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gressed Son Of A Duke Is An Assassin Chapter 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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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화· 연결고리 (6)

“정체불명의 세력이 시안의 뒤를 봐주고 있었다고요?”

“예 지금까지 파견되었던 정보원들 모두가 그들에게 처리되었다고 합니다·”

에쉘은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되물었다·

“그 그들의 정체는요?”

“안타깝게도 아직 파악하진 못했습니다· 다만 유일하게 생존했던 정보원의 말로는 단순 기사 수준이 아닌 잘 훈련된 암살자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합니다· 제가 직접 확인해본 결과 어느 정도의 선을 지키되 그 선을 넘은 즉시 행동을 개시하는 것 같았습니다·”

분명 심각한 보고를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켈린의 어조는 무척이나 덤덤했다·

“해서 일단은 에쉘 님께 보고를 해야 할 것 같아· 모든 활동을 중단하고 바로 귀환하였습니다· 원하시는 만큼의 정보를 가져오지 못해 죄송합니다·”

떠나기 전의 초조함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진 느낌·

마치 다른 사람을 보는 것 같았다·

“일단 수고하셨습니다· 조금 생각을 해봐야 할 것 같군요· 그만 나가보시지요·”

“예·”

고개를 숙인 켈린은 아무런 미련 없이 몸을 돌려 문 쪽으로 향했다·

에쉘은 그런 켈린의 뒷모습을 지그시 바라보았다·

“켈린?”

급기야 문을 열고 나가려는 그를 한 번 더 불러 세우니

의미를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으며 나직하게 물었다·

“제가 질문을 하나 하려 합니다·”

질문을 하겠다는 말과 달리

에쉘은 근 10초 동안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이에 먼저 입을 연 것은 켈린이었다·

“루멘델 님의 가호가 함께 하시길·”

다소 뜬금없는 축복의 인사·

허나 그 모습을 본 에쉘은 크게 웃었다·

“답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켈린 공· 오해는 마십시오· 이건 그저 주기적인 의식일 뿐이니까요· 이만 나가보셔도 됩니다·”

켈린은 말없이 고개만 숙인 뒤 그대로 문을 열고 나갔다·

“····”

홀로 남은 에쉘은 불쾌한 것도 그렇다고 유쾌한 것도 아닌 기이한 얼굴로 상념에 잠겼다·

뭔가 굉장히 석연찮은 기분을 느낀 듯한 모습·

얼마 지나지 않아 노크 소리가 들렸다·

-똑똑

“들어오시지요·”

연한 갈색 머리의 시녀가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왔다·

그녀는 긴장이라도 한 듯 어깨를 잔뜩 움츠리고 있었다·

“도 도련님! 황실 일가의 마차가 지금 막 벨리아스 근교에 도착했답니다!”

“그래? 그럼 이만 준비하고 나가야겠구나· 알려줘서 고마워·”

잘생긴 얼굴에 매력적인 미소만큼 여자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것도 없다고 했다·

황홀감에 취해 얼굴이 붉어지고 심장이 두근거리던 것도 잠시·

감정을 주체 못한 그녀의 손이 급기야 문 옆에 자리하고 있던 꽃병을 쳐버리고 말았다·

-콰장창!

꽃병은 요란스러운 소리를 내며 깨져버렸다·

“죄 죄송합니다 도련님! 금방 치우겠습니다!”

시녀는 헐레벌떡 손으로 유리조각을 줍기 시작했다·

-스윽

“···!”

어느 틈엔가 다가온 에쉘이 그녀의 손을 매만짐과 동시에 주문을 외쳤다·

“리스토레이션(Restoration)····”

손에서 뿜어져 나온 새하얀 빛이 시녀의 손에 담긴 유리조각을 감싸 안았다·

조각들은 스스로 맞춰져 나가나 싶더니 어느새 깨지기 전의 원래 모습으로 돌아와 있었다·

얼이 빠져 있는 시녀를 대신해 에쉘은 손수 꽃병을 들어 다시 탁상 위에 올려 주었다·

“다친 덴 없고?”

“네? 네! 괘 괜찮아요 도련님! 신경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악이라곤 먼지만큼도 느껴지지 않는 선함 그 자체·

시녀는 마치 천사의 성면이라도 본 듯 그대로 넋을 잃고 말았다·

에쉘은 그녀의 얼굴이 어딘가 낯설지 않게 느껴지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네 얼굴 참 낯이 익구나· 이름이··· 에밀리였던가?”

