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gressed Son Of A Duke Is An Assassin Chapter 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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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0화· 마왕 벨카리온 (2)

“로저스· 당신 요즘 갈수록 뻔뻔해진다는 거 알아요?”

“전들 어쩌겠습니까? 전 그저 마왕님께서 전해달라 하신 말씀을 전해드릴 뿐인데····”

로저스는 애써 시선을 돌리며 그녀를 외면했다·

“그 남자· 오늘이 무슨 날인지는 알고 있대요?”

“그렇지 않겠습니까? 그러니 선물 사러 간다는 말씀을 제게 하신 거겠지요·”

대답은 그렇게 했지만 로저스는 속으로 생각했다·

확률은 반의 반·

알 수도 있고 모를 수도 있다·

지금으로선 우매한 그의 기억력을 믿을 수밖에 없었다·

“됐어요· 일이 바쁘면 그럴 수도 있는 거지· 하루가 멀다 하고 마계 전역을 돌아다니는데 오늘 같은 날은 잊어버릴 수도 있죠·”

기대를 안 하면 실망할 일도 없는 법·

일찌감치 마음을 접으려는 듯 베스티는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나왔어 베스티!”

타이밍 절묘하게 화제의 당사자가 성으로 돌아왔다·

그는 천진난만한 어린아이처럼 웃으며 들어오다가도 굳어있는 베스티의 얼굴을 보고선 급히 물었다·

“얼굴이 왜 그래 베스티? 뭐 안 좋은 일 있었어?”

아직 뭘 잘못했는지 모르는 듯한 모습·

로저스는 눈치로 벨카리온에게 최대한 신호를 주며 그가 빨리 이 상황을 파악하길 바랐다·

“어디 갔다 오셨어요?”

“아 레메아 협곡 근처 습지의 마물들을 토벌하러 갔었지! 그다음엔····”

신나게 설명하다가도 표정이 바뀌는 건 한순간이었다·

벨카리온은 뒤늦게 자신이 로저스에게 뭐라고 전해달라 했는지 떠올랐다·

어째야 하나 빠르게 머리를 굴리던 벨카리온은 뭔가가 떠오른 듯 급히 주머니를 뒤졌다·

“너 너를 위한 선물 사러 갔었어! 이걸 보라고!”

베스티는 기대하지 않았다·

보나 마나 또 이상한 마수의 신체를 보여주고선 선물이라 할 것이었으니·

하지만 이번에 그가 꺼내든 물건은 베스티의 예상을 벗어났다·

“이거 당신이 구한 거예요 벨카리온?”

베스티는 물론 곁에 있는 로저스 또한 일제히 눈을 의심했다·

“마 마음에 들어?”

예상치 못한 반응에 벨카리온은 조심스럽게 물었다·

허나 이미 선물에 넋을 잃은 베스티는 그의 물음에 대답하지 못했다·

너무 화려하지도 수수하지도 않은 은은한 빛을 아름답게 뿜어내는 펜던트·

중앙의 마계에선 좀처럼 보기 힘든 백색의 이름 모를 보석이 박혀있었다·

마왕이 골랐다고 하기엔 믿을 수 없을 만큼 멋진 선물이었다·

“당신에게 이런 안목이 있었을 줄은 몰랐는데····”

“가 가만히 있어 봐! 내가 직접 걸어줄 테니까·”

벨카리온은 다소곳이 앉아있는 그녀의 목에 손수 펜던트를 걸어주었다·

제주인을 만난 펜던트는 그녀의 고운 살결과 어우러져 더 영롱한 빛을 발했다·

베스티는 너무나도 황홀한 나머지 좀처럼 펜던트에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오늘이 무슨 날인지 혹시 기억해요?”

“응? 그 그럼 당연하지!”

벨카리온은 대답하는 동시에 급히 로저스를 쳐다보았다·

로저스는 빠른 손짓을 통해 그에게 신호를 주었다·

“내가 이 마계에서 가장 소중히 생각하는 너의 생일이잖아! 머리도 안 좋은 내가 이날만은 항상 기억하고 있다고!”

