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gressed Son Of A Duke Is An Assassin Chapter 2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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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6화· 프루이나 (1)

벨리아스를 떠난 지 어느새 일주일·

가급적 보는 눈을 피하고자 외진 길만을 이용했기에 조금 걸리긴 했지만 아무튼 프루이나 인근까지 무사히 오는 데 성공했다·

말이나 마차 같은 이동 수단을 전혀 이용하지 않은 만큼 하스티아도 초반엔 조금 힘겨워했다·

하지만 프루이나에 가까워질수록 힘을 내는가 싶더니 이제는 무리 없이 내 속도를 맞춰서 따라와 주었다·

후·

숨을 쉴 때마다 이제는 입김이 자동으로 나온다·

확실히 북쪽으로 올라와서 그런지 춥군·

이런 나에 반해 입김은커녕 추운 기색조차 안 보이는 저 엘프를 봐라·

마음 같아선 내 망토 달라 하고 싶은데 혹여나 내가 뺏어갈까 봐 두 손으로 꽉 쥐고 있는 저 모습 좀 봐라·

도착 전까진 못 돌려받겠군·

‘내일 아침이면 프루이나에 도착하겠네요·’

그녀의 말대로 시간상 두어 시간 정도만 더 걸어가면 프루이나에 이를 것이다·

아마 오늘이 함께하는 마지막 야영이겠지·

‘시안님은 프루이나엔 처음 방문하시는 거죠?’

“어·”

이번 생 한정이다·

전생에선 딱 한 번 프루이나에 다녀온 적이 있었다·

‘원래 외부인은 들이지 않는 것이 원칙이지만 시안님이라면 저희 일족도 기쁜 마음으로 받아주실 거예요· 저희를 도와주시기도 했고 또 마검의 소유자이기도 하시니까····’

마검의 소유자라는 말을 들은 순간 내 눈은 슬그머니 케이람이 있는 쪽으로 향했다·

딱히 반응이 없는 걸 보니 자는 듯했다·

하스티아와 처음 만났을 당시 그녀는 나와 케이람을 보며 말했다·

케이람이 먼 옛날 화이트 엘프 일족을 구해줬었다고·

나로선 이게 뭔 장난으로도 못 들을 말인가 싶었지·

허나 당시 케이람은 하스티아의 말을 듣자마자 그녀의 입을 틀어막았다·

마치 내가 들으면 안 될 이야기라도 있는 것처럼·

딱히 내색은 하지 않고 있었지만 못내 궁금했던 건 사실이다·

“분명 프루이나의 만년설이 녹고 있다고 했었지?”

하스티아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 만년설에 갇혀 있다는 다크 엘프는 어쩌다가 그 지경이 된 거야?”

‘제가 알기론 마검님과 마검님의 전 주인분께서 프루이나의 마력을 이용해 봉인한 걸로 알고 있어요· 엄청난 생명력과 무한한 재생력을 보유하고 있던 만큼 신의 무구로 상대하기에도 큰 어려움이 있었다고 해요·’

그래 뭐 봉인한 경위는 그렇다 치는데

신의 무구로도 상대하기 벅찼다고?

그런 존재가 이 땅에 있을 수가 있어?

“그 다크 엘프는 어쩌다가 나타나게 된 건데?”

‘그건 잘 모르겠어요· 언제 어디서 어떻게 나타나게 된 건지 정확한 정보는 남아 있지 않아요· 다만 그 갑자기 나타난 다크 엘프들로 인해 저희 화이트 엘프 일족은 큰 피해를 입었고 대처할 도리가 없는 상황에서····’

“마검과 그 주인이 나타났다는 거군·”

‘네 맞아요· 그분께서 저희에게 구원을····’

[무슨 이야기를 그리 재미나게 하고 계실까?]

잠에서 깨어난 케이람의 목소리가 퍼지면서 하스티아의 입은 허공에서 멈췄다·

[서로 몸이라도 좀 더 붙인 상태에서 얘기하지 그래? 교감도 되고 좋잖아?]

