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ug-Eating Genius Mage Chapter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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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9화

별의 그늘(5)

서걱!!

엘더 드루이드 아젤란의 머리가 싹둑 잘린 채 허공에 붕 떠오른다·

사슴거인의 두꺼운 머리통이 몸에서 강제로 사출되는 듯한 섬뜩한 광경·

하지만 그 몸에 실린 힘은 멈추는 일 없이 창을 내질러 마력을 토해내고·

“어이쿠·”

콰아아앙!!

청년이 서 있던 자리에 수십 미터에 달하는 묵직한 충격파를 터트렸다·

목이 잘린 뒤에도 힘을 잃지 않고 격렬하게 움직이는 드루이드의 강인한 신체·

하지만 청년은 그런 반격을 예상하고 있었다는 듯 느릿하게 몸을 사선으로 틀었다·

“생명력이 얼마나 강해야 머리가 잘린 뒤에도 이렇게 움직일 수 있는 건지 원·”

혀를 차며 창날을 피해낸 청년이 아젤란의 등 뒤에서 손을 내밀었다·

턱!

허공에서 떨어지는 사슴거인의 머리를 한 손으로 받자 손가락 사이로 피가 주르륵 흘러내렸다·

머리를 잃어버린 아젤란의 목 위로 피가 분수처럼 솟구치며 청년의 몸을 새빨간 선혈로 흠뻑 적셨다·

푸슈슛!!!

“흐음····”

전신에 고대문자 문신을 새긴 청년이 쏟아지는 피를 음미하듯 천천히 눈을 감았다·

마물들이 서로 죽고 죽이면서 공멸하는 서부전선 경계지대·

싸움이 끝난 자리에 홀연히 나타나 아젤란을 죽여 버린 청년의 존재·

“드루이드의 피는 몸에 좋은 영양소가 잔뜩 섞인 걸로도 유명하죠·”

예하술주가 눈을 감은 채 뺨을 타고 흘러내리는 피를 쓱 핥았다·

“채소나 과일만 먹고 사는 친구들이라 그런지 체액에 기름기가 별로 없거든요·”

“····”

“건강식을 원하는 고위 흡혈귀들 사이에서 비싸게 거래된다고 하는데 솔직히 말해 상술이 섞인 게 아닌가 싶긴 합니다·”

레녹은 그 말에 대답하는 대신 무표정한 얼굴로 눈앞에 서 있는 예하술주를 응시했다·

아젤란은 함선이 떨어지는 충격에도 버티고 살아남을 정도로 강인한 육체를 지닌 드루이드·

하지만 예하술주는 아젤란의 몸에 손을 갖다대는 것만으로 단 한 번에 그 목을 베어버렸다·

세계수의 잎사귀로 생명력을 나눠받던 드루이드를 한칼에 죽여 버릴 정도로 뛰어난 살상능력·

저번처럼 단순한 환영이나 허깨비 따위가 아니다·

맹주가 언급하고 아젤란이 경계했던 예하술주 본인이 아니고서야 불가능한 일이겠지·

‘술식발동에 전조가 거의 없다· 마력의 움직임이 사실상 즉발에 가깝군·’

이만한 위력의 절단술식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것은 그렇다 쳐도 술식 사용에 있어 전조가 없다는 사실은 놀랍다·

아젤란의 몸에 손을 댄 순간 레녹의 감각조차 아젤란의 목이 절단당한 결과를 인지했을 정도니·

예하술주가 마력을 조작하기 시작한 순간 절단술식으로 구축한 ‘참격’은 이미 목표물에 도달해 있다·

레녹 자신을 노린 일격이었다면 어떻게든 반응했겠지만 설마 나타나자마자 아젤란을 죽여 버릴 줄이야·

‘접합술주처럼 술식발동을 위해 접촉해야 하는 타입일 가능성은 낮아· 단순히 위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조건을 더한 케이스인가?’

