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gressed Son Of A Duke Is An Assassin Chapter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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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공작가의 무능아 (2)

가문의 기대주 크란츠와 무능아 시안의 대련·

누구의 승리를 점칠 것도 없이 관전자들은 일방적인 크란츠의 승리를 예견하였다·

실로 무방비하게 서있는 시안의 모습을 보며 아예 대련 자체를 포기한 것이 아니냐는 생각도 들었지만····

이게 웬일인가?

빠른 동작으로 크란츠의 검을 피하더니 순식간에 그의 무릎을 꿇게 만들었다·

그것도 모자라 발로 얼굴을 가격하여 기절시킨 뒤 그대로 검을 겨누어 대련을 끝냈다·

“···!?”

무예 경험이 전무한 시종들은 무슨 일이 벌어진지 몰라 어리둥절하였다·

허나 상급 기사들을 비롯해 검술을 단련해온 무인들의 시선은 달랐다·

시안의 발은 질주해오던 크란츠가 검을 내지르려는 순간 정확히 떨어졌는데 이는 마치 상대의 동선을 끝까지 보고 대응한 것 같은 움직임이었다·

대상을 잃은 크란츠는 중심을 잃고 쓰러졌으며 틈을 놓치지 않은 시안이 그를 순식간에 제압한 것이다·

결코 우연이라 할 수 없었다·

그만큼 너무나도 섬세한 감각과 집중력을 요구하는 일이었으니

그것은 베르트 공작도 마찬가지였다·

자신의 피를 물려받은 다섯 째 막내아들 시안 베르트·

검술에 대한 재능도 무예에 대한 열의도 전혀 없는 것으로 알려졌기에 태생부터 관심을 받지 못한 아이였다·

허나 그런 자식에게도 부모로서의 연정은 있는 법·

설사 아무것도 못하는 무능아였다 한들 오늘의 대련을 통해 작은 가능성이라도 보여 주진 않을지 내심 기대감을 품으며 지켜본 바였다·

그런데 이게 웬걸?

단 한 번의 경합만으로 넷째를 제압하고 말았다·

공작은 미소를 지었다·

막내에게도 재능이 있었다·

사실은 있는 재능을 여태 숨기고 있었을 지도 모른다·

아카데미의 교육까지 이수한다면 분명 어엿한 가문의 일원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마치 관심을 두지 않은 등잔 밑에서 보석을 발견한 기분·

허나 이어지는 다음의 행동을 본 순간 그 환희는 의문으로 변하게 되었다·

“···?”

있을 필요가 없던 무참한 폭행·

설사 그것이 완전한 제압을 위한 것이라고 핑계 댈지언정 이미 승부가 난 상황에서 같은 형제에게 저런 무자비한 일격을 가할 필요는 없었다·

이것은 그야말로 상대를 완전히 굴복시키겠다는 욕망에서 비롯된 행위였다·

전장도 아니고서야 고작 대련에서 그런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는 것인가?

그것도 아직 몸에 솜털도 나지 않은 열 살의 어린 아이가?

공작의 얼굴은 바로 고뇌로 이어졌다·

“율켄?”

공작의 부름에 수호기사 한 명이 달려왔다·

“부르셨습니까 공작님?”

“복귀를 조금 늦추도록 하겠다· 전선의 기사들에게 알리도록····”

복귀를 늦추겠다는 말에 기사는 다소 놀란 듯했지만 반문하진 않고 그대로 고개를 숙이며 물러났다·

허나 반문하진 않았고 그저 고개를 숙이며 떠날 뿐이었다·

“····”

공작은 계속해서 시안의 모습을 지긋이 바라보았다·

그 시선을 아는지 모르는지 시안은 그저 무덤덤한 얼굴로 시녀에게 검을 돌려주고 있었다·

* * *

해가 중천에 뜬 오후·

점심을 먹기 위해 식탁에 앉았건만 무언가 많이 달라진 느낌이다·

상다리 부러질 듯 넓게 펼쳐진 음식들·

배 터져 죽으라는 것도 아니고 이게 어딜 봐서 1인분의 식사인가?

아니 그래 뭐 음식은 그렇다 치는데····

“얘들 다 뭐야 에밀리?”

