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incarnated Assassin is a Genius Swordsman Chapter 8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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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4화

“뇌기의 검····”

라온이 글렌의 강렬한 눈동자를 마주하며 작은 신음을 흘렸다·

“가주님이 만드셨으니 강하고 완성도 높은 검술이겠지만, 저한테 맞을지 모르겠습니다·”

현재 자신은 불꽃, 서리, 바람 그리고 도검존에게 얻은 대지 속성의 오러도 지니고 있다·

글렌이 가르쳐준다는 뇌기의 검은 분명 파괴적이겠지만, 이미 네 가지 속성의 오러를 익힌 자신에게 도움이 될 거라는 확신은 들지 않았다·

‘너무 많은 힘은 독이 될 수도 있으니까·’

불꽃과 서리는 숙련됐고, 바람에는 익숙해지는 과정이지만, 대지 오러에 적응하려면 아직 멀었다·

지금 상태에서 뇌기를 제대로 써먹을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다·

“네가 익힌 속성이 한두 가지가 아니니, 그리 생각하는 것도 당연하겠지·”

글렌은 자신의 질문을 예상이라도 한 듯 담담하게 턱을 주억였다·

“네 말대로 대부분의 초월자들도 한 가지 혹은 두 가지 속성에 집중한다· 다만 그 이유는 필요가 없기 때문이 아니라, 다른 속성을 익히는데 너무도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는 불꽃의 오러를 배운 사람이 냉기를 익히려면 3배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며 눈썹을 내렸다·

“하지만, 라온 너는 다르다·”

글렌의 붉은 눈동자 위로 기대감이라는 별이 떠올랐다·

“익스퍼트 시절에도 불꽃과 서리를 자유자재로 사용했고, 마스터 이후에는 두 속성을 검계에 담아냈으며, 지금에 와서는 바람까지 담아낸 검술을 창안해냈다·”

그는 대견하다는 듯 큼지막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그럼에도 네 그릇은 다 채워지지 않았다· 대지의 오러를 완성하고, 지금 배울 뇌기의 검을 세워도 네 격은 그 이상으로 올라가 있을 것이야·”

글렌은 이 정도로 무학의 그릇이 큰 사람은 본 적이 없다며 웃었다·

“지금은 난잡하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네가 익힌 오러와 무학들이 하나가 된다면 네 위에 서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는 본인조차 넘어설 수 있다고 말하며 어둑한 밤하늘을 올려보았다·

“그건 힘들 거 같습니다·”

라온이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저 경지에 닿으려면 평생 수련해도 모자를 테니까·’

초월에 오른 후 글렌의 경지가 더욱더 높게 느껴졌다· 보는 것만으로 질리는 기분· 지그하르트를 떠받치는 가주가 얼마나 높은 곳에 있는지 알게 되어 소름이 돋아올랐다·

“아니, 너는 할 수 있다·”

글렌은 확신하듯 머뭇거림 없이 턱을 저었다·

“굴레와 법칙마저 초월할지도·”

그는 본인처럼 인과율에 얽매이지도 않을 것 같다며 웃었다·

-본왕도 비슷한 생각이니라·

라스가 오랜만에 영감탱이와 뜻이 통한다며 손가락을 흔들었다·

-네놈이 지닌 그 사기 고리가 있다면 뇌검이든, 지랄검이든 다 배울 수 있을 것이야·

녀석은 불의 고리가 9개가 되며 그릇이 더 커졌다고 중얼거렸다·

-그래도 방심하지는 말거라! 기회가 찾아온다면 본왕이 네놈의 육체를 먹어 치울 테니까!

‘내일도?’

-내일이 아니라, 기회가 온다면 당장이라도 뺏을 것이니라!

‘아, 내일 드래곤 통구이를 해서 먹으려고 했는데, 안 되겠네·’

라온이 아쉽다고 말하며 입맛을 다셨다·

-···내, 내일은 본왕이 좀 바쁠 것 같아서 괜찮을지도?

‘아니야· 아니야· 위험하니까 그냥 주는 밥이나 먹어야지·’

5 연무장의 식당에서 밥을 먹겠다고 말하며 고개를 저었다·

-그냥 먹으라고! 안 뺏을 것이니라!

라스는 내일이랑 모레까지는 안 뺏는다며 드래곤 구이를 해 먹으라고 외쳤다·

말로는 몸을 노린다고 하는데, 자신이 보기에는 이미 포기한 것 같았다·

“이해한 것 같으니, 시작해볼까?”

글렌이 진천검의 검병에 손을 올리며 말을 이었다·

“검술의 이름은 천뢰공이다·”

“천뢰공···?”

