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gressing with the King’s Power Chapter 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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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127화

제갈선은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을 입 밖으로 내지 못했다·

‘김태현·’

겉모습은 무림인들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서역인····’

아니 어쩌면 그가 모르는 타계(他界)에서 온 것으로 의심되는 대마두·

‘난 무림 역사상 최악의 괴물을 눈앞에 두고 있는 건가·’

구파일방의 고수들과 세가의 고수들이 힘을 합쳐 형성한 정무맹·

정파 무림의 가장 큰 세력을 단신으로 괴멸시켰다·

‘소식은 곧 퍼져 나갈 것이다·’

일파만파 퍼져 나간 소식은 기회를 노리던 마도사파의 무인들과 이교도들을 부추길 터·

이곳에서 수많은 고수를 잃은 정무맹이 그들을 상대할 수 있을까?

‘내 실수다·’

자신의 가문 선에서 피해를 최소화해야 했다·

맹주인 남궁천을 불러들일 게 아니라 이후의 대비책을 세웠음이 옳았다·

‘이제 모두 틀렸다·’

마도사파의 무인들과 이교도들을 모두 발아래에 둔 전무후무한 대마두가 탄생할지 모른다·

‘독초를 자르려다 궤가 기울었으니··· 이 모든 게 나의 탓이다·’

그는 목숨을 부지했지만 세간에선 생존을 두고 소문이 무성할 것이다·

무인에게 명예는 목숨과 같은 것·

죽음보다 더한 치욕을 감내해야 하리라·

“····”

제갈선이 두 눈을 질끈 감았다·

경지에 어울리지 않게 감정이 흔들린다·

두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한 무림인이 뒤늦은 후회로 몸을 떨고 있음에도 태현은 말을 멈추지 않았다·

“처음에는 화가 나더군·”

“····”

“시간이 지나자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

뚝· 뚝·

볼을 타고 흘러내린 눈물이 바닥을 적셨다·

“이봐· 이 몸의 말을 듣고 있는 거냐·”

“···!!”

목소리에 실린 중압감에 제갈선이 화들짝 고개를 들었다·

찡그린 태현의 두 눈이 자신에게 고정되어 있다·

눈에는 짜증이 한껏 드러나 있다·

“드 듣고 있소····”

저도 모르게 나오는 존대·

초절정에 오른 육체임에도·

압도적인 폭력을 마주하여 내부에서 변화가 있었다·

하계의 표현을 빌리자면 격이 손상되어 존재력이 흐트러진 것이지만·

“계 계속 말하시오····”

움츠러든 제갈선의 생각은 거기까진 닿지 못했다·

“이 몸의 말은 끝나지 않았다· 자세를 바로잡고 경청해라·”

명령에 제갈선이 무릎을 꿇은 채로 허리를 세웠다·

“흠· 이 몸이 어디까지 말했지?”

“너무도 쉽게··· 그 몸을 손에 넣었다고··· 했습니다····”

“그래·”

태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는 안 되는 거였다·”

독백이 이어졌다·

“투쟁하여 얻지 못한 몸과 조력자들· 어느 것 하나 이 몸의 것이 아니었지·”

포식(捕食)·

그를 상징하는 권능은 봉인되었다·

대공들은 모두 자신이 아닌 김태현과 계약을 맺은 이들·

언제 등을 돌릴지 모른다·

등탑 하는 과정에서 돌변하여 목숨을 노릴 확률도 있다·

삼천세계의 가능성을 모아놓았다는 탑은 어떠한가·

곳곳이 미지의 위험으로 가득 차 있는데 태현이 사용할 수 있는 카드는 한정적이었다·

“새로운 판을 짤 필요가 있었다·”

그러기 위해선 가진바 힘을 확실하게 파악하는 게 첫 번째다·

“이 몸의 고유한 권능은 사용할 수 없었다·”

“····”

“하지만 체내에 연성해 놓은 마정석은 온전히 작동하더군·”

하나하나가 대공의 권능을 담고 있으며 계약의 증표·

단순히 흉내 내는 게 아닌·

주인과 대등한 수준의 권능을 사용할 수 있게 하는 매개물·

티폰의 권능 ‘대원소’·

루시퍼의 권능 ‘재생’과 ‘광휘’·

하자드의 권능 ‘패기’·

오르갈의 권능 ‘강화’·

요르문간드의 권능 ‘폭주’·

로자리아의 권능 ‘정신지배’와 ‘공간도약’·

엘븐의 권능 ‘대마력’·

이외에 한데 섞어 놓은 대악마와 악마왕들의 권능·

아직 불완전하나마 흉내 낼 수 있는 이그문의 권능·

‘흡수·’

포식에 비하면 그 모두가 열등한 권능이다·

그리 생각했다·

지금은 아니었다·

“이 몸이 탑을 오르려면 녀석들의 권능을 활용하는 게 중요한 입장이 되어버렸지·”

키이이- 키이이이-·

태현이 몇 개의 마정석을 회전시켜 보았다·

갈색과 잿빛· 푸른색과 오색 마력이 넘실거리며 뒤섞인다·

“···!!”