“저 저도 모르겠어요· 들이 지원됐다는 말은 못 들었는데····”

평소엔 눈길조차 없던 저택의 시종들이 죄다 내 앞으로 몰려와 줄지어 있었다·

그 중엔 크란츠를 담당하던 이들도 몇몇 보였다·

요리를 만든 시녀들은 어서 자신의 음식을 먹어보라는 듯 반짝이는 시선으로 나를 응시하고 있었다·

진짜 입이 아니라 코로 들어가겠네····

고작 대련 한 번 이겼다 해서 내 지위가 급격히 상승하진 않는다·

내 담당시녀는 애초부터 에밀리 한 명 뿐·

즉 이들은 죄다 자발적으로 모인 것이다·

대게 키워준 은혜는 잊지 않는 것이 인간의 습성·

한 사람이 성공하기 위해선 그를 도와주고 지원해주는 많은 서포터들이 있기 마련이다·

귀족의 자제들 역시 출세할 경우 자신들을 길러준 유모나 시녀들을 대체로 잊지 않고 챙겨주는 것이 대부분이며 아예 그렇게 하는 것이 도리라고 관습화 되어있다·

허나 박쥐도 이런 박쥐들이 없다·

생전 인사도 안하던 놈들이 이제와 콩고물이라도 얻어먹으려고 몰려드는 꼴이라니····

뭐 이해는 한다·

어찌 보면 지극히 비열한 세상사는 법칙이니·

살아남기 위해 분주하는 모습이 얼마나 인간다운가?

“다들 좀 나가주겠어?”

그래도 밥은 좀 편히 먹고 싶다·

“부담돼서 그래· 만들어준 건 고마운 데 밥은 좀 편하게 먹고 싶거든? 필요한 게 있으면 부를 테니 다들 나가줬으면 좋겠어·”

서로 눈치를 보던 시종들은 이내 한 두 명씩 밖으로 나갔다·

슬금슬금 눈치를 보던 에밀리도 연이어 나가려 하니 바로 그녀를 불러 세웠다·

“넌 왜 나가 에밀리?”

“네?”

“후식 줘야 할 거 아니야·”

후식이란 말에 그녀는 싱글벙글 웃으며 되돌아왔다·

참고로 말하는데 에밀리는 요리를 정말 못한다·

저택의 시녀들 중에서도 가장 최악으로 손꼽힐 정도로·

요리뿐만이 아닌 무엇 하나 특출나게 잘하는 것도 없다·

뭐 무능한 자제에게 무능한 시녀가 붙는 것이 그리 이상한 일도 아니지·

딱히 그녀의 차를 마시고 싶어 남으라 한 건 아니다·

그저 주인으로서의 정을 보여준 것뿐·

아무리 그래도 공작가의 자에게 무례한 말을 서슴지 않고 내지르는 시녀를 뭐 좋다고 곁에 두냐 할 순 있을 것이다·

허나 내가 감히 말하겠는데 지금 저택에서 이 시녀만큼 나를 생각해주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아홉 살쯤인가? 한 번은 열이 펄펄 끓어 의식이 오락가락한 적이 있었는데

당시 크란츠 놈이 처음으로 사냥이란 걸 나가겠답시고 저택의 시종들을 모두 끌고 나가 나를 봐줄 사람이 아예 남지 않게 되었다·

그때 불덩이 같은 내 몸을 업고 영지 치유소로 달려간 사람이 바로 에밀리다·

그러곤 이틀 밤낮을 잠도 안 자고 나를 간호했지·

성격이 조금 유별 난건 있지만 그녀가 아니었다면 전생의 난 어느 날 갑자기 저택에서 객사했을 지도 모른다·

즉 내게는 버릴 수 없어 곁에 둘 수 밖에 없는 유일한 사람인 것이다·

식사가 끝난 후 기다렸다는 듯 그녀가 차를 내왔다·

“근데 도련님! 크란츠 도련님은 대체 어떻게 이기신 거예요?”

“뭘 어떻게 이겨? 너도 봤잖아·”

“아니! 도련님은 평소 검에는 눈곱만큼도 관심 안 가졌던 분이시잖아요! 저 안 보는 사이에 단련하셨던 것도 아니고서야····”

“너 없을 때 했어·”

“네···?”