“고마워요· 벨카리온· 당신 말대로 나도 어쩔 수 없는 여자는 여자인가 봐요· 마계 일로 바쁘다는 거 알면서도 이런 날만큼은 날 챙겨주길 바라고 있으니····”

베스티는 펜던트의 보석을 부드럽게 감싸 쥐었다·

그 모습을 본 벨카리온은 기쁘면서도 한편으로는 씁쓸한 감정이 웃돌았다·

그렇게 자칫 위기(?)가 될뻔한 상황을 무사히 넘긴 뒤

로저스와 함께 방을 나온 벨카리온은 바로 그에 따지듯 물었다·

“야 로저스! 너 오늘이 베스티의 생일이란 거 왜 말 안 했어?”

“마왕님께서 작년 베스티님의 생일 때 말씀하시지 않았습니까? 다음 생일은 내가 꼭 기억하고 있을 테니 무슨 일이 있어도 말하지 말라고 말입니다·”

그 말조차 뒤늦게 떠올린 벨카리온은 바로 입을 다물었다·

“그래도 선물을 사러 간다고 하시길래· 그래도 이번만큼은 기억하시는 줄 알았습니다만····”

벨카리온은 대답을 회피했다·

그로선 생일이어서가 아닌 요즘 그녀의 얼굴이 통 어두워 보이길래 나름의 기분 전환을 시켜주기 위해 준비한 선물이었다·

“그래도 용케 마왕님답지 않은 좋은 선물을 하셨더군요·”

“아 그거야 뭐···· 네가 봐도 좋아 보였냐?”

“누구한테 받으신 겁니까?”

로저스는 급 어조를 진지하게 바꾸며 물었다·

“누 누구한테 받긴? 내가 직접 심사숙고해서 고른····”

“마왕님의 물건 보는 안목은 제가 제일 잘 압니다· 그런 펜던트는 마왕님 같은 분이 직접 고르실만한 물건이 아니에요· 둘러대지 말고 솔직하게 말씀하십시오·”

“쳇!”

벨카리온은 인상을 찌푸리며 눈을 돌렸다·

“야 로저스· 내가 만약에 아주 만약에 말이야·”

뭐라 이야기할까 잠시 고민하던 그는 이내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내가 인간계로 넘어간다고 하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걸 떠나서 거긴 왜 넘어가시겠단 겁니까?”

“누구 말로는 거기 뭐 자기들을 못살게 군다는 아주 나쁜 인간이 있다고 하더라고· 어떤 놈인지 얼굴도 볼 겸 겸사겸사?”

“협곡에서 뭔 일이 있으셨군요·”

마왕의 의중을 눈치챈 로저스는 바로 레메아 협곡을 언급했다·

그에겐 숨겨봐야 의미 없다는 것을 깨달은 벨카리온은 바로 좀 전에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해 주었다·

“대충 들어도 수상한거투성이로군요·”

“맞아· 머리부터 발끝까지 수상함과 미심쩍음이 덕지덕지 묻어있었지· 특히····”

그 금발 인간으로부터 가장 떠오르는 것 하나를 꼽자면 다름 아닌 그의 허리춤에 꽂혀 있던 검이었다·

한눈에 봐도 고급진 백색의 장검이었는데 왠지 모를 이상한 기분이 감돌던 께름칙한 느낌의 검이었다·

“노파심에 몇 마디 드리자면 마왕님께선 마계의 주인이시지 인계의 주인이 아닙니다· 설사 그들 중 일부가 찾아와 도움을 요청했다고 해서 마왕님께서 친히 나서실 이유는 없지요·”

누가 그걸 몰라서 이럴까?

남의 싸움에 괜히 껴서 좋은 꼴 못 본다고 했다·

인계에서 뭔 일이 벌어지든 말든 마계와는 일절 관련 없는 일이다·

마왕으로선 그들이 부탁하든 말든 상관없이 마계만 신경 쓰면 그만이었다·

하지만

“다만 그 인계의 일이 마계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면 이야기는 달라지겠지요· 이미 그들은 마왕님과의 접선을 위해 마수들을 몰아내면서까지 협곡의 길을 내놓았습니다· 아마 그들은 마왕님을 자신들 일에 관여시키기 위해 몇 번이고 더 접근하겠지요· 그렇게 되면····”

“그렇게 되면?”

