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57화
라온은 데니어를 보낸 후 페드릭의 저택으로 들어갔다·
“오늘은 손님이 많구나·”
페드릭이 잘 왔다고 말하며 검지와 중지를 모은 손을 흔들었다·
“파티는 잘 끝냈느냐?”
“아직 안 끝났습니다·”
라온이 한창 즐기는 중이라고 말하며 고개를 저었다·
“그럼 여기는 왜 왔어?”
페드릭은 다시 가서 놀라고 말하며 손을 휘휘 저었다·
“요리와 디저트를 좀 가져왔습니다·”
라온이 보자기를 풀어서 직접 챙겨온 뷔페 요리와 구슬 아이스크림을 테이블에 올려놓았다·
“지금 드세요· 막 만든 것을 가져와서 따듯할 거예요·”
“흐음! 안 그래도 배가 고프기는 했는데····”
페드릭은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요리들을 보며 길게 입맛을 다셨다·
“역시 나를 챙기는 건 너밖에 없다니까! 친구라는 놈도 지 처먹기 바빠서 얼굴도 안 비치더라고·”
그는 글렌을 욕하며 콧방귀를 뀌었다·
“고맙다· 잘 먹으마·”
“아닙니다·”
라온은 지그하르트에 남아줘서 고맙다고 말하며 고개를 숙였다·
“네가 아니었다면 나도 여기에 없었다· 그런 말은 안 해도 돼·”
페드릭이 쯧 하고 혀를 찼다·
“솔직히 정처 없이 떠나는 여행이 그립기는 하지만, 아리스만큼은 무조건 치료한 후에 다녀올 생각이다·”
그는 환자를 놔두고 떠날 수는 없지 않냐며 옅게 웃었다·
“그럼 어디 먹어볼까?”
페드릭은 무얼 고를지 고민하다가 먼저 피자를 먼저 들어 올렸다·
-켕! 먹을 줄을 모르는 놈이니라! 뷔페 음식은 본래 따뜻한 국물로 속을 데우고 시작해야 하는데!
라스는 한심하다며 눈살을 구겼다·
‘음? 너도 피자부터 먹자고 하지 않았어?’
-보, 본왕은 너 때문에 너무 굶어서 어쩔 수 없이····
‘그러면 더더욱 배를 데워야 하는 거 아닌가?’
-랄라라랄라!
녀석은 콧노래를 부르며 못 들은 척 고개를 홱홱 돌렸다·
‘하여튼·’
라온이 피식 웃으며 다른 두 보자기를 들어 올렸다·
“전 이모와 멀린한테도 요리를 좀 주고 올게요·”
“그래· 아리스도 내상이 거의 다 나았으니, 일반식을 먹어도 될 거다· 멀린이야 체력 문제라, 더 좋고·”
페드릭은 잘 전해주라고 말하며 턱을 주억였다·
“예·”
라온은 다시 페드릭에게 인사를 하고서 먼저 아리스가 있는 병실에 노크를 했다·
“들어오세요·”
아리스의 목소리를 들으며 문을 열었다·
“이모··· 어?”
라온이 아리스를 부르다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녀는 바닥에 손을 짚고 팔굽혀펴기를 하고 있었다·
운동을 하고 있을 줄은 몰랐기에 저절로 입이 벌어졌다·
“라, 라온?”
아리스는 노크한 사람이 페드릭이라고 생각한 듯 자신을 보자마자 헉하고 숨을 들이켰다·
“운동해도 괜찮으신 거예요?”
라온이 음식 보자기를 테이블에 올려놓으며 아리스를 바라보았다·
“아, 괜찮아····”
아리스가 어색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가만히 있으려니, 몸이 굳어가는 것 같아서 좀 움직여봤어·”
그녀는 몸 상태는 나쁘지 않다며 어깨를 돌렸다·
“자주 찾아와줬다고 들었는데, 고마워·”
아리스는 중죄를 지은 죄인처럼 시선을 내린 채 본인의 발끝만 바라보았다·
“당연히 와야죠·”
라온이 고개를 저으며 음식 보자기를 펼쳤다· 테이블 위에 음식을 깔아주며 입술을 뗐다·
“지금 별관에서 작게 연회를 열고 있어서 음식을 좀 가져왔어요·”
“···들었어· 시아가 일어난 기념 파티라고 하던데·”
아리스는 이미 알고 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참여했어야 했는데, 미안하다·”
그녀는 여전히 미안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있었다·
“괜찮아요· 나중에 오시면 되죠·”
라온은 라스의 조언을 따라서 따뜻한 스튜부터 아리스에게 건네주었다·
“···고마워·”
아리스는 가늘게 떨리는 손으로 스튜가 담겨 있는 그릇을 받았다·
“어디 먹어볼까? 오, 맛있는데!”