제갈선이 헛숨을 삼키며 몸을 떨었다·

‘화경이 아니라··· 현경····’

화경(化境)이 수십 년에 한 번씩 등장하는 무림제일인의 경지라면 현경(玄境)은 전설 속에서나 존재하는 경지·

도대체 얼마나·

‘얼마나 더 놀라야 한단 말인가·’

바닥을 짚고 선 두 주먹을 움켜쥐었다·

주먹 사이로 들어오는 모래의 감촉이 생생하다·

그러거나 말거나·

“그래서 새로운 계약을 맺었다·”

어느새 기운을 가라앉힌 태현이 턱을 매만지며 독백을 이어갔다·

“그 과정에서 하자드와 깊은 관계를 맺게 되었지·”

“····”

순순히 이쪽의 제안에 응해주지 않길래 차를 몇 잔 같이 마신 것뿐인데·

그런 모습이 하자드의 마음을 움직인 듯했다고·

“아니 마음이 움직인 건 이 몸이었을지도 모르겠군·”

복잡한 얼굴의 태현이 묘한 반응을 보였다·

분위기에 이끌려 처음으로 자신의 정체를 입에 담았다·

오감이 살아 있는 필멸자의 육체·

감정에 취해 실수했다고밖에 생각하지 못할 행동·

결과는 나쁘지 않았다·

“그녀는 계속해서 차를 내왔다·”

무슨 차이였을까·

지금에서야 그 간극을 되짚어 본다·

“티폰과 루시퍼 역시 나의 정체를 알고 있었다· 그렇다 하여 부러 언급하지 않고 새로운 계약을 진행했지·”

하자드는 달랐다·

그녀는 태현의 모든 걸 받아들였다·

이후에는 스스로의 이야기를 해주었다·

유일신이 빚은 첫 번째 조각의 후손·

마기를 다루는 마룡으로서의 자각·

바깥의 성좌인 ‘용’에게 언제든 이용당할 수 있다는 위험성·

드래곤 로드로서 짊어져야 할 책임과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선택하게 될 새로운 가능성·

그저 차(茶)에 미친 여자인 줄 알았는데·

의외로 많은 짐을 짊어진 지도자였다·

스스로의 처지를 덤덤히 얘기하면서도 드문드문 계약과 맹약의 차이를 알려주었다·

계약은 서로의 격을 걸고 행하는 약속·

맹약은 그 위에 새로운 계약을 덧씌워 한층 더 강한 구속력을 행하는 것·

중요한 듯이 얘기했지만·

“지루하더군·”

적당히 흘려들었다·

단어의 의미를 안다 하여 해야 할 것들이 바뀌는 건 아니었으니까·

행동으로 옮겨 이루어내는 것·

“각 층에 잠들어 있는 가능성을 취하는 것이야말로 최우선 순위였다· 그리하면 포식의 봉인도 머지않아 풀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지·”

포식의 봉인만 풀 수 있다면 그의 존재력은 비할 바 없이 강화된다·

하자드와 이야기를 나눈 직후 길페르가 찾아왔다·

오리지널의 여정에 적지 않은 역할을 했던 전직 악마왕·

통합왕이 되어 바깥으로 나간 그를 대신해 하계왕의 자리에 올랐던 최강의 악마·

하급 악마로 격락하여 간신히 목숨만 부지한 그녀는 함께 등탑 하고자 하는 뜻을 드러냈다·

“이 몸의 등탑에 버러지는 필요 없다며 거절했었다만··· 함정이었지·”

엘븐과 로자리아·

길페르 이상으로 오리지널과 관계를 맺은 녀석들·

길페르는 그를 준비된 영역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미끼였다·

“힘으로 꺾는 건 어렵지 않았다·”

포식이 없다 하여도 통합왕 시절의 격을 대부분 회복한 상태였으니까·

전투는 과거의 힘을 되찾지 못한 그녀들의 열세였다·

이미 치러진 전투·

철저히 짓밟아 부하로 두리라 마음먹었다·

“굴복시켜 이 몸을 섬기게 만들 생각이었다·”

삼천세계에서 있었던 지루한 전투를 떠올렸다·

엘븐이 신마력을 깨우치고 로자리아가 완전한 몽식을 꺼내 들 수 있었다면 얘기가 달라졌을 것이다·

그럴 필요는 없었다·

길페르 녀석이 쓸데없는 짓만 하지 않았어도·

“그년들을 굴종시켰으리라 확신한다·”

빈말이 아니다·

그녀가 소멸을 각오하고 성좌의 힘에 손대지 않았다면 엘븐과 로자리아의 격은 손상되었을지언정 결국 태현을 섬기게 되었을 것이다·

다소 시간이 걸렸겠지만 오르갈 이상으로 정신을 개조하는 데 성공했을지도 모른다·

“····”

