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gressed Son Of A Duke Is An Assassin Chapter 2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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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3화· 마녀를 찾아서 (2)

모두가 꿈나라로 빠져든 야심한 시각·

누가 깰세라 조용히 방에서 나온 하스티아는 바로 부엌으로 향했다·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고선 안도의 한숨을 쉬려는 순간

‘···!’

끼익하는 소리와 함께 부엌 옆문이 열렸다·

“음? 뭐해요 이 시간에?”

에밀리였다·

당황한 하스티아는 두어 발 짝 뒷걸음질 쳤다·

“배고파서 나왔어요? 하기야 그 먹보들 때문에 뭘 먹은 것 같지도 않았겠네· 야식이라도 만들어줄까요?”

하스티아는 급히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

어딘가 부자연스러운 모습에 의심이라도 든 것일까?

돌연 에밀리는 하스티아를 향해 다가갔다·

“화이트 엘프라고 하더니 진짜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든 게 다 하얗네요·”

잡티 한 점 없는 피부와 윤기 나는 새하얀 머리카락·

그 모습에 내심 부러움을 느낀 듯했다·

“말을 못 한다는 게 조금 아쉽긴 하지만····”

그러면서 그녀의 어깨를 부드럽게 다독여주었다·

“어쩌다 우리 도련님이랑 엮이게 됐는진 모르겠지만 큰 기대는 안 하는 게 좋아요· 이미 그쪽 말고도 우리 도련님껜 쟁쟁한 경쟁자가 많거든요·”

‘···?’

“순수한 거야? 아님 모르는 척을 하는 거야? 에휴! 나도 참 누구 걱정을 하는지 모르겠네?”

조언을 하는가 싶다가도 대뜸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는 에밀리였다·

하스티아는 그런 에밀리에게 고개를 꾸벅 숙이고선 급히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다·

‘휴우····’

다시 방으로 온 하스티아는 바로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두근거리는 심장을 잠시 진정시킨 뒤 다시금 눈을 뜨려는 순간

‘···!’

하스티아는 놀란 나머지 바닥에 주저앉고 말았다·

“놀랐어요?”

그녀의 침대에 다리를 꼬고 앉아 꼬리를 살랑살랑 흔드는 여인·

다름 아닌 나나였다·

‘어 언제부터?’

“에밀리 언니가 말을 못 한다는 게 조금 아쉽다고 할 때? 그쯤일 거예요 아마·”

나나는 해맑게 웃으며 하스티아의 감응에 대답해주었다·

브라이언이나 에밀리와 다르게 그녀는 하스티아와 소통이 가능했다·

‘왜 오신 거죠?’

“하스티아가 에밀리 언니를 보는 눈빛이 영 나쁘게 보여서요·”

‘그 그건 오해세요·’

“아닌 것 같던데? 아까 브라이언이랑은 방에서 무슨 이야기 했어요?”

나나는 이미 하스티아가 브라이언과 은밀한 담소를 나눈 것까지 모두 알고 있었다·

이리된 이상 더 숨기는 것은 무의미할 터·

하스티아는 자리에서 일어나 비장한 얼굴로 물었다·

‘나나 당신은 알고 있었죠?’

“뭘요?”

‘드래곤의 피가 섞인 당신이라면 못 맡았을 리가 없잖아요! 에밀리님의 냄새를!’

“글쎄요? 전 잘 모르겠는데? 딱히 나쁜 냄새가 나는 것도 아닌데 대체 뭐가 문제일까요?”

나나는 어깨를 들썩이며 덤덤하게 반응할 뿐이었다·

“에밀리 언니는 하스티아가 말을 못 하는 게 아쉽다고 했지만 전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의미를 이해하지 못한 하스티아는 눈을 끔뻑였다·

“그냥 계속 그렇게 가만히 있으세요· 입 열지 말고····”

나나는 그 말과 함께 세상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귀엽고 환한 미소를 지었다·

허나 하스티아에게 그 미소는

마치 눈앞에 먹이를 두고 입맛을 다시는 드래곤을 보는 것만 같았다·

그리고 그 다음날·

“에밀리님 계십니까?”