거짓말 아니다·

내 검술 연마의 시작은 아카데미에서 부터였으니·

명백히 그녀가 없던 곳에서 연습을 해왔던 것이다·

넋 나간 에밀리의 얼굴이 아주 가관이었다·

-저벅 저벅

차를 음미하던 와중 발소리가 들렸다·

시종들의 얇은 걸음이 아닌 묵직한 기사의 발걸음·

저택 식당은 문이 있지 않은 개방된 장소였기에 곧 모퉁이 너머로 순백 갑옷을 입은 기사 한 명이 모습을 드러냈다·

“수호기사 율켄· 시안 도련님을 뵙습니다·”

빛의 기사단 소속의 상급 기사 율켄 다리우스였다·

상급 기사의 등장에 화들짝 놀란 에밀리는 재빨리 물러나 고개를 숙였다·

“식사 중에 갑자기 찾아와서 죄송합니다·”

“괜찮아· 근데 무슨 일로?”

“공작님께서 시안 도련님을 찾고 계십니다· 집무실로 안내해 드릴 터이니 동행해주시겠습니까?”

아버지의 부름이라·

전선 복귀를 연기하셨다는 소식은 들었지만 설마 벌써부터 부르실 줄이야·

“알겠어· 지금 가면 되는 거지?”

식사도 끝난 마당에 지체할 필요는 없었다·

바로 자리에서 일어난 나는 율켄의 안내를 받아 아버지가 계시는 집무실로 향했다·

상급 기사의 호위를 받는 공자·

이것은 결코 가벼운 것이 아니다·

소식의 전파와 안내는 하다못해 하급 병사들이 담당해도 된다·

허나 지금의 나를 안내하는 자는 무인으로서 최상급 경지에 도달한 상급 기사다·

그것 자체만으로도 나란 존재의 가치가 얼마나 부상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나와 마주치는 즉시 고개를 숙이는 시종들·

단순히 집무실로 향하는 발걸음일지언정 나는 지금 감히 접근조차 허락되지 않는 든든한 보호를 받고 있었다·

“도 도련님! 저기요!”

눈치를 보며 따라오던 에밀리가 복도 너머를 가리켰다·

품위 있는 걸음걸이로 다가오고 있는 한 무리가 보인다·

마가렛 에르제스·

공작의 정실이자 조금 전 내가 때려눕힌 크란츠의 어머니였다·

방향을 보아하니 의무실을 다녀온 모양이다·

크란츠의 상태를 살펴보고 온 것이겠지·

“···!”

나를 발견한 그녀는 당연하다는 듯 눈살을 찌푸렸다·

나는 개의치 않고 다가가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

“크란츠는 괜찮나요?”

그녀는 매우 불쾌해하고 있었다·

“잘도 그 입을 지껄이는 구나· 네 형제를 그리 무참히 구타해놓고선 뻔뻔스럽게 얼굴을 들고 다녀?”

구타라····

크란츠가 여태 나한테 했던 가학행위들은 알고 저런 말을 하는 것일까?

뭐 백번양보해서 나를 원망하는 건 이해한다·

아무렴 지자식이 나로 인해 만신창이가 됐는데 뺨 한대를 맞아도 억울하진 않지·

이런 반응을 아예 상정 못 한 것도 아니다·

그녀가 나를 달갑게 보지 않는 건 애초부터 있던 일·

저기서 선만 더 넘지 않는다면야 나도 조용히 넘어갈 수 있다·

“하긴 그래서 근본 없는 핏줄은 어쩔 수 없다는 거겠지· 더러운 어미 밑에서 태어났으니 자식이라고 멀쩡할 수 있을까?”

····

선을 넘었다·

그나마 가지고 있던 인간으로서의 도의가 뚝하고 끊어져버렸다·

전생의 나였다면 또 모를까 지금 내 앞에서 저 말을 지껄였다는 건 죽여 달라는 말과 동일하다·

“네놈은 애초부터 길거리에서 밥이나 빌어먹을 팔자였다· 그걸 공작님께서 거두어주셨거늘 주제도 모르고 나대? 하긴 너 같은 놈들은 백번 쳐말해도 못 알아 듣겠지!”

