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gressed Son Of A Duke Is An Assassin Chapter 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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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4화· 재림 (1)

겨우 2분 남짓한 짧은 시간·

그 짧은 시간 동안 사람들의 생각은 시시각각 변했다·

대단하다·

대단함을 넘어 압도적이다·

압도적이다 못해 처참하다·

처참하다 못해···

매우 안쓰럽다·

측은함과 안타까움이 담긴 수많은 이들의 시선이 그대로 성검의 주인에게 향해 있었다·

-땡강!

이제는 수를 세는 것조차 민망할 지경·

성스러운 빛의 힘으로 구원의 길을 열어야 하는 성검은 벌써 몇 번이나 주인의 손에서 놓쳐져 바닥에 나뒹굴었다·

빠른 속도로 연격을 가해도

빛의 마력을 담아 강력하게 휘둘러도

성검의 힘을 받은 다른 기사들과 함께 협력을 해도

심지어는

“정의의 집행(Execution of Justice)!”

오직 성검의 주인만이 구사할 수 있는 신의 비기까지 시전했지만

-땡강!

전부 소용없는 일이었다·

시안이 한 일이라곤 그저 가볍게 검을 휘두르는 것뿐이었지만

그 가벼운 휘두름에 성검은 몇 번이고 주인의 손에서 떨어져 나갔다·

뭐라 설명할 필요조차 없는 말 그대로 벽·

성검을 그냥 아무 쓸모 없는 길가의 나뭇가지로 전락시킬 만큼 시안은 에쉘을 압도적으로 누르고 있었다·

거의 조련에 가까울 정도로·

“2분 30초가 흘렀습니다· 이제 형님에겐 30초의 시간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무심함 그 자체·

날카로운 파도에도 깎이지 않는 굳건한 바위를 보는 듯

시안의 눈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시안이 제시했던 시간도 이제는 30초도 채 남지 않은 상황·

에쉘의 몸과 정신은 점점 불안함과 초조함에 젓어들고 있었다·

일초라도 빨리 대책을 세워야한다는 마음에 머리를 열심히 굴려봤지만

‘제길!’

이제는 떠오르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

“서 성검이시여! 제게 더 강한 힘을···!”

그나마 붙잡을 거라곤 두 손에 간절히 쥐여 있는 성검 뿐·

그 호소에 반응한 성검에서 광채와 함께 힘이 분출되었지만 그걸로 시안을 상대하기엔 한참 역부족이었다·

“이걸론 부족합니다! 더 강한 힘을 내려달란 말입니다 듀란다르크!”

성검을 붙들며 힘을 내려 달라 울부짖는 구원자의 추잡한 모습·

이를 지켜보는 사람들은 대부분 눈살을 찌푸리다 못해 고개를 저었다·

“보이십니까?”

가만히 서서 묵묵히 시간만 세던 시안이 마침내 질문을 던졌다·

“지금 형님을 향한 이 수많은 시선을 말입니다· 전부 형님을 향한 굳건한 믿음이 아닌 이해할 수 없는 의문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이제는 성검의 힘을 전승받은 기사들마저 전투를 중지한 채 두 남자의 대면을 지켜보고 있었다·

“형님께서도 이젠 깨달으셨을 테죠· 목숨이라도 보전해야 한다면 지금이라도 등을 보이며 도망쳐야 한다고····”

에쉘은 뭐라 반반할 수 없어 이만 아득바득 갈았다·

“도망친다면 살 수는 있겠죠· 하지만 그렇게 되면 추악한 안개의 존재를 눈앞에 두고 도망친 성검의 주인으로 사람들은 기억할 겁니다·”

“···!”

“하지만 이대로 끝까지 저와 맞서신다면 그래도 구원자로서의 체통은 지킨 안타까운 성검의 주인 정도론 기억될 순 있겠죠· 형님께선 어느 쪽을 원하십니까?”

