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gressed Son Of A Duke Is An Assassin Chapter 293

You can change the novel's language to your preferred language at any time, by clicking on the language option at the bottom left.

제293화· 원하지 않는 도움 (1)

붉은 마계의 하늘을 지나 마침내 모습을 드러낸 전선의 경계문·

무사히 돌아왔음을 인지한 아린은 안도한 마음에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한숨 속엔 약간의 근심도 담겨있었다·

“왜 그러세요 황녀님? 얼굴이 안 좋아 보여요·”

이에 에밀리가 옆에서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아 아니에요! 나 때문에 걱정했을 사람들을 생각하자니 조금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요· 말도 없이 서신 한 장만 남기고 왔으니까····”

“결과적으론 다 잘됐잖아요· 된 거죠 뭐· 저지를 땐 저지르더라도 나중에 수습만 잘하면 돼요·”

이미 그런 경험이 다분한 루나브에겐 걱정이라고 할 것도 없는 일이었다·

다소 애매한 위로에 아린은 멋쩍게 웃었다·

가장 미안한 사람을 꼽자면 단연 레시무스였다·

돌아가면 아무 변명 없이 일단 머리부터 숙여야겠단 마음으로 아린은 시안에게서 받은 베르트 공작의 검을 꼬옥 붙잡았다·

“황녀님!!”

마침내 벨리아스로 귀환하자 경계문에 상주하고 있던 병력이 허겁지겁 달려가 그녀들을 맞이하였다·

아린은 바로 기사들을 향해 머리를 숙였다·

“황실의 일원으로서 올바른 판단이 아닌 감정에 치우친 개인적인 판단을 하고 말았습니다! 걱정해주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릴게요!”

갑작스러운 사과에 기사들은 전부 당황을 금치 못했다·

“일은 잘 해결됐습니다· 주동자인 에쉘 베르트를 찾진 못했지만 일단 마왕과의 일은 평화롭게····”

슬그머니 고개를 든 아린은 자신을 보는 기사들의 표정을 보고선 급 말을 멈췄다·

기사들의 얼굴엔 이유 모를 다급함이 덕지덕지 묻어 있었다·

그러고 보니 레시무스가 보이지 않았다·

그 누구보다 노심초사한 마음으로 자신을 기다리고 있을 거라 생각했던 그녀가····

“일단 모시겠습니다 황녀님!”

“저 없는 사이에 또 무슨 일이 생긴 건가요?”

아린은 순방단에게 또 다른 일이 터졌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눈치챘다·

“가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시간이 없으니 우선 이동하시지요!”

그렇게 아린은 벨리아스 내부로 신속히 이동했으며 이후 전말을 듣고선 감정이 격분한 나머지 탁상을 강하게 내려쳤다·

“그게 무슨 말이에요? 반란이라니?”

“이걸 봐주시겠습니까?”

아린은 기사가 내민 공문 한 장을 빠르게 확인해보았다·

<우시프 제국은 개국 이래로 지고한 빛을 숭배해 온 영광스러운 국가다· 그런 나라에서 감히 검은 안개의 추종자들을 용서하겠다는 황실의 5황녀 아린 세벨러스의 주장을 우리는 절대 용납할 수 없다· 이 뜻에 동의한다면 지금 당장 자리에서 일어나 제국의 영광을 되찾는 일에 일조하길 바란다····>

“주동자가 누군가요?”

“1황자 루이넬 세벨러스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황녀님께서 자리를 비우신 틈에 반란을 계획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꽈악

더 볼 것도 없다는 듯 아린은 그 자리에서 바로 공문을 구겨버렸다·

흔들리고 있던 동공엔 분노까지 차올라 있었다·

“이딴 공문 한 장에 귀족들이 동조했다는 말인가요?”

기사는 말없이 다른 공문 한 장을 그녀에게 건넸다·

방금 것과 비슷한 내용의 공문이었지만 문서 맨 아래에 익숙하면서도 충격적인 무언가가 찍혀있었다·

“베 베르트 공작가의 인장?”

충격에 휩싸인 아린의 눈동자가 심하게 요동쳤다·

“알려진 정보에 따르면 그 공문은 바렌스 후작가에서 처음 퍼졌다고 합니다·”

“대체 누가 이런 공문을?”

천천히 충격을 가라앉히던 아린은 문득 머릿속에서 어떤 생각 하나가 스쳐 지나갔다·

“율켄 다리우스····”

베르트 공작의 부관이자 다른 임무를 위해 벨리아스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던 바로 그 기사·

벨리아스의 기사 중에서도 현혹의 힘이 통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었던 자였다·

“설마 그자가? 왜? 분명 현혹의 힘으로부터 자유로웠다고 했는데?”

“그 말 자체가 거짓말일 수도 있죠·”

혼란스러운 상황에 루나브가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왔다·

기사가 제지하려 했지만 아린이 만류했다·

“그게 무슨 말이야 루나브?”

