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gressed Son Of A Duke Is An Assassin Chapter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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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화· 귀환 (3)

후방캠프에 자리한 다량의 마차·

마차 안에는 식량 무기 아티팩트 등 전투에 필요한 보급품들로 꽉꽉 채워져 있었다·

매해 분기마다 찾아오는 황성의 보급품이 도착한 것이다·

마차에서 내린 보급원들은 짜여진 조에 따라 물품들을 내리기 시작했다·

기사들까지 붙어 모두가 보급품들을 내리는데 정신이 없는 가운데 식료품을 담당하는 두 명의 보급원들이 무언가 알 수 없는 사인을 주고받았다·

마치 숨겨놓은 무언가를 찾으려는 듯 무척이나 조마조마한 얼굴들·

이내 물건들을 옮기는가 싶더니 황급히 식량 창고로 달려 나갔다·

최전선의 창고답게 식료품들은 정해진 자리에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이중 보급원들이 향한 곳은 소금 자루 더미·

늘 그랬던 것 마냥 한 명은 망을 보고 나머지 한 명이 소금 자루를 뒤지기 시작했다·

“있다!”

원하는 것을 찾은 보급원의 표정이 급 밝아졌다·

그가 소금 자루에서 들어 올린 것은 두 개의 나무상자였다·

“뭐야? 이번엔 두 개네?”

“채취한 마수들의 피가 많았던 모양이야! 이번엔 좀 더 빼돌려도 되겠는 걸?”

그들은 흥겨운 마음으로 첫 번째 상자를 열었다·

상자 안에는 불그스름한 액체가 담긴 유리병이 들어있었다·

“호? 이전보다 훨씬 더 많은 양이잖아?”

“솔직히 지난 번 양은 너무 적어서 빼돌릴 것도 없었는데 이번엔 레널드 경이 고생 좀 한 모양이군! 낄낄!”

벌써부터 빼돌릴 생각에 얼굴이 싱글벙글해진 보급원들 그러나 그들에겐 아직 두 번째 상자도 남아있었다·

“오 이 상자는 꽤 묵직한데?”

두 번째 상자는 첫 번째 상자에 두 배는 될법한 무게였다·

가볍게 들어 살짝 흔들어보니 병이 부딪히는 소리가 아닌 무언가 둔탁한 소리가 났다·

“뭐야 이건? 추출 안 된 마수의 사체라도 넣은 건가?”

평소와는 다른 느낌에 그들은 상자를 바닥에 내려놓았다·

긴가민가한 마음으로 조심스레 상자를 열어보던 순간

“히이이익!”

“뭐 뭐야 이건!”

두 대원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상자에서 다급히 떨어져 나갔다·

상자의 내용물은 그들이 기대했었던 그 어떤 물건도 아니었다·

“우 우리가 지금 뭘 본거지?”

“바 방금 그거 레 레널드 경 아니야···?”

그들은 엉금엉금 상자로 기어가 다시 한 번 안을 확인해보았다·

정확히 사람 머리만한 크기의 상자·

그 속에는 경악과 공포에 질린 7성 마법기사 레널드 크림슨의 잘린 머리가 담겨 있었다·

“이 이게 어떻게 된 거야? 왜 레널드 경이 여기에?”

본인들에게 마수의 피를 공급해주던 제공인의 머리가 뜬금없이 발견된 상황·

두 보급원은 진심으로 경악을 금치 못했다·

“잠깐! 그럼 그 병에 담긴 건 뭐야? 마수의 피가 맞긴 한 거야!?”

뇌리를 스치는 강한 불안감이 온몸으로 퍼진다·

그들의 시선은 자연스레 첫 번째 상자에서 꺼냈던 유리병으로 향했다·

유난히 오늘 따라 선명한 붉은빛이 감도는 혈액·

다량의 마수들이 뒤섞인 피는 대체적으로 검붉은 빛을 띠기 마련이며 이런 새빨간 색깔이 나올 수가 없었다·

이것은 분명 마수가 아닌 다른 생명체의 피였다·

“서 설마 이거··· 레널드 경의···?”

