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gressed Son Of A Duke Is An Assassin Chapter 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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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1화· 마왕의 적 (5)

“지금이라도 늦지 않으셨습니다· 돌아가서 마왕님을 기다리시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더는 제 주변에 피해를 주고 싶지 않아요· 괴로운 기다림을 더 잇고 싶지도 않고요·”

베스티의 마음은 확고했다·

로저스는 괜히 이야기했나 싶은 생각이 자꾸만 머릿속에 반복되었다·

그녀의 의견을 존중하려는 마음에 전부 이야기하긴 했으나 베스티는 너무나도 빠른 결정을 내려버렸다·

여러 생각이 뒤죽박죽 엉킨 채 나아가다 보니 둘은 어느새 목적지에 도착했다·

“몇 년 만에 오네요· 이곳도····”

미명의 호수·

안이 보일 듯 말 듯 희미한 푸른 빛이 아른거리는 마계에서 가장 큰 호수였다·

어찌나 넓은지 수평선 끝이 어디까지인지 가늠조차 되지 않았다·

그 웅장하면서도 적적한 광경에 넋을 잃고 보던 것도 잠시

“오느라 고생들 하셨소·”

희뿌연 물안개를 거치며 아스카론과 그의 무리가 모습을 드러냈다·

“둘만 온 것이오?”

“보면 아시지 않습니까?”

베스티는 매정하게 대답했다·

이에 로저스가 말을 덧붙였다·

“미리 말씀드리죠· 혹시라도 베스티님께 조금이라도 해가 되거나 위험이 있다고 판단되면 전 그 즉시 베스티님을 모시고 성으로 돌아갈 것입니다·”

“위험이 아예 없다고 단언은 못 하겠습니다·”

“지금 그걸 대답이라고···!”

“진정하세요 로저스!”

흥분한 로저스를 만류한 베스티는 아스카론을 향해 한 걸음 다가섰다·

한 손에는 펜던트를 고이 쥐고 있었다·

“제가 뭘 하면 될까요?”

“····”

아스카론은 베스티를 정감 어린 눈빛으로 잠시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이내 그녀의 귓가로 입을 가져다가 작게 속삭였다·

“네가 내 딸만 아니었으면 나도 이러진 않았을 거다·”

“···!”

왠지 모르게 자존심에 큰 상처가 난 기분이었다·

베스티는 주먹을 불끈 쥐다 못해 부들부들 떨었으며 아스카론은 언제 그랬냐는 듯 무덤덤한 얼굴로 자신의 무리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준비해라·”

곧 지시를 받은 다른 마족들이 몸집만 한 나무 기둥을 가져왔다·

그러곤 미리 정해놓은 위치에 차례대로 쌓는가 싶더니 그 주위로 알 수 없는 백색의 가루를 흩뿌렸다·

“지금 뭘 하시는 거죠?”

“의식을 거행하기 위한 준비 중이다·”

“의식이요?”

영문을 모르겠단 표정을 짓는 베스티에게 아스카론은 덤덤히 말을 이었다·

“너를 현혹하고 있는 그 펜던트를 마력을 이용해서 부술 것이다·”

로저스가 펄쩍 뛰며 반대했다·

“무리입니다! 저 펜던트는 마력은 물론 그 어떤 힘도 통하지 않습니다! 억지로 해제하려 했다간 오히려 베스티님께···!”

“누가 해제한다고 했습니까?”

“···?”

“파괴할 겁니다·”

두 마족의 눈빛이 순간 강하게 요동쳤다·

“힘은 정직합니다· 약한 힘은 항상 강한 힘에 눌리는 법이죠· 통하지 않는 힘은 없습니다· 제 마력으로 저 펜던트를 파괴하겠습니다·”

힘은 힘으로 누른다·

현혹의 힘보다 훨씬 압도적인 마력을 발휘해 완전히 파괴하여 그 힘이 발동하지 않게 하겠다·

이론적으론 그럴싸해 보이지만 이는 일종의 도박과도 같았다·

“그 또한 위험한 일입니다! 자칫 펜던트의 힘을 잘못 건드려 역으로 발현되기라도 하며 어쩌실 겁니까?”

“그래서 말하지 않았소? 위험이 아예 없다고 단언은 못 한다고····”

로저스로선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다·

아스카론이 아무리 마계에서 이름 가는 실력자라고 한들 가능성이 얼마나 되는지조차 모르는 일에 그녀의 목숨을 걸 수는 없었다·

더 볼 것도 없다는 듯 로저스는 몸을 돌렸다·

“고민하실 필요 없습니다! 이건 위험한 도박이에요! 설사 펜던트를 파괴한다고 해도 베스티님께서 조금이라도 해를 입으신다면 마왕님께서 가만 계시지 않을 겁니다!”

“그렇겠네요·”

베스티 또한 로저스의 의견에 동의한다는 듯한 반응을 보였다·

“근데 로저스·”

“예?”

“항상 부정적인 결과만을 생각해 포기한다면 우린 결국 아무것도 못 하지 않을까요?”

“베스티님!”

