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25화
425. 커피차 2
“아무래도 그 배역. 거절해야겠는데요?”
내 예상과 달리 주영인은 깔끔하게 미련을 털어 버렸다.
“좋은 작품이라고 설명했잖아? 그런데 왜?”
주영인이 피식 웃는다.
“오빠 표정만 봐도 다 알거든요? ‘정희왕후? 좋은 작품이지. 하지만 우리한테는 안 될걸?’ 이렇게 말하고 있는데요?”
표정만 봐도 거기까지 보이다니.
나름 포커페이스를 잘 유지한다 싶었지만 유진이와 주영인에게는 이상하게 예외였다.
주영인이 홀가분한 표정으로 말한다.
“이제껏 오빠랑 유진이 등쌀에 치여서 밀리는 것도 서러웠는데 이젠 경쟁작으로도 밟히라고요? 에이~ 그건 사절. 나도 급이 있는데.”
주영인이 너무도 쉽게 물러선다.
이해가 되지 않아 곁에 있는 안영희 실장에게 물었다.
“실장님. 정말 안 할 생각입니까?”
“됐어요. 전 어차피 정 팀장님네랑 경쟁하는 거 꺼림칙했거든요. 이번에는 중국에 올인할 생각이니까 진짜 승부는 다음에 해요. 우리.”
안영희 실장도 역시나 너무 쉽게 물러난다.
아무리 생각해도 뭔가 이상했지만 배역을 포기했다는 두 사람을 잡고 따지는 것도 이상했다.
더 이상 이 주제로 대화를 할 필요가 없다 싶었는지 주영인이 넉살 좋게 화제를 전환했다.
“일단 그건 됐고. 제가 커피차까지 공수해 왔는데 밥 한 끼는 대접해 줄 거죠?”
유진이가 내대신 답한다.
“알았어. 내가 살 테니까 오전 촬영 끝나고 같이 밥 먹자.”
주영인이 삐죽대며 말한다.
“넌 좀 빠지시지? 난 윤호 오빠랑 먹을 건데?”
“얘 좀 봐? 배우 허락도 없이 매니저를 데리고 가려고?”
“에이~ 그래도 중국에서 왔는데 오늘만 좀 봐주라. 이 정도면 예의상이라도 밥 한 끼는 사 줘야지. 안 그래?”
드세기만 했던 주영인이 간청을 하자 유진이도 결국에는 누그러들었다.
“대신 오늘만이야?”
“알아. 어차피 내일은 비행기 타고 돌아가야 해.”
유진이는 불만이 있어 보였지만 마지못해 물러난다.
주영인이 날 쳐다본다.
“오빠. 나 오늘 뭐 사줄 거예요?”
주영인의 말대로 오늘은 도움을 받은 건 사실이었기에 밥 정도는 사줘야겠다 싶다.
“국밥. 콜~?”
추운 날씨에는 따뜻한 국밥 한 그릇이 딱이지.
그런데 그 순간 고급 레스토랑 말고는 가지 않던 주영인이 흔쾌히 대답한다.
“콜!”
의외였지만 약속은 약속.
‘오늘의 운세’대로 귀인(貴人)노릇을 제대로 했으니까.
* * *
우리 일행은 다음 씬을 찍게 될 오두막 세트장으로 이동했다.
주영인이 왔다는 소식에 스태프들이 부쩍 힘을 낸다.
스태프들이 조명을 설치하고 바쁘게 움직이는 동안 유진이는 대본을 보며 한숨을 내쉰다.
두 사람은 서로를 의식하며 경쟁해 온 사이.
그런 주영인이 지켜본다는 생각에 유진이도 조금은 긴장한 모양이다.
“괜찮아?”
유진이가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네. 괜찮아요.”
그때 유진이의 곁에 앉은 미소가 고개를 도리도리 젓는다.
“삼촌! 안 괜찮아요. 엄마 거짓말하고 있어요.”
