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gressed Son Of A Duke Is An Assassin Chapter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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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공작가의 무능아 (5)

베르트 공작가의 장녀 엘리스 베르트·

그녀는 아버지인 공작의 명에 따라 아주 일찍부터 검을 잡았다·

공작의 뒤를 이어 대륙의 평화를 지키는 파수꾼의 역할을 부여받기 위해·

태어난 순간부터 삶의 목표를 강요받았지만 엘리스는 이를 불평하지 않았다·

자신은 엄연한 베르트가의 둘째이자 장녀·

장녀로서 가문의 유지를 잇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힘들고 어려운 일들은 에쉘과 자신 두 사람이 감당하는 것으로 충분했으며 더 필요하지도 않았다·

아래에 있는 동생들은 그저 가문의 속박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삶을 만끽한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할 일이었다·

그 마음은 아카데미를 졸업하는 지금 시점에도 변함이 없었다·

근데 이건 뭘까?

1년 만에 만난 막내가 다짜고짜 가문의 유지를 잇겠다며 나섰다·

머리에 피도 안 마른 꼬맹이가 대체 무슨 마음을 먹은 것인가?

엘리스는 생각했다·

검은커녕 무예에 전혀 관심도 없던 아이가 아직 세상을 너무 모르는 것 같다고·

마음은 기특할지언정 이는 정말로 원치 않는 일이었다·

그런 고달프고 힘든 일을 이 가녀린 동생에게 떠맡긴다니 이 세상에 어느 누나가 그것을 용인 할 수 있겠는가?

솔직히 그녀 또한 지금 상황이 옳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무려 일곱 살 차이나는 동생과 검술 대련이라니 누가 들으면 누나가 돼서 뭐하는 짓이냐고 손가락질 받을 일이었다·

하지만 세상의 대한 공부는 언제나 필요한 법·

엘리스는 시안에게 가문의 벽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압도적인 실력차를 통해 완벽한 무력감을 느끼게 된다면 마음의 큰 변화를 일으킬 터·

다소 미안하긴 해도 그 뒤엔 어찌어찌 잘 달래준다면 그래도 좋게 넘어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첫 일격이 허무하게 막히기 전까진 말이다·

“···!”

오래 끌 생각도 없었다·

시작과 동시에 목을 노려 바로 승부를 결정지을 심산이었다·

물살을 가로지르듯 자연스럽게 치고 나간 찌르기·

매우 기본적이면서도 간단한 동작이지만 그만큼 시전 하는 검사에 따라 천차만별의 상황을 유도할 수 있는 기술이었다·

하물며 엘리스로선 이 동작을 마스터한 이후 한 번도 빗나간 적이 없었을 만큼 완벽을 자부하고 있었다·

근데 막혀버렸다·

그것도 아주 허무하게·

예상치 못한 상황에 그녀는 순간 정신이 멍해졌다·

지금 이 아이가 자신의 검을 막은 것인가?

그것도 목표했던 지점에서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정확하게?

심지어 시안의 검은 도신이 넓지도 않은 레이피어였다·

이는 동작으로 봤을 때 자신이 어딜 노릴지 끝까지 파악한 다음 방어 자세를 취한 것이었다·

시안 역시 덩달아 당황해하고 있었다·

표정을 보아하니 순간적인 위협을 감지하고 본능적으로 막은 것 같았다·

엘리스는 일단 뒤로 물러나 거리를 벌렸다·

“새 생각보다 감이 좋네 시안?”

시안은 대답 없이 그저 어찌할 줄 모르겠단 얼굴을 짓고 있었다·

확실히 뛰어난 순발력이었다·

하긴 그렇지 않고서야 크란츠를 압도적으로 이길 수도 없었겠지·

엘리스는 이내 정신을 차리고 다음 공격에 나섰다·

-탓

그녀의 다음 목표는 시안의 목이 아닌 검·

추진력과 체급을 이용해 몰아붙인다면 아직 경험이 부족한 시안으로선 버티지 못하고 검을 놓칠 것이라 생각했다·

이는 과거의 자신을 포함해 검술이 미숙한 모두에게 해당되는 부분이었다·

-챙! 챙! 챙! 챙!

