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gressing with the King’s Power Chapter 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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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128화

“빌어먹게도 쓸데없는 내용뿐이군·”

태현이 들고 있던 책을 팽개치며 중얼거렸다·

쳐들어온 정무맹의 고수들을 땅에 묻고 회유한 제갈선을 꼬드긴 지도 며칠이 지났다·

현재 그는 가문의 비고·

무경각(武經閣)을 뒤지는 중이었다·

제갈세가의 무경각은 수십만 권의 무학 서적이 가득 쌓인 곳·

강호에 널린 삼류 무공부터 분가의 혈족이 익힐 수 있는 일류 무공 본가의 혈족만이 익힐 수 있는 최고급 무공· 이외에도 다양한 종의 서적들이 정리되어 있다·

‘다른 세가의 무경각을 방문한다 해도 이것보다 많지는 않겠지·’

현재 뒤지고 있는 곳은 천지인갑을병정(天地人甲乙丙丁) 일곱 개로 나누어진 구간 중 천(天)급 장서 구역이다·

정신지배가 봉인당하기 전 제갈의 무인들을 통해 언어를 익혔지만 완벽한 건 아니다·

듣고 말하는 건 문제없지만 문자를 이해하고 속독하는 건 다른 문제였다·

“흐음····”

주위를 가득 채운 장서들을 훑어보았다·

희귀한 책들인 만큼 그 숫자 또한 가장 적은 편· 그럼에도 족히 수천 권은 되어 보인다·

일반적인 무림인이라면 평생을 매달려도 이해하기 힘든 양·

스륵·

태현이 두 눈에 피어 올린 마력을 풀었다·

적안이 해제되며 본래 지녔던 필멸자의 눈동자로 돌아온다·

‘탑에 관한 기록과 권능이 봉인될 만한 단서를 찾기 위해서 시작한 일이지만··· 슬슬 한계군·’

며칠째 수면 시간을 최소로 한 채 돌파한 게 수십 권·

쓸데없는 무공비전과 진법에 관한 것들만 한가득이었다·

물론 태현에게나 쓸모없는 것일 뿐 무인들이 그 존재를 안다면 전쟁을 해서라도 얻고 싶은 보물이다·

‘뭐 인간형으로의 근접 전투를 염두에 둔다면 써먹을 만한 것도 적지 않긴 하지·’

이 모든 행위가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의 일부라 생각하지 않았다면 하루도 버티지 못했을 것이다·

“쯧·”

혀를 차며 저 멀리 떨어져 있는 제갈선을 흘깃거렸다·

그의 주위로 수백 권의 책이 가지런히 쌓여 있다·

“····”

수면 시간을 줄여가며 읽은 건 마찬가지인데·

오히려 가문과 정무맹의 재건을 위해 틈틈이 분가주와 무인들에게 새로운 지시를 내릴 정도로 바쁜 삶을 살았을 터인데·

“흠· 언어에 대한··· 아니 무공에 대한 이해도에서 차이가 나는 건가·”

제갈선이 읽어낸 수백 권의 책을 보며 태현이 고개를 저었다·

수십 권과 수백 권·

이 정도 읽어냈다면 실마리를 찾을 법도 한데 여전히 그가 찾는 정보는 흔적도 보이지 않는다·

태현이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먼지가 쌓여 있지만 비교적 온전하게 보관된 지인갑을병정(地人甲乙丙丁)급 장서들이 보인다·

우선 천급을 모두 독파하고 난다면 차례대로 지급 인급을 뒤져볼 수밖에 없다·

‘이 중에 정말 이 몸이 원하는 정보가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군·’

천급에서도 발견되지 않고 있으니 확률적으로는 없을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지금의 행동을 반복하고 있는 건 제갈이라는 가문이 가진 이름값 때문·

‘병법과 진법에 관해선 무림에서 정점이다·’

병법과 진법뿐 아니라 수집한 장서의 양을 보면 다른 세가보다 월등한 지식을 지녔음을 알 수 있다·

‘흐음··· 지금이라도 다른 녀석들을 투입하는 게 나으려나·’

지루한 독서에 그런 생각이 언뜻 스친다·

두 명보다 스무 명이 낫고 스무 명보다는 이백 명이 낫다·

이백의 인원을 투입하면 무경각을 뒤지는 건 일주일도 되지 않아 빠르게 끝날 것이다·

‘아니· 그랬다간 이 몸의 상황과 약점이 새어 나갈 위험이 있다·’

태현이 고개를 저었다·

위험을 분담하는 건 제갈선 하나로 족하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제갈선의 머리가 생각 이상으로 비상하다는 점이다·

정무맹 최고의 두뇌·

그런 자가 협력하고 있다·

‘일단은 이 녀석만으로 시작하는 게 좋겠지·’

명예 못지않게 실리를 중요시하는 그가 협력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태현이 마도사파와 손을 잡지 않는 것·