그녀는 누가 보아도 알 수 있을 정도로 억지로 웃으며 스푼을 움직였다·
“이모·”
라온이 짧게 눈을 감았다가 뜬 후 아리스의 떨리는 손을 잡아주었다·
“이모가 제게, 그리고 광풍대에 죄책감을 지니고 계신 건 충분히 이해해요· 하지만 저희는 이미 스승님을 잘 떠나보냈습니다·”
자신만이 아니라, 광풍대 모두가 리메르의 죽음을 받아들였다고 말하며 고개를 저었다·
“스승님 역시 이모와 도리안을 살린 것을 만족하면서 웃으며 떠났어요·”
심하게 떨리기 시작하는 아리스의 손을 더 세게 잡아주었다·
“이모가 계속 저희를 피하고, 그렇게 어렵게 반응하신다면 그건 스승님과 광풍대 전체를 모욕하는 일입니다·”
라온은 아리스의 흔들리는 눈빛을 바라보며 차분히 고개를 끄덕였다·
“검을 쥐고 선 지그하르트의 검사는 언제나 죽음을 등 뒤에 지고 있으니까요·”
“으음····”
아리스가 자신을 바라보다가 안쪽으로 말아 넣은 입술을 깨물었다·
“라온· 너는 참으로 곧구나· 부럽고, 또 아쉽네····”
“····”
아리스가 말하는 부러움과 아쉬움이 무엇을 뜻하는지 알 것 같았기에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 너의· 아니, 너희의 마음은 알겠어· 다들 그렇게 말하니 나도 힘을 좀 내야겠네·”
그녀는 고맙다고 말하며 손에 들고 있는 스튜를 모조리 입에 밀어 넣었다·
“다들이요?”
라온이 다들이라는 말을 중얼거리며 아리스를 바라보았다·
“그래· 데니어가 와서 너와 비슷한 이야기를 해줬거든·”
아리스가 옷장 위에 올라가 있는 과일 바구니를 가리켰다·
“언제나 속이 빈 것 같은 녀석이었는데, 오늘 응원을 해줄 때는 진심이더라고·”
그녀는 데니어를 다시 보았다며 작게 웃었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힘을 내려고 운동을 하고 있었어·”
“···그랬군요·”
라온이 담담한 안색을 유지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데니어가 조언을 해줬다고?’
-···그놈 대체 정체가 무엇이냐? 무슨 생각을 하는 거냐?
‘모르겠어·’
아리스가 저렇게 말할 정도라면 어느정도의 진심이 담겼다는 뜻이다·
데니어가 무슨 생각을 하고, 무엇을 노리는 건지 알아먹기가 힘들었다·
‘왜 이모를 일으키려고 하는 거지?’
솔직히 말해서 아리스가 복귀하려면 긴 시간이 필요하고, 본래의 실력으로 돌아온다는 보장도 없다·
냉정하게 적의 입장에서는 이용할 가치가 없는데, 무슨 의도인지 잘 모르겠다·
‘그럼 적이 아닌 건가?’
아니, 인질로 이용하려면 일으키는 게 낫기는 한데····
라온이 고개를 갸웃거릴 때 아리스가 턱을 저었다·
“그리고 한 명 더 있어·”
아리스가 손가락을 들어 올렸다·
“네? 한 명 더?”
“나를 아주 귀찮게 만드는 녀석이····”
그녀가 한숨을 내쉴 때 병실의 문이 벌컥 열렸다·
“라온!”
멀린이다· 그녀는 가면을 반쯤 틀어서 쓴 채로 발을 동동 굴렀다·
“나한테 먼저 와야지! 언제 오는지 기다리고 있었는데, 왜 안 오는 거야!”
그녀는 왜 아리스하고만 놀고 있냐며 분통을 터트렸다·
-히이이익!
라스는 이제 멀린이 동물의 모습으로 나타난 게 아님에도 겁먹은 듯 헛바람을 삼켰다·
“쟤야·”
아리스가 픽 웃으며 멀린을 가리켰다·
“깨어난 후에 체력 회복하겠다고 여기로 왔다며? 근데 체력 회복은 안 하고 맨날 나를 찾아와서 수다를 떨어대는 통에 힘들어 죽겠다·”
그녀는 괴상한 말을 너무 많이해서 힘들었다며 고개를 저었다·
“시이모님· 그렇게 말씀하시면 섭섭해요! 우리 좋았잖아요!”
멀린은 왜 그러냐고 중얼거리며 팔꿈치로 아리스를 툭툭 쳤다· 저 모습을 보니, 두 사람이 정말 친해진 것 같았다·
“네 것도 가져왔어·”
라온이 웃으며 멀린을 위해서 챙겨운 음식 보자기도 풀었다·
“나 손이 아픈데····”
멀린은 멀쩡하던 손이 아프다며 어깨를 움츠렸다·
“손?”