“다 당연한 걸 묻는구나! 난 대륙의 수호자 베르트 가의 장남이자 지고한 성검의 주인이다! 설사 너와 싸우다 몸이 수십 조각으로 찢긴다고 한들! 난 이 자리를 끝까지 사수할 것이다 시안!”

예상했던 대답과는 달랐던 것일까?

시안은 멍한 표정을 짓다가도 고개를 갸웃했다·

“그거 아십니까 형님?”

“무얼 말이냐?”

“형님이 방금 하신 말과 다르게 형님의 눈은 전혀 그러고 싶지 않다는 의사가 다분하다는 걸 말입니다·”

애쉘은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해 입술만 뻥긋거렸다·

“미치도록 도망가고 싶다는 마음이 역력히 드러나 있습니다· 그냥 지금이라도 스스로에게 솔직한 대처를 하시라 말씀드리고 싶지만····”

시안은 3분간의 부동을 풀고 마침내 에쉘을 향해 발을 내디뎠다·

“안타깝게도 3분이 다 지났습니다·”

그에게 내린 지시이자 자비의 시간도 전부 끝났다· 이제 성검의 주인에게 남은 건

무자비한 심판의 시간뿐이었다·

“수십 조각으로 찢기는 한이 있더라도 그 자리를 사수한다고 하셨습니까?”

천천히 한 걸음씩·

이 세상의 모든 죄악을 몸에 담은 악의 존재가 그를 향해 다가가고 있다·

에쉘은 차오르는 떨림을 주체하지 못해 몸이 그대로 멈춰버렸다·

“절 너무 자비롭게 보신 것 같군요· 제가 형님의 몸을 겨우 수십 조각으로만 찢을 거라 생각하셨나요?”

시안은 가소롭다는 코웃음을 쳤다·

잠시 후 웃음이 잦아든 시안의 얼굴은 정색으로 물들여졌다·

“수만 조각입니다! 찢기고 찢기다 못해 원래 누구였는지 알아보는 것조차 못할 정도로 찢어놔야 의미가 있지 않겠습니까?”

7년 전보다 훨씬 더 비열해지고 악랄해진 악마의 미소·

인간으로선 차마 온전히 마주할 수 없을 만큼 소름끼치는 미소였다·

“형님은 이제부터 수만 개의 고통을 느끼게 되실 겁니다! 그 무엇 하나 만만한 게 없겠죠! 사람들은 손가락 마디의 마디까지 잘게 쪼개진 형님의 모습을 보며 연민을 느낄 것입니다· 그러곤 다른 이들에게 전하겠죠! 마검의 힘을 감당하지 못해 비참하게 최후를 맞이한 성검의 주인· 그리고····”

어느새 한 발자국의 거리만큼 가까워진 둘·

두려움과 공포에 휩싸인 에쉘의 숨소리를 들은 순간

시안의 입꼬리는 양쪽으로 더 크게 승천했다·

“변변찮은 능력으로 새로운 질서를 세우겠다며 되도 않는 말을 운운했던 가짜 구원자로 사람들은 기억하겠죠·”

“···!”

“그 희망찬 미래를 저는 웃으면서 감상하도록 하겠습니다·”

시안은 그 말과 함께 검은 안개에 휩싸인 마검을 높게 들어 올렸다·

순간 에쉘은 보았다·

정확히 1초 후 자신의 전신을 사정없이 헤집을 마검의 잔혹한 검로를·

이는 막을 수도 피할 수도 없는 그야말로 불가의 영역이었다·

머지않아 곧 수천 수만 조각으로 찢길 자신의 미래를 상상한 에쉘은 속으로 구원을 간절히 외쳤다·

-쾅!

지면을 꿰뚫는 묵직한 소리와 함께 주변으로 퍼지는 먼지구름·

케이람은 정확히 에쉘의 눈으로부터 딱 한 뼘의 거리만큼 가까워져 있었지만

“···!”

가까워지기만 했을 뿐 닿지 않았다·

엄연히 말하면 닿지 않은 게 아닌 닿지 못한 거였다·

현재 케이람의 검 끝과 닿아있는 것은

“창?”

