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incarnated Assassin is a Genius Swordsman Chapter 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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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3화

“이번 임무에 함께 가는 사람이····”

라온이 카룬의 냉철한 눈동자를 보며 마른침을 삼켰다·

“중무전주님이셨습니까?”

글렌이 강한 무력대를 보내줄 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그게 카룬이라고는 아예 예상하지 못 했다·

‘공검대나 전검대일 줄 알았는데·’

공검대주 세레나나, 전검대주 라테인에게 해줄 인사를 생각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카룬이 튀어나와서 심장이 내려앉을 뻔했다·

‘저, 정말 아버지가 가시는 겁니까?”

버렌도 모르고 있었던 듯 눈을 부릅뜬 채 카룬에게 다가갔다·

“그래·”

카룬이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가주님께서 직접 임무를 지정해 주셨다·”

그는 글렌이 찾아와서 맡긴 임무라고 말하며 검병에 손을 얹었다·

“아버지와 함께 임무를 나가다니! 영광입니다!”

버렌은 아버지인 카룬과 함께 임무를 나가는 것에 흥분한 듯 주먹을 움켜쥐었다·

“버렌 지그하르트·”

카룬이 얼굴을 붉힌 버렌을 보며 눈매를 찌푸렸다·

“이곳에서 나는 네 아버지가 아니라, 중무전주다· 정신을 똑바로 차리도록·”

“죄, 죄송합니다····”

버렌은 본인의 실수를 깨닫고 바로 고개를 숙였다·

“알면 되었다·”

카룬은 조언을 받아들였으면 됐다는 듯 냉정하게 시선을 돌렸다·

-하아아····

라스가 카룬과 버렌을 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이놈의 집안은 할배고, 애비고, 왜 다 똑같은 것이냐?

녀석은 죄다 속마음을 감춘다며 쯧쯧 혀를 찼다·

“가주님이 직접····”

라온이 가주전을 돌아보며 짧게 입맛을 다셨다·

‘생각보다 더 걱정을 해주시는군·’

체임버와 발카르의 고위 마법사들을 불러놓고, 카룬까지 소환하다니, 글렌은 이미 임무에서 그 누구의 희생도 만들지 않으려는 것 같았다·

“아주 재밌는 소식을 가지고 왔더구나, 광풍전주·”

카룬의 날카로운 눈매가 더욱 가늘게 좁아졌다· 본인에게 흑탑의 이야기를 하지 않은 걸 추궁하려는 것 같았다·

“그건····”

“잘했다·”

다만 그는 예상과 다르게 잘했다고 말하며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가문을 소중히 여기는 것과 기밀을 유지하는 건 완전히 다른 일이다· 지그하르트에 세작이 없다고 확신할 수 없으니, 중요한 말은 모두가 있는 곳에서 꺼내지 않는 게 좋다·”

카룬은 앞으로도 기밀은 숨기라고 말하며 검지손가락으로 본인의 입술을 가렸다·

“···감사합니다·”

라온은 둥그런 눈으로 카룬의 칭찬을 받아들였다· 그가 저런 말을 할 줄은 몰랐기에 머리가 살짝 어지러웠다·

“그럼 준비는 다 끝나신 겁니까?”

“시간이 촉박했지만, 교육은 모두 끝났다· 대략적인 계획도 세웠지·”

카룬은 걱정하지 말라는 듯 담담하게 턱을 주억였다·

“계획····”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이번 임무의 중심은 광풍전이라는 것을 알고 있으니까·”

그는 특별한 일이 아니라면 먼저 나서지 않을 거라며 손을 내렸다·

‘의외인데?’

라온이 카룬을 보며 눈썹을 살짝 내렸다·

‘분명히 직접 나설 줄 알았는데····’

카룬이라면 본인이 앞에 나서서 이번 임무를 이끌어 나갈 거라고 생각했는데, 자신에게 맡기고 한발 물러나 있겠다고 하는 게 놀라웠다·

“광풍전은 아직 편제를 완성하지 못했던데, 어떻게 움직일 생각이지?”

카룬은 그 부분은 궁금한 듯 턱을 왼쪽으로 틀었다·

“말씀하신 대로 인원 편성이 끝나지 않았기에 기존처럼 광풍대와 철전대로 나눠서 움직일 생각입니다·”

자신이 광풍대를 조율하고, 트레빈이 철전대를 움직이는 게 현재로서는 가장 좋은 방법 같았다·

“확실히 그게 좋겠지·”

카룬은 반발할 게 없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짧은 시간에 나름 준비를 잘한 것 같구나· 하지만····”

그가 라온과 광풍전 검사들을 훑어 내리며 눈매를 구겼다·

“시간에 늦은 건 좋지 않다·”

“시간이요···?”