“현혹의 힘은 신념이나 의지 같은 거로 극복할 수 있는 힘이 아니에요· 이건 그 힘을 직접 분석했던 제가 장담할 수 있어요·”

“하지만 베르트 공작은 그걸 극복했어! 너도 봤잖아? 우릴 지키기 위해 마왕을 상대했던 광경을!”

“글쎄요? 그건 베르트 공작이 황녀님을 지키지 말란 명령을 받지 않아서가 아닐까요? 저도 마찬가지지만 설마 황녀님이 그 현장에 자리할 거란 생각은 그 누구도 못 했을 테니까요·”

“그래· 만약 네 말이 맞다고 한다면 베르트 공작은 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 공문을 퍼트리게 했다는 거야?”

“뻔하죠· 당연히 이 제국과 대륙의 혼란 아니겠어요?”

“···!”

“우리는 그걸 막기 위해 지금껏 달려온 거였고요·”

루나브의 답에 아린은 고개를 숙이며 상념에 잠겼다·

“처음부터 이럴 생각이었나?”

이것은 베르트 공작의 뜻일까?

아님 공작을 지배하고 있던 에쉘의 뜻일까?

다시 찾아온 혼란의 상황·

전후사정이 어떻든 이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건 오직 자신밖에 없음을 아린은 모르지 않았다·

“레시무스는 어디 있죠?”

“황녀님이 돌아오시기 바로 몇 시간 전에 벨리아스를 떠났습니다· 황녀님의 이름을 대신해 자신이 친 황실 세력을 규합하겠다고 했습니다· 아마 가장 먼저 쿤델 공작가로 향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지금부터 반란에 동조할 세력과 현 황실을 지지할 우호 세력의 정리를 시작하겠습니다· 정리가 끝나면 양쪽 세력에 서로 다른 내용의 공문을 황실의 이름으로 보내겠습니다!”

“황녀님의 명을 받들겠습니다!”

지시를 받은 기사들은 즉각 행동으로 들어갔다·

아린은 분주한 기사들에 반해 멀뚱히 서 있는 루나브를 향해 작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다른 사람들 좀 모아주겠어 루나브?”

* * *

“이게 무슨 일이래? 반란이라니? 오자마자 또 이게 무슨 난리야?”

머리를 쥐어뜯으며 괴로워하는 에밀리·

고된 여정 속에서 누적된 피로를 풀기 위해 구석에서 깊은 단잠을 취하고 있는 나나·

그 둘을 불안한 시선으로 번갈아 보는 브라이언까지·

그 시선을 의식한 에밀리가 브라이언에게 성큼성큼 다가갔다·

“거 입이 있으면 말 좀 해보시죠? 언제까지 멀뚱멀뚱 앉아있기만 할 거예요?”

“하 하지만 도련님께서 돌아오시지 않은 상황에 저희가 할 수 있는 일은 딱히····”

“누가 지금 뭘 하자고 했어요? 생각이라도 하자는 거잖아!”

구박하는 시녀와 구박받는 기사·

평소와 다를 것 없는 일상적인 상황이지만 브라이언은 항상 당황하던 이전과 다르게 이번엔 에밀리는 그윽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뭐에요? 왜 사람을 그런 눈으로 봐요?”

“제가 뭘 말해야 합니까?”

“네?”

“에밀리님도 제게 아무 말도 안 하시지 않았습니까?”

에밀리는 당황한 나머지 입을 벌린 채로 10초간 멈춰 섰다·

“이 이 남자 봐라? 내가 아무런 말도 없이 사라져서 뭐 삐지기라도 했다 이거예요? 이것 봐요 브라이언! 난 어디까지나 도련님을···!”

“저라고 도련님을 위해서 살지 않는 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에밀리의 입은 또다시 멈춰버렸다·

“도련님을 향한 에밀리님의 마음은 저도 잘 압니다· 하지만 에밀리님 혼자 도련님을 위해 사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브라이언은 말하는 동시에 에밀리의 손을 덥석 부여잡았다·

화들짝 놀란 에밀리는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다음부턴 제게도 말을 해주십시오· 의지할 존재는 못 되더라도 도움의 존재는 되어 드리고 싶습니다·”

“뭐야? 왜 갑자기 분위기 잡고 그래요?!”