케이람은 실체화한 상태에서 내 어깨에 팔을 걸치며 속삭이듯 말했다·

말투를 봤을 때 우리가 하던 이야기를 듣고 있던 것 같진 않았다·

뭐 그때의 일이 궁금하다면 여기 계신 당사자에게 묻는 것이 가장 확실하겠지만

“그만 자도록 하지·”

지금은 때가 아니다·

내가 몸을 돌리자 하스티아도 따라서 몸을 돌렸다·

[뭐야 싱겁게?]

케이람은 다시 안개가 되어 검 속으로 들어갔다·

다크 엘프의 부활이라·

어쩌면 그 데빌 드래곤의 우두머리가 말한 내가 찾고자 하는 길이 거기 있을지도 모르겠군·

이런저런 생각과 함께 짧은 잠을 청하고

새벽 하늘이 걷히자마자 우리는 다시 여정을 시작했다·

-스슥

서리 내린 수풀을 걷으니 그 너머로 긴 산맥과 그 위에 하얗게 덮인 만년설의 전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프루이나에요 시안님!’

낯선 타지에서의 여정을 끝내고 마침내 고향으로 돌아온 하스티아의 얼굴엔 평안함과 행복이 가득 차올라 있었다·

그러면서 내 손을 덥석 붙잡았다·

‘어서 가요 시안님! 시안님께 빨리 프루이나를 소개해 드리고 싶어요!’

얼음장처럼 차가운 내 손과 다르게 붙잡은 그녀의 손에선 따뜻한 온기가 느껴졌다·

익숙지 않은 추위에 애를 먹고 있어서 그런지 손난로와도 같은 그녀의 손을 좀처럼 떼지 못했다·

그 순간

“···!”

하스티아의 손을 빠르게 잡아당겨 그녀를 내 품으로 인도했다·

-슈욱!

정확히 0·5초 뒤

화살로 추정되는 날카로운 물체가 하스티아의 눈앞을 빠르게 지나갔다·

현재 우리가 서 있는 위치는 사방이 뻥 뚫린 개활지·

앞으로 나아가봐야 표적만 될 뿐이다·

“고개 숙여!”

곧바로 망토로 그녀의 얼굴을 감싼 뒤 머리를 숙인 채 왔던 길로 후퇴했다·

물러서는 동안 몇 개의 화살이 더 날아왔지만 큰 무리 없이 수풀이 우거진 곳으로 몸을 숨길 수 있었다·

‘프루이나의 경비대인 것 같아요! 제가 설득할게요 시안님!’

하스티아는 자신이 해결하겠다며 자신을 놔줄 것을 요구했다·

나는 잠시 주변 상황을 살핀 후 그녀를 보내주었다·

‘····’

앞으로 나선 하스티아는 즉시 눈을 감으며 감응을 시작했다·

그녀의 목소리가 사방으로 퍼지니 곧 우리를 향하던 살기가 약해지면서 점차 인기척이 가까워졌다·

곧 후드를 뒤집어쓴 하얀 머리의 엘프들이 사방에서 나타났다·

“하스티아님! 괜찮으십니까?”

그들은 허둥지둥 달려와 그녀의 상태를 살폈다·

하스티아는 고개를 끄덕거리는 동시에 다시 내가 있는 곳으로 다가와 나를 소개했다·

‘여기 계신 분은 저를 도와주시고 여기까지 바래다주신 시안님이에요! 이상한 외부인이 아니니 안심하셔도 돼요!’

“시안님이라고요? 그럼 이 인간이 하스티아님을 데려간····”

먼저 프루이나로 돌아간 엘프들을 통해 나에 대한 이야기는 들었을 터·

당연하겠지만 나를 좋은 시선으로 보는 엘프는 없었다·

저마다 경계 혹은 불신의 눈빛만이 가득했다·

“일단 무사히 돌아오셔서 다행입니다· 저희가 모실 테니 함께 가시지요?”