“오러 연공법만이 있는 게 아니라, 만화공처럼 검술까지 연계한 무학이다·”

그는 자신이 사용하는 만화공에서 영감을 얻었다며 검병을 움켜쥐었다·

“말했듯이 창궁검과의 연계를 염두에 두었으니, 잘 살펴보거라”

글렌이 지루할 정도로 느리게 진천검을 뽑았다· 검극으로 대지를 겨눈 채 짧게 숨을 들이켰다·

후우우우욱!

잠시 눈을 깜빡인 순간 어느새 글렌의 검은 하늘에 닿아 있었고, 청명했던 밤하늘이 먹구름으로 물들어 있었다·

파지지지직!

새까만 구름 사이로 꿈틀거리는 뇌룡의 눈동자가 새빨간 벼락으로 채워졌다·

치이이이잉!

글렌이 고요하게 진천검을 내리긋자, 천공을 가득 채우던 붉은 뇌전의 줄기가 하나의 검이 되어 내리꽂혔다·

쿠와아아아아앙!

속도라는 개념을 초월한 검격이 자신과 글렌의 앞에 떨어지며 어마어마한 충격파를 일으켰다· 발에 힘을 주었음에도 뒤로 밀려 나갈 정도였다·

“이것이 천뢰공의 열 번째 초식 강량뇌폭이다·”

글렌은 천뢰검의 첫 번째 절기라며 진천검을 쥔 손을 가볍게 털어냈다·

“아····”

라온은 눈앞에 새겨진 검은 구멍을 보며 헛바람을 흘렸다·

‘따라가기 힘들 정도의 속도와 위력이야·’

조금 전 글렌은 하늘에 가득 찬 뇌기를 검날보다도 얇게 압축시켜서 내리쳤다·

자신의 몸이 흔들릴 정도로 강대한 충격파가 폭발했음에도 작은 구멍 하나만 생긴 것을 보니, 뇌기의 제어력과 투로가 압도적이었다·

벼락을 담은 마법과 검술을 여럿 보았지만, 이 정도로 격이 다른 힘은 처음이었다·

뇌기가 극한으로 응축되었기에 검계현신 개벽을 사용해도 막을 수 없을 것 같았다·

-조, 조, 좀 하는군·

라스는 말을 두 번이나 더듬으며 고개를 저었다·

-영감탱이가 떠날 때가 됐는데, 왜 점점 강해지는 건지 모르겠구나·

녀석은 크게 당황한 듯 혀로 마른 입술을 축였다·

‘이제 지는 거야?’

-무슨 소리야! 이기느니라!

라스는 마왕은 절대 지지 않는다며 세차게 고개를 저었다·

“어떠냐· 익혀보겠느냐?”

글렌은 자신이 원하는 대로 해주겠다는 듯 두 손을 펼쳤다·

“이걸 보고도 물러나면 검사가 아니죠·”

라온이 짤막하게 숨을 내쉬고서 고개를 끄덕였다·

“해보겠습니다·”

방금 글렌이 보여준 검술을 마주하고도 거절하면 그건 검사로서 자격이 없다· 받아들이는 게 당연했다·

“좋은 다짐이다·”

글렌은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자부심이 넘치는 눈빛을 드러냈다·

“그럼 지금부터 천뢰공의 구결과 초식을 전해주마·”

그는 그 자리에 서서 천뢰공의 이론을 한 번에 읊어주었다·

라온은 불의 고리를 공명시키며 글렌의 말을 단 한 글자도 빼놓지 않고, 모조리 외웠다·

‘운용방식이 어렵지 않군·’

글렌이라면 더 난해한 방식으로 무학을 만들 수도 있을 텐데, 중상급 검술처럼 이해하기가 쉬웠다·

처음부터 다른 사람에게 전하기 위해서 만든 무학인 것 같았다·

“다음은 초식이다·”

글렌은 천뢰공의 구결을 모두 전한 후 진천검을 잡고 앞으로 나왔다·

그는 첫 번째 초식부터 열두 번째 초식까지 모든 자세를 상세하게 보여준 후 검을 내렸다·

‘정말 창궁검의 짝궁 같아·’

글렌의 말대로 천뢰공의 검술 초식은 창궁검의 초식과 한 쌍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구결과 눈에 익은 검술 초식· 착각이 아니라면 글렌은 자신을 위해서 천뢰공을 만들어준 것 같았다·

‘아마 맞을 거야·’

할아버지는 이 이상 무학을 창조할 필요가 없을 테니까·

지금의 글렌은 그저 휘두르는 것만으로도 절정의 검술을 표현할 수 있다· 그가 이렇게 정돈된 무학을 만든 건 본인을 위해서가 아니라, 남을 위해서가 분명했다·