절단술식을 사용하기 위해 대상에게 접촉해야 한다면 레녹에게 환영을 보냈을 때 참격을 날릴 수도 없었겠지·

아젤란의 몸에 접촉해서 목을 베어버린 것은 위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기아스라 생각하는 편이 맞다·

거리를 좁히거나 대상과 가까워질수록 위력을 끌어올리는 식의 기아스인가·

“서부전선 한쪽의 길목을 차지하고 움직이지 않는다고 들었는데·”

머릿속으로 예하술주의 술식 분석을 끝낸 레녹이 팔짱을 끼면서 말했다·

“이제 와서 드루이드를 죽인 걸로 생색이라도 낼 생각인가?”

“틀린 말은 아니군요· 원래라면 제가 직접 서부전선을 정리하고 장막을 수습할 생각이었습니다만····”

입술을 쓱 핥은 예하술주가 대답했다·

“대마법사가 직접 움직였다는데 제가 굳이 손을 거들 이유는 없을 듯해서·”

“····”

“이 드루이드와의 싸움을 조금 더 즐기시고 싶었다면 사과드리지요· 하지만 살려두어봤자 별다른 말을 듣기는 어려웠을 겁니다·”

아젤란의 머리를 한 손으로 들어올린 예하술주가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

“라라벨리의 구성원들은 외부의 자극에 극히 둔감한 편이죠· 어지간한 심문으로는 그들의 입을 열 수 없습니다·”

“····”

“식물도시의 입을 열기 위해서는 훨씬 더 강력한 자백제가 필요하지요· 물론 세계수의 잎사귀라면 드루이드들을 자극하기엔 충분했겠지만-”

뿌드득···!!

예하술주의 손가락이 사슴거인의 두개골을 파고들며 기괴한 소리를 냈다·

문신을 빼곡하게 새긴 그의 손가락 사이로 체액이 흘러나오며 끈덕지게 떨어졌다·

아직 생명력이 남아 있는지 부들부들 떨면서 천천히 눈을 까뒤집는 아젤란의 모습·

예하술주가 그런 아젤란을 바라보며 고개를 저었다·

“이런 엘더 드루이드로는 안 됩니다· 세계수의 축복을 직접 내려받는 아크 드루이드는 되어야 쓸만한 정보를 쥐고 있겠죠·”

“혓바닥이 길군·”

레녹이 무표정한 얼굴로 고개를 기울였다·

“그런 말을 하고 싶었다면 내가 헤드로 군벌과 드루이드를 정리하기 전에 설명했어야지·”

“····”

“내가 직접 서부전선을 청소한 시점에서 그 말이 설득력 있게 들릴 거라 생각하나?”

파아앙!!

손을 터는 것과 동시에 굵직한 뇌전을 터트린 레녹이 예하술주를 보며 말했다·

“적어도 내 눈에는 네가 드루이드의 입을 막기 위해 멋대로 그를 죽인 걸로 밖에 보이지 않는데·”

아젤란이 심문에 응할 생각이 없다는 것을 알았으니 그가 죽어버린 건 상관없지만·

예하술주가 레녹의 허락도 없이 아젤란을 죽여버린 것을 순순히 넘어갈 생각은 없었다·

이제껏 개입하지 않던 예하술주가 대뜸 나타나 드루이드를 죽인 것 자체에 의도가 없다면 오히려 이상한 일일 터·

“그렇게 보인다고 해도 할 말은 없습니다만··· 그건 조금 억울한 말이군요·”

예하술주가 곤란한 표정으로 뺨을 긁적였다·

“어차피 반 님께서도 이 자리에서 다른 드루이드를 살려두실 생각 따위는 없으셨을 텐데요·”

“무슨 뜻이지?”