난데없이 집에 황군이 찾아왔다·

문 앞에 서서 얼떨떨한 표정을 짓는 에밀리를 보고 말하길·

“에밀리님을 속히 벨리아스로 모셔 오라는 아린 황녀님의 명입니다·”

* * *

“마왕님 제정신이십니까?”

로저스의 눈은 당장이라도 마왕의 멱살을 붙잡을 것처럼 독기가 서려 있었다·

“제정신이니까 이러고 있지·”

“전 분명 마왕님께 펜던트를 준 인간을 데려오라 했습니다·”

“그랬지·”

“한데 저 인간들은 뭡니까? 암만 봐도 마왕님이 말씀하신 그 펜던트를 준 인간이 아니지 않습니까? 언뜻 봐도 평범한 인간들이 아닙니다· 어찌 저런 말도 안 되는 기운을···!”

“진정해 로저스· 일전에 베스티가 나한테 그랬다고· 항상 본성보다 이성을 더 앞세우라고 말이야· 내가 아닌 마계를 생각하면서····”

벨카리온은 애써 자신의 상황을 변명했다·

“난 지금 그녀와 마계를 위한 최선의 선택을 한 거야·”

“좋습니다· 어찌 됐건 마왕님이 선택하신 일이니 존중해드리지요· 그럼 전 저 두 인간이 베스티님을 펜던트로부터 해방시킬 수 있다 그리 생각하면 되겠습니까?”

“그럴 수 있다고 믿어야지· 본성보다 이성을 앞세운 지금의 나로선 그것 말곤 할 수 있는 게 없으니까·”

벨카리온과 로저스는 신의(信疑)가 반반 뒤섞인 시선으로 활짝 열린 문 너머를 나지막이 바라보았다·

“펜던트 안에 담긴 강한 거부의 기운이 착용자를 옭아매고 있어· 억지로 떼려 했다간····”

“떼려 했다간요?”

“말해 뭐해? 착용자와 함께 그대로 터져버리겠지·”

레미하람은 덤덤하게 어깨를 들썩이며 말했다·

“아마 저 친구가 가진 어둠 속성의 마법도 별 효과는 없을 거야· 이거는 근원 자체가 다른 힘이니까·”

“시도해볼 가치는 있지 않을까요?”

“별로 추천하진 않아· 앞서 말했듯 펜던트에서 어떤 거부 반응이 나타날지 모르니까·”

섣부른 시도는 잘못하면 큰 사고로 이어진다·

인계와 달리 행동 하나하나를 조심해야 하는 이곳 마계에서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은 지극히 제한되어 있었다·

“저로선 본 적도 없고 들어본 적도 없는 힘이에요·”

“그럴만도 할 거야· 나도 이 힘이 아직 남아있을 줄은 몰랐거든·”

루나브는 펜던트와 함께 두 손을 모으며 고이 잠든 베스티의 얼굴을 잠시 빤히 바라보았다·

“왜? 마족이라고 하는 새로운 종족과 대면하니 뭔가 탐구심이 샘솟아?”

“아니요· 오히려 그 반대에요·”

레미하람은 의외라는 듯 눈썹을 치켜올렸다·

“막상 보니 마족도 저희랑 별반 다를 게 없는 것 같아서요·”

“왜 그렇게 생각하는데?”

루나브는 말없이 베스티를 가리켰다·

“결국 저 마왕이란 남자도 이 베스티라는 분을 위해 저희에게 온 거잖아요· 사람이 사람을 위해 움직이고 마족도 마족을 위해 움직이는데 뭐 특별히 다를 게 있나요?”

