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gressed Son Of A Duke Is An Assassin Chapter 313

You can change the novel's language to your preferred language at any time, by clicking on the language option at the bottom left.

제313화· 해방 (4)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그리 분위기를 잡아요 브라이언?”

평소답지 않은 진중한 모습에 에밀리는 미간을 좁히며 물었다·

“다들 궁금하시지 않으셨습니까?”

브라이언은 아랑곳하지 않고 모두를 보며 역으로 물었다·

“시안 도련님의 그 말도 안 되는 힘과 능력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지?”

사람은 성장하는 동물이다·

작게 피어난 새싹이 쑥쑥 자라 대목이 되듯

비록 보잘것없는 작은 힘이라 해도 그것을 어떻게 가꾸고 성장시키냐에 따라 인간의 가능성은 무한하게 발전한다·

하지만 시안은 그러지 않았다·

시안은 처음부터 완벽에 가까웠다·

같은 인간이 봐도 거리감이 느껴질 만큼 세상을 보는 시안은 눈은 남들과 달랐다·

“그리고 왜 그리 빛이란 존재를 증오하시는지····”

증오라는 말에 아린은 순간적으로 몸을 떨었다·

그녀는 이전에 시안에게 물었었다·

왜 그리 형을 싫어하냐고·

시안은 싫어하는 것이 아닌 그 인간의 진면을 알기 때문에 증오한다고 했다·

자신의 목적을 위해서라면 주변 전부를 이용하다가 필요 없어지면 가차 없이 내버리는 야비한 인간·

대체 시안은 에쉘의 어떤 모습을 보았길래 그리 냉정하게 말할 수 있었던 걸까?

“브라이언은 그 이유를 알고 있나요?”

“예····”

브라이언은 무거운 목소리로 답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도련님께선 제게 말씀하셨습니다· 만약 자신이 이 세상에서 사라지는 순간이 온다면 남은 사람들에게 자신에 대한 의문을 대신 풀어 달라고····”

시안이 유일하게 믿고 의지할 수 있었던 인간 시리카가 세상을 떠나고

이제는 그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인간이 자신밖에 없는 상황에서

브라이언은 지금이 바로 그 의문을 풀어 줄 적기라고 생각했다·

어쩌면 이 세상의 또 다른 비밀과도 같은 그 이야기

브라이언은 하나도 빠짐없이 시안에게 들었던 것을 전부 말해주었다·

“····”

이야기를 들은 사람들의 반응은 제각기 달랐다·

너무 놀란 나머지 입을 못 다문 거다거나 아님 이해하지 못해 고개를 갸웃한다거나

혹은 입은 꾹 다물고 있지만 입술과 눈이 크게 요동치는 등·

하나 같이 믿지 못하겠다는 반응을 공통으로 보였다·

“그 그 말을 지금 믿으라고 하는 거예요?”

에밀리는 급기야 눈초리를 바짝 세우며 소리쳤다·

충분히 이해되는 반응이었다·

시안에게 직접 들었던 본인도 처음엔 이게 말이 되는 이야기인가 싶어 혼란스러웠는데 당사자도 아닌 사람에게 들어야 할 이들은 오죽하겠는가?

하지만 브라이언은 단 한 치의 거짓도 말하지 않았다·

“시안 도련님의 기사로서 그분의 이름을 걸고 맹세하겠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드린 말은 모두 도련님께 직접 들은 사실입니다·”

평생을 믿고 따랐던 이에게 배신당하고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던 전생·

그 전생의 마지막 순간에서 시안은 다음엔 자신만의 삶을 살며 자신을 위한 모든 것을 이룩하겠다고 결심했다·

“주제넘은 생각일 수 있지만 전 도련님이 말씀하신 그 자신만을 위한 삶이 도련님 혼자 만들 수 있을 거라 보지 않습니다·”

“그러면요?”

“저희가 만들어 드려야겠죠·”

확고한 브라이언의 답엔 조금의 망설임도 없었다·

“진심이었든 아니든 도련님께선 오늘날 저희를 만들기 위해 수없이 많은 피를 손에 묻혀 오셨습니다· 이젠 그 망령들의 절규로부터 저희가 도련님을 구원해 드릴 차례라고 생각합니다·”

브라이언은 발을 움직여 얼음에 갇힌 시안에게 향했다·

“설사 제 영혼을 바치는 한이 있더라도···!”

그에게 있어 시안은 그저 자신이 따라야 할 주인 정도가 아니었다·

이전에 없었을 새로운 인생을 부여해준 창조주이자 지고의 존재·

그렇기에 반드시 되살려야 할 존재였다·

“결국 선배도 똑같은 아픔이 있는 사람이었단 거네요·”

루나브는 측은한 눈으로 얼음을 쓰다듬으며 속삭였다·

“이제야 선배가 인간처럼 보이기 시작했어요·”

무심한 눈 아래론 뜨거운 눈물이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스스스

그 순간 갑자기 시안이 갇힌 얼음 주위로 검은 안개가 드리워지기 시작했다·

“···?”