눈이 좋은 미소는 대번에 엄마의 상태가 평상시와 다르다는 걸 알아차렸다.
순간 유진이가 미소의 양볼을 살포시 잡는다.
“우리 미소. 그런 건 말하면 안 되는 거야~ 응?”
미소가 찹쌀떡처럼 늘어난 볼을 한 채 대답한다.
“미얀~훼요~ 엄마~ 화내지 마세효~”
미소의 입에서 발음이 샌다.
유진이가 미소의 볼을 놓아주며 어루만져 준다.
“풉. 아냐 미소야. 엄마 화 안 났어~ 라이벌이 지켜보고 있어서 긴장한 것뿐이야.”
“진짜?”
“응. 미소는 라이벌이 뭔지 알지?”
“응. 배웠어. 나한테는 공주랑 이지 언니가 라이벌이야! 지면 안 돼!”
“그래. 엄마도 영인이 이모한테 안 지고 싶어서 그런 거야.”
“그렇구나~”
미소가 그제야 이해가 간다며 고개를 끄덕인다.
이후 유진이가 날 쳐다본다.
“오빠. 오늘 모니터링 제대로 하다가 실수하는 게 보이면 바로 알려주세요. 알았죠?”
유진이는 자기가 조금 흥분한 상태라며 내게 브레이크를 잡아달라고 부탁했다.
늘 도발하는 민규리도 신경이 쓰였지만 무엇보다 주영인이 현장에 왔기 때문이다.
“물론이지. 걱정하지 마.”
그때 미소가 고개를 갸웃한다.
“삼촌! 나도 해 주세요!”
하여튼 엄마를 무조건 따라 하려는 미소다.
“알았어 미소야.”
그때 스태프들이 외친다.
“유진 씨. 샷 들어갈게요~”
자리에서 일어난 유진이는 미소의 응원을 받으며 세트장으로 또박또박 걷기 시작했다.
“엄마! 힘내!”
마치 주영인에게 자기 연기를 보여주기라도 할 것처럼 말이다.
* * *
오늘 촬영할 장면은 7화 씬 25.
도화 공주는 시종들과 함께 유화 공주의 편에서 서서 ‘길쌈’을 하는 백성들의 베틀을 때려 부순다.
그런데 때마침 들른 유화 공주가 그 모습을 발견하고 몸싸움을 벌이게 되는 씬이었다.
극 중 도화 공주와 유화 공주 사이에 몸싸움이 있었기에 안석칠 무술 감독하에 민규리와 유진이가 합을 맞췄다.
오복희 PD는 스태프들의 준비상황을 확인하고 배우들에게 외친다.
“조명 설치가 끝나는 대로 바로 들어갈 테니 준비들 해주세요.”
조명 감독이 가장 뒤늦게 와서 조명대를 설치하는 동안 배우들이 자리를 잡았다.
오두막집 세트장의 조연 배우들이 길쌈 도구 앞에 앉아 있고 마당에는 민규리와 민규리의 호위무사와 시녀들이 대기 중이다.
그리고 유진이는 오두막 뒤편에서 대기하고 있는 중이었고.
콘티를 확인하던 오복희 PD는 민규리를 불러놓고 했던 말을 하고 또 하며 잔소리를 늘어놓기 시작했다.
“규리야.”
“네. 피디님.”
“조심해. 유진 씨 다치면 진짜 큰일 난다?”
민규리가 조금은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인다.
“알았어요. 근데 그 말씀만 벌써 세 번이세요.”
“그랬니? 미안. 아무튼 주의해. 너도 몸조심하고.”
주연의 얼굴에 흠집이 나면 안 된다는 잔소리를 반복해 듣다 보니 민규리의 표정은 과히 좋지 않았다.
이어서 오복희 PD는 유진이에게도 당부했다.
“유진 씨. 최대한 다치지 않게 조심해요. 그러면서도 격렬하게. 내 말 무슨 뜻인지 알죠?”
“예. 감독님.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유진이는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듣기 스킬을 발휘하고 있었다.