라온이 하늘을 보며 고개를 저었다·

“딱히 늦지는 않았을 텐데요·”

카룬과 대화를 하는 동안 시간이 흘러서 그렇지, 처음 정문에 도착했을 때는 약속 시간 5분 전이었다·

“10분·”

카룬이 라온의 눈앞으로 활짝 펼친 손을 들어 올렸다·

“약속 시간에는 10분 전에 도착하는 게 기본이다·”

그는 그게 예의라고 말하며 콧잔등을 좁혔다·

“일찍 오는 건 분명 좋은 습관이지만, 저는 지금처럼 5분 전에만 와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아니, 사실 지각만 하지 않으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바로 싸움을 시작하는 임무가 아니라, 만나는 시간이었기에 지각만 하지 않아도 충분했다·

“아니· 10분 전에 와서 준비를 해야 하는 게 맞다·”

“미리 준비를 해서 출발한다면 10분 전에 와서 기다릴 필요가 없죠·”

“····”

“····”

라온과 카룬은 입을 꾹 다문 채 서로의 붉은 눈동자를 노려보았다·

“그렇게 여유를 부리다 보면 불의의 사태가 터졌을 때 원하지 않던 지각을 하는 법이지·”

“말씀드렸듯이 저희는 5연무장에서 먼저 준비를 끝내고 이곳에 왔습니다· 불의의 일을 미리 대비한 것이죠·”

“그렇다고 해도 먼저 오는 것이····”

“바로 시작하는 임무라면 몰라도····”

두 사람은 출발 시간이 한참 지났음에서 서로의 정신론을 꺼내며 요상한 싸움을 시작했다·

‘저것들····’

외총관 일리운은 정문을 열다가 멈춘 채 눈썹을 깊게 내렸다·

‘왜 여기서 지랄이지?’

그는 라온과 카룬의 눈싸움을 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아예 안 맞는 놈들을 왜 같은 임무에 붙여 놓은 거야!’

* * *

타닥타닥·

라온은 잔잔하게 타오르는 모닥불 앞에서 오늘 저녁인 고기 스튜를 떠먹었다· 짭짤한 닭고기와 부드러운 국물이 달달한 조화를 일으키며 입안에 작은 포만감을 만들어 주었다·

-크으····

라스가 머리를 부여잡은 채 깊은 탄성을 흘렸다·

-가끔은 이런 노숙 요리도 좋다니까! 자연의 맛이 느껴지느니라!

녀석은 이게 행복이라며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그럼 계속 이것만 먹을까?’

라온이 스튜를 한 입 더 떠먹으며 어깨를 으쓱였다·

-가끔! 가끔이라고 했잖느냐! 심술이 가득한 놈아!

라스는 집밥이 질릴 때 한 번씩 먹고 싶다는 거지, 매일이 아니라며 이를 갈았다·

‘그래?’

라온이 피식 웃으며 스튜와 함께 나온 빵을 들어 올렸다·

-자, 잠깐! 그 빵은····

‘음·’

멈추라고 손짓하는 라스를 무시하고 빵을 먹었다· 갓 만든 빵인지 입안에서 결이 보드랍게 풀려나왔다·

-오오····

라스는 그제서야 동그란 손을 내리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왜?’

-나, 나딘빵인줄 알았느니라·

녀석은 10년 감수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왜? 아쉬워?’

-아쉽겠느냐! 무서워서 그랬지!

‘그럼 걱정할 필요 없어· 이번 임무에서는 먹을 일이 없으니까·’

몬티로 근처까지 차원문을 타고 넘어온 대인원이 동시에 사라진다면 흑탑이 의심할 게 뻔하기에 대륙 중앙에서부터 걸어서 이동하는 중이었다· 거리가 상당히 떨어져 있기에 아직은 흔적을 지울 필요가 없었다·

‘밥을 먹으면서 사기 탐지의 등급이나 올려볼까?’

라온이 새롭게 얻은 특성 <사기 탐지>를 운용했다· 가슴 안쪽에서 피어나는 사이로운 기운이 자신의 오러와 조화를 이루며 외부로 뻗어나갔다·

‘뭐야? 이 주변에도 사기가 있네?’