“중앙전선에 도착하자마자 라라벨리의 드루이드를 학살하고 헤드로 군벌의 군단을 와해시키시지 않았습니까·”

레녹의 반문에 예하술주가 묘한 미소를 지었다·

“그야말로 견뢰의 명성을 중앙에 새기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시작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만·”

“····”

“당신과 대결했던 천번· 그가 첫 번째 관문에서 저희 연맹에게 한 일로 인해 그 명성이 거슬릴 정도로 뛰어오른 참이지요·”

입을 다문 레녹을 두고 예하술주가 만족스러운 기색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반 님께서 그와 반대되는 방향으로 중앙에 이름을 새기시겠다면 저희가 손을 거들어드릴 의향이 있습니다·”

“···그건·”

그제서야 예하술주의 말을 이해한 레녹이 황당한 표정으로 시선을 들어올렸다·

레녹이 서부전선에서 저지른 일 자체가 견뢰의 악명을 더욱 끌어올리는 일이 될 거라는 의미·

예하술주는 그런 레녹의 방식에 만족스러워하며 협조할 의향이 있다고 말하고 있었던 것이다·

“예하술주· 생각을 멋대로 넘겨짚는 것도 정도가 있는 법이지·”

빠지직···!!!

격렬한 뇌전을 터트리면서 앞으로 걸어나온 레녹이 싸늘한 표정으로 말했다·

“내 명성을 그쪽이 신경 쓰면서 관리하려 드는 것을 내가 원할 거라고 생각했나?”

라라벨리의 드루이드를 죽인 것으로 견뢰의 악명이 높아지고 천번과는 다른 식으로 중앙전선에 명성을 떨치게 되는 것 자체는 아무래도 상관없다·

견뢰의 신분으로 악명이 쌓이는 것 자체는 레녹 역시 이제 와서 막거나 따로 관리할 생각은 없었으니·

다만 그 부분을 연맹에서 신경쓰면서 개입하려 드는 것은 딱히 달갑지 않다·

오히려 그러한 예하술주의 말이 본심을 숨기기 위한 저의가 아닌것이 아닌지 의심이 드는 것도 사실·

“어쩔 수 없군요·”

기대한 반응이 아니었다는 것처럼 고개를 저으면서도 자연스럽게 몸을 틀어 돌아선다·

“제가 안내인으로서 반 님의 허락을 구하지 않은 것도 사실이었으니· 원하신다면 상대를 해드리지요·”

한 손으로는 뒷짐을 진 채 레녹을 향해 손등을 펼친 예하술주가 말했다·

“저 역시 맹주께서 힘을 빌리시려는 대마법사의 무위가 궁금하긴 한 참이라·”

“자신만만하군·”

레녹이 웃었다·

“어디 실력도 그만한 수준에 이르렀는지 확인해 볼까?”

고오오오···!!

마물들이 서로의 살점을 씹어먹는 소리만이 울려 퍼지는 전장·

레녹과 예하술주가 서로를 마주 본 채로 한 걸음씩 옆으로 걸음을 옮겼다·

가볍게 마력을 끌어올린 두 술사의 손이 동시에 허공을 내뻗은 찰나·

부아아아앙!!!!

피구름 속을 헤치고 강렬한 뇌광을 두른 전쟁마탑이 레녹의 머리 위로 나타났다·

서부전선의 전장을 휩쓸어 마물들을 학살한 뒤 장막 앞으로 복귀한 전쟁마탑의 형상·

벼락을 터트리며 하늘을 새파랗게 물들인 토르번 전쟁마탑이 레녹과 예하술주의 앞에 멈춰선 순간·

[반 님·]

쿠구구구!!!

천둥처럼 울려 퍼지는 라이엘의 목소리를 따라 전쟁마탑이 격렬하게 진동한다·

그때마다 거대한 강철의 요새 사방에서 터져나온 낙뢰가 광대한 빛의 기둥이 되어 엉망진창이 된 전장에 내리찍혔다·

[서부전선 경계지대에 주둔 중인 헤드로 군벌 3개 군단을 완전히 해산시켰습니다·]

라이엘의 차분한 목소리가 탑의 뇌광을 타고 쩌렁쩌렁하게 울려 퍼졌다·

[현재 살아남은 마물들은 대열을 유지하지 못하고 장막 안으로 도주· 남아 있는 동력을 감안하면 추격을 감행할 수는 있을 듯하나-]

철컥!!