“누구야! 대체 누가 이런 짓을!?”

충격과 공포에 휩싸인 보급원들은 그야말로 제정신을 잃는 기분이었다·

혹여나 이 짓을 저지른 장본인이 근처에 있진 않을까 주위를 획획 둘러봤지만 무성한 먼지만 휘날릴 뿐 보이는 것은 없었다·

상자 안에 담긴 레널드의 눈에선 어서 도망가라는 듯 경직된 경고의 눈빛을 전하고 있었다·

* * *

보급품 수송을 마친 대원들이 다시금 마차에 탑승하고 있다·

승차하는 이들 중 유독 벌벌 떨고 있는 두 명의 보급원·

이건 뭐 ‘나 지금 무지무지 떨고 있어요’ 라고 홍보하는 것도 아니고····

딱 봐도 저 두 놈이 마수의 피를 빼돌린 레널드 크림슨의 내통자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휙! 획!

그들은 사방으로 고개를 돌리며 온 방향을 주시하고 있었다·

내가 남긴 선물을 제대로 확인한 모양인데 겁에 질린 모습들이 참 안쓰러울 지경이었다·

내통자들까지 확인했겠다 나는 미련 없이 몸을 돌렸다·

[쟤들은 그냥 보내는 거야?]

“아직 할 일이 남은 놈들을 죽일 순 없지· 내 경고를 가람왕국까지 보내야 하는 아주 중요한 임무를 가졌으니까·”

전선 지역에서 빼돌린 마수의 피는 가람 왕국 출신의 마법기사 레널드 크림슨의 주도하에 공급이 이루어졌다·

죽은 마수의 사체를 소각하기 이전 그들의 몸뚱이를 조금씩 떼어내 소형 디멘션 박스에 보관한 뒤 차후 놈들의 피를 추출하여 분기에 한 번씩 출입하는 보급원 내통자들을 통해 이송했다고 한다·

최종 이송지는 가람 왕국의 마법학회·

사유를 얘기하자면 뭐랄까? 인간의 무한한 호기심과 탐구욕이 조금 지나치게 작용했다고 해야 하나?

가람 왕국 마법학회는 대륙에서도 알아주는 마법의 미친놈들이 모인 곳이다·

우시프 제국 마법학회가 이미 상용화된 마법들을 바탕으로 인재들을 모으고 그것을 능수능란하게 다룰 마스터들로 키우는 곳이라면 가람 학회는 그 반대였다·

마법의 기원과 토대 그 자체를 연구하여 항상 새로운 마법을 창조시키고 더 나아가 인간이 한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경지를 추구하는 곳·

쉽게 말해 그냥 마법에 미친놈들이 모였다고 보면 된다·

마수의 피 역시 그들의 연구를 진행하기 위한 하나의 자료였던 것이다·

설마하니 벌써부터 이 짓거리들을 하고 있을 줄은 몰랐군·

아마 저 우매한 보급원들이 헛된 욕심을 부려 빼돌리지만 않았다면 최소 몇 년간은 더 공급이 진행되었을 것이다·

지금이야 이런 소형 디멘션 박스 같은 실용적인 아티팩트 생성에 그칠지언정 이들이 전생에 벌인 미친 짓을 감안해 보면 그냥 방관하기엔 후일이 골치 아파 진다·

일단 지금은 이 정도의 경고면 충분할 터·

전선 내부에 자신들의 음모를 알고 있다는 자를 안 이상 당분간은 얼씬 조차 못 할 것이다·

[자기를 위해 사신다는 분이 어째 가는데 마다 일이 꼬이시네? 그냥 이참에 남일 해결해주는 해결사로 전직해 보지 그래?]

끔찍한 말이긴 한데 어째 부정은 못하겠다·

그녀의 말마따나 회귀이후로 알게 모르게 자꾸 귀찮은 일에 계속 엮이는 기분이다·

일단은 찝찝한 마음과 함께 에밀리가 기다리고 있을 막사로 향했다·

“뭐야? 이런 때에 어딜 갔다 오신 거예요 도련님!”