상하좌우 정확히 네 방향으로 휘몰아친 그녀의 검·

붉은 장밋빛 도신의 검무가 차디찬 밤하늘을 장식하고 있었다·

“····”

이에 시안의 얼굴에서 땀방울 한줄기가 흘렀다·

그러나 그것과는 무색하게 그의 검은 엘리스의 검과 멀쩡히 맞닿아 있었다·

“···?”

받아친 것이다·

진심을 담은 일격이 이렇게 허무하게 막혀버렸다·

허무하다고 하기엔 숨을 가쁘게 몰아쉬는 것이 전력을 다한 것처럼 보였지만 중요한 건 시안이 막아냈다는 사실이었다·

검을 놓치긴커녕 손가락 하나 떨어지지 않은 상태·

엄밀히 말해서 10살인 시안의 근력으론 17살 엘리스의 근력을 당해낼 수 없었다·

한 번의 검격이라도 제대로 들어갔다면 견디지 못하고 검을 놓쳤어야 하거늘 이걸 견뎌냈다?

정확히 말하면 견딘 게 아니라 흘린 것이었다·

엘리스는 도합 네 번의 검격에서 자신의 힘이 모두 엇갈렸음을 느꼈다·

그 말은 즉 서로의 도신이 맞닿은 순간 밀려오는 힘들을 시안이 모두 흘렸다는 얘기가 된다·

‘뭐지 이 아이?’

엘리스는 진심으로 당황을 금치 못했다·

우연이든 재능이든 간에 진심이 담긴 일격을 두 번이나 막아낸 것이다·

신의 아이라고 불렸던 자신의 검이 고작 10살 꼬맹이한테 막히다니····

그녀의 마음 한 켠이 꿈틀거리고 있었다·

놀라움을 넘어 이제는 자존심의 문제였다·

묵혀두었던 검사의 열망이 피어오름과 동시에 이제는 굴복시키고 싶다는 마음마저 나타나고 있었다·

말없이 검을 물린 엘리스는 다시금 거리를 벌렸다·

그와 동시에 그녀의 검에서 푸른빛 오라가 반짝이고 있었다·

* * *

1대1 싸움에서 이렇게 숨 가빴던 적이 얼마만인가?

대륙 제일 검 ‘레시무스’와의 일기토 이후 거의 10년 만일 것이다·

누나가 어찌 볼 진 모르겠지만 난 지금 아주아주 심오하고도 세심한 힘 조절을 하고 있다·

첫 찌르기와 더불어 연달아 몰아붙인 4연격에서 진짜 거짓말 안하고 반격할 수 있는 여지가 열 번 이상은 있었다·

목에 검을 겨누라고?

노렸다면 진즉에 노렸을 거다·

지금도 마음만 먹으면 한 합에 검을 쳐내고 겨눌 수 있다·

차마 그럴 수 없기에 정말 모든 본성을 꾹꾹 눌러서 참아내고 있는 것이다·

일단 흘려내는 것에 집중하면 3분은 어찌어찌 버틸 것 같긴 한데···

지금 저 누나가 또 뭘 하자는 거지?

-슈우웅

그녀의 검에서 푸른빛의 오라가 반짝였다·

마나를 발현한 것이다·

그 빛을 본 순간 나는 생각했다·

날 죽이려는 건가?

이건 가문의 유지를 잇는 것이 아닌 가문의 싹을 자르겠다는 거다·

“이것도 시련입니까 누님?”

조심스레 말을 걸어봤지만 누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체내에 결집된 마나를 검으로 전승시키기 위한 고도의 집중상태였다·

아니 저렇게 까지 할 필요가 있어?