둘째 정파무림과 더 이상 척을 지지 않는 것·

물론 남궁청을 비롯한 초절정고수들이 피를 흘리는 과정이 없었다면 제갈선이 이토록 순순히 협조하지도 않았으리라·

‘둘이서 뒤진다면 앞으로 몇 달은 꼬박 이곳에 박혀 있어야겠군·’

점점 책을 살피는 요령이 늘고 있으니 속도는 갈수록 늘어날 것이다·

태현이 하품하며 체내의 마정석을 일깨웠다·

마력이 회전하며 피로가 가신다·

제갈선을 살려둔 건 비상한 머리 때문만은 아니다·

“흐음·”

이제는 버릇이 되어버린 행동· 턱을 매만지며 머리를 굴려 보았다·

그는 육체를 얻고 나서 기감이 발달했다·

과거에야 힘으로 찍어누를 뿐이지만 지금은 다르다·

‘제갈선은 앞서 죽인 초절정 녀석들과 달리 탑과 관련이 있다·’

둘 중 하나일 것이다·

태현조차 속을 정도로 연기하고 있든지 스스로 인식하지도 못할 정도이든지·

확실한 건 이런 녀석일수록 곁에 두고 감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적은 가까이에 둘수록 이롭다·

‘요마가 입버릇처럼 하던 말이지·’

제갈가의 무인· 정무맹의 무인들과 충돌이 있었지만 조직의 모든 이들을 죽인 것도 아니다·

제갈선이 사람을 시켜 빠르게 수습하는 중이었고 무경각에서 보내는 시간이 지난다면 대마두라는 억울한 호칭도 정리되어 있을 것이다·

‘권능을 사용하는 것보다는 돌아가지만··· 필멸자의 육체로는 이 정도가 한계겠지·’

정신지배의 권능을 사용할 수 있다면 당장 무림인들을 수족처럼 부렸을 것이다·

그들은 대공들처럼 등탑을 함께해야 할 동료보다 쓰고 버리는 소모품에 가까우니까·

지금은 생각이 달랐다·

6층에 도착하고 몇 번의 전투를 치렀다·

몸풀기도 되지 못한 수준이지만 그의 힘은 입증되었다·

‘이곳은 이그문의 텃밭이나 다름없다·’

얼마나 오랜 시간 세력을 키웠는지 모른다·

태현을 비롯한 대공들은 녀석이 성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전제로 게이트를 넘었다·

‘대공들과 흩어진 지금은 이쪽도 세력을 키울 필요가 있다·’

남궁천이 죽기 직전 저주하듯 지껄인 말·

“그대가 이룬 경지는 존경하나· 무림의 공적이 되어선 뜻한 바를 이루지 못할 것이오·”

“가는 곳마다 감시가 뒤따르며 음식을 먹을 때는 항상 독을 조심하게 될 것이고 취침조차 마음대로 하지 못하는 삶이 이어질 테지·”

“이곳에서 우리가 스러지더라도 수많은 무림인이 노리게 될 것이란 말이다·”

녀석의 말이 두려운 건 아니다·

태현의 입장에선 웃음도 나오지 않는 어설픈 협박·

권능 몇 개가 봉인당했다 하여 무림인의 기습을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기감은 둔하지 않고·

벨제버브의 권능을 소화하여 만독불침지체(萬毒不侵之體)라는 육체를 지녔다·

오르갈의 권능을 사용하면 금강불괴지신(金剛不壞之身)이라 불릴 정도·

절정고수든 초절정고수든· 음지에 몸을 숨기고 있을지도 모를 화경의 고수든·

‘이 몸에겐 조금 특이한 벌레에 지나지 않는다·’

세력의 확장은 그들을 전력으로 사용하려는 게 아닌 귀찮아서일 뿐·

흩어진 대공들과 다시 만난다면 단번에 이그문을 칠 생각이었다·

‘대공들이 흩어진 것도 이그문의 소행이라 보아야겠지·’

무언가 잘못되어 같은 위치에 이동하진 못했지만 그들이 무림이 아닌 다른 곳에 떨어졌다고는 생각하기 어렵다·

본래는 적당히 깽판 쳐 이목을 끌려 했으나 무림은 그가 생각한 것보다 넓다·

걸음걸음마다 파리가 꼬여서는 대공들을 모으는 것보다 이그문의 시선을 끌 확률이 더 높다·

‘그리고 빌어먹을 권능의 봉인·’

힘을 사용할수록 알 수 없는 이유로 권능이 봉인되고 있다·

제갈세가와 무림맹의 간부들을 상대하는 데에만 벌써 두 개의 권능이 봉인당했다·

이대로면 이그문의 세력과 맞닥뜨릴 때쯤이면 대다수의 권능이 봉인당할 판국이었다·

‘성력은 포식으로도 감당하기 힘들다·’

어떻게든 대공들과 자신의 힘만으로 제압하려면 전력을 온전히 할 필요가 있다·

대공들에게 했듯 제갈선에게 제안하고 그의 두 가지 청을 받아들인 건 그래서다·

이그문이 마도사파에서 세력을 형성했으니 그와 반대되는 정파무림에서 세력을 키우는 것도 나쁘지 않으리라·

‘첫 단추를 꽤는 데 다소 피를 흘리긴 했지만· 제갈선 녀석이 어떻게든 해놓겠지·’