천막을 걷자 잔뜩 못마땅한 얼굴의 에밀리가 반겨주었다·

“마실·”

“무슨 마실을 밤낮 안 가리고 시도 때도 없이 가시는 거예요! 덕분에 짐정리는 저 혼자 다했잖아요!”

짐이라고 해봐야 내짐은 거의 몸뚱이에 달린 게 끝·

눈앞에 놓인 자루더미들은 죄다 그녀의 짐이었다·

이건 뭐 주인보다 짐이 많은 시녀라니·

주종관계가 뭔가 잘못 되도 한참 잘못 된 거 같다·

“와! 그래도 이 지긋지긋한 전선 생활이 드디어 끝났네요!”

짐 더미에 올라앉은 그녀가 두 발을 이리저리 흔들며 말했다·

창세력 986년 2월 15일·

오늘은 근1년 간 살아왔던 전선지역을 떠나 저택으로 돌아가는 날이다·

“그래 나로선 새로운 지옥의 시작이지····”

탄식을 내뱉고 있는 모습이 에밀리와는 참 대조되고 있었다·

학생이 되었으면 학교에 가야하는 법·

올해 11살이 된 나로선 3월에 개강예정인 로얄 아카데미의 입학을 눈앞에 두고 있다·

가문의 이념과 자식의 성장을 중요시 하는 베르트 일가니만큼 모든 자식들의 아카데미 행은 부정할래야 부정할 수 없는 공식과도 같으며 물론 나 또한 예외는 아니었다·

“저 너무 기대 되요! 으리으리한 건축물들과 고풍스런 분위기! 온갖 지식들이 모여 있는 최고급 내부시설에 세상 먹어보지 못한 음식들이 천국처럼 널려있는 곳이잖아요! 이런 칙칙하고 음침한 장소랑은 비교가 안 될 거예요!”

그녀의 환상을 깨고 싶은 건 아니지만 로얄 아카데미는 그런 유토피아를 연상케 할 만큼 환상적인 곳이 아니었다·

다각의 정치적 관계가 얽힌 권모술수의 현장 악마도 울고 갈 시기와 질투가 판을 치는 똥통 배우란 학문은 안 배우고 지들끼리 희희낙락 친목질만 해대는 사교 파티장·

그리고 무엇보다 난 에밀리를 그곳에 데려 갈 생각이 전혀 없었다·

자신을 전선에도 동행시킨 만큼 당연히 아카데미에도 데려갈 거란 생각에 저리 기대하는 것으로 보인다만····

“분명 거기 있는 교관님들도 다 뛰어난 수재들이시겠죠? 듣기론 얼굴들도 그렇게 잘생겼다고 하던데! 어머 나 어쩜 좋아~!”

진실은 좀 더 나중에 말해주는 것이 좋을 듯싶다·

지금 말했다간 그녀의 히스테리를 도저히 감당할 자신이 없었다·

* * *

떠날 때 그대로인 공작가의 저택 앞마당·

마차에서 내리니 바쁘게 짐을 내리고 있는 시종들의 행렬이 보였다·

딱 봐도 크란츠 놈의 마차였다·

그 또한 올해로 11살이 된 나와 함께 아카데미를 가야하는 나이·

1년 전 검술대련 이후론 얼굴조차 못 봤기에 사실상 나조차도 살짝 잊고 있었던 놈이었다·

벌써부터 짐을 싣는 걸 보니 아마 내가 돌아오기 전에 먼저 떠나려 했던 모양이군·

나 또한 굳이 같이 가고 싶은 마음이 없기에 나쁠 것 없다고 생각한 순간

중앙 문에서 나온 크란츠와 떡하니 마주치고 말았다·

“흐읍!”

거만한 걸음으로 나오다가도 크란츠는 나를 본 순간 바싹 굳어버렸다·

그러고선 꽁무니 빠지게 옆으로 도망간다·

나름 인사라도 건네려 했건만 바로 도망가 버리네·

허공에 올린 한 손을 무안하게 내렸다·

[뭐야 저 덜떨어진 놈은?]