“너는 나보다 많은 가치를 검에 담아낼 수 있을 것이다· 그걸 보는 날이 기대되는군·”

글렌은 만검의 모든 것을 그려보라고 말하고서 진천검을 집어넣었다·

“감사합니다·”

라온이 제천검을 들어서 검례를 취했다·

“천뢰공을 완벽히 익혀서 지그하르트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그 말은 기쁘지만, 나는 지그하르트를 위해서가 아니라, 너를 위해서 전수한 것이다·”

글렌이 앞으로 다가와 자신의 어깨를 잡았다·

“조금은 너 자신을 생각하거라·”

그는 마음에 여유를 지니라며 옅게 웃어주었다·

“죽어서도 검에 박혀서 쉬고 있는 네 스승 놈처럼 말이야·”

“아, 네····”

라온이 진혼검을 매만지며 픽 웃었다·

“그럼 다시 시작해보자꾸나·”

글렌은 자세를 잡아주겠다고 말하며 한 발 뒤로 물러섰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라온은 깊게 고개를 숙이고서 제천검을 뽑았다·

* * *

밤이 모두 흘러가고, 늦은 해가 떠오르고 나서야 글렌이 손을 내렸다·

“이쯤이면 됐구나·”

글렌은 만족스럽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자세가 잡혔으니, 이제는 혼자서도 익힐 수 있겠어·”

“감사합니다·”

“며칠은 알려줘야 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하룻밤 만에 기초를 깨닫다니····”

그는 어이가 없다는 듯 헛웃음을 흘렸다·

“네 그릇이 점점 더 커지는 것 같구나·”

글렌은 뇌기 외에 다른 기운도 익혀도 될 것 같다며 눈매를 좁혔다·

“할아버지께서 잘 알려주신 덕분입니다·”

“그, 그래?”

할아버지라는 말에 기분이 좋아졌는지 글렌의 입꼬리가 파르르 떨렸다·

“예· 구결도, 초식도 하나 같이 이해하기 편했습니다· 감사합니다· 할아버지·”

“허업!”

글렌은 본인의 의도를 알아차린 라온에게 감동한 듯 잠시 숨을 멈췄다·

“그, 그래· 가서 쉬거라· 바, 밤새 고생했다·”

그는 감격한 표정을 숨기기 위해서 숨을 헐떡거리며 손을 저었다·

“고생하셨습니다·”

라온은 나중에 다시 오겠다고 말하고서 가주의 연무장을 떠났다·

‘대단한 검술이야·’

손가락 위로 뇌기를 일으키며 옅은 미소를 그렸다·

‘힘, 속도, 투로 모자란 게 하나도 없어·’

천뢰공의 장점은 뇌기를 사용하는 검술답게 빠른 속도와 강맹한 위력이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검술의 투로가 장대하면서도 난해했다·

같은 수준의 초월자라고 해도 한번 보고는 막기 힘들 것 같았다·

‘이런 검술을 하룻밤 만에 배우다니, 내가 생각해도 어처구니가 없네·’

아무리 초월자라고 해도 최상승의 검술을 하룻밤 만에 익히는 건 불가능한 일이다·

원래의 자신이라도 자세를 잡으려면 최소한 일주일 이상 걸렸을 텐데, 글렌이 만든 천뢰공을 단 하룻밤 만에 배우게 될 줄은 몰랐다·

불의 고리가 9성에 오르며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정말 괴물이 되어가는 것 같았다·

-아무리 봐도 사기라니까·

라스도 어이가 없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그 망할 고리를 대체 어디서 얻은 것이냐?

‘글쎄· 나도 잘 모르겠네····’

연무장의 중심에서 뺨과 귀를 빨갛게 물들이고 있는 글렌을 돌아보며 작은 한숨을 내쉬었다·

‘다른 사람과 가까워질수록····’

가슴이 아려오는 느낌이야·

글렌은 자신을 타고난 천재라고 여기지만, 그 재능의 비밀은 불의 고리다·

진정한 만검을 익히는 것도, 여러 속성을 동시에 모으면서도 습득 속도가 줄어지지 않는 것도 모두 불의 고리 덕분이다·

이 이유를 솔직하게 설명하려면 결국 전생의 일을 꺼내야 하는데, 자신이 그 말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 않는 게 옳지만, 하고 싶은 마음이 공존하는 게 웃기군·’

이대로 라온 지그하르트로서 계속 살고 싶지만, 또 자신을 믿어주는 사람들에게 진실을 밝히고 싶다는 양심의 가책도 들었다·

‘뭐가 되었든 아마 처음은····’