그리 생각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대로 계속 본다 하여 눈알만 빠질 뿐 별다른 도움은 될 거 같지 않다·

자신의 역할에 집중한 제갈선을 내버려둔 채 태현은 조용히 밖으로 나섰다·

* * *

석 달·

정확히 탑의 6층에 도착한 기간이다·

그 시간 동안 제갈 분가와 본가를 박살 내고 정무맹의 고수들을 참했으며 무경각을 모두 뒤졌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설마하니 무림 제일의 두뇌라 불리는 제갈가의 무경각에서도 관련된 정보를 찾을 수 없어서다·

‘설마 이 몸이 잘못 판단한 건 아니겠지·’

태현이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의심을 애써 눌렀다·

그래도 얻은 게 없지는 않았다·

천 권이 넘는 책을 읽으며 무림에 대해 대략적인 이해를 끝마쳤다·

자신이 손잡은 제갈세가란 곳이 얼마나 큰 영향력을 지닌 곳인지도·

그런 제갈세가의 가주가 여행객의 차림새를 한 채 눈앞에 있었다·

“인사는 다 했나?”

“···그렇소·”

제갈선이 덤덤히 답했다·

상하관계는 명확하지만 지켜보는 눈이 적지 않아 겉으로는 수평적인 관계를 맺기로 합의했다·

물론 누가 봐도 새파랗게 어린 태현이 중년의 제갈선과 말을 놓는 것부터가 이미 일반적이진 않았지만 말이다·

“····”

그들의 뒤로 몇몇 인기척이 느껴진다·

제갈가의 직계혈족·

가주의 출타를 배웅하기 위해 나왔으나 태현의 존재에 감히 모습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었다·

“소란스럽군·”

“이해하시오· 세가의 가주가 홀로 움직인다는 게 일반적인 경우는 아닌지라·”

“하하· 누가 보면 인질이라도 되는 줄 알겠구나·”

“····”

“설마 정말 그런 건가·”

“그럴 리가··· 있겠소···· 식솔들에게는 잘 말해두었으니 걱정할 건 없을 것이오·”

“····”

목소리가 희미하게 떨리는 게 영 신뢰가 가지 않는다·

“이 몸과 함께 떠난다 해서 가문이 몰락하는 건 아니겠지?”

제갈선은 앞으로 함께 다니며 그의 신원을 보증해 줘야 한다·

그의 배경인 가문이 휘청이는 건 태현으로서도 달갑지 않은 일이었다·

“그 정도였다면 세가라 불리지도 않았을 것이오· 어서 떠나기나 합시다·”

제갈선이 헛기침하며 걸음을 재촉했다·

태현이 의심스러운 눈으로 그의 뒤를 따랐다·

마당을 나서 본가의 건물이 제대로 보이지 않을 만큼 걸었을 즈음이다·

“아버님···!!”

귓가로 희미한 외침이 들렸다·

그 목소리가 조금 전 지났던 곳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소자가 꼭 구해드릴 것입니다!!”

“···?”

외침은 한 명이 아니었다·

“가주! 조금만 기다리십시오!!”

“가문의 조상들께서 가주의 희생을 기억할 것이외다!!”

직계혈족· 분가주· 장로· 이외에 가주가 부재 시 가문을 대리하는 자·

그들이 제갈선의 희생을 기리며·

“이 악마 같은 놈!!”

“대마두의 최후를 똑똑히 지켜볼 것이다!!”

“이곳에 흘린 피를 절대 잊지 않으마!!”

태현에겐 저주와 같은 말을 쏟아내고 있었다·

‘이것들이·’

걸음을 멈춘 태현이 얼굴을 씰룩이고 있을 때다·

“크흠··· 갈 길이 멉니다· 어서 가시지요 태현 공·”

제 할 말을 마친 그가 보법까지 사용해 가며 걸음을 빨리했다·

순식간에 거리를 벌린 제갈선을 보며·

“오냐· 이 몸이 한 번은 참아주마·”

태현이 천천히 그의 뒤를 따랐다·

추후 중원 무림의 역사에 한 획을 긋게 되는 마두(魔頭)·

그의 역사적인 첫걸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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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gressing with the King’s Power

Regressing with the King’s Power

Score 8
Status: Completed Type: Author: Released: 2020 Native Language: Korean
“I’ll eat all your skills!”, ‘f*ck this awakening bullshit’, ‘To hell with being a loser.’ Kim Taehyun, whose awakening level remainsThe life of an unawakened, where condescendence, disdain, and harassment are the norm. Damned loser… Damned life… Damned awakening…! And at the damned moment of death, I encountered “King,” a strange being. With blindingly bright light, my second life began. But this time, it’s different. Because this time, I’m an Awakened too! I will devour those who stand in my way, and I will never bow my head down to someone ever ag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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