에밀리는 급하게 손을 뿌리치며 획하고 몸을 돌렸다·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고 나서야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나 나중에 다 말해줄게요· 둘이서만 따로····”

차마 눈은 마주칠 수 없었는지 창문 밖으로 시선을 회피하는 그녀였다·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하진 말아주십시오·”

브라이언은 어쩔 수 없다면서도 그녀를 향해 은은한 미소를 보냈다·

-끼익

어색한 분위기가 이어지려는 찰나 방문이 열리며 또 다른 이들이 안으로 들어왔다·

현재 순방단에서 황녀의 특별 수행원으로 자리하고 있는 루나브와 세트였다·

세트는 들어오자마자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

“아이고 어쩜 일이 이렇게 연속으로 터진다냐? 우리 황녀님 속도 말이 아니겠네·”

“전 차라리 한꺼번에 터지는 게 더 낫다고 봐요· 그게 해결하기도 더 편하니까·”

황녀의 뜻으로 자리하고 있다곤 해도 두 사람은 엄연한 타국의 사람들이었다·

그들로선 이번 일에 최대한 관여 받는 일 없이 무사히 고국으로 돌아가는 것이 바람직하겠으나 분위기만 봤을 땐 이미 두 팔 걷어 올리며 당당하게 나설 기세였다·

에밀리와 브라이언은 일단 잠자코 앉아 조용히 눈치만 보았다·

그러자 방 안을 살펴보던 루나브가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하스티아가 안 보이네요?”

아린이 불러 달라고 했던 모두에는 하스티아도 포함되어 있었지만 어째서인지 그녀는 보이지 않았다·

“그 그게· 잠시 기도를 드릴 일이 있다면서 혼자 있고 싶단 뜻을 밝히셨습니다·”

“기도요?”

“예· 뭔가 화이트 엘프 일족만의 의식 같기도 해서 섣불리 데려오진 않고 일단 뜻을 존중해 드리긴 했습니다····”

“그런가요?”

루나브는 딱히 큰 문제는 아닌 것 같으면서도 왠지 모르게 꺼림칙한 기분이 마음 한켠을 자극했다·

아린이 오기 전에 잠시 들러볼까 싶던 찰나

-끼익

다시 방문이 열리며 소집을 요청했던 아린이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늦어서 미안해요· 갑작스러운 요청에도 모여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린은 손수 허리를 숙이며 진심 어린 감사를 표했다·

“지금은 감사 같은 걸 논할 때가 아니잖아? 그래서 우리가 어떻게 해주면 좋겠어 아린 황녀? 스파니아 왕국에 병력이라도 요청해줄까? 명분은 충분하다고!”

세트는 자신의 이름으로 친히 지원군을 불러주겠다는 의사를 보였고

“슈르츠에게 이미 가람 학회에 전령을 보내라고 말해놨어요· 학회의 마법사들이 온다면 병력지원뿐만 아니라 물자지원도 가능해요·”

루나브는 가람 학회의 힘을 이용해 다양한 지원을 해주겠다며 무리 없이 말했다·

타국의 일에도 망설이지 않고 도움을 아끼지 않겠다니·

아린은 너무나도 감격스러웠다·

“정말 고마워요· 모두들·”

아린은 그들을 향해 다시 한번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마음만 감사히 받겠습니다· 제가 여러분을 모여달라고 한 건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서가 아니에요·”

“···?”

허나 아린은 그 도움을 전부 거절했다·

예상치 못한 반응에 아린을 제외한 모두의 눈이 번쩍 뜨였다·

“여러분은 이 방을 나가는 즉시 우시프 제국을 떠나주세요· 안전은 제가 확실하게 보장하겠습니다·”

“이 이봐 황녀님 그 말 진심이야?”

“네· 진심입니다·”

“하지만 아린 선배 이 일은····”

“이 일은 제국의 일이고 여러분은 이 일에 관여하실 어떠한 이유도 없어요· 순전히 저의 불찰과 저의 부족함으로 인해 생긴 황실 내부의 일입니다·”

아린의 태도는 너무나도 확고했으며 그 단호한 모습에 세트와 루나브는 더 말을 잇지 못했다·

“그리고 또 하나· 꼭 부탁하고 싶은 게 있어요·”

아린의 굳은 눈빛은 곧 에밀리와 브라이언에게 향했다·

“시안이 돌아오면 부디 절대로 이 일에 대해서 발설하지 말아 주셨으면 해요·”

“저 정말요?”

에밀리는 자신도 모르게 반문했다·

“네· 혹여 시안이 알게 된다고 하더라도····”

아린은 말을 이어나가는 동시에 주먹을 불끈 쥐었다·

“제가 도움을 원하지 않는다고 확실하게 말해주세요·”

(다음 편에서 계속)

If you have any questions, request of novel and/or found missing chapters, please do not hesitate to contact us.
If you like our website, please consider making a donation:
Buy Me a Coffee at ko-fi.com
The Regressed Son of a Duke is an Assassin

The Regressed Son of a Duke is an Assassin

회귀한 공작가의 막내도련님은 암살자
Score 9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Cyan Vert, the best assassin of the continent, meets a pitiful death after having been betrayed by his own brother, whom he had trusted all his life. If I were given another chance at life, I would live it differently. I would only trust myself, and achieve all the things I want on my own without serving anyone else but myself. That is how I was given a second chance at life. The Cyan Vert, a shadow who lived for others, is no more. I will now pave a path on my own, for myself!

Comment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