“제가 감히 말씀드리건대 절대 좋은 일이 벌어지진 않을 겁니다·”

로저스는 푸근했던 인상을 날카롭게 세우며 넌지시 경고했다·

“그러니까 네 말은 놈들이 계속 치근덕대기 전에 일찌감치 싹을 잘라라· 그 말을 하고 싶은 거야?”

“꼭 싹을 자르시란 건 아닙니다· 다만 마왕님의 의사를 확고하게 보여줄 필요는 있겠죠· 인계의 일에 마왕님은 굳이 관여하고 싶지 않다는 뜻을 말입니다·”

즉 선을 분명하게 그으라는 이야기였다·

로저스의 제안은 확실히 고민할 여지 없는 가장 올바른 대처였다·

“근데 그 인간 놈이 말한 부정의 존재라는 놈이 말이야····”

허나 벨카리온으로선 좀처럼 쉽게 마음이 서지 않았다·

이유라고 한다면 역시

“아니다 됐다· 네 말대로 할 게· 로저스·”

뭔가를 이야기하려던 벨카리온은 급히 마음을 접고 말을 삼켰다·

이에 로저스 역시 더 묻지 않으려 했지만

“잠시만요· 마왕님! 그럼 지금 베스티님께서 차고 계신 펜던트는 그 인간으로부터 받아오신 겁니까?”

“어? 응 맞아! 자기들의 작은 성의라면서 뭔 놈의 부담스러운 보석들을 한 보따리로 내밀더라고· 들고 가기도 귀찮아서 대충 보이는 펜던트 하나만 들고 왔지·”

“제정신이십니까!!!”

로저스는 급기야 고성을 지르며 벨카리온을 나무랐다·

“그런 수상한 인간이 준 선물을 덜컥 받아오시다니요! 아니 애초에 선물을 받아왔다는 것 자체가 그들에게 다시 만날 여지를 주신 것이지 않습니까?”

“아 고작 펜던트 하나 받아온 것 가지고 왜 이리 난리야? 나라고 뭐 덜컥 받아왔겠냐? 아우 귀청 떨어지는 줄 알았네·”

“더 이야기할 것도 없습니다· 마왕님께서 가져오신 물건이니 마왕님께서 해결하십시오·”

“뭐 어떻게?”

“다시 돌려주러 가시던지 아님 마왕님께서 직접 없애 버리십시오·”

잘못 들었다고 생각한 벨카리온은 고개를 갸웃했다·

“이 이미 베스티에게 줬는데?”

“돌려받으면 되지 않습니까? 베스티님이라면 이해해 주실 겁니다·”

벨카리온은 차마 그러겠다고 말하지 못해 날 선 로저스의 눈만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 * *

15년 아니 10년 전만 해도 마족들은 이렇게 평화로운 마계의 모습을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대륙의 반은 생물이 살기 힘든 불모지

그나마 살만한 영역의 절반은 마수들의 서식지인 데다

약육강식 적자생존의 원칙이 계속 이어져 온 만큼 힘없는 마족은 계속해서 도태되는 땅이 바로 마계였다·

거기에 마계의 최강자라고 할 수 있는 마왕이란 남자는 그야말로 망나니 중에 망나니가 아닐 수 없었다·

넘치는 힘을 주체못해 허구한 날 싸움을 행하는 건 기본

그날그날 기분에 따라 어쩔 땐 마을 하나 크기의 땅을 날려버리는 것도 일상이었다·

남녀노소 할 것없 이 벨카리온이라는 이름만 들으면 자다가도 몸을 덜덜 떨 만큼 마족들에게 있어 마왕은 절대 거스를 수 없는 공포의 존재였다·

그런 그를 지금의 푼수데기 같은 남자로 바꾼 마족이 바로 베스티였다·

무력은커녕 몸에 작은 마나 조차 지니지 못한 평범한 여성에 불과했지만

그녀가 없었다면 지금의 마계와 마왕은 존재하지 않았을 거라며 마족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아 말했다·

“베스티 나 들어간다?”

똑똑 문을 두드린 데 이어 벨카리온은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어서 와요· 벨카리온·”

베스티는 환한 미소로 맞이해주었다·

“로저스랑 무슨 일 있었어요? 아까 로저스의 고성이 여기까지 들리던데?”

“응? 아 별거 없었어!”

