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gressed Son Of A Duke Is An Assassin Chapter 2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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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8화· 프루이나 (3)

“이 이게 어떻게 된 거지?”

“나 살아 있는 거야?”

하스티아와 동행한 외부인을 처리하기 위해 동원된 열 명의 경비원 엘프들·

하지만 그들은 전부 임무를 달성하지 못하고 1시간 정도를 차디찬 얼음 바닥 위에서 편하지 않은 잠을 취해야 했다·

대부분은 깨자마자 뒤통수부터 문질렀다·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모를 만큼 그냥 속수무책으로 당해버렸어·”

“죽지 않은 게 신기할 따름이군·”

그러면서 자신들을 기절시켰던 외부인을 향한 두려움을 표출했다·

“그 외부인에 대해 좀 더 얘기 좀 해주게·”

그런 그들의 곁으로 긴 수염의 연로한 엘프가 다가와 물었다·

“지 짙은 흑발에 마법은 쓰지 않았고 뭔가 이상한 검을 쓰고 있었습니다·”

“이상한 검?”

“예· 안개처럼 생긴 알 수 없는 검은 기운으로 뒤덮인····”

“잠시 그대로 좀 있어 보게·”

엘프는 지그시 눈을 감고선 손에서 마나를 발현했다·

그러자 현장에 머물러 있던 일련의 기운들이 스멀스멀 기어 올라오더니 곧 그가 발현한 마나 쪽으로 모여들었다·

“엘퓨리스님· 지금 무얼 하시는?”

동료 엘프들의 물음에도 그는 반응하지 않았다·

잠시 후

눈을 뜬 엘프는 자리에서 일어나 홀로 조용히 읊조렸다·

“마검의 주인이 온 게로군·”

* * *

-후우웅

시안의 후드 속에서 낯익은 신기와 함께 광채가 떠오르자 로엘을 비롯한 화이트 엘프들은 일제히 무릎을 꿇었다·

“돌아오셨군요 마리안님!”

프루이나의 수호자가 돌아왔음을 깨달은 것이다·

광채는 곧 시안의 앞으로 나와 인간 형태를 갖추었다·

“늦게 돌아와서 미안하구나·”

“아닙니다· 아무 탈 없이 무사히 돌아와 주셔서 감사할 따름이었다·”

이제까지 불안과 의문에 차올라있던 엘프들의 마음이 크게 가라앉는 순간이었다·

“일단 해야 할 이야기부터 먼저 해보자꾸나· 하스티아·”

‘예· 마리안님····’

“네가 직접 설명해 보거라· 프루이나로 오기 전에 일족원들과 무슨 일이 있었는지·”

하스티아는 바로 대답하지 못해 고개를 떨궜다·

하지만 언제까지고 숨길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고민 끝에 입을 열었다·

“프루이나에 초입에 발을 들였을 때 저희에게 화살이 날아왔어요· 그 화살의 촉은 정확히 저를 향해 있었고요·”

“아니 그럼 우리 일족이 하스티아님을 살해하려 했단 말입니까?”

엘프들은 알고 있었다·

다른 이라면 몰라도 하스티아는 절대로 거짓말이란 걸 하지 않는다는 걸·

지금 하스티아가 말한 이야기는 그녀가 겪고 그녀가 보았던 분명한 사실이었다·

“겨 경비원들이 왜?”

엘프들은 정신이 혼란스러운 나머지 저마다 머리를 움켜쥐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경비원들은 널 어디로 데려갔던 거냐?”

그런 와중에 가르니안이 시안에게 물었다·

“글쎄? 정확히 어디라고 해야 할진 몰라도 우리 쪽으로 따지면 감옥 같은 곳이라 하더군·”

“···!”

모든 엘프의 전부 시안에게 향했다·

“설마! 너 거기서···?”

“얼음 속에 꽁꽁 잠들어 있던 다크 엘프는 아주 잘 봤다·”

시안은 딱히 숨길 것도 없기에 거기서 봤던 것을 사실대로 말해주었다·

“경비원들이 널 거기에 데려갔다고? 대체 왜?”

“그만 자세한 건 직접 물어서 확인해보도록 하자구나·”

모두를 진정시킨 마리안은 발을 움직여 자신의 보금자리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그러곤 드래곤으로서 위엄을 풍기며 자리에 앉아 조용히 눈을 감았다·

이내 그녀의 몸에서 다량의 신기가 뿜어지며 둥지 전체로 퍼져나갔다·

‘현재 프루이나에 있는 모든 생명체에게 전한다·’

곧 프루이나에 있는 모든 생명체의 머릿속으로 마리안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지금 너희가 찾고 있는 하스티아는 내가 데리고 있다· 그녀를 마을로 데려가기에 앞서 조금 전 그녀에게 벌어진 상황에 관한 전말을 들어야겠으니 설명이 가능한 자는 한시라도 빨리 내 둥지로 와주길 바란다·’

그 목소리는 물론 시안에게도 전해졌다·

‘시간은 한 시간 주겠다·’

제한 시간도 확실하게 정하면서 마리안은 감응을 끝냈다·

“자 이제 마음 편히 쉬면서 기다릴 일만 남았구나·”

허나 마리안과 말과 다르게 엘프들의 얼굴에선 근심이 좀처럼 떠나가지 않았다·

그렇게 가시방석과도 같은 1시간이 지난 후

-저벅저벅

둥지 입구 쪽에서 낯선 이의 발소리가 들려왔다·

모두의 시선이 입구 쪽으로 돌아가고

프루이나의 냉혹한 칼바람을 뚫고 나타난 장본인의 모습이 드러나자

“···!”