몬스터나, 마인이 존재하는 것도 아닌데 아주 미세한 사기가 주변에 퍼져 있는 게 느껴졌다·

-당연하잖느냐·

라스가 한심하다는 듯 콧방귀를 뀌었다·

-사기, 혈기, 마기도 세상을 이루는 하나의 기운이니라· 마나처럼 온 대륙에 퍼져 있지는 않지만, 인간이 존재하는 한 어디든 아주 미세한 양만큼은 흩어져 있느니라·

녀석은 인간이 있는데 저 부정적인 기운들이 없는 게 더 이상하다며 고개를 저었다·

‘그랬군· 몰랐어·’

이슬보다도 작은 사기의 알갱이들을 느끼며 느릿하게 손을 내렸다·

타악·

라온이 눈을 감은 채 사기를 느끼고 있을 때 카룬은 가장 먼저 식사를 끝낸 후 사용한 접시를 직접 닦아서 당번에게 건네주었다·

‘허?’

라온이 후식으로 차를 마시는 카룬을 보며 헛바람을 흘렸다·

‘직접 접시를 닦는다고?’

-본왕도 놀랐느니라· 눈깔이 아빠는 대충 던져놓을 줄 알았는데····

라스도 자신과 같은 생각을 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전주님이 직접 접시도 닦으시는 겁니까?”

라온이 맞은편에 앉은 카룬을 보며 눈을 끔벅였다·

“본인이 할 수 있는 일을 스스로 하는 것· 지그하르트 검사가 가져야 할 당연한 자세다·”

카룬은 오히려 질문이 이상하다는 듯 턱을 틀었다·

“광풍전주는 본인의 일을 다른 이들에게 떠넘기고 있었나?”

그는 실망스럽다는 듯 눈매를 살짝 찌푸렸다·

“저는····”

“아닙니다!”

라온이 말을 하기 전에 옆에 앉아 있던 버렌이 끼어들었다·

“라온은 식사 뒤처리만이 아니라, 천막을 설치나, 불침번도 계속 참여했습니다·”

버렌은 라온이 무력대의 수장으로서 많은 본보기를 보여주었다며 고개를 저었다·

“맞아요· 너무 나대서 우리가 할 일이 없는 게 탈일 정도였으니까·”

마르타도 지겨울 정도로 끼어들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응· 뽈뽈 거리면서 돌아다녀····”

루난은 그 뒷모습을 보는 게 재밌었다며 손을 들어 올렸다·

“그런가· 오해해서 미안하군·”

카룬은 본인이 실수를 했다며 가늘게 고개를 숙였다· 원래부터 원래 이런 사람인 건지, 변해서 이렇게 된 건지는 모르겠지만, 어느 쪽이든 바로 사과를 한다는 게 놀라웠다·

“그럼 이제 임무 이야기를 해볼까·”

카룬이 모닥불 위로 라온을 바라보며 턱을 까딱였다·

“가주님께 대략적인 이야기는 들었지만, 직접 겪은 네게 자세한 사정을 듣고 싶군·”

그는 사검마와의 대화부터 지금까지 일어난 일을 설명해달라며 자세를 바로 했다·

“저희도 궁금합니다·”

“맞아! 그냥 흑탑 수색 임무라고만 들었다고!”

“듣고 싶어····”

버렌, 마르타, 루난을 비롯한 광풍전의 검사들도 궁금하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그럼····”

라온은 소리가 빠져나가지 않도록 기막을 친 후 사검마에게 흑탑의 이야기를 들은 것부터 체임버가 찾아오는 것까지 모든 사정을 말해주었다·

“그렇게 되었군· 가주께서 그리 칭찬을 한 이유가 있구나·”

카룬은 흑탑의 정보를 우연히 얻어낸 게 아니라고 말하며 자신을 격려해 주었다·

“그럼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할 것이냐·”

“몬티로에 소수의 인원을 차례로 잠입시켜서 각 구역을 수색시킬 생각입니다·”

“소수의 인원?”

“예· 지금은 남부에 많은 관광객이 몰리는 시기입니다· 가족, 연인, 친구의 모습으로 인원을 나눠서 진입한 후 건물, 물건 그리고 사람을 차례로 탐색하여 몬티로와 흑탑이 이어지는 실마리를 찾을 생각입니다·”

라온은 앞으로 손을 모은 채 밀 생각했던 계획을 읊었다·

“전형적인 계획이로군· 나쁘지도 딱히 좋지도 않은· 다만 정보가 많지 않은 지금으로서는 그게 최선이겠어·”

카룬도 지금은 그것밖에 없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헌데 문제가 있다·”

“어떤 건지 알 것 같군요·”

라온이 이해를 한다는 듯 눈동자를 가라앉혔다·

“흑탑의 감지겠죠·”

“그래· 정말 몬티로에 흑탑이 숨겨져 있다면 그 주변에는 사람의 기운과 기질을 파악하는 결계나 마물이 숨어 있을 것이다·”