지난 오랜 알바 경험 덕에 생겨난 능력이었다.
그런데 어느새 내 곁에 온 주영인이 질문을 던졌다.
“오빠. 민규리 쟤. 유진이에게 계속 시비 안 걸어요?”
“어? 어떻게 알았어?”
“아까 커피 쏟을 때. 오빠도 봤잖아요? 자기를 모른다고 했더니 커피를 나한테 던진 거. 그런 애가 설마 유진이를 그냥 보고만 있겠어요? 지 잘난 맛에 사는데 어떻게든 끌어내리려고 하겠죠.”
그 순간 주영인의 예전 모습이 떠올라 나도 모르게 웃음을 지었다.
“왜 웃어요?”
“아냐. 아무것도.”
“어? 수상한데. 설마 나랑 비교한 거 아니죠?”
뜨끔했지만 입을 꾹 다물었다.
“맞네. 맞아. 와~ 너무하다 진짜.”
툴툴대는 주영인의 목소리가 들려왔지만 난 더는 대꾸하지 않고 고개를 돌렸다.
그때였다.
“자. 촬영 시작합니다. 레디~ 액션!”
7화의 씬 25 촬영이 시작되었다.
순간 민규리는 시종과 호위무사들과 함께 치마를 날리며 오두막에 들이닥쳤다.
『베틀이 없으면 길쌈도 못 하겠지. 얘들아. 다 부셔!』
와장창!
호위무사가 칼집을 휘둘러 장독대를 부수고 베틀을 부수며 행패를 부리자 순식간에 현장이 아수라장으로 변한다.
주위를 두리번거리던 민규리도 장독대에 놓인 빨랫방망이를 들고 호쾌하게 휘둘러댔다.
『오호호! 속이 다 시원하구나! 그래! 잘한다! 화끈하게 부숴버리려무나!』
그때였다.
유진이가 들이닥치며 외친다.
『도화 공주! 이게 무슨 짓이더냐! 길쌈 대결은 그렇다 하더라도 베틀을 부숴버리면 앞으로 이 백성들은 어찌 살라고!』
쩌렁쩌렁한 유진이의 목소리에 민규리가 고개를 돌린다.
『유화 언니가 여긴 어떻게······』
유진이는 눈을 부릅뜨고 성큼성큼 다가가 민규리의 손에 들린 빨랫방망이를 빼앗으려 들었다.
그때였다.
『이익! 뭐 하는 거야!』
민규리는 이를 악물고 방망이를 빼앗기지 않으려 애쓴다.
하지만 결국 유진이의 힘에 밀려 방망이를 뺏기고야 말았다.
그러자 민규리가 고개를 치켜들고 바락바락 덤벼든다.
『이딴 버러지 같은 것들이 죽든 말든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이야!』
그때였다.
유진이가 오른손을 들어 올린 뒤 힘차게 휘둘러버렸다.
찰싹!
민규리의 얼굴이 돌아갈 정도로 강력한 귀싸대기였다.
생각지도 못한 힘에 민규리가 휘청거리며 땅바닥에 주저앉아 버린다.
철퍼덕.
‘NG인가?’
원래는 한 발자국만 물러날 정도의 세기여야 했지만 생각보다 민규리의 맷집이 너무 약했다.
늘 미소를 안고 업고 하느라 유진이의 체력이 동년배보다 조금 좋은 것도 있었고.
하지만 오복희 PD가 NG를 외치지 않았기에 유진이는 계속해 연기를 이어갔다.
『버러지라니······. 그 말 취소 못 해?』
민규리의 목소리가 분노에 가득 차 덜덜 떨린다.
그 순간 뺨을 맞고 바닥에 넘어져 옷까지 더러워진 민규리가 폭발해 버렸다.
『내 어머님도 날 안 때리는데 네가 뭔데 날 쳐?』
『뭐라고?』
『유화 넌 오늘 내 손에 죽을 줄 알아!』
잔뜩 화가 난 민규리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유진이의 머리카락을 붙잡아 버렸다.