시안과 마리안을 제외한 모두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무사히 돌아오셔서 다행입니다 마리안님·”

“그래· 네가 현 상황에 대한 설명을 해주러 온 것이겠지? 엘퓨리스?”

“그렇습니다·”

엘퓨리스는 흐트러지지 않은 얼굴로 마리안을 향해 한쪽 무릎을 꿇었다·

“저 엘프가 누구인지 아무나 설명 좀 해줄 사람?”

시안이 설명을 요구하자 가르니안이 입을 열었다·

“우리 화이트 엘프 일족의 장로이신 엘퓨리스님이다·”

“장로?”

즉 일족의 지도자와도 같은 위치의 엘프란 소리였다·

“설마 엘퓨리스님께서 하스티아님을···?”

대목처럼 굳건하게 서 있던 그조차도 양팔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자 그럼 설명을 시작해볼까 엘퓨리스?”

“그전에 한 가지만 여쭙겠습니다·”

이야기를 시작하려던 엘퓨리스의 눈은 구석에 있던 시안에게 향했다·

“하스티아는 저 인간과 함께 프루이나에 온 것입니까?”

대답은 하스티아가 대신했다·

‘네 시안님과 함께 왔어요·’

“다른 일족들이 먼저 복귀했을 때도 그 인간과 함께 있던 것이고?”

‘네 맞아요·’

“그럼 지금까지 쭉 저 인간과 함께 있었다는 소리가 되겠군요·”

“그게 뭐 문제가 되나?”

보다 못한 시안이 입을 열고 나섰다·

그동안 자신과 동행한 것을 마치 죄인 것 마냥 추궁하는 모습이 여간 불편한 게 아니었다·

하지만

“더 해명할 것도 없을 것 같습니다·”

“···?”

“하스티아는 신의 비밀을 지키는 열쇠로서의 자격을 잃었습니다·”

엘퓨리스의 눈빛은 그 누구보다 확고했다·

“열쇠로서의 자격을 잃었다라···· 어떤 근거로 그리 말하는 거지?”

“마리안님께서도 아시다시피 지고의 존재들께선 300년 전 저희에게 구시대 기록의 봉인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내려주셨습니다· 그때 분명히 말씀하셨죠· 인간들의 과오를 지우기 위해 이 기록을 봉인하는 만큼 그 봉인을 탐하려는 이들 역시 인간일 것이다· 해서 절대 열쇠가 인간의 손에 들어가는 것만큼은 막아내라고 하셨습니다·”

마리안은 반박하지 않았다·

“하지만 하스티아는 그 금기를 어겼습니다· 인간을 조심하라 했던 신의 경고를 무시하고 인간과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스스로를 위험에 노출 시켰습니다·”

‘시안님은 절 지켜주셨어요! 제 안에 깃든 열쇠의 힘도 탐하지 않으셨고요!’

하스티아는 시안에겐 아무 잘못이 없다며 간곡히 호소했다·

“널 탓하는 게 아니다· 하스티아·”

그런 하스티아를 엘퓨리스는 인자한 눈으로 봐주었다·

“운명이 그리 인도했다면 어쩔 수 없었을 뿐· 네 잘못은 없다· 허나 이제는 내려놓을 때가 되었다·”

그 말의 의미를 모르는 이는 적어도 이 둥지 안에선 없었다·

“네가 가진 열쇠의 힘을 그만 다른 일족원에게 넘기자꾸나·”

‘···!’

엘퓨리스를 제외한 모두가 당황을 금치 못했다·

열쇠의 힘을 다른 이에게 넘기는 것·

그 광경을 이미 가울에서 한 번 보았던 시안은 그게 무얼 의미하는지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하스티아를··· 죽이겠단 뜻인가?”

“이것은 우리 일족의 일· 인간이 자네가 상관할 일이 아니네·”

시안의 노기 어린 물음에도 엘퓨리스는 무심하게 답할 뿐이었다·

“제가 할 수 있는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아무쪼록 마리안님께선 이해해주실 거라 믿습니다·”

“일단 마을로 돌아가서 대기하거라· 이들에게도 잠시 생각할 시간은 필요할 것 같으니·”

엘퓨리스는 더이상 말없이 그 길로 둥지를 떠났다·

남겨진 이들은 어쩔 줄 몰라 하는 얼굴로 눈치만 볼 뿐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엘퓨리스님의 말이 맞아요·’

하스티아가 그 침묵을 깨고 감응을 전했다·

‘제가 열쇠로서의 자격을 잃었다면 다른 분이 그 역할을 대신하는 게 맞겠죠· 저보다 훨씬 잘 수행할 수 있는 분으로요·’