“마 맞습니다! 막내 도련님을 모시고 있었어요!”

두 달 전까지 시안을 담당하고 있던 전속 시녀 에밀리였다·

“····”

이에 에쉘은 의미를 알 수 없는 야릇한 미소를 지었다·

“그래 담당 시녀만큼 옆에서 오랫동안 지켜본 이도 없겠지·”

“예···?”

“이번엔 내 시녀가 되어줄 수 있겠니?”

“···?”

그녀의 환희에 찬 얼굴이 곧바로 돌처럼 굳어져버렸다·

* * *

“베르트 공작가의 막내?”

“예· 비록 신입생이긴 해도 현재 아카데미에서 거의 유일하다 싶은 어둠 속성 보유자입니다·”

가람 왕국 마법학회의 수장 리겐스 레인리버·

보고서를 읽던 그는 급기야 헛웃음을 내었다·

“어둠 속성 92%라 수치만 보면 신도 저리 가라 할 수준이군·”

“조사원들의 말에 따르면 공작가의 신분임에도 불구하고 황실의 기숙사인 로열관을 배정받았다고 합니다· 그 뒤론 디오네 황제의 입김이 작용했으며 황실뿐만 아니라 총장인 쿤델 퀴젤로부터도 적지 않은 관심을 받고 있다고 전해 받았습니다·”

“어째 그 집안 자식들은 하나 같이 정상적인 이들이 없군·”

리겐스는 흥미롭다는 듯이 웃으면서도 시안의 보고서를 툭 던져버렸다·

“그래서 자네는 끽해야 신동 소리나 들을 법한 이 소년이 드래곤을 죽인 존재로 추정된다··· 이 말을 하고 싶은 건가?”

확실히 범상치 않은 존재이지만 그래봐야 아직은 소년에 불과했다·

천재 신동이 마스터급의 드래곤들을 죽인 범인이다?

소설 소재로도 못 써먹을 만큼 무가치한 수준이다·

리겐스의 눈은 금방이라도 살상 마법이 터져 나올 만큼 매서웠다·

이에 조사원의 뺨에선 한줄기의 땀이 삐질 흘러내렸다·

“무 물론 이것만으로 시안이란 소년이 관련자라 판단할 순 없겠지만 한 가지·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연관점이 있었습니다!”

“연관점?”

“마수의 피를 공급했던 레널드 크림슨이 살해당했던 그 시점에 이 시안이라는 소년 역시 전선에 있었다고 합니다!”

리겐스의 동공이 한순간 움찔했다·

“이 소년도 전선에 있었다고?”

“예· 아카데미 입학 전 경험 축적을 목표로 상급 기사들과 함께 전선에서 약 1년 동안 생활해왔다고 합니다· 문제는 그 소년이 있던 시점이 레널드 크림슨이 한창 마수의 피를 빼돌리고 살해당한 시기와 맞물려 있었습니다!”

사실상 이것 역시 우연에 불과한 일·

시안이 레널드를 죽였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

허나 그냥 넘기기엔 꽤나 석연찮은 연결고리가 리겐스의 마음을 자극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것은 그저 들려오는 소문에 불과한데····”

조사원의 보고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잠시 머뭇거리는가 싶다가도 조심스레 말을 이었다·

“이 시안이라는 소년이 전선에 있었을 당시 무려 데빌 드래곤으로부터 살아 돌아왔다는 얘기가 있었습니다!”

“데빌 드래곤?”

“예! 아직은 경위를 파악 중이긴 하나 일단 전달 받은 이야기를 말씀드리자면····”

조사원은 1년 전 디오네 황제가 전선을 순방할 때 5황녀를 동반한 일 마수들이 침공한 일 이후 시안이 5황녀를 대피시키기 위해 자신이 미끼가 된 후 데빌 드래곤에게 납치 되었지만 온전히 살아 돌아온 일을 차례대로 전했다·

이야기를 들은 리겐스의 표정은 의외로 덤덤했다·

그러다 입꼬리가 씰룩하고 움직이던 것도 잠시·

“쿠하하하!”