드래곤 구이 노래를 부르는 라스를 보며 짧게 입맛을 다셨다·

‘저 녀석이 되겠지·’

라스는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자신에게 있어서 라스는 가장 가까운 존재다·

다른 사람에게 비밀을 밝히기 전에 무조건 저 녀석에게 먼저 말하는 게 옳았다·

-뭘 꼬나봐·

라스는 고기나 구워오라는 듯 손을 저었다·

‘됐다· 이 자식아·’

라온이 콧방귀를 뀌며 고개를 돌렸다·

* * *

라온은 라스와 투닥거리며 별관으로 향했다·

여독이 풀리기도 전에 밤샘 수련을 했기 때문인지 빨리 침대에 눕고 싶었다·

별관으로 걸음을 재촉하고 있는데, 페드릭의 저택 뒤편에서 누군가의 숨소리가 들려왔다·

‘저 소리는 설마····’

라온이 기척을 죽인 채 페드릭의 저택 뒤에 있는 작은 정원으로 들어갔다·

모습을 감추고, 시선을 들어 올리니, 아리스가 정원을 달리는 모습이 보였다·

“허억! 허억!”

이미 달린 지 한참이 지났는지 아리스의 이마와 상의는 땀으로 젖어 있었다·

‘여전히 오러는 느껴지지 않아·’

아리스는 텅 빈 단전과 다 빠져버린 근육의 공허함을 느끼고 있음에도 전력으로 정원을 달리고 있었다· 굳어진 표정에서 필사적인 의지가 느껴졌다·

‘벌써 일어나신 건가·’

실내에서 팔굽혀 펴기를 하는 모습은 보았지만, 벌써 밖으로 나와서 뛰고 있을 줄은 몰랐다·

‘역시 이모님이네·’

애타게 찾던 아들에게 배신당해서 수십 년 동안 쌓은 무력을 모두 잃었음에도 다시 일어나서 달리는 모습을 보니, 그녀가 진심으로 존경스러워졌다·

-역시나 저 계집의 정신은 단단하구나·

라스 역시 감탄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게· 결정하기를 잘했어·’

-결정? 그게 무슨 말이냐?

‘····’

라온은 직접 보라는 듯 답을 하지 않고, 몸을 일으켰다·

“라, 라온?”

아리스가 뜀박질을 멈추고 눈을 동그랗게 떴다·

“아침부터 어쩐 일이야?”

그녀는 아직 자신에게 미안함을 느끼는 듯 눈동자를 떨었다·

“가주님께 검술을 배우고 오는 길입니다·”

“아, 드래곤을 잡아서 아버지가 검술을 가르쳐주기로 했다고 듣기는 했는데····”

아리스는 잘 되었다며 박수를 쳐 주었다·

무력을 잃었음에도 한치의 구김 없이 자신을 칭찬해주는 모습에서 그녀의 그릇이 느껴졌다·

“세이피아에 다녀오는 길에 이모한테 줄 선물도 가져왔어요·”

라온이 옅게 웃으며 아공간 주머니를 꺼냈다·

“받아주실 거죠?”

“물론이지! 우리 조카가 준 건 진흙으로 만든 빵이라도 먹을 수 있어!”

아리스는 얼마든지 받아주겠다며 양팔을 뻗었다· 아직 감정이 다 정리되지는 않았지만, 이겨내려고 하는 게 보였다·

“감사합니다·”

라온이 고개를 끄덕이고서 아공간 주머니 속에서 무지개색 광채를 뿌리는 드래곤 하트를 꺼냈다·

“···드래곤 하트?”

아리스가 드래곤 하트를 보며 앞으로 뻗었던 손을 내렸다·

“이, 이걸 왜 나한테····”

“이번에 잡은 놈의 드래곤 하트입니다· 이모에게 드리고 싶어서 가져왔어요·”

“아니지!”

아리스는 이해가 안 된다는 듯 세차게 손을 내리쳤다·

“나는 아들한테 찔려서 힘을 잃은 머저리라고! 네 스승이 죽은 것도 나 때문인데, 이 귀한 걸 왜 주는 거야!”