탑의 갑판에 설치된 뇌격공성포가 일제히 포대를 돌리면서 지상을 굽어본다·

거인이 천천히 시선을 돌리는 듯 레녹과 대치 중인 예하술주를 향해 일제히 포구를 겨눈 직후·

라이엘이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직 이쪽의 전투는 끝나지 않은 듯하군요·]

“····”

[바로 합류하겠습니다·]

“이런· 이건 계획에 없었는데·”

마력 운용을 멈춘 예하술주가 쓴웃음을 지으며 두 손을 들어 올렸다·

“지금이라도 항복해도 괜찮을까요?”

***

쿠구구구!!!

벼락의 기둥이 내리꽂히며 전쟁마탑이 고정되고 갑판 위에서 마법사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비행고도 고정· 엔진 출력 안정화 실시·”

“선체 하부를 중심으로 마력밀도를 재측정합니다·”

“주변 도시 관제사들에게 정박 신호를 송신 중····”

“갑판 청소와 시설 정비를 시작하겠습니다·”

갑판 위에 널브러진 마물들의 시체를 치우고 연기를 내뿜는 추진장치를 정비한다·

층계와 누각 사이를 오가면서 필요한 서류를 준비하고 갑판 끝에 안테나를 설치한 마법사가 신호를 보내기 시작했다·

서부전선을 정리하는 것과 동시에 장막 근처에 정박하기 위해서 필요한 절차를 처리하고 있는 것인가·

레녹이 그렇게 생각하면서 전쟁마탑이 수십 미터 상공 위에 멈춰서는 모습을 올려다보던 그 순간·

파직!!

푸른 뇌전을 휘감은 마법사들이 수십 미터 상공에서 엄청난 속도로 지상을 향해 떨어져 내렸다·

아젤란의 목을 든 채로 서 있는 예하술주를 중심으로 수십 갈래 뇌전이 완만한 곡선을 그리면서 회전하고·

단 한 사람의 술주를 중심으로 길게 휘어지며 벼락의 원을 사방에 파문처럼 퍼트렸다·

콰아아앙!!!

번뜩이는 술식병장을 장착한 워메이지들이 사방에서 굳은 표정으로 예하술주를 주시한다·

멀리서부터 천천히 걸음을 옮기며 그를 둘러싸고 신중하게 대열을 갖추는 마법사들의 모습·

주문연맹의 고위 술주를 앞에 두고도 전투에서 물러서는 대신 노골적으로 강하게 압박하려 한다·

전쟁마탑의 마법사들이 고위계 초인들 간의 전투에 익숙하다는 증거·

“흐음····”

하지만 예하술주는 그러한 압박을 신경조차 쓰지 않고 하늘에 떠오른 전쟁마탑을 향해 시선을 들어 올렸다·

쉴 새 없이 번뜩이는 뇌전의 광채에 눈가를 가린 그가 눈을 가늘게 뜬 채로 묘한 미소를 지었다·

“육뢰진주(六雷震柱)의 가동률은 고작 25%· 작동 중인 주뢰와 뇌격공성포는 80문 정도· 외벽 수호령수와 내광 척뢰정령 모두 얼굴조차 내비치지 않는데·”

“····”

“폭풍과 벼락을 몰고 다녀야 할 전쟁마탑의 꼴이 말이 아니군요· 어디서 두들겨 맞고 다니기라도 하는 겁니까?”