물음을 급히 무마시킨 벨카리온은 즉시 화제를 돌렸다·

“펜던트 계속 차고 있네?”

“당연하죠· 당신한테 언제 또 이런 걸 받아보겠어요? 이런 멋진 선물을····”

“에이· 다시 보니까 그리 예쁘지도 않은데 뭐· 다른 게 더 어울리겠어·”

“그렇지 않아요· 전 정말 마음에 든다니까요! 이 펜던트보다 아름다운 건 없을 정도로요!”

베스티는 자신의 감흥을 딱 잘라 말하며 일축했다·

부릅뜬 눈동자만 봐도 목에서 절대 빼내지 않을 기세였다·

“계속 간직하려고?”

“물론이죠· 절대로 잃어버리거나 하지 않을 거예요· 당신 이상으로 소중히 간직할 거예요!”

베스티의 눈빛은 확고했다·

그 확고한 눈빛을 빤히 바라보던 벨카리온은 마지못해 고개를 저었다·

“까짓것· 나중에 로저스한테 욕 좀 먹지 뭐·”

“네?”

“아니야· 나 잠시 어디 좀 다녀올게·”

급히 방을 나가려던 벨카리온은 다시 몸을 돌려 베스티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그러곤

“···!”

그녀의 고운 이마에 살짝 입을 맞추었다·

“갑자기 뭘!”

“생일 축하해 베스티!”

벨카리온은 얼굴이 급격히 붉어지는 그녀에게 싱긋 미소를 짓고선 재빨리 방을 나갔다·

그렇게 마왕 성을 나와 다시 날개를 펴고 하늘로 날아오르니

그 방향은 레메아 협곡을 향했다·

몇 시간 전 바로 그 장소·

그가 돌아오기만을 잠자코 기다리기라도 한 것인지 금발의 남성은 아직 그 자리에 자리하고 있었다·

“생각보다 빨리 돌아오셨군요·”

“잡설 치우고 본론만 얘기하지· 너와의 대면은 이걸로 끝내자고·”

벨카리온은 시간 끌지 않고 바로 본론으로 넘어갔다·

“난 니들 일에 관여하고 싶은 생각 일절 없어· 그러니 날 통해서 뭘 해보겠단 생각은 지금 이 순간부터 접어· 너희 일은 너희가 알아서 해·”

완곡한 거절 의사의 표현·

허나 예상과 다르게 에쉘은 눈 하나 깜빡이지 않았다·

마치 전혀 개의치 않는다는 듯·

“단 너희의 일이 우리 마계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면 그땐 얘기가 달라질 거야· 그땐 네놈이고 네가 말하는 부정의 존재고 상관없이 내가 다 눌러버릴 테니까·”

거절에 이은 살기 어린 경고까지·

분명 받아들이는 이로선 탐탁지 않을 상황이었지만

“하하····”

에쉘은 어째서인지 웃고 있었다·

“그래도 작은 가능성은 있지 않을까 싶어 기대해봤는데 역시였군요· 뭐 어쩌겠습니까? 부탁으로 안 된다면 다음엔 경고를 해야겠지요····”

이에 벨카리온의 눈에서 순간 혈기가 차올랐다·

“뭐?”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 마왕 벨카리온· 저희의 요구를 들어주십시오· 그렇지 않으면····”

마왕의 되물음에도 에쉘은 아랑곳하지 않았고 덤덤히 제 할 말을 이었다·

“지금 유지하고 계신 마계의 평화가··· 깨지고 말 것입니다·”

요구라는 이름의 경고 그리고 이어진 침묵의 시간·

부릅뜬 눈으로 에쉘을 쭉 지켜보던 벨카리온은 마침내 입을 열고 물었다·

“너 죽고 싶냐?”

(다음 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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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Regressed Son of a Duke is an Assassin

The Regressed Son of a Duke is an Assassin

회귀한 공작가의 막내도련님은 암살자
Score 9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Cyan Vert, the best assassin of the continent, meets a pitiful death after having been betrayed by his own brother, whom he had trusted all his life. If I were given another chance at life, I would live it differently. I would only trust myself, and achieve all the things I want on my own without serving anyone else but myself. That is how I was given a second chance at life. The Cyan Vert, a shadow who lived for others, is no more. I will now pave a path on my own, for myse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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