성검이 뿜어내던 빛과 유사한 빛을 발산하고 있는 기다란 광창이었다·

누군가가 던진 것도 마법으로 소환한 것도 아니었다·

이 창의 근원은 다름 아닌 하늘·

마치 성검의 주인을 구하기 위해 하늘에서 보낸 구원체라도 되는 듯 시안과 케이람의 앞을 철저하게 가로막고 있었다·

이에 시안은 슬그머니 고개를 들었다·

하늘에서 떨어진 것은 이 창뿐만이 아니기에

길고 긴 창자루를 타고 이어지는 시선 그 끝에는 창 자루를 쥔 거대한 손이 자리하고 있었으며 그 이어진 손끝엔

“····”

눈부신 황금빛 갑주를 걸친 거구의 기사가 자리하고 있었다·

* * *

황성 중심부에 위치한 치유소·

쓰러진 황제를 황궁까지 옮길 여유는 없었던 만큼 일단은 가까운 치유소로 그를 이송했다·

힘겹게 숨을 몰아쉬는 황제와 그를 살리기 위해 필사적으로 애쓰는 치유사들·

아린은 그 모습을 심장을 움켜쥐는 심정으로 지켜보고 있었다·

“아바마마께선 대체 어쩌다 성검의 힘을 받게 되신 거지?”

황제가 성검의 힘을 받았다는 사실을 그녀는 듣지 못했다·

설마하니 황제가 자의적으로 달라고 했을 거란 생각은 들지 않았다·

아린은 자신이 모르고 있던 사이에 다른 일원들이 농간을 부렸을 거라고 확신했다·

“다 비켜요!”

급 치유소 밖이 소란스러워지면 익숙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벌컥

황제의 안정을 위해 굳게 닫혀있던 문을 대차게 열고 들어온 또 한 명의 황실 일원·

2황녀 비올렛 세벨러스였다·

“···!”

황제의 상태를 마주한 그녀의 눈이 격하게 요동쳤다·

이 상황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는 듯이·

그녀는 곧 분노의 쌍심지를 치켜올린 눈으로 아린을 돌아보았다·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거예요 아린!”

일주일간 실종되었던 동생과 감격의 재회를 이루어도 모자랄 판에

비올렛은 현 상황의 책임을 떠넘기기라도 하려는 듯 아린을 나무라고 있었다·

아린은 당황한 나머지 눈만 깜빡였다·

“아바마마께 검을 휘두르다니! 당신이 그러고도 황실의 일원이에요? 어떻게 아바마마께서 이 지경이 되실 때까지····”

“억지 그만 부리세요!”

아린의 당찬 반박에 비올렛은 몸을 움찔했다·

“언니는 알고 계셨죠? 아바마마께서 성검의 힘을 받으셨다는 사실을!”

“···!”

“입이 있으면 말씀을 해보세요!”

“나 난 몰랐어요!”

주저함이 담긴 부정은 긍정과도 같은 것·

아린은 확신에 찬 눈빛으로 급기야 비올렛의 어깨를 붙잡았다·

“어떻게 몸도 성치 않으신 아바마마께 그런 말도 안 되는 일을 하신 거예요! 그게 정말 우리 황실과 제국을 위한 일이라고 생각하셨나요? 저흰 황녀이기 전에 아바마마의 자식이에요! 어떻게 자식 된 도리로서 아바마마께···!”

“나도 피해자라고!”

벽에 몰린 비올렛은 아린의 손을 뿌리치며 소리쳤다·

“에쉘 그자가 나를 속이고 아바마마께 현혹술을 걸었다고요! 나도 몰랐던 일이야! 그저 아바마마께서 자의적으로 원하셨다고 생각해 승낙했을 뿐이야!”

“현혹술?”

“···!”

비올렛은 황급히 자신의 입을 틀어막았다·

“지금 뭐라고 말씀하셨나요? 누가 누구에게 뭘 걸었다고요?”