모신다는 말에 하스티아는 바로 내 손을 붙잡았다·

‘가요 시안님! 이야기는 잘 됐으니까 안심하셔도 돼요!’

안심해도 된다라·

과연 정말로 그렇게 생각하는 걸까 아님 조금이라도 불안해졌을 내 마음을 안심시켜주기 위해 저런 말을 한 것일까?

이들이 날 반기지 않을 거란 건 이미 예상한 일이기에 상관하지 않지만

조금 전 그 화살·

그 화살은 엄연히 내가 아닌 하스티아를 노리고 쏜 것이었다·

‘왜 그러세요 시안님?’

뭔가 또 복잡한 일에 휘말릴 거란 예감이 강하게 피어올랐다·

* * *

“하스티아님이야! 하스티아님이 돌아왔어!”

거의 모든 화이트 엘프가 모였다 싶을 만큼 어수선한 분위기의 광장·

‘심려를 끼쳐 드려 정말 죄송해요!’

하스티아는 자신을 반겨주는 일족원들에게 걱정을 끼쳐서 미안하다면 일일이 고개를 숙이며 사죄했다·

나는 방해되지 않도록 멀찍이 떨어진 위치에서 그 모습을 지켜봤다·

그러면서 주위도 쭉 살펴봤는데

어째 보이질 않는다·

가르니안이라고 했던 일족 최고의 전사도

로엘이라고 했던 마법에 능한 엘프도

알폰스인가 했던 내 멱살을 붙잡으며 정체를 물었던 놈까지

어째 눈에 익은 얼굴이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시안님이라고 하셨죠?”

그러던 중 낯선 두 명의 엘프가 내 뒤로 나타났다·

나와 하스티아를 이곳으로 이끌었던 경비대원으로 보였다·

“저희를 따라오시지요· 함께 가야 하실 곳이 있습니다·”

나는 대답 대신 하스티아가 있는 쪽을 스윽 쳐다봤다·

“하스티아님은 걱정하실 필요 없습니다· 저희가 같은 장소에 따로 모셔 드릴 겁니다·”

뭐 이런 곳에선 소란을 피워봐야 나한테 유리할 건 없기에

일단은 놈들의 말을 듣는척하며 순순히 뒤를 따랐다·

놈들이 이끈 곳은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듯한 천연 얼음 동굴·

투명한 푸른빛이 감도는 내가 봐도 굉장히 아름다운 동굴이지만 안에선 그닥 좋지 않은 냄새가 풍겨왔다·

“들어가시죠·”

그래도 아직까진 하라는 대로 움직여주었다·

[야 주인아·]

그때 케이람이 갑자기 나를 불렀다·

“왜?”

허나 대답 뒤에 돌아온 것인 긴 침묵뿐·

뭔가를 급히 말하려던 케이람이 돌연 입을 다물어 버렸다·

[아니야·]

뭐야 싱겁게?

평소 그녀답지 않은 반응에 신경이 쓰이긴 했지만 일단은 동굴 안으로 들어갔다·

“여긴 뭐하는 곳이지?”

“····”

인간과 엘프의 언어가 딱히 다른 것도 아니 건만 녀석들은 내 말을 못 들은 척 아예 시선조차 주지 않았다·

“그 큰 귀는 장식으로 달아놓은 게 아닐 텐데?”

“그쪽 세계로 따지면 감옥과도 같은 곳입니다·”

감옥?

눈살이 찌푸려지는 동시에 나는 케이람을 빼 들었다·

-챙!

* * *

일족원들과 정신없이 인사를 나누고 있는 하스티아·

‘가르니안님은 어디 계시지? 로엘님을 비롯한 다른 분들도 안 보여·’

하지만 자신과 함께 인간의 땅으로 향했었던 일행들의 모습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시안님도 보이질 않아!’