내 기억 상 누나의 현재 마법등급은 못해도 6성급·

같은 나이의 아카데미 동기들과 비교해 봐도 1~2단계는 훨씬 높은 등급이다·

그런 엘리트중의 엘리트께서 아직 고작 10살 꼬맹이에게 마나를 쓰려한다니

모르긴 몰라도 자신의 공격이 막혔다는 것에 자존심이 엄청 상한 모양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녀의 도신은 점점 더 바다 빛의 매혹적인 색으로 물들여지고 있었다·

어쨌든 이렇게 된 이상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은 하나뿐이다·

대련 시작 후 처음으로 검을 앞이 아닌 뒤쪽으로 내뺐다·

그러고선 검을 잡지 않은 반대쪽 손을 조용히 도신에 갖다 대었다·

-기이잉

검에선 짤막한 빛이 일었고 이내 아무 일 없다는 듯 사라져 버렸다·

나 역시 검에 마법을 전승한 것이다·

전승이 확인된 순간 주저할 새 없이 자리를 박차고 달렸다·

이미 그녀의 검은 모든 준비가 완료된 상태·

저대로 휘두르기만 해도 내 몸은 100보 밖으로 날아갈 것이다·

물론 그러한 일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다·

내가 상정한 두 가지 상황이 온전히 벌어진다는 가정 하에·

-쐐액!

누나의 검이 마침내 사선으로 베어졌으며 그 동시에 푸른 검기가 새어 나왔다·

나 역시 그에 맞춰 검을 살짝 비틀어 그녀의 검을 맞이하였다·

“거기까집니다!”

그 순간 익숙한 남성의 목소리와 함께 은빛의 장검이 공중에서 나타났다·

검은 나와 누나의 사이를 가로막았고 그녀의 검기를 순식간에 흡수해버렸다·

금빛의 줄무늬로 치장된 순백의 갑옷·

이것은 저택 수호병들 따위가 갖출만한 무장이 아니었다·

“선을 넘으셨습니다 아가씨· 아무리 엘리스님이라 해도 이 이상은 제가 허락하지 않습니다·”

“다 당신은 어 그러니까 유 율켄 맞죠···?”

누나를 막은 것은 다름 아닌 율켄이었다·

상급기사가 자신을 막은 것에 그녀도 적잖이 당황한 듯 보였다·

“아무리 그래도 열 살의 도련님을 상대로 마나를 쓰시다니요? 자칫 잘못하면 큰일 날 뻔했습니다!”

누나는 검과 내 얼굴을 한동안 번갈아 쳐다보았다·

이내 그녀의 양 볼이 붉게 달아올랐다·

자신이 무슨 짓을 저지른 건지 깨달은 것이다·

“이 이게 무슨 일이야 진짜? 정말 미안해 시안! 내가 순간적으로 정신이 나갔나봐!”

어느새 검은 내던지고 나를 끌어안으며 극구 사죄하는 누나였다·

다행히 율켄이 나서서 상황 정리를 해주었기에 망정이지 그러지 않았더라면 꽤 복잡한 상황이 연출될 뻔했다·

나는 황급히 검에 전이시켰던 마나를 모조리 소멸시켰다·

누나와 율켄은 전혀 눈치 채지 못했다·

내가 시전한 것은 7성급 마법중 하나인 <환각>·

특정 대상에 환영을 불어넣어 그것과 맞닿은 모든 생명체들에게 거짓된 환상을 보여주는 정신계 마법이었다·

만약 누나의 검이 내 검과 맞닿았다면 그녀는 내 위치를 구별하지 못해 심각한 혼동을 느꼈을 것이다·

아마 뭔가 있지도 않은 애먼 곳에서 춤사위가 행해졌을 것이며 난 자연스레 그것을 방관하고 시간이 흐를 때까지 기다릴 생각이었다·

나를 끌어안던 누나는 다시금 율켄을 보며 물었다·

“근데 당신은 아버지의 수호기사 아니었나요? 왜 여기 계시는 거예요?”