그는 급기야 보기 드문 박장대소를 터트렸다·

“어이가 없어 웃음밖에 안 나오는 군! 그래 황제와 총장의 관심을 괜히 받고 있다는 건 아니란 건가? 어린 나이에 벌써부터 인기가 많은 친구로구만!”

리겐스는 다시금 시안 보고서를 집으며 말을 이었다·

“추후 2년 내로 우리 가람 왕국에서 로열 아카데미에 입학할 예정 인원이 몇이나 될 것 같나?”

“저 정확한 집계를 확인해봐야겠지만 200명 정도는 나올 거라 생각합니다·”

“적어·”

평소 아카데미에 관해 큰 관심을 보이지 않던 그가 입학 예정인원을 언급한 것은 굉장히 이례적인 일이었다·

“귀족가의 자제뿐만이 아닌 왕국 각지의 재능이 있는 인재들을 모두 추려보게· 평민이건 천민이건 신분은 상관없어· 여차하며 타국에서 망명한 자들이라도 좋아· 최소 지금 예정 인원의 두 배는 끌어 모아야 할 거야·”

“하 하지만 그리 되면 왕실을 비롯해 귀족가에서 반발이 일진 않을지····”

“그건 자네가 신경 쓸 일이 아니네· 사람은 각자 자기 위치에서 해야 할 일이 있는 법이지· 금빛 버러지들이 떠드는 말들에 이 나라를 위한 발전은 아무것도 없어· 국왕폐하껜 내가 전하도록 하겠네·”

“하 학회장님의 명을 받들겠습니다!”

조사원이 자리를 벗어난 후·

홀로 남은 리겐스는 탁상 앞에 놓인 마법석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

일직선을 그리던 입술이 반원을 그린 순간 마법석에선 오색의 빛이 희미하게 일고 있었다·

* * *

“로열 아카데미 졸업 후 2년만인가? 고향에 있어서 그런지 얼굴은 좋아 보이는군 에쉘·”

“누구에게나 그렇듯 집보다 편한 곳은 없는 법이지요·”

“적어도 나한테는 아닌 것 같아· 여긴 참 언제 와도 칙칙한 곳이지만 그래도 황성보단 나은 것 같군·”

찰랑이는 은빛의 머리카락과 짙은 푸른빛의 눈동자·

황실 일가에 걸맞을 법한 품위 있는 미소까지·

우시프 제국의 1황자 루이넬 세벨러스·

그는 현재 벨리아스 도심 정원에서 에쉘과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황제 폐하의 상태는 괜찮으신지요?”

“그저 주기적으로 오시는 단순 증상에 불과하네· 이번엔 본의 아니게 타이밍이 안 맞았을 뿐이고· 뭐 나로선 덕분에 자네 얼굴도 보러 오는 것이니 나쁘진 않지·”

황자는 차를 홀짝 마시며 별거 아니라는 듯이 답했다·

현재 디오네 황제는 지병이었던 심장병이 갑작스럽게 도져 병상에 누워있는 상태·

그로인해 전선 순방은 루이넬 황자가 단독으로 담당하게 되었다·

이전까지 황제가 황실일원을 동반한 채로 순방을 온 적은 많으나 지금처럼 황제가 아닌 황자가 단독으로 순방을 오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해서 자네는 언제까지 이 변방에서 썩고 있을 생각이지? 슬슬 어디든 정착을 해야 하지 않나? 자네 같은 창창한 인재가 이렇게 숨만 쉬고 있다는 건 제국이 아니라 대륙의 큰 손해라 보는데?”

“아직 많은 것이 부족할 따름이죠· 제국과 가문을 위해서라도 아버님 곁에서 좀 더 배우고 싶은 마음뿐입니다·”

“역시 올곧군· 하긴 자네나 나나 아직 부모의 그늘이 필요할 테니 말이야·”

황자는 털털하게 웃으며 에쉘과의 대화를 이어나갔다·

“엘리스 양은 아직 소식이 없는 모양이지?”

“····”

황자가 엘리스를 언급한 순간 에쉘의 미간이 살짝 움츠러들었다·

허나 내색하진 않았고 부드러운 미소로 답했다·

“정말 어디서 무얼 하고 있는지 속이 타들어갈 따름입니다· 이따금 걱정하지 말라며 편지가 날아오긴 하지만 안 할 수가 없는 게 가족의 입장 아니겠습니까?”

