’s president. When he dies of terminal stomach cancer, he receives a miraculous second chance at life through regression. This brings him to his early days as a talent agent at Hoop Entertainment where his career first began, and where he encountered people he truly cared about. With a planner of future events and knowledge of what’s to come, Jung Yoon-Ho starts anew as a rookie talent agent. Determined to lift up those who were kind to him before, he navigates the challenging entertainment industry to turn adversity into opportunity in this journey of redemption and transformation. Blurb: Jung Yoon-Ho, the Midas Touch of the Entertainment Industry, regresses to a first-year talent agent. The life of the unrivaled ‘Rookie Talent Agent’ starts 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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