그녀는 가지고 돌아가라며 고개를 저었다·

“다른 사람이 아니라, 이모니까 드리는 겁니다·”

라온이 팔을 빼려는 아리스의 손목을 잡았다·

“이모도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을 저를 도와주셨잖아요· 카이바르를 잡은 후 얻은 드래곤 하트도 아무렇지 않게 넘겨주셨죠· 제가 이걸 드리는 건 이모한테 배운 거예요·”

아리스는 언제나 보답 따위는 바라지 않고, 자신을 도와주었다·

자신 역시 무언가를 바라는 게 아니라, 아리스의 고통이 조금이라도 줄어들기를 바라며 드래곤 하트를 꺼낸 것이다·

“이모는 당당할 때가 가장 잘 어울려요·”

라온이 아리스의 손에 드래곤 하트를 내려놓으며 웃었다·

“데루스한테 복수도 해야 하고, 마르타와 약속한 것도 있으시잖아요·”

다시 해적왕을 부리는 아리스 지그하르트로 돌아와 달라고 말하며 고개를 숙였다·

“····”

아리스는 이를 꽉 깨문 채 손에 들려 있는 드래곤 하트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동자 위로 흐릿한 물기가 차오르기 시작했다·

“다음에는 본래의 당찬 모습으로 뵈었으면 좋겠습니다·”

“···고마워·”

아리스는 고개를 푹 숙인 채로 떨리는 목소리를 흘렸다·

“아닙니다·”

라온이 가볍게 손을 젓고서 등을 돌렸다·

“라온 도련님· 감사합니다·”

정원을 나가려고 할 때 문틈에 숨어 있던 라바윈이 허리를 굽혀왔다·

“아니에요· 언제나 이모를 지켜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라온은 라바윈에게 마주 감사인사를 전하고서 다시 별관으로 향했다·

-도마뱀 하트를 준다는 게 저 미친 계집이었군·

라스는 충분히 이해된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나한테 많은 도움을 주셨으니까·’

-커험! 네놈한테 많은 걸 넘어서 넘치는 도움을 준 마족도 하나 있는데····

녀석은 또 생각나는 사람 없냐는 듯 입맛을 다셨다·

‘넌 뭘 받고 싶은데?’

-크흐흠! 본왕이 본왕의 입으로 말하기는 좀 그렇지?

‘나딘빵?’

-이 미친놈이!

라스가 빽 소리를 지르며 주먹을 휘둘렀다·

-그딴 건 줘도 안 먹느니라! 여섯 글자짜리 음식! 조금만 생각해도 알 수 있잖느냐!

‘여섯 글자··· 아!’

라온이 허공을 보다가 짝하고 손뼉을 쳤다·

‘나딘빵 통구이?’

-나딘빵을 왜 통으로 구워 이 또라이야!

라스가 어이가 없다는 듯 미간을 구겼다·

‘그럼 뭐지?’

-이 자식 다 알면서!

‘나보고 눈치 없는 놈이라며· 정말 생각나는 게 없어·’

-네놈은 그냥 뒈지는 게 낫겠구나!

‘죽을 뻔한 적은 많은데, 네가 매번 살려줬잖아·’

-끄아아아악!

라온이 라스를 놀리며 낄낄거리고 있을 때 뒤편에서 누군가 보법을 사용하여 달려오는 기척이 느껴졌다·

“광풍대주님!”

뒤를 돌아보니, 비연회주 채드가 하얀 봉투를 흔들며 달려오고 있었다·

“비연회주님?”

“대, 대주님께 온 편지입니다!”

채드가 헉헉거리며 자신에게 편지를 내밀었다·

“어제 뵈었어야 했는데, 일이 바빠서 지금이라도····”

“아, 괜찮습니다·”

라온이 옅게 웃으며 채드가 준 편지를 받았다·

“보르고스?”

라온은 편지에 적혀 있는 이름을 보고서 눈을 동그랗게 떴다· 스테린이 말을 전해준다고 했던 드워프 장인 보르고스의 편지였다·

‘예상외로 답이 빠르네·’

스테린은 답이 늦을 수도 있다고 했는데, 지그하르트에 도착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서 도착한 것을 보니, 그 반대였다·

‘긍정적으로 봐주신 건가?’

드래곤의 뼈와 이빨, 비늘은 장인들도 쉽게 만질 수 없는 재료다 보니, 충분히 가능할 거라고 생각하며 편지를 열었다·

“···어?”

하지만 라온은 편지에 적혀 있는 단 한 줄의 내용을 읽자마자, 붉은 눈동자를 떨었다·

“도와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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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Reincarnated Assassin is a Genius Swordsman

The Reincarnated Assassin is a Genius Swordsman

RAGS
Score 8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1 Native Language: Korean
Raon’s entire life had been lived as a dog on a leash. Through a twist of fate, he obtained a new life. Wrath remained in the wreckage of his destroyed leash. Finally capable of standing on his own feet, he decided to live life by his own will. He would slay anyone standing in his way… Even if they were a g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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