“농담도 잘하는군· 내가 자네의 속을 모를 줄 아나?”

대뜸 황자는 10m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기사에게 손가락으로 지시를 내렸다·

잠시 후 가까이 다가온 기사가 내민 것은 한 병의 술이었다·

“자네는 나와 닮았어· 가족 특히 형제의 필요성을 느끼면서도 절대 신뢰하진 않지· 존재하는 것 자체가 위협이 될 테니 말이야·”

“위험한 말씀을 하시는 군요·”

“자네랑 나 사이에 못할 말이 뭐가 있겠는가? 시안이라 했던가? 자네 막내 동생 말이야·”

“···!”

황자는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술을 따랐다·

“아바마마께서 꽤나 관심을 보이고 계시더군· 이번 아카데미에서도 로열관을 배정받았다지? 우리 아바마마가 직접 입김을 넣으시는 거 이거 흔한 일이 아닌데?”

황자는 웃고 있었지만 속은 그렇지 않았다·

시안 자체를 시기해서 그런 게 아니었다·

시안에게 그런 특권이 내려진 이유가 어떤 여인과 관련되었기 때문이었다·

“이러다 몇 년 후엔 약혼 얘기라도 나오는 거 아닌가 모르겠군?”

황자는 술잔을 들이키며 억눌렀던 불쾌감을 내비쳤다·

이에 에쉘이 빈 술잔을 채워주며 말했다·

“혹시 모르지 않습니까? 물 한 번만 뿌려줘도 알아서 쑥쑥 자랄 좋은 나무가 될지· 5황녀에게 세력을 만들어주는 것도 나쁘진 않다고 봅니다·”

“자네가 그리 말할 줄은 또 몰랐군?”

황자는 의외라는 듯이 답했다·

“뭐 물론 자네 성격상 좋은 의미로 한 말은 아니겠지· 나보고 ‘아린 황녀를 이용해라’ 이 말이 하고 싶은 건가?”

“다른 이들이 쓰는 것보단 낫지 않겠습니까?”

황자는 크게 웃으며 에쉘이 따른 술잔을 거하게 비워냈다·

“그래! 다른 놈들이 쓸 바에야 내가 먼저 쓰는 게 낫지! 허나 아직은 아바마마가 정정하셔서 말이야· 아마 지금도 그년 생각에 잠도 못 이루실걸?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껍데기 같은 자식을 뭐 이리 감싸시는지····”

“막내의 특권이라고 봐야겠지요·”

특권이라는 말에 황자는 고개를 저었다·

“그래 뭐 결국 시간이 답이겠지· 퀴젤가를 비롯한 모든 것이 내 편이고 자네까지 있는데 무엇이 두렵겠는가? 그저 여유를 가지고 때가 오기를 기다릴 뿐이라네·”

그러다 또 한 번 허공을 향해 손짓을 하니 말쑥한 얼굴의 젊은 기사가 추가로 술 한 병을 더 가져왔다·

그의 얼굴은 본 에쉘이 눈을 추어올리며 물었다·

“수호 기사가 바뀌신 모양입니다?”

“아? 맞아! 최근 슬럼가을 순방했다 발견한 내 보석이지·”

술병을 내려놓은 기사는 에쉘에게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보리스 르헬름입니다·”

“····”

에쉘은 잠시 동안 기사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았다·

다시금 입을 열기까진 오래 걸리지 않았다·

“보석 중에서도 최상급의 보석을 발견하셨군요····”

기사를 바라보는 에쉘의 얼굴엔 의미를 알 수 없는 미소가 서려있었다·

(다음 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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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Regressed Son of a Duke is an Assassin

The Regressed Son of a Duke is an Assassin

회귀한 공작가의 막내도련님은 암살자
Score 9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Cyan Vert, the best assassin of the continent, meets a pitiful death after having been betrayed by his own brother, whom he had trusted all his life. If I were given another chance at life, I would live it differently. I would only trust myself, and achieve all the things I want on my own without serving anyone else but myself. That is how I was given a second chance at life. The Cyan Vert, a shadow who lived for others, is no more. I will now pave a path on my own, for myse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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