카룬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우리는 그 결계와 마물을 피할 수 있겠지만, 다른 이들은 걸릴 가능성이 높다· 갑자기 마스터급 무인 여럿이 관광객이나, 용병, 모험가로 위장해서 들어온다면 분명 위험해질 것이다·”

그가 광풍대를 살피며 눈매를 좁혔다·

“만약 너와 나 그리고 철전대주처럼 강자만을 탐지할 수 있는 아티팩트가 있을 수도 있지· 그 부분을 해결하지 않으면 탐색 자체가 불가능할 것이다·”

카룬은 냉정한 어조로 계획의 빈틈을 파고들었다·

“저도 그걸 알고 있기에 미리 준비한 게 있습니다·”

“준비한 거?”

“예· 지금은 없지만, 합류 지점에서····”

“아, 그렇게 되는 건가?”

카룬은 라온이 말을 하지 않았음에도 알아들었다는 듯 덤덤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허····”

버렌은 오랫동안 합을 맞춘 듯 부드럽게 대화를 이어가는 라온과 카룬을 보며 헛바람을 흘렸다·

‘뭐야? 아버지와 라온이 왜 이렇게 잘 맞지?’

누가 저 둘을 붙여 놓은 거야?

* * *

햇볕을 녹인듯한 금색의 해변·

“흠·”

체격이 좋은 흑발의 중년인이 모래밭에 털썩 주저앉았다·

‘허허, 이거 쉽지가 않군·’

졸부로 변장한 로엔이 어깨를 주무르며 허허로운 웃음을 흘렸다·

‘의심스러운 장소를 모두 가봤지만, 나오는 게 없어·’

다섯 번의 변장을 하며 한 달 동안 몬티로에 머물렀지만, 흑탑의 마인은커녕 악행을 벌이는 사람조차 찾아보기 힘들었다· 기껏해야 밤에 술을 먹고 행패를 부리는 이들뿐이었다·

‘사기나, 마기의 흔적도 없고·’

아무리 잘 숨겨두었다고 해도 마기와 사기처럼 부정적인 기운을 자신이 놓칠 리가 없었다· 하지만 몬티로에 머무는 동안 그 더러운 기운의 흔적조차 보지 못 했다·

‘정말 이곳에 흑탑이 있는 건가?’

라온을 믿지 않는 것이 아니다· 그를 글렌 다음으로 신뢰하고 있지만, 직접 와서 보니 이곳은 흑탑이 있을 만한 장소가 아니었다·

‘오히려 마음이 편해지는 곳이지·’

남부 구석에 위치해 있기 때문인지 도시의 사람들은 친절했고, 관광객들도 조용하면서 부드러웠다· 말 그대로 조용하지만, 또 화려하게 휴가를 즐기기에는 대륙에서 가장 좋은 곳 같았다·

‘하아····’

저녁에는 지하 도박장에나 가봐야겠군·

아직 지하 도박장에 가보지 못했기에 부자로 변장하고 있는 지금 그곳에 들리기로 마음먹었다·

“음?”

로엔이 짧게 입맛을 다시며 모래밭에서 일어나려고 할 때 바다에서 거대한 파도가 솟아올랐다·

콰아아아아아!

태양을 가릴 듯이 치솟은 파도의 뒤편에서 붉은 빨판이 달려 있는 거대한 다리가 튀어나왔다· 크라켄· 해양 몬스터 중에서도 최상위에 위치한 괴수였다· 다만 다리는 여덟 개가 아니라, 일곱 개밖에 없었다·

“으아아아악!”

“크, 크라켄이다!”

“빠, 빨리 나가!”

수영을 하거나, 서핑을 즐기던 관광객들은 갑작스럽게 등장한 크라켄에 당황하여 해변으로 헤엄을 쳤지만, 물살이 오히려 바다 쪽으로 빨려가서 도망칠 수가 없었다·

“으음····”

로엔이 사람들을 먹어 치우려는 크라켄을 보며 눈매를 찌푸렸다· 도와주고 싶지만, 신분이 신분이다 보니 움직일 수가 없었다·

“아, 저놈 또 왔네·”

그가 안타까움에 혀를 찰 때 좌측에서 살짝 갈라진 목소리가 들려왔다·

“오늘은 다리 두 개를 잘라갈까?”

노인과 달리 생기가 흐르는 백발의 청년이 대검을 어깨에 걸친 채 턱을 까딱였다· 그는 씩 웃더니 하얀 바람을 일으키며 달려나가 사람들을 노리려던 크라켄의 다리를 통째로 베어버렸다·

끼에에에에에!