‘저런 미친······.’
대본에서는 멱살을 잡는 장면인데 머리카락을 붙잡다니.
하지만 컷 신호가 나오지 않는다.
그 순간 유진이는 똑같이 민규리의 머리카락을 양손으로 쥐어 버렸다.
덥석.
그런데도 오복희 PD는 촬영을 멈추지 않았다.
극에 빠져 실감나게 연기하는 두 사람을 방해할 생각은 없었기 때문이다.
다만 미소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당장이라도 덤벼들 것처럼 양손을 허리에 올렸다.
그래서 난 미소를 뒤에서 꼭 껴안고 진정시켰다.
“미소야. 저거 다 연기야 연기. 그리고 피디님이 컷 하기 전에는 절대 움직이면 안 되는 거 알지?”
미소의 귀에 대고 작게 귓속말로 속삭이자 미소가 입을 앙다물고 고개를 끄덕인다.
하지만 민규리를 향한 미소의 눈빛에는 적대감이 가득했다.
그때 곁에 있던 주영인이 조용히 속닥인다.
“오빠. 규리 쟤. 진짜 쌈닭이네요.”
난 고개를 끄덕였다.
쌈닭이라기보다 범 무서운 줄 모르는 하룻강아지에 가깝지만.
그때였다.
주영인이 씨익 웃는다.
“우리 유진이가 절대 가만히 있을 애가 아닌데~ 어떻게 하려나~”
그때 말이 씨가 되기라도 한 듯 유진이가 민규리의 머리카락을 힘껏 잡고 휘두르기 시작했다.
민규리도 이를 악물고 버텨냈지만 유진이의 힘을 이겨내지는 못했다.
『꺄아아악! 놔! 놔! 이거 안 놔? 유화 언니! 놓으라고!』
『도화 너부터 놔!』
『하나 둘 셋 하면 놓자! 하나둘 셋! 아악! 왜 안 놔? 이게 힘만 세 가지고!』
『흥! 도화 네 가소로운 수작에 내가 당할 줄 알고?』
점점 싸움이 이어질수록 공주의 체통을 잃어가고 평범한 자매처럼 싸우기 시작하는 두 사람이었다.
결국 서로의 머리채를 흔들어대기 시작했다.
두 사람의 머리카락이 풀리고 장식들이 바닥에 후드둑 떨어지고 있었다.
길쌈을 하는 아낙들은 놀라서 오들오들 떨고 있고 호위무사와 시종들은 어찌할 바 모르다가 결국엔 두 사람을 갈라놓았다.
하지만 그때였다.
철푸덕!
다리에 힘이 풀린 민규리가 다시 한번 꼴사납게 엉덩방아를 찧어버렸다.
워낙 절묘한 상황이었기에 오복희 PD는 그대로 오케이를 외쳤다.
“컷! 오케이~ 이야! 잘했어! 두 사람 실감 나는데?”
순간 스태프들이 우르르 달려가 두 사람의 상태를 확인한다.
유진이는 자신에게 다가온 스태프들을 달랜다.
“전 괜찮아요.”
이어서 유진이는 아직도 바닥에서 일어나지 못하고 있는 민규리를 향해 오른손을 내밀었다.
“괜찮아요? 규리 씨?”
스태프들이 모두 쳐다보고 있었기에 민규리는 어쩔 수 없이 그 손을 맞잡았다.
“아. 네······ 선배. 괜찮아요. 그리고 흥분해서 죄송해요.”
“에이~ 연기에 빠지면 그럴 수 있죠. 신경 쓰지 마요.”
유진이가 훨씬 민규리를 험하게 다뤘기에 유진이는 승리의 미소를 띤 채였다.
그 모습을 본 주영인이 피식 거리며 웃는다.
“그럼 그렇지~ 그래야 정유진이지.”
주영인 당연히 그럴 줄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잠시 후.