“응· 그러니까····”
그녀가 상체를 앞으로 기울인 채 붉은 입술을 열었다·
“먹여줄래? 아!”
멀린은 직접 먹여달라고 말하며 눈을 내리감았다·
“또 시작이네·”
아리스가 멀린을 보며 헛웃음을 흘렸다·
“근데 쟤는 얼굴이 말도 안 되게 이쁘던데, 왜 계속 가면을 쓰고 있는지 모르겠어·”
그녀는 루난, 마르타에게도 지지 않는 외모가 아깝다고 말하며 고개를 저었다·
“윽·”
멀린은 가면의 이야기가 나오자마자, 입을 다물고 확실하게 가면을 고쳐 썼다·
“멀린?”
“아, 그러고 보니, 나도 과일이 있어·”
그녀는 잠시 다녀오겠다고 말하고서 아리스의 방에 있는 과일 바구니와 똑같은 것을 가져왔다·
“이건····”
“네 삼촌이 가져온 거야·”
멀린은 데니어가 주었다며 싱긋 웃었다·
“굉장히 친절하게 챙겨주시던데?”
그녀는 좋은 사람 같다고 말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시이모! 우리 같이 먹어요!”
멀린은 테이블 위에 본인의 음식도 내려놓아서 작은 뷔페를 만들었다·
“공포의 여왕 멀린이 이렇게 애교쟁이였을 줄이야·”
아리스는 신기하다고 말하며 헛웃음을 흘렸다·
“아무한테나 그러는 거 아니에요!”
멀린은 라온이 있어서 그런 거라며 싱긋 웃었다·
“라온· 너 여복은 참 많은 것 같다·”
아리스가 옅게 웃으며 갈비를 입에 넣었다·
“여복이 아니라, 내 복·”
멀린은 본인만 있으면 충분하다며 미간을 찌푸렸다·
-아니지! 마왕 복이지!
라스는 본인이 가장 큰 복을 주고 있다며 고개를 마구 흔들었다·
‘그래· 마음대로들 생각하세요····’
라온은 고개를 절래절래 젓고서 데니어가 가져온 두 개의 과일 바구니를 바라보았다·
‘데니어 지그하르트····’
* * *
다음날 정오·
라온은 가주전보다도 화려하여 과하다는 말이 튀어나오는 거대한 건물 앞에 서서 짧게 숨을 골랐다·
건물을 수호하듯 솟아오른 은빛 철문을 두드리자, 웅장한 소리와 함께 정문이 열리고 지적인 분위기의 중년인이 고개를 숙여왔다·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광풍대주님·”
중년인이 천천히 고개를 들어 올리며 본인을 소개했다·
“진무전의 총관 고타른이라고 합니다·”
“광풍대의 라온입니다·”
라온이 고타른에게 마주 고개를 숙였다·
“이쪽으로 오시죠· 전주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고타른은 안내를 해준다고 말하며 어처구니가 없을 정도로 화려한 진무전 본관으로 들어갔다·
“예·”
라온이 고타른의 뒤를 따라 진무전의 복도로 들어가며 시선을 좌우로 돌렸다·
‘장식품이 많기는 한데····’
질서가 안 잡혀 있네· 종잡을 수가 없어·
본래 고급 장식품은 균형에 맞게 배치하는 법이다·
검은 검끼리, 갑옷은 갑옷끼리 그리고 미술품은 미술품끼리 함께 두는데, 이곳은 사치품들이 중구난방으로 널려 있었다·
지그하르트의 진무전이 아니라, 시장판을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조금 요란하죠?”
고타른이 이해가 된다는 듯 웃었다·
“전주께서는 본인의 마음이 가장 중요하시기에 이렇게 놔둘 수 밖에 없습니다·”
그는 발데르가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듣지 않는다며 고개를 저었다·
“···그렇군요·”
라온이 고타른에게 고개를 끄덕이며 입맛을 다셨다·
‘역시 제대로 찾아왔네·’
화려한 물건을 사 모은다는 것은 과시욕이 있다는 뜻이고, 그것을 산 이후에는 제멋대로 놓아둔다는 것은 고집이 있다는 뜻이다·
데니어를 견제하기에 가장 좋은 사람을 찾아온 건 확실했다·
“이곳이 전주님의 집무실입니다·”
고타른은 글렌의 알현실에도 밀리지 않는 발데르의 집현실 앞에서 걸음을 멈췄다·
“그럼 문을 열겠습니다·”
그는 주먹으로 철문을 세차게 두드린 후 손잡이를 당겼다·
“전주님· 손님을 모시고 왔습니다·”
“아! 그래?”