길페르를 상대하는 과정에서 심상 세계의 입장을 허용하고 말았다·

김태현의 심상 세계·

자신이 나온 탓에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게 된 그곳에서 생과 사의 갈림길을 경험했다·

“이 몸은 길페르에게 자비를 베풀었다·”

심상 세계에 머무르게 하여 그녀의 소멸을 유예시켰다·

“네놈이 알고 있는지 모르겠다만· 심상 세계에 누군가를 들이는 건 목숨줄을 내놓는 것이나 다름없다·”

육체가 먼저인가 영혼이 먼저인가·

수많은 이들이 저마다의 주장을 펼치지만 그 풀리지 않는 의문에서 심상 세계는 후자에 힘을 실어주는 곳이다·

심상 세계가 지배당하면 영혼이 지배당한다·

“그런 곳에 외부인을 머무르게 한다는 건 목숨을 내놓는 것이나 다름없지·”

유일신의 조각을 소화해 내 ‘포식’의 권능을 각성한 요마·

요마에게서 ‘포식’의 권능을 이어받은 김태현·

그 둘과 달리·

“길페르 녀석은 이 몸과 아무런 접점도 없다·”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건 물론 오히려 몇 번이나 서로의 목숨을 노린 사이·

“자비 같은 건 아니었다·”

자비보다는 본능에 가까웠다·

여기서 녀석을 소멸시켜선 안 된다는 무언가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기시감·

필멸자의 육체를 지니며 개화한 감각과 포식자로 존재하며 쌓아 올린 경험·

“탑에는 성장을 위한 수많은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했지·”

몇 번이나 퇴화와 진화를 반복한 녀석이다·

성좌의 힘에 두 번이나 손을 대고도 목숨을 부지한 녀석이니·

새로운 쓰임새를 찾아주는 것 또한 하나의 가능성일지도 모른다·

“이 몸은 운명이라는 걸 믿지 않는다·”

나름 이성적으로 상황을 파악해 그녀가 진화의 권능을 다시 회복한다면 어느 정도 쓰임새를 발휘할 수 있을지를 생각해 보았다·

잠깐이나마 성력을 다루며 악마족 수백의 권능을 다루기도 했던 녀석이니·

과거의 자신이 요마의 내부에서 행했던 짐을 짊어질 수 있을지도·

“어울리지 않게 일말의 기대감이 들더군·”

새롭게 각성한 권능이 본체의 성장을 촉진할지도 모른다·

삼천세계에서 진화라는 권능을 손에 넣은 건 녀석이 유일하니·

“인간들의 용어로는 애증(愛憎)이라던가·”

“····”

태현이 멍하니 자신을 올려다보고 있는 제갈선을 내려다봤다·

이제 이 지루한 이야기도 끝맺을 시간이다·

“서론이 길었군·”

“····”

“제갈선·”

“말···하시오····”

제갈선이 선선히 고개를 끄덕였다·

비상한 두뇌로 유명한 제갈가의 가주·

그는 이제 김태현이 자신에게 물을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

“말했듯 이곳은 탑의 6층이다·”

“그대의 말에 따르면··· 그렇겠지요····”

“남궁천은 쓸 만했다· 하지만 죽었지·”

죽임당했다·

처참하게·

“이 몸이 널 왜 살려뒀을까?”

“····”

제갈선의 눈이 깊게 가라앉았다·

그는 눈앞의 대마두가 신세 한탄을 늘어놓는 동안 그에 대한 파악을 끝마쳤다·

“그대는 서역· 어쩌면 내가 모르는 이계의 사람이오·”

태현이 히죽 웃으며 더 말해보라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들과 다른 사술··· 마력이라는 것을 사용하고 그 경지는 최소 화경에 닿았소·”

어쩌면 전설로만 전해지는 현경 그 이상·

문자로만 존재하는 생사경을 눈앞에 둔 자일지도 모른다·

대공이니 하계왕이니 하는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는 제갈선이지만·

최소한 그가 언급한 이들이 자신보다 약할 것 같진 않았다·

“그대의 목적은 6층에 존재하는 그 ‘가능성’이라는 걸 쟁취하는 것이오·”

“궁상을 떤 보람이 있군·”

태현이 만족스럽다는 듯한 웃음을 흘렸다·

이제·

무림의 가능성을 취하기 위한 다음 걸음이 필요한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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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gressing with the King’s Power

Regressing with the King’s Power

Score 8
Status: Completed Type: Author: Released: 2020 Native Language: Korean
“I’ll eat all your skills!”, ‘f*ck this awakening bullshit’, ‘To hell with being a loser.’ Kim Taehyun, whose awakening level remainsThe life of an unawakened, where condescendence, disdain, and harassment are the norm. Damned loser… Damned life… Damned awakening…! And at the damned moment of death, I encountered “King,” a strange being. With blindingly bright light, my second life began. But this time, it’s different. Because this time, I’m an Awakened too! I will devour those who stand in my way, and I will never bow my head down to someone ever ag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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