거기에 설상가상 시안까지 사라졌다·

다급한 마음에 주변을 둘러보는 하스티아의 곁으로 조금 전 그녀를 호위했던 경비대원들이 다가왔다·

“하스티아님· 이쪽으로 모시겠습니다·”

‘혹시 저와 함께 오신 시안님 못 보셨나요?’

“그분이라면 다른 경비원들이 모시고 있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대충 인사도 나누셨으니 이제 저희를 따라오시죠·”

하스티아는 일단 큰 의심 없이 그들을 따라나섰다·

‘저 로엘님이랑 다른 일족원분들의 모습이 보이질 않던데 어디 가신 건가요?’

“로엘님 일행이라면 잠시 마리안님의 둥지에 가 계십니다· 하스티아님 오셨다는 소식을 전했으니 곧 돌아오실 겁니다·”

무사히 돌아왔다는 사실에 하스티아는 바로 안도했다·

“그럼 가르니안님은 어디 계신 거죠?”

그녀가 가르니안에 대해서 묻자 경비원들은 잠시 말을 멈추고 침묵에 휩싸였다·

“가르니안님은 돌아오시지 않았습니다·”

‘네?’

하스티아는 그대로 제자리에 멈춰섰다·

‘그게 무슨 말인가요? 가르니안님이 돌아오지 않았다니요?’

“말씀드린 그대롭니다· 돌아오신 건 로엘님을 비롯한 다른 일족원들 뿐· 가르니안님의 행방은 저희도 알지 못합니다·”

하스티아는 이해할 수 없었다·

가르니안이 돌아오지 않았다니·

가울에서의 일을 사죄하고 프루이나로 돌아가 죗값을 치르겠다고 자신 앞에서 고하지 않았던가?

“가르니안님이 일족을 배신하고 하스티아님을 위기에 빠트렸던 이야기는 들었습니다· 아마도 죗값을 치르시는 게 두려워 도망치셨는지도 모르지요·”

그게 말이나 되는 일인가?

일족 최고의 전사 가르니안의 신의를 모르는 자는 적어도 일족원 중에선 없었다·

하스티아는 절대 그가 달아났다거나 거짓말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오히려 거짓말을 하고 있는 건 눈앞의 이 경비병들·

하스티아는 여전히 발을 움직이지 않은 채 그들의 눈을 보며 물었다·

‘저흰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 거죠?’

“····”

‘이곳은 회의장 방향이 아니잖아요· 저를 장로님들께 모셔 가려 했던 것 아니었나요?’

“장로님들은 회의장이 아닌 다른 곳에 계십니다· 안심하고 일단 와주십시오·”

허나 경비원들의 태도는 확고했다·

하스티아는 일단 못 이기는 척 그들을 따라가는가 싶다가

-휙!

순식간에 대열을 이탈해 다른 방향으로 빠져나갔다·

“하스티아님을 모셔!”

주변에서 멀찍이 그녀를 따랐던 경비원들이 일제히 그녀를 추적했다·

하스티아는 숲으로 뛰어가 수풀 사이에 몸을 숨겨보려 했지만

“이쪽이다!”

추격해오는 경비원들의 눈을 따돌리기엔 역부족이었다·

이대로 가면 얼마 못 가 잡힐 터·

어째야 하나 고민하는 그녀의 뒤로

-스윽

‘···!’

누군가가 다가와 그녀의 입을 틀어막았다·

(다음 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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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Regressed Son of a Duke is an Assassin

The Regressed Son of a Duke is an Assassin

회귀한 공작가의 막내도련님은 암살자
Score 9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Cyan Vert, the best assassin of the continent, meets a pitiful death after having been betrayed by his own brother, whom he had trusted all his life. If I were given another chance at life, I would live it differently. I would only trust myself, and achieve all the things I want on my own without serving anyone else but myself. That is how I was given a second chance at life. The Cyan Vert, a shadow who lived for others, is no more. I will now pave a path on my own, for myse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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