진무전주 발데르는 알이 없는 안경을 쓴 채로 두꺼운 책을 보고 있다가 작게 탄성을 흘렸다·
“····”
“····”
고타른과 라온 모두 말이 없었다· 둘 다 저 모습이 아주 허술한 연기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크흠! 날이 좋아서 독서를 좀 했는데, 시간이 빨리도 갔구만·”
발데르는 손때 하나 묻지 않은 책을 내려놓으며 허허 웃었다·
목소리에도 연기를 담으려고 했지만, 너무 초라했다·
“진무전주를 뵙습니다·”
“그래· 어서 오거라·”
그는 환영한다는 듯 손을 뻗어서 우측에 놓여 있는 소파를 가리켰다·
“감사합니다·”
라온은 허리를 들고 발데르 옆에 있는 소파에 앉았다·
“네가 나를 찾아오다니, 별일이 다 있네?”
발데르는 벌써 연기력이 떨어진 듯 평소의 투박한 말투로 돌아와 있었다·
“···저는 나가 있겠습니다·”
고타르는 창피한 듯 눈을 살짝 내리감은 채 밖으로 나갔다·
“전주님께 부탁드리고 싶은 게 있어서 왔습니다·”
라온은 자리에 앉자마자 바로 본론을 꺼냈다·
“부탁이라····”
발데르는 그럴 줄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말해 보거라· 내 우리 조카의 일이라면 당연히 들어줘야지!”
“음····”
라온이 입맛을 다셨다· 저렇게 나오니까 오히려 좀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지금은 발데르밖에 믿을 사람이 없었다·
“현무전주를 조금 살펴주셨으면 합니다·”
“데니어를?”
발데르는 형인 데니어를 대놓고 이름으로 불렀다·
“예· 아시다시피 아리스 님이 힘을 회복하지 못한 상태인데, 데니어 님이 어설픈 주술을 사용하시려는 것 같아서 겁이 납니다·”
라온은 데니어가 아리스에게 검증되지 않은 해주를 하고, 영약을 먹이려고 하는 것 같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한마디로 돌팔이 짓을 하고 있다는 뜻이로군!”
발데르는 자신이 길게 설명한 일을 돌팔이라는 단어 하나로 압축했다·
자신의 말을 의심 없이 그대로 믿어주다니, 역시나 찾아오기를 잘했다·
“아, 예· 돌팔이 맞습니다·”
라온이 옅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그 인간이 예전부터 하나에 꽂히면 다른 걸 잘 못 보기는 했어· 백지처럼 보여도 고집이 세거든·”
발데르는 겉만 멀쩡하지, 속은 무식하다며 콧방귀를 뀌었다·
“그, 그렇죠· 어쨌든 이런 일을 해주실 수 있는 사람은 지그하르트에 전주님밖에 없을 것 같아서 찾아왔습니다·”
라온은 부탁한다고 말하며 고개를 숙였다·
“그, 그래? 그렇지?”
발데르는 본인만이 가능하다는 말에 기분이 좋아진 듯 입꼬리를 길게 말아 올렸다·
“크흠, 나한테는 충분히 가능한 일이지만, 그으으 요즘 내가 무학을 개발하느라 바빠서 시간이 될지는 모르겠네?”
그는 자신의 눈치를 슬금슬금 보면서 무학을 개발하는데 잘 안 된다고 중얼거렸다·
“···제가 임무에 나갔다가 돌아오면 전주님께서 만드시는 무학을 함께 살펴드리겠습니다·”
처음부터 이 정도 대가는 생각하고 왔기에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저, 정말이냐?”
발데르는 이렇게 바로 답을 해줄지는 몰랐다는 듯 벌떡 일어섰다·
“예· 물론입니다· 전주님의 바쁜 시간을 사용하는 건데 오히려 제가 이득이죠·”
“크으! 역시 우리 조카 말을 참 시원하게 하는구나! 오냐! 내 그 인간이 빵을 몇 조각 먹는지까지 살펴주마!”
그는 걱정하지 말라고 외치며 자신의 등을 두드려 주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이 일은 비밀로 해주십시오·”
“비밀? 왜?”
“데니어님도 아리스님을 위해서 움직이는 건데, 민망하게 해드리고 싶지 않아서요·”
라온은 이상한 행동을 하는지만 살펴달라고 말하며 손을 모았다·
“너····”
발데르가 미간을 찌푸린 채 자신을 노려보았다·
‘들킨 건가?’
사실 자신이 생각해도 이건 좀 허술한 대답이라 고민을 했는데, 역시나 눈치를 챈 것 같았다·
“전주님· 제 말은····”
“착한 녀석이구나!”
발데르는 선하다고 말하며 세차게 어깨를 두드려주었다·
“····”
라온은 눈동자를 반짝이는 발데르를 보며 마른침을 삼켰다·
‘이게 맞나?’
자신이 원하는 답이 술술 흘러나오는데도 무언가 죄를 지는 느낌이 들었다·
-하····
라스도 어이가 없다는 듯 헛숨을 내뱉었다·
-저게 사람의 대가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