로저스는 그녀의 생각을 바로 알아채고선 소리를 질렀다·

“급하신 마음 이해합니다! 하지만 이럴수록 이성적으로 생각하셔야 합니다! 베스티님께서도 항상 마왕님께 강조하시는 부분이시지 않습니까?”

“난 지금 누구보다도 이성적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로저스· 이대로 이 펜던트를 제거하지 못한다면 우리에겐 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어요·”

로저스는 더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런 그를 안심시켜주려는 듯 베스티는 로저스의 양쪽 어깨를 다독여주었다·

“걱정 말아요 로저스· 내가 잘 이겨낼 테니까· 마계의 평화와 벨카리온을 위해서라도····”

마지막 다짐을 끝으로 베스티는 의식의 장소로 몸을 돌렸다·

한 걸음씩 멀어지는 그녀를 잡을 수 없어 로저스는 끝내 눈을 질끈 감았다·

“부디 무사하시길····”

베스티는 경건한 마음으로 의식장 중앙에 이르렀으며 그 뒤로 아스카론이 따라붙었다·

그 주변을 다른 마족들이 진을 치듯 감싸 안았으며 그들을 쭉 둘러본 베스티는 이내 한숨을 내쉬며 눈을 감았다·

“금방 끝날 것이다·”

아스카론은 바로 지시를 내려 의식을 거행했다·

-우우웅!

곧 그들의 발밑으로 검붉은 빛의 마법진이 생성되었고 마법진을 통해 발현된 마력은 사방에 세워진 기둥으로 전승되었다·

이후 기둥에서 솟아오른 마력은 전부 중앙에 자리한 베스티에게 뻗어 나갔다·

“크흑!”

격동하는 마력의 흐름을 느낀 베스티는 얼굴을 찡그렸다·

호흡이 가빠지고 다리가 후들거려 금방이라도 주저앉을 것 같았다·

허나 베스티는 필사적으로 버텼다·

그녀가 굳건하게 버텨줌에 따라 펜던트는 마력에 휩쓸려 이리저리 움직이기 시작했다·

‘버텨야 해!’

이 한 마디를 베스티는 속으로 계속 반복했다·

몸이 부서지고 입에서 피를 토해내는 한이 있더라도 자신은 버텨야 한다·

지금도 자신을 위해 마계를 뛰어다니고 있을 벨카리온을 위해서라도·

하지만

“멈추시오!”

열 걸음 정도 떨어진 위치에서 의식을 지켜보고 있던 로저스가 갑자기 크게 소리쳤다·

“의식을 당장 멈추란 말입니다!”

소리친 것에 그치지 않고 아예 그녀가 있는 쪽으로 달려들기까지 했다·

이를 다른 마족들이 저지하였으며 의식장에 다가서지 못하도록 완전히 틀어막았다·

이에 베스티는 무언가 잘못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급하게 부른 뜬 눈으로 사방을 돌아보려는 것도 잠시

“···!”

그녀는 곧 어느샌가 코앞으로 이동한 아스카론과 눈을 마주쳤다·

피를 머금은 듯 새빨갛게 충혈된 두 눈·

불과 몇 초 사이에 아스카론의 얼굴은 매우 기이하면서도 매우 흉측하게 변해있었다·

너무나 놀란 나머지 베스티는 몸이 굳어버렸고 시선조차 돌리지 못해 그의 눈을 정면으로 바라봐야 했다·

“아 아버지? 그 모습은 대체?”

“모든 것은 빛을 위해····”

알 수 없는 말을 중얼거리던 아스카론은 갑자기 베스티의 펜던트를 덥석 부여잡았다·

-파지직!

그러자 펜던트에서 빛과 함께 스파크가 튀었다·

“이거 놓으세요!”

그 틈에 손을 뿌리친 베스티는 의식장에서 벗어나기 위해 미친 듯이 달렸다·

-텅!

하지만 그녀는 얼마 못 가 무색의 결계에 부딪혀 튕겨나고 말았다·

의식 전 준비를 위해 사방에 세워둔 기둥에 결계가 생성된 것이다·

도주로가 막힌 베스티는 바닥에 주저앉은 채 두 손으로 펜던트를 고이 쥐고 있었다·

-저벅

아스카론은 그런 베스티를 향해 다시금 가까이 다가갔다·

“대체 왜 이러세요 아버지? 정신 차리세요!”

“모든 것은 빛을 위해서다!”

딸의 간곡한 호소에도 불구하고 아스카론은 계속 알 수 없는 말만 반복했다·

두려움에 잠식된 베스티는 눈을 질끈 감았다·

그렇게 아스카론의 무자비한 손길이 다시금 펜던트로 향하려는 순간

“모든 것을 무(無)로 되돌릴 지어니····”

갑자기 그들의 머리 위로 흑빛의 구체가 떠올랐다·

“···?”

베스티는 물론 아스카론과 그를 따르는 무리들 그리고 로저스까지 모두의 시선이 구체 쪽으로 쏠렸다·

“저 저건?”

“무(無)의 구체?”

뒤늦게 구체의 정체를 파악하는가 싶었지만

-후우웅!