공작부인의 말은 이미 내 머릿속에서 들리지 않았다·

아 어쩌지?

그냥 죽이고 싶은데?

여기서 내가 공작부인을 죽이면 어떻게 될까?

일단 죽이고 나서 생각해볼까?

율켄이 대처할 틈조차 없게 그냥 목을 따버리면 될 것 같긴 한데····

짧은 고심을 하다가도 이내 고개를 저었다·

그렇게 쉽게 죽일 바에야 안 하는 것만 못하니·

“뭘 멀뚱히 서 있느냐? 어서 비키지 못해!”

나는 가볍게 무시한 채 그녀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았다·

“그 그 눈빛은 뭐냐! 감히 어느 안전이라고 눈을···!”

“어쩌시려고 그래요?”

기어코 내뱉은 한마디에 주위가 얼어붙었다·

“품위 있는 공작부인께서 그런 험한 말을 하시면 제 기분이 매우 좋지 않습니다·”

공작부인은 기가 찬 듯 헛웃음을 내었다·

“하! 네놈의 기분 따위 내가 상관해서 뭣하겠느냐?”

“상관하셔야 할 텐데?”

“뭐?”

“제가 크란츠한테 무슨 짓을 할 줄 알고요?”

그녀의 눈빛이 순간 심하게 떨렸다·

“적어도 아카데미엔 사지 멀쩡한 채로 가야하지 않을까요?”

생긋이 웃는 내 얼굴에 부들부들 떨기까지 한다·

내 말은 객기가 아닌 진심이다·

설사 팔 다리 하나 부러진다 해서 못 사는 것도 아닌데 딱히 죽을죄를 저지르는 것도 아니잖아?

그런 짓을 했다 해서 큰 벌을 내릴 아버지도 아니다·

“이 이런 근본도 없는 천박한 것이 감히!”

“그 천박한 놈이 지금 어떤 상황인지 모르시겠습니까? 전 그만 공작님을 뵈러가야 하니 좀 비켜주시죠· 공 작 부 인!”

그녀뿐만이 아닌 그녀의 시종들마저 아연실색 하였다·

감히 저택의 안주인에게 비키라는 건방진 말을 한 것이다·

기어코 화가 폭발한 공작부인이 손을 들어올렸다·

-턱

허나 그 손은 내 얼굴이 아닌 다른 이의 손에 붙잡혀 멈추고 말았다·

“···!”

“거기까지 하시죠· 사모님·”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난 지금 호위를 받고 있다·

공작의 명령을 직접 하달 받은 상급 기사의 호위를·

공작의 정실에게도 붙지 않는 그 수호 기사가 지금 내 옆에 있는 것이다·

뭘 뜻하겠는가?

내 위치는 지금 공작과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이다·

나에게 해를 가하려 한 자가 설사 황제라 한들 이 수호기사는 그의 목을 베려 할 것이다·

하물며 고작 공작부인 따위가 내 앞길을 막을 순 없었다·

“이 이거 놓지 못하겠느냐?”

살며시 놓아주니 그녀는 바로 뒷걸음질 쳤다·

“더 이상의 지체는 제가 용납하지 않습니다· 그만 길을 내어 주시지요 공작부인·”

수치에 몸을 떨던 그녀는 이내 옆으로 물러났다·

그녀가 물러나면서 뒤에 있던 시종들도 벽으로 붙어 길을 내주었다·

“크란츠에게 안부 전해주세요!”

언제 그랬냐는 듯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그녀를 지나쳤다·

공작부인은 어떤 말도 하지 못한 채 그저 격양된 시선으로 나를 노려 볼 뿐이었다·

나는 개의치 않고 복도를 유유히 걸어 나갔다·

(다음 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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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Regressed Son of a Duke is an Assassin

The Regressed Son of a Duke is an Assassin

회귀한 공작가의 막내도련님은 암살자
Score 9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Cyan Vert, the best assassin of the continent, meets a pitiful death after having been betrayed by his own brother, whom he had trusted all his life. If I were given another chance at life, I would live it differently. I would only trust myself, and achieve all the things I want on my own without serving anyone else but myself. That is how I was given a second chance at life. The Cyan Vert, a shadow who lived for others, is no more. I will now pave a path on my own, for myse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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