후속 촬영을 끝낸 유진이가 대기 의자로 돌아온다.
“오빠. 저 오늘 좀 심한 거 아니었을까요?”
“아냐. 파이팅이 살아있는 참 연기였어.”
하지만 주영인은 정반대의 대답을 한다.
“어 너 진짜 너무하더라. 쟤 머리 엄청 뽑힌 것 같던데?”
유진이가 씨익 웃으며 꼭 쥐고 있던 왼손을 편다.
유진이의 왼손에서 민규리의 머리카락 한 움큼이 바닥으로 후드득 떨어진다.
주영인의 어처구니없는지 헛웃음을 짓는다.
“쟬 민 머리로 만들 생각이었어?”
“몰입하다 보면 그럴 수도 있지 뭐.”
그때 미소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쳐다본다.
“엄마. 괜찮아?”
“괜찮아 미소야. 그리고 원래 이런 연기는 실감 나게 해줘야 해서 좀 오버 한 거야.”
“다행이다. 걱정했었어.”
“그래~?”
“응.”
유진이가 미소를 안아 들고 자신의 조그마한 알통을 보여준다.
“엄만 안 져! 봐봐 엄마 알통. 엄청 단단해.”
“응~”
미소는 표도 안 나는 유진이의 알통을 쿡쿡 눌러대며 환하게 웃기 시작했다.
* * *
점심 식사를 같이하자던 주영인은 갑자기 일정이 생겼다며 서울로 올라가 버렸다.
대신 그 와중에 까톡 메시지 하나를 보내왔다.
[주영인 : 오빠. 오랜만에 얼굴 봐서 좋았어요. 🙂 ]
왠지 배역을 맡아도 되는지 물어보려고 온 것보다 내 얼굴을 보러온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에이. 아니겠지. 설마. 그건 오버다 정윤호.’
난 복잡한 머리를 털고선 아역들의 오후 촬영을 위해 세트장으로 향했다.
하지만 오후 촬영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원래라면 아역들은 오늘 촬영으로 끝이지만 정화 공주의 아역인 양이지가 점심을 먹고 체한 터라 다음번 촬영으로 미루어져 버렸다.
덕분에 일찍 촬영이 끝난 터라 우린 다 같이 서울로 향했다.
미소는 또 촬영장에 내려갈 수 있게 되어서 기쁘다며 차 안에서 노래를 불러대고 있었다.
“미소야. 좋아?”
“응! 촬영 현장에 가면 공주처럼 이쁜 옷도 입을 수 있잖아요!”
미소는 예쁜 한복을 입는 게 즐겁다며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러면 나중에 삼촌이 그 옷 다 사줄게.”
“진짜요?”
“그럼~”
“아싸~”
즐거워하는 미소의 얼굴을 보자 절로 힘이 난다.
그런데 그때 이수찬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어. 수찬아. 왜?”
-형님. 마지막 남은 오수진까지 영입 완료했습니다.
김동수의 의뢰로 날새가 몰카를 찍었던 여배우 10명.
난 그 여배우들을 리버스 엔터에 영입해달라며 이수찬에게 부탁했었다.
그런데 이제 막 이수찬이 그 일을 완료했다고 한다.
아직 그녀들의 사진은 세상에 공개되지 않았기에 한데 모아 김동수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것이 가장 주된 목적이었다.
하지만 김동수가 몰카 사진으로 협박해 온다면?
그녀들의 도움을 받아 김동수에게 카운터를 먹일 생각이었다.
그때 이수찬이 말한다.
-아 그리고 형님 말씀대로 김동수가 그 몰카 사진으로 협박을 시작했답니다.
“그래? 언제부터?”
-오늘 영입한 오수진 말로는 일주일 전부터였답니다. 아직 다른 배우들은 별말 없고요.
김동수의 움직임은 내 예상을 한치도 벗어나지 않고 있었다.
“지금 바로 갈게.”
잘하면 김동수를 감옥에 집어넣을 수도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