크라켄은 다리가 잘려 나가자마자, 괴성을 지르며 뒤로 물러섰다·

“어딜 가려고! 오늘은 두 개 내놔!”

백발의 청년은 바다를 땅처럼 내디디며 도망치려던 크라켄의 다리 하나를 더 잘라냈다·

키아아아아아!

크라켄은 서글픈 비명을 지르며 깊은 바닷속으로 빠르게 도망쳤다·

“한동안 문어 요리 걱정은 할 필요 없겠네·”

백발의 청년은 검술 실력만이 아니라, 괴력을 지닌 듯 거대한 크라켄의 다리를 어깨에 걸친 채 해변으로 끌고 왔다·

우와아아아아아!

칼롭! 칼롭! 칼롭!

관광객과 몬티로의 주민들은 백발 청년의 이름을 외치며 환호성을 터트렸다·

“오늘 밤에 문어 파티를 열 테니까· 전부 참여하쇼·”

칼롭이라 불린 백발 청년은 미식가들이 극찬하는 크라켄의 다리 요리를 먹게 해줄 거라며 시원한 웃음을 그렸다·

“····”

로엔은 칼롭의 대검과 단련된 육체를 보며 눈매를 가늘게 좁혔다·

‘강하군·’

힘을 다 드러내지 않았음에도 칼롭이 피워내는 기파가 피부를 짓누르는 듯 묵직했다· 본 실력을 발휘한다면 광풍대의 조장들에게도 밀리지 않을 것 같았다·

‘저런 청년이 넷이라고 했었지·’

몬티로는 남부 구석에 위치해 있기에 경관이 좋지만, 그만큼 몬스터들의 침공이 잦았다· 그 몬스터를 막는 네 개의 무력대가 존재하는데, 카롭은 그 무력대의 수장 중 하나였다·

젊은 나이에 저런 무력을 지니고 있는데, 대륙에 나가지 않고 이곳에 머무는 게 이상해서 뒷조사를 해보았는데, 딱히 나오는 게 없었다· 그가 지닌 오러 역시 사기나 마기처럼 사이로운 게 아니라, 순수한 마나를 응집시킨 기운이었다·

‘허허, 갈수록 난해해지는군·’

로엔이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저을 때 그의 뒤편으로 작은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

“아저씨!”

열두어 살로 보이는 꼬마 아이가 자신을 부르며 헤헤 웃었다· 이런 관광지에 항상 있는 꼬마 안내인이었다·

“식사하러 가실 시간이에요!”

“벌써 그렇게 되었나?”

로엔이 정오를 알리듯 쨍쨍하게 떠오른 태양을 살짝 올려다본 후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페린· 오늘은 어디에 데려다준다고 했지?”

“칠리크랩을 끝내주게 하는 곳이 있어요!”

페린이라는 이름을 가진 꼬마 안내인은 소스가 정말 맛있다며 입맛을 다셨다· 이미 세 번이나 가본 곳이지만, 모른척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럼 거기로 가자꾸나·”

로엔이 옅게 웃으며 페린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어이, 아재도 이따 저녁에 이곳으로 오쇼· 그 칠리크랩보다 훨씬 맛난 것을 대접해 줄 테니까·”

칼롭은 꼬마와의 이야기를 들은 듯 저녁에 이 해변으로 오라며 손짓을 했다·

“크라켄 요리라···· 좀 비싸더라도 꼭 참여해야겠군·”

로엔은 알겠다고 말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흥· 돈은 필요 없어·”

칼롭은 몸만 오라며 손을 휘휘 젓고서 해변을 떠났다·

“칼롭 형은 요리도 잘하는데, 돈은 절대 안 받거든요! 돈을 싫어하는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페린은 칼롭을 동경하는 듯 그의 등을 보며 헤헤 웃었다·

“돈을 싫어한다라····”

로엔은 왠지 이해가 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아, 가시죠! 예약 시간에 늦겠어요!”

페린은 바로 안 가면 다른 사람이 자리를 차지할 거라며 앞으로 달려갔다·

“천천히 가거라·”

로엔이 손을 저으며 페린의 뒤를 따라갔다· 그는 앞에서 걷고 있는 칼롭과 페린의 눈동자에 어려 있는 검은 일렁임을 보지 못한 채 은은한 웃음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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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Reincarnated Assassin is a Genius Swordsman

The Reincarnated Assassin is a Genius Swordsman

RAGS
Score 8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1 Native Language: Korean
Raon’s entire life had been lived as a dog on a leash. Through a twist of fate, he obtained a new life. Wrath remained in the wreckage of his destroyed leash. Finally capable of standing on his own feet, he decided to live life by his own will. He would slay anyone standing in his way… Even if they were a g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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