구체는 곧 사방으로 퍼진 마력을 전부 흡수하기 시작했다·

거부할 수 없는 압도적인 힘에 얼마 가지 않아 주변의 마력은 흔적도 없이 소멸되었고 예상치 못하게 발생한 낯선 광경에 전부 당황을 금치 못했다·

시전자의 마력을 이용해 상대의 모든 힘과 마법을 무효화 하는 어둠 속성 고유의 마법 무의 구체(無)·

속성만 맞는다면 1성 등급 보유자도 구사할 수 있는 간단한 마법이다·

다만 시전자의 마력이 흡수하려는 힘보다 한층 더 높아야지만 효력이 발휘되었다·

아스카론은 인간으로 따지면 8성급 이상의 마력을 가진 마계에서도 명망 있는 실력자였다·

허나 그 명망이 무색하게 아스카론의 마력은 모조리 무의 구체에 흡수당했다·

그 말은 즉

아스카론보다 더 높은 마력을 갖춘 실력자가 저 구체를 소환했다는 이야기가 되었다·

베스티는 익숙한 기운에 끌리듯 자연스레 눈을 돌렸다·

“힘으로 힘을 누른다· 아주 간단하면서도 정직한 이치죠· 펜던트를 부숴보잔 생각을 저도 안 한 건 아니에요·”

이윽고 나른한 목소리와 함께 물안개 속에서 한 여인이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로저스의 말대로 위험성이 워낙 컸기 때문에 생각을 빠르게 접었죠·”

여인을 발견한 마족들은 일제히 놀란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이 인간?”

그냥 인간이 아니었다·

인계에서도 수백 년에 한 번 나타날까 말까 한 마법의 천재·

인간이 다룰 수 있는 마법의 한계를 넘어 이제는 신의 마법까지 구사할 수 있는 경지에 오른 유일한 인간·

마서 레미하람의 주인 루나브 레인리버였다·

“루 루나브?”

베스티의 부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아스카론을 향해 다가갔다·

“그래도 마족의 마력은 뭔가 다를까 싶어 나름 흥미롭게 지켜보려던 참이었는데 이건 뭐 처음부터 펜던트를 파괴할 생각은 없었던 모양이네요?”

아스카론은 여전히 붉게 충혈된 눈으로 루나브를 매섭게 응시하였다·

이내 그녀를 제압하려는 듯 빠르게 손을 올려 마나를 발현했지만

-홰액

이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루나브는 마서를 펼쳐 더 방대한 마나를 이끌어 냈다·

그러자 마나에 반응한 무의 구체에서 강한 소용돌이가 휘몰아쳤고 그대로 아스카론의 몸을 덮치며 그의 마력을 남김없이 흡수하기 이르렀다·

“끄아아악!”

아스카론은 피눈물을 흘리며 괴로워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바닥에 얼굴을 박으며 쓰러졌다·

“아버지!”

깜짝 놀란 베스티가 다가가려 했지만

“오지마라 베스티!”

아스카론은 손을 올리며 그녀의 접근을 거부했다·

대신 루나브가 다가와 아스카론의 얼굴을 살폈다·

“역시 그런 거였나요?”

“루나브! 이게 대체 어떻게 된 거죠?”

“현혹의 힘에 당한 거예요·”

“···!”

베스티는 입을 틀어막으며 손을 부들부들 떨었다·

“베스티님!”

연이어 마족들을 헤치고 달려온 로저스가 그녀를 보호했다·

“괜찮으십니까?”

“그냥 서 있을 순 있는 정도에요·”

무사한 것을 확인하고선 바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일단 이곳에서 물러나시지요·”

“하지만 아버지 아니 아스카론이!”

“언제 다시 터질지 모릅니다! 우선 안전한 곳으로 이동한 뒤 상황이 정리되면 다시 확인하도록 하시지요!”

“알겠어요· 로저스····”

베스티는 못내 승낙하면 로저스와 함께 빠르게 자리를 떠났다·

그녀를 인도하는 동안 로저스는 힐끗 루나브가 있는 곳으로 눈을 돌렸다·

‘아스카론의 마력을 이리도 쉽게 흡수하다니····’

로저스 또한 아스카론 못지않은 마력 운용에 능숙한 마족이었다·

허나 지금 루나브가 보여준 마력은 그의 마력과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즉 수준이 다른 경지였다·

‘마왕님과 일각으로 싸웠던 그 시안이란 자도 그렇고 대체 인간의 발전 가능성은 어디까지 뻗을 수 있는 거지?’

저 경지를 과연 그들을 창조한 지고의 존재들이 용인할 수 있을지 경이로움과 더불어 한편으론 불안한 마음 까지 샘솟고 있었다·

(다음 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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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Regressed Son of a Duke is an Assassin

The Regressed Son of a Duke is an Assassin

회귀한 공작가의 막내도련님은 암살자
Score 9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Cyan Vert, the best assassin of the continent, meets a pitiful death after having been betrayed by his own brother, whom he had trusted all his life. If I were given another chance at life, I would live it differently. I would only trust myself, and achieve all the things I want on my own without serving anyone else but myself. That is how I was given a second chance at life. The Cyan Vert, a shadow who lived for others, is no more. I will now pave a path on my own, for myse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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