레미하람은 대답 대신 오묘한 미소를 지었다·

마서와 마서의 주인이 펜던트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시안은 그 모습을 벽 한쪽에 기댄 채 무심하게 지켜보고 있었다·

이에 케이람이 슬그머니 나타나 그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너는 저 둘이 정말 펜던트를 해제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그렇게 생각하지 않다는 것처럼 들리는데?”

[저 펜던트에 담긴 현혹의 힘은 마력이 아니야· 즉 쟤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별로 힘을 쓸 수 있는 대상이 못 된다는 거지·]

“말만 신의 힘이지 생각보다 쓸모없었네?”

[그러게 차라리 마왕과 한바탕 붙지 그랬어? 그편이 오히려 너에게 머리 아플 일 없이 훨씬 좋지 않았겠니?]

“네가 너 좋을 일을 시켜줄 줄 알고?”

시안은 어림도 없는 일이라며 콧방귀를 뀌었다·

[글쎄? 굳이 내가 재촉하지 않아도 금방 부딪치지 않을까?]

“무슨 의미야?”

케이람은 요염한 웃음소리와 함께 그대로 대답 없이 사라져버렸다·

시안은 불편한 숨을 내뱉으며 다시 루나브가 있는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

“결국 저 마족 때문이었다는 건가?”

인계에 털끝만큼도 관심 없던 마왕이 협곡을 지나 경계문 까지 온 이유·

그것은 절대로 건드려선 안 될 것을 건드렸기 때문이라고 했다·

만약 그 이유가 정말 저 마족 때문이었다면

저 마족만 지키면 되는 일 아니겠는가?

곧 시안의 곁으로 분석을 마친 루나브가 다가왔다·

“분석 다 끝났어?”

“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저나 선배의 힘으로 저 펜던트를 풀기엔 불가능해요·”

시작부터 맥빠지는 소리였다·

“아예 범주가 다른 힘이에요· 그냥 다른 힘 자체를 전부 거부한다고 생각하시면 돼요· 무력이든 마력이든····”

듣는 쪽에서도 어이가 없지만 말하는 이라 해서 다르진 않았다·

“처음이네요· 이렇게 무기력함을 느낀 건·”

루나브의 얼굴엔 씁쓸해하는 감정이 역력해 있었다·

이를 본 시안은 속으로 생각했다·

케이람의 말이 정말로 현실이 될 수도 있겠다고·

저 문 너머에서 자신들을 뚫어져라 쳐다보는 마왕에게 이 사실을 말한다면 어떻게 될까?

‘그래 어쩔 수 없는 일이구나’ 하고 보내줄 리는 없었다·

경계문에서의 상황이 다시 재현될 가능성이 농후했다·

“그래서 방법이 전혀 없다는 거야?”

“아예 없다는 건 아니에요· 현재로선 없는 거나 마찬가지겠지만····”

“말해봐· 한 번 들어는 볼 테니까·”

루나브는 씁쓸한 표정을 유지하며 입을 열었다·

“우리에게 풀 힘이 없다뿐이지 사실 푸는 방법은 간단해요· 구조가 되게 단순하거든요· 그냥 펜던트가 거부 반응을 일으키지 않는 사람을 데려다가 펜던트를 풀게 하면 돼요·”

“현혹의 힘이 통하지 않는 사람을 말하는 거야?”

“네· 현재로서 가장 확실한 방법은 저 마왕이란 자가 말한 마녀를 찾아서 풀게 하는 거겠죠· 그게 아니라면····”

“잠깐! 잠깐 기다려봐!”

시안은 급히 루나브의 어깨를 붙잡고선 머릿속을 정리해보았다·

“네 말이 사실이라면 마녀가 아니더라도 현혹의 힘이 통하지 않는 사람을 데려다가 저 펜던트를 풀게 하면 되는 거 아니야?”

“그건 안 될걸요?”

루나브는 바로 부정했다·

“힘이 통하지 않는 사람이라니 애초에 가정 자체가 성립되지 않아요· 그런 사람이 있긴 해요?”