전쟁마탑과 한차례 싸우고 탑승도 해본 레녹보다 토르번 마탑의 설비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듯한 예하술주의 반응·

지상에서 탑의 형상을 올려다보는 것만으로 그 상태를 추측해낼 정도로 토르번에 대해 깊게 알고 있는 것인가·

레녹이 그런 예하술주의 말에 대답하기 위해 입을 열려던 찰나 뒤에서 심드렁한 목소리가 들렸다·

“아무리 상태가 안 좋아도 주문연맹을 상대로 체면치레를 못 할 정도는 아니지·”

쿠웅!!

뇌둔의 망치를 짊어진 앳된 인상의 여성이 어느새 레녹의 뒤에 내려와 있었다·

자신의 키보다도 큰 망치를 어깨에 짊어진 채 터벅터벅 걸음을 옮기는 모습·

순간 예하술주의 웃는 표정이 묘하게 변했다·

“있었지·”

아유타라 불린 앳된 인상의 여성이 대꾸했다·

힐끗 레녹을 돌아본 그녀가 고개를 끄덕였다·

“라이엘이 기다리니까 가봐요·”

“····”

직접 대화를 나누는 건 처음이지만 레녹 역시 그녀를 기억하고 있었다·

49구역에서 전쟁마탑과 싸울 당시 카르니스와 함께 마지막까지 직접 나서지 않았던 세명의 마법사들 중 하나·

그중에서도 아켄드리아스 엘 토르번의 뇌둔(雷鈍)을 사용하던 여성이다·

따로 이야기를 들은 적은 없으나 카르니스와 같은 대우를 받을 정도라면 그녀 역시 상당한 실력자일 터·

“쿤다라에 갈 생각이라면서요?”

아유타가 예하술주를 향해 돌아서며 물었다·

“이 기분 나쁜 자식은 내가 잡아두고 있을 테니까 빨리 정리하고 와요·”

“예하술주와 아는 사이인가 보군·”

“예전에는 그랬었죠·”

그 말을 끝으로 아유타는 더 이상 대답하지 않았다·

다만 뇌둔의 망치를 쥔 채 천천히 예하술주를 향해 거리를 좁혔을 뿐·

레녹은 그런 아유타의 모습을 두고 곧바로 마력을 끌어올리면서 전쟁마탑으로 향했다·

쿠웅!!

철갑날개를 회수하며 갑판 위에 내려앉자 층계 아래쪽으로 길게 드러난 통로가 보였다·

마법사들의 묵례를 받으면서 푸른 빛으로 점철된 복도로 향하자 라이엘이 기다리고 있었다·

“견뢰·”

“전쟁마탑 소환술식· 시간에 맞추는 데 성공했군·”

레녹의 말에 라이엘이 고개를 끄덕였다·

“극위마법사가 이만큼 모여 있으니 뇌신전의 힘을 매개로 삼는다면 불가능한 일은 아닐 거라 생각했습니다·”

전쟁마탑을 소환하기 전 뇌제의 열쇠를 꺼내 든 것은 전격마법의 위력을 증폭시키기만은 아니었다·

뇌제의 힘이 형상화한 천뢰건은 뇌신전의 성역에서 가져온 힘이자 성역과 현실을 연결하는 매개체·

그렇기에 레녹은 천뢰건을 현실에 끌어내는 것을 촉매로 삼아 뇌신전의 힘을 엔진으로 삼는 전쟁마탑을 소환해 내는 데 성공했던 것·

“생각한 대로는 아니었지만 일이 잘 풀려서 다행이군요· 메이즈 님의 도움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겁니다·”

“올리비에라는 깨어 있나?”