어떤 상황인지 몰라 모두가 당황하던 사이

곧 안갯속에서 실체화한 케이람이 나타나 모두에게 모습을 드러냈다·

[참으로 아쉽네· 이 아름다운 광경을 우리 주인이 봤어야 하는데 말이야·]

“케 케이람 님?”

그녀를 전부터 아는 이들이야 놀랄 게 없었지만 그녀를 처음 접하는 이들로선 그럴 수 없었다·

“케이람? 그렇다면 이 여자가 마검?”

[얼빠진 표정들 짓지 말고 지금부터 내 말에 집중해· 반문하지 말고·]

그러면서 대뜸 자신의 본체를 짚더니

-쾅!

대뜸 시안이 갇혀 있던 얼음체를 한방에 부숴버렸다·

잔해와 함께 떨어지는 시안의 몸을 브라이언이 황급히 받았다·

[얘를 살릴지 말릴지는 전적으로 니들한테 달렸어!]

* * *

“네놈은 살아있으면 안 돼!”

-퍽!

“넌 이 세상의 악이야!”

-콰직!

“시안 베르트···!”

-쿵!

같잖다· 너무나도 같잖다·

살아있을 때의 반도 안 되는 힘으로 나를 죽이겠다시고 달려드는 저 꼬라지가 너무 한심해서 못 버티겠다·

차마 그런 놈들에게 죽을 수 없어 주먹을 휘두르는 나 자신에게도 너무 짜증난다·

입에서 거친 숨이 멈추지 않고 계속 터져 나왔다·

몇 시간 아니 사실은 이미 며칠이 지났을지도 모른다·

두 주먹과 얼굴은 피로 범벅된 지 오래·

당연하겠지만 내 피가 아니다·

아직도 죽지 못해 내게 계속해서 달려드는 저 같잖은 놈들의 피다·

하기야 이미 죽은 놈들이니 죽이지 못하는 것도 당연한 건가?

그에 비해 난 아직 죽지 않고 산 존재라고 할 수 있으니 계속 싸워봐야 손해 보는 건 전적으로 나뿐이다·

지옥이 있다면 바로 여기가 지옥이겠지·

“시안 베르트···!”

일단 달려드는 놈들을 하나하나 다 쳐내면서 나아가고 있지만 변하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뭐 변하지 않는 게 당연한 건가?

이곳은 전적으로 나란 놈에게 고통을 선사하기 위해 만들어진 공간·

출구 따윈 있을 리가 없다·

-털썩

기어이 한계가 온 나머지 다리에 힘이 풀렸고 그대로 주저앉았다·

“키키키키킥!”

나를 향해 울부짖던 망령들의 울음이 이제는 웃음소리로 변모되었다·

왜 니들이 바라던 순간이 와서 기쁘다 이거냐?

근데 어쩌지?

난 네놈들이 바라는 대로 죽어줄 생각이 전혀 없는데?

같잖은 버러지들 손에 죽을 바에야 차라리

내 손에 내가 죽는 게 낫지·

-툭

그 순간 내 앞으로 갑자기 작은 칼날 하나가 떨어졌다·

분명 나와 저 망령들 말곤 아무것도 없는 공간이었는데 난데없이 칼날이라니·

그렇게 원하면 어디 네 손으로 한번 죽어 봐라 이거냐?

원하지 않는 웃음이 입안에서 쉴새 없이 터져 나왔다·

이래서야 내 맘대로 죽지도 못하겠네·

솔직하게 고백하겠다·

난 지금 그 어느 때보다 짜증 나고 욕이 치밀어 오르는 상황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웃음만큼은 멈추지 않으려 한다·

왜냐고?

그래야지 저놈들이 찝찝할 테니까·

내게 고통을 주겠답시고 네놈들이 아무리 달려들어 봐야

나는 끄떡없다는 것을 보여주려 한다·

설사 내 안에 장기가 뒤틀리고 몸이 수백 조각으로 찢긴다 해도·

나는 전혀 고통스럽지 않다는 것을 똑똑히 보여줄 것이다·

그럼 저놈들은 나를 죽여도 만족스럽지 않아 매우 찝찝해하겠지·

나로선 나쁠 것 없는 상황이다·

그렇게 마음을 굳히며 다시 일어서기 위해 고개를 들었다·

“····”

어?

이거 뭐지?

내게 있어 굉장히 익숙한 누군가 바로 앞에서 나를 마주하고 있다·

붉은 단발 이중성이 돋보이는 날카로운 눈 주변에 아른거리는 검은 안개까지·

“당주?”

시리카 니그리티·

나를 두고 먼저 세상을 떠난 그녀가 어째서인지 내 앞에 나타나 있었다·

당황한 나는 그녀의 붉은 눈동자를 잠시 그윽하게 바라보았다·

아 알겠다·

이것도 나를 위해 준비한 고통의 일부분이구나?