그 질문에 대한 답을 해줄 사람은 딱 한 명·

시안은 벨리아스 저택에 구속당했었던 율켄을 떠올렸다·

“율켄 다리우스라고 하는 전선 소속의 기사가 있어· 아버지의 부관이기도 한만큼 아버지를 향한 신념과 의지가 굉장히 강한 기사야· 전선 기사 중 유일하게 힘이 통하지 않아서 저택에 감금당했었고· 그 기사라면 분명····”

“선배·”

다소 흥분에 차오른 시안을 루나브가 나지막이 만류했다·

“선배를 향한 제 신념과 의지는 별거 아닌 것 같으세요?”

시안의 입은 벌린 채로 굳어버렸다·

“이 힘은 선배를 향한 마음이 그 누구보다 깊은 저도 이 힘에 당하면 선배를 부정하진 않을까 굉장히 두려울 정도예요· 신념이나 의지 같은 정신력으로 견딜 수 있는 힘이 절대 아니에요·”

루나브는 그 어느 때보다 강하게 부정했다·

인간의 정신력으론 절대 이겨낼 수 없는 현혹의 힘·

생각해보니 맞는 말이었다·

무려 제국의 성군 디오네 황제와 대륙의 수호자 베르트 공작마저 당했던 힘이다·

심지어 자신을 위해서라면 몸을 던지는 것도 마다하지 않을 루나브조차 두려움을 느낄 힘이라는데

신념 있는 기사 한 명이 그 힘을 견딜 수 있다?

이는 가능성이 아예 없는 일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럼 내가 봤던 율켄은 뭔데?’

* * *

우시프 제국 북서부 바렌스 후작가의 영지·

“그래· 인장이 찍혀있는 걸 봐선 베르트 공작님의 서신이 확실한 것 같긴 한데····”

영주 질리언 바렌스 후작은 미심쩍은 시선으로 마주 앉은 율켄을 바라보았다·

“여기에 진짜 베르트 공작님의 뜻이 담겨있다고 내 어찌 믿을 수 있겠나?”

“절 믿지 않으시는 겁니까? 아님 공작님을 믿지 않으시는 겁니까?”

“둘 다일세· 지금 공작님 곁엔 그 대단해 마지않은 장남이 붙어 있는 것 아닌가? 황성에서 그 엄청난 난리를 쳤던?”

“····”

“솔직히 좀 놀랐네· 다른 기사도 아닌 베르트 공작님의 부관인 자네가 왔으니 말이야· 뭔가 공작님의 급한 전언이라도 있는 줄 알았건만 안타깝게도 그건 아니었군·”

바레스 후작은 읽던 서신을 툭 하고 율켄의 앞에 던졌다·

곧 그의 주위로 무장한 수십 기사들이 달라붙었다·

“먼 길 오느라 피곤했을 터인데 오늘은 푹 쉬게· 내일은 아침 일찍 황성으로 압송되어야 할 터이니 말이야·”

그렇게 후작이 자리에서 일어나려는 순간

“공작님께선 말씀하셨습니다· 자신을 믿고 안 믿고는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율켄이 다시 입을 열었다·

“재미있군· 그럼 뭐가 중요하다는 거지?”

“후작님의 생각입니다·”

“내 생각?”

“후작님께선 정말 이 제국이 검은 안개와 어둠으로 물들여지시길 원하십니까?”

바렌스 후작의 입술이 순간 미묘하게 비틀어졌다·

(다음 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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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Regressed Son of a Duke is an Assassin

The Regressed Son of a Duke is an Assassin

회귀한 공작가의 막내도련님은 암살자
Score 9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Cyan Vert, the best assassin of the continent, meets a pitiful death after having been betrayed by his own brother, whom he had trusted all his life. If I were given another chance at life, I would live it differently. I would only trust myself, and achieve all the things I want on my own without serving anyone else but myself. That is how I was given a second chance at life. The Cyan Vert, a shadow who lived for others, is no more. I will now pave a path on my own, for myse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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