그녀는 이미 결심을 굳힌 듯 얼굴엔 일말의 흔들림도 보이지 않았다·

그 강인한 모습에 엘프들은 어떠한 반문도 할 수 없었다·

그것은 시안도 마찬가지·

마음이 답답해진 그는 잠시 둥지를 나갔다·

* * *

사람은 이기적이다·

그렇기에 어떤 말을 듣든 일단 본인의 입장을 우선으로 생각하고 듣는다·

엘퓨리스라는 놈이 한 말과 그 말을 들은 엘프들의 반응이 어떻고는 솔직히 크게 신경 쓰이거나 하진 않았다·

다만 조금 전 일련의 상황을 쭉 지켜본 내 머릿속을 잠식한 생각은 오직 하나뿐이었다·

나 때문인가?

나 때문에 하스티아가 저 상황에 처하게 된 건가?

그때 아퀴젤에서 그녀를 다른 엘프들과 함께 보냈으면 이런 일이 안 벌어졌을까?

내 이기적인 생각 때문에 내 어쭙잖은 욕심 때문에 그녀가 저런 상황에 처했다고 생각하니 속이 뒤틀릴 것만 같았다·

그럼 난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

답은 단순하다· 해결해야지·

사실 여부가 어떻든 나로 인해 이런 상황이 펼쳐졌다고 생각한다면 내가 해결하면 그만이다·

그래· 맞지·

내가 해결하면 되는데····

무슨 수로?

그녀를 데리고 프루이나에서 도망쳐?

장담하는데 그건 하스티아가 원하는 일이 아닐 것이다·

그녀는 화이트 엘프이기에 엘프의 땅에서 엘프답게 살아야 한다·

내가 억지로 빼 와서 다른 곳에 살게 한들 그건 아무런 의미가 없다·

아 짜증 나네·

이 말 하나만이 입에서 자꾸만 아른거렸다·

[마수의 똥이라도 씹었어? 얼굴이 왜 또 울상이실까?]

이 상황을 가만 지켜볼 리 없는 케이람이 내 얼굴을 찌르며 나타났다·

[네 탓이라고 생각하니? 괜히 붙잡고 있어서 이 꼴이 벌어진 것 같아?]

“솔직히 부정은 못 하겠네·”

나는 숨길 것 없이 솔직하게 토로했다·

“그녀를 데리고 있던 건 잘못이었어· 그냥 그때 보내줬어야 하는데 아둔한 내 선택이 지금의 상황을 야기한 거야·”

[그럼 책임을 져야지 뭐 하고 있어? 너답지 않게 왜 이래?]

“그걸 누가 몰라서 그래? 달리 좋은 수가 안 떠오르니 네 말대로 마수 똥 씹은 얼굴이나 하면서 고민을···”

[방법 알려줘?]

나는 1초 정도 입이 허공에서 멈췄다·

[신의 비밀을 네가 밝히면 돼·]

“···?”

[그럼 저 엘프 아이를 구할 수 있어·]

“그게 무슨 말이야?”

[말 그대로야· 저 엘프의 안에 깃든 열쇠의 힘을 깨고 그 기억 속에 숨은 신의 비밀을 네가 밝히면 돼· 그럼 열쇠고 뭐고 다 무의미해지지 않겠니?]

“정신 나간 소리군····”

입 밖에 나온 말 그대로 이건 정신 나간 소리다·

하스티아가 가진 열쇠의 힘을 깨고 그 안에 숨은 비밀을 탈취하라고?

그게 가능한····

‘프루이나로 가보아라· 그곳에 네가 찾고자 하는 길이 있을 것이다·’

순간 데빌 드래곤의 우두머리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프루이나에서 찾을 수 있는 나의 길·

신과 대면했을 때도 물러서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는 나만의 길·

그 길이 숨어 있는 곳은 아무리 생각해도

“구시대의 기록밖에 없겠지·”

-스윽

그때 뒤에서 가녀린 발소리와 함께 익숙한 인기척이 느껴졌다·

‘시안님·’

하스티아였다·

표정을 보아하니 날 위로하기 위해 나온 모양이다·

‘안타깝게 생각하실 필요 없어요· 이건 그냥 제가 부족해서 열쇠로서의 자격이 없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에요·’

“····”

‘저는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그러니 시안님께선 자책하지 마시고 부디···’

-턱

더 못 들어 주겠다고 생각한 나는 그녀의 양어깨를 붙잡았다·

‘시· 시안님?’

하스티아는 흠칫 놀람과 동시에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지금부터 넌· 그냥 나한테 당한 거야·”

(다음 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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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Regressed Son of a Duke is an Assassin

The Regressed Son of a Duke is an Assassin

회귀한 공작가의 막내도련님은 암살자
Score 9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Cyan Vert, the best assassin of the continent, meets a pitiful death after having been betrayed by his own brother, whom he had trusted all his life. If I were given another chance at life, I would live it differently. I would only trust myself, and achieve all the things I want on my own without serving anyone else but myself. That is how I was given a second chance at life. The Cyan Vert, a shadow who lived for others, is no more. I will now pave a path on my own, for myse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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