내게 소중했던 사람의 환상을 등장시켜서 나를 혼란스럽게 하려는 속셈인 거네?

이야 정말 손이 움직일 힘이 있으면 박수라도 쳐주고 싶다·

하지만 어림도 없는 일이지·

이 정도로 내가 웃음을 잃을 거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니들이 뭔 짓을 해도 양쪽으로 올라간 내 입꼬리는 내려가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

그러겠지·

그럴 것인데·

그래야 할 것인데·

지금 눈앞에 거울이 있다면 내 얼굴이 어떤지 확인 좀 해보고 싶다·

기분 탓일진 모르겠지만 어째 웃고 있을 것 같지 않아서 그렇다·

“····”

하·

진짜 엿 같은 상황이네·

-스윽

뭔가 정체 모를 따스한 감촉이 내 얼굴을 감쌌다·

당주의 얼굴을 한 이 같잖은 망령이 내게 손을 댄 것이다·

“내가 말했지?”

“···?”

“네가 바라는 세상은 절대 쉽게 만들어지지 않을 거라고·”

뭐야?

이거 같잖은 환상 아니었어?

기분 탓일 수 있지만 나를 조롱하겠답시고 저 말을 한 것 같진 않았다·

왜지?

왜 이렇게 익숙한 감촉이 이런 환상에게···?

“죽어라 시안 베르트!”

어느샌가 달려온 망령들이 또 한 번 나를 덮쳤다·

저항할 힘이 남아있지 않는 나로선 아무런 대응도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서걱

낯선 절삭음과 함께 망령들은 두 동강 나면서 사라져버렸다·

“····”

뭐지 이 익숙한 뒤통수는?

어디선가 갑자기 나타난 익숙한 움직임의 검사·

나를 지키려고 하는 것인지 그는 내게 등을 보이고 서서 망령들과 대치했다·

“브 브라이언?”

-휘이잉

그뿐만이 아니었다·

갑자기 공중에서 모래바람이 불더니 달려오는 망령들을 순식간에 휩쓸었다·

저 모래바람은 틀림없는 바보 왕자의····

-파지직!

모래바람에 이번엔 어디선가 벼락이 내려치면서 망령들을 덮쳤다·

-콰직!

한쪽에선 낯익은 누군가가 아예 망령들을 먹는 모습까지 보였다·

“빨리 일어나세요 도련님!”

거기에 어디서 들렸는지 모를 익숙한 시녀의 잔소리까지·

나로선 뭐라 이해할 수 없는 굉장히 얼떨떨한 상황이었다·

“잘 보렴·”

그런 나를 당주의 환상은 웃으며 말했다·

“네가 바라는 세상은 저 아이들이 만들어 줄 거야·”

* * *

-움찔

“도련님의 몸이 움직였어요!”

잠깐이긴 했지만 분명한 움직임·

에밀리는 황급히 시안의 코에 손가락을 가져다 대었다·

“호흡이 느껴져요! 도련님께서 숨을 쉬고 있어요!”

걱정이 가득했던 모두의 얼굴에 환희가 드리워졌다·

이들이 시안에게 전한 것은 마력도 생명의 기운도 아니었다·

그저 시안의 몸에 손을 올린 채 각자 함께했던 추억을 상기하며 그 기억을 시안에게 전하고 있었다·

그 진심이 통한 것인지 시안은 눈에 띄는 반응을 보여주었다·

“조금만 더 해보면 될 것 같아요· 다들 힘내서···!”

“황녀님!”

기쁨의 순간도 잠시 동굴 밖에서 대기 중이던 기사가 급하게 들어와 아린 앞에 무릎을 꿇었다·

“이곳에서 빨리 대피하셔야 합니다!”

기사의 눈은 매우 다급하면서도 혼란스러워 보였다

“지금 쥬른 성문 앞에 웬 정체를 알 수 없는 낯선 기형체들이 나타났습니다!”

“기형체들이요?”

“예! 귀가 뾰족한 것이 엘프처럼 보이면서도 온몸이 불에 탄 듯 새까맣습니다! 대화도 통하지 않는 데다 굉장히 공격적입니다!”

‘다크 엘프!’

본능적으로 다크 엘프들이 쳐들어왔음을 인지한 하스티아는 몸을 벌벌 떨었다·

(다음 편에서 계속)

If you have any questions, request of novel and/or found missing chapters, please do not hesitate to contact us.
If you like our website, please consider making a donation:
Buy Me a Coffee at ko-fi.com
The Regressed Son of a Duke is an Assassin

The Regressed Son of a Duke is an Assassin

회귀한 공작가의 막내도련님은 암살자
Score 9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Cyan Vert, the best assassin of the continent, meets a pitiful death after having been betrayed by his own brother, whom he had trusted all his life. If I were given another chance at life, I would live it differently. I would only trust myself, and achieve all the things I want on my own without serving anyone else but myself. That is how I was given a second chance at life. The Cyan Vert, a shadow who lived for others, is no more. I will now pave a path on my own, for myself!

Comment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