올리비에라 론 메이즈가 마안의 각성을 위해 자리를 비켜달라 말한 지 벌써 하루가 지났다·

그 사이 헤드로 군벌의 습격을 받아 드루이드의 숲에 추락하고 서부전선 장막에서 대규모 회전을 벌이기까지 했으니·

체감상으로는 그녀에게는 훨씬 더 오랜 시간이 지났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터·

레녹의 질문에 라이엘이 고개를 끄덕였다·

“저희를 도와주기는 했지만 반 님을 제외하고는 누구도 만날 생각이 없다고 하더군요·”

“····”

“들어가 보시지요·”

침묵하는 레녹을 두고 라이엘이 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서부전선을 수습하고 드루이드의 일을 처리하는 건 그다음에 해도 될 테니까요·”

“그러지·”

라이엘이 안내하는 방향을 따라 올리비에라가 기다리고 있는 귀빈실로 향했다·

푸른 빛이 넘실거리는 어두운 복도를 쭉 걸어 귀빈실의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선 순간·

머리를 풀어 헤친 올리비에라가 창가에 홀로 고요하게 앉아있었다·

“···올리비에라·”

“드루이드와 주문연맹의 개입이라·”

마력을 진동시키는 육합전성이 아닌 목소리를 직접 내어 울리는 육성·

한 손으로 베일을 끌어내린 올리비에라가 천천히 시선을 돌렸다·

“외겁도시에 도착하지도 않았는데 하루가 멀다 하고 소란스럽기만 하구나·”

“····”

“하지만 네놈은 고작 한두가지 이변에 이런 식으로 경거망동할 술사는 아니었지·”

베일 너머로 번뜩이는 그녀의 눈동자가 이전과는 조금 다른 빛을 띄고 있었다·

은은한 무지갯빛을 발하던 칠채보의 마안이 보다 더 단단하고 무기질적인 광채를 내뿜는다·

그녀의 눈동자가 실제로 보석이 되어버린 것이 아닌가 의심이 될 정도로 유리된 빛깔·

레녹이 그에 대해 무어라 말하려던 찰나 팔짱을 낀 그녀가 천천히 고개를 젖혔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 입으로 직접 설명해 보거라·”

“맹주를 만났다·”

“····”

입을 다문 올리비에라의 안광이 순간적으로 강렬하게 번뜩였다·

레녹은 그녀의 반응을 보며 천천히 침상 맞은편의 의자에 걸터앉았다·

“그의 유리정원에서 한 가지 제안을 전해 들었지·”

레녹은 그 뒤로 유리정원에서 있던 대화를 간단하게 설명했다·

헤드로 군벌의 습격과 드루이드의 배신· 예하술주가 맹주의 명을 받고 뒤늦게 나타났다는 사실까지·

“예하술주는 주문연맹 내부에서도 굉장히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술주다·”

생각에 잠겨있던 올리비에라가 말했다·

“연맹 내부에서 균형을 맞추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그런 술주가 이번 일에 투입된 것은 우연이 아니겠지·”

“····”

“맹주가 네게 예하술주를 보낸 것은 단순한 호의가 아닐 가능성이 높다·”

힐끗 레녹을 바라본 올리비에라가 물었다·

“이 사실을 내게 말해주는 시점에서 네놈 역시 어느정도는 짐작하고 있겠지?”

“천체술식 때문이겠지·”

“그래·”

창문을 통해 지상을 내려다본 올리비에라의 표정이 차갑게 가라앉았다·

“지금 이 시기에 외겁도시를 갈 생각이라면 반드시 천체술식을 사용해 장막을 비틀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게지····”

“····”

“주문연맹은 처음부터 쿤다라로 가는 길을 도와준다는 명분으로 우리가 천체술식을 가진 것인지 확인할 생각이었던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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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ug-Eating Genius Mage

Drug-Eating Genius Mage

Drug-Eating Genius Mage, Medicine-eating wizard
Score 9
Status: Ongoing Type: Released: 2020 Native Language: Korean
“World”, a game that boasts extreme freedom. In “ver.3.0”, I decided to put everything to increase the magic talent! All stats are all about magic! Instead of enhancing the character’s magic talent, took a huge amount of demerit characteristics. But, it doesn’t matter. I will create the greatest Wizard character, even if the character looks like a corpse. But…. What is this? I became that character– a character with genius talent, but can’t pass a day alive without taking medic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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