그를 지켜보던 케이람이 한심스러운 눈빛으로 물었다·

“크란츠라고 내 배다른 형제야· 별로 신경 쓸 필욘 없어·”

[형제는커녕 얼굴 보니까 무슨 마수 본 것 같은 표정이더라· 대체 얘를 얼마나 잡아 팼으면 저런 표정이 나오는 거니?]

맞은 걸로 따지면 내가 더 많을 텐데 묘하게 억울한 기분이다·

[전선에서 보니까 네 아버지란 놈도 별로 신뢰하진 않는 것 같던데 넌 어째 핏줄들이랑은 다 상극인 것 같다?]

꼭 그렇지만도 않은데?

크란츠야 이젠 뭘 하든 관심도 없는 놈이고 나름 엘리스 누나랑은 허물없는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중이다·

전선에 있는 동안에도 간간히 소식을 주고받았을 만큼 내 메마른 애정을 거의 유일하게 쏟는 가족이었다·

정작 못 잡아먹어 안달인 형제는 따로 있지·

잡아먹는 걸로 모자라 형체나 남길 수 있을지 의문이지만····

-끼익

근 1년 만에 여는 저택의 중앙문·

별 생각 없이 열었던 것과 달리 안의 광경은 나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

마치 준비된 것 마냥 고개를 숙이는 시종들·

공작이 방문했을 때나 할 법한 짓들을 내 앞에서 하고 있었다·

고작 1년 사이에 내 대우가 말이 아니게 됐군·

예전엔 나를 공자 취급도 안하던 것들이 저리도 깍듯한 예의범절을 차리고 있으니 참 싱숭생숭한 기분이었다·

이런저런 생각과 함께 복도를 걷다 보니 어느덧 내 방 앞에 도착했다·

에밀리는 자기 짐 정리하느라 정신없을 터 잠깐의 휴식을 취할 순 있을 것이다·

아무런 거리낌 없이 문고리를 잡은 순간

“···?”

손끝으로 타고 온 의문의 감각이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내가 서있는 이곳은 엄연한 내 방문 앞·

1년 동안 아무도 출입하지 않았을 주인 없는 빈방이야 했을 곳이다·

헌데··· 지금 느껴지는 이 감각 이 기운 이 기척!

지금 방안에 낯선 누군가가 자리하고 있다·

그리고 그 누군가는 장담하건대 나에게 있어 절대로 기뻐할만한 존재가 아니었다·

그 증거로 문고리를 잡은 내 오른 손이 심히 부들거리고 있었다·

회귀 이후 이렇게 몸을 떨어본 적이 있던가?

단순히 떠는 것을 넘어 당장이라도 이 문 너머에 있는 존재를 갈기갈기 찢어발길 것 같은 기분이다·

왜지? 왜일까?

지금의 내가 이런 기분을 느낄만한 이유는 하나 밖에 없을 텐데?

설마··· 그놈이 있는 건가?

그 잘근 잘근 씹어 먹어도 시원찮을 그놈이?

-끼익

요란한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내가 아닌 방안에 있던 존재가 연 것이었다·

아직 허공에 머물러 있는 손으로부터 천천히 시선을 위로 옮겼다·

“오랜 만이구나 시안?”

태양빛 금발과 백옥의 피부와는 상반된 시꺼먼 악의 얼굴이 나를 향해 미소 짓는다·

그 순간 머릿속을 스쳐가는 수십 년의 기억·

나의 모든 것이라 생각한 남자 내가 모든 것을 바쳤던 남자 나를 죽음으로 몰았던 남자!

에쉘 베르트가 눈앞에 자리하고 있었다·

(다음 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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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Regressed Son of a Duke is an Assassin

The Regressed Son of a Duke is an Assassin

회귀한 공작가의 막내도련님은 암살자
Score 9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Cyan Vert, the best assassin of the continent, meets a pitiful death after having been betrayed by his own brother, whom he had trusted all his life. If I were given another chance at life, I would live it differently. I would only trust myself, and achieve all the things I want on my own without serving anyone else but myself. That is how I was given a second chance at life. The Cyan Vert, a shadow who lived for others, is no more. I will now pave a path on my own, for myse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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