“당분간 시안 도련님을 호위하라는 공작님의 명을 수행 중이었습니다· 비밀리에 내려진 일이었기에 도련님께도 알려드리지 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

“난 괜찮아 율켄·”

율켄이 붙었다는 것은 아버지가 전선으로 떠난 직후부터 알고 있었다·

이런 강직하고 호방한 기색을 눈치 채지 못한다면 그게 이상한 거겠지·

솔직히 언제 나서주나 싶어 계속해서 기다리던 참이었다·

그도 상대가 다름 아닌 엘리스 누나다 보니 계속해서 망설인 듯 보였다·

“일단 대련은 여기서 끝낼게요· 잠시 자리 좀 비켜주시겠어요?”

누나는 꼬박꼬박 존댓말을 이어가며 율켄에게 부탁하듯이 말했다·

짧게 고개를 숙인 율켄은 바로 자리에서 사라졌다·

“후우우····”

여러 복잡한 감정이 섞인 듯 누나는 크게 한 숨을 내쉬었다·

“검술을 누구한테 배운 거니?”

“전혀요· 이 집에서 저한테 검술을 가르쳐줄 사람이 누가 있겠어요?”

“하긴 내가 네 사정을 모르는 것도 아니고····”

누나는 가문의 어엿한 둘째였지만 첩의 자식이었다·

과거 아버지가 전선에 있었을 당시 총애했던 여기사가 있었는데 그녀와 정분이 들어 태어난 딸이 바로 엘리스 누나였다·

즉 그녀 또한 나와 같은 사생아 신분·

그렇기에 나를 특히나 더 아껴주기도 하였다·

신분적으로 불리함은 있었으나 그 점을 재능으로 커버했으며 마가렛 부인을 통틀어 집안 내에서도 그녀를 함부로 건드는 사람은 없었다·

“근데 너 생각보다 감각 있다? 오죽하면 내가 마법까지 사용하려 했겠니?”

“율켄이 아니었다면 전 지금 들것에 실려 있었을지도 모르겠죠·”

누나는 멋쩍게 웃으며 얼굴을 긁적였다·

“참 누나로서 좋지 않은 모습을 보였네· 응원은 못해줄망정 동생의 앞길을 막으려고나 하고····”

“지금이라도 아셨으면 됐습니다·”

누나는 순간적으로 주먹을 움켜쥐었다· 이내 손을 내리고 다시 차분한 목소리로 물었다·

“가문의 유지를 잇겠다는 거 정말 진심이니?”

나는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답을 대신했다·

“그래 너도 다 생각이 있어서 그런 말을 하는 거겠지· 근데 쉽지는 않을 거야· 모든 건 전적으로 너 하기에 달려 있으니까·”

“명심할게요·”

나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앞으로 내게 펼쳐질 모든 미래는 내가 설계한 인과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그 설계될 미래 속에서 누나의 안위 또한 포함되어 있겠지·

전생의 누나는 3년 뒤 마수들과의 전투에서 죽고 만다·

신의 아이이자 베르트가의 차세대 가주로도 촉망 받던 그녀로서는 너무나도 허무한 죽음이었지만 나는 그 죽음의 비밀을 알고 있다·

누나는 마수가 아닌 같은 인간의 손으로부터 죽었다·

그것도 아주 가까이에 있는 사람으로부터····

과거로 돌아온 자가 바꿀 수 있는 것은 가령 자신의 미래뿐만이 아니다·

3년의 시간 동안 어떤 일들이 발생하던 간에 나는 누나의 죽음을 반드시 막아낼 것이다·

“····”

누나는 하염없이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해맑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다음 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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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Regressed Son of a Duke is an Assassin

The Regressed Son of a Duke is an Assassin

회귀한 공작가의 막내도련님은 암살자
Score 9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Cyan Vert, the best assassin of the continent, meets a pitiful death after having been betrayed by his own brother, whom he had trusted all his life. If I were given another chance at life, I would live it differently. I would only trust myself, and achieve all the things I want on my own without serving anyone else but myself. That is how I was given a second chance at life. The Cyan Vert, a shadow who lived for others, is no more. I will now pave a path on my own, for myse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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