답답함에 머리를 쥐어 잡던 비올렛은 되려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비올렛은 곧 허탈함 가득한 시선으로 아린을 바라보았다·

“당신만 제국을 생각하는 게 아니에요 아린· 나 역시 황녀로서 이 나라의 안위와 미래를 걱정하고 있다고요·”

“네?

“존경해 마지않는 아바마마의 뒤를 이어 황실의 이름에 누가 되지 않도록 나 역시 열심히 달려왔다고요! 그렇게 한심스러운 눈으로 볼 게 아니야!”

비올렛은 그동안의 설움을 토로하듯 허심탄회하게 마음을 드러냈다·

아린은 생전 처음으로 보는 그녀의 솔직한 모습에 굉장히 묘한 기분을 느꼈다·

“네가 그 시안이란 남자의 뒤를 쫓았던 것처럼 나도 그 남자의 뒤를 따랐을 뿐이에요! 만약 그걸로 인해 치러야 할 책임이 있다면····”

말을 이으려는 비올렛의 입술에서 선명한 떨림이 일었다·

비올렛은 그것을 애써 진정시킨 뒤 차분하게 말을 이었다·

“황녀로서! 당당하게 치를 뿐이에요!”

그녀는 그 말을 끝으로 몸을 돌렸다·

“어디 가시는 거죠?”

“궁금하면 따라오던가요·”

비올렛은 시큰둥한 대답을 남기고선 홀연히 치유소를 떠났다·

어찌해야 하나 잠시 망설이던 아린은 황제를 한 번 쳐다보다가도 눈을 질끈 감았다·

“아바마마를 부탁해 레시무스!”

결국 비올렛을 따라가기로 선택한 아린은 레시무스를 남겨둔 채 황급히 그녀의 뒤를 따라나섰다·

비올렛은 아린이 따라오건 말건 신경 쓰지 않았다·

그저 자신의 할 일을 위해 묵묵히 앞으로 나아갈 뿐·

그런 그녀가 향한 곳은 다름 아닌 황궁 그중에서도 지하로 향하는 길이었다·

* * *

-벌컥!

급하게 문을 열어젖힌 보리스는 턱 끝까지 차오르는 숨을 겨우 억누르며 안으로 들어왔다·

아공간에서 생각보다 너무 많은 마력을 소비해버렸다·

점점 더 밀려오는 후유증에 이제는 몸조차 제대로 가누기 힘든 상태·

보리스는 간신히 고개를 들었다·

그런 그의 눈에 보인 것은

“오셨어요· 보리스 선생님?”

다름 아닌 미아였다·

“땀을 많이 흘리시네요· 무슨 고된 일이라도 있으셨나요?”

“왜 왜 여기 있는 겁니까 미아?”

미아는 한결같은 무심한 얼굴로 답했다·

“시안 베르트를 죽이지 못해서요· 그래서 어째야 하나 고민하고 있던 차에 이 장소에 대해 궁금하던 분이 계시더라고요· 그래서 돌아왔어요·”

“구 궁금한 사람? 그게 무슨?”

뭔가 위협을 감지한 보리스는 급히 고개를 돌렸다·

허나 그의 고개는 완전히 돌아가지 못했다·

반 정도 돌아간 보리스의 목으로부터 아주 가까운 곳 자리한 검은 칼날·

곧 식은땀이 흐르는 동시에 귓가에서 익숙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누구의 얼굴이 먼저 일그러질지 기대가 한다고 하셨죠?”

“···!”

“먼저 일그러지신 소감이 어떻던가요? 보리스 선생님?”

(다음 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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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Regressed Son of a Duke is an Assassin

The Regressed Son of a Duke is an Assassin

회귀한 공작가의 막내도련님은 암살자
Score 9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Cyan Vert, the best assassin of the continent, meets a pitiful death after having been betrayed by his own brother, whom he had trusted all his life. If I were given another chance at life, I would live it differently. I would only trust myself, and achieve all the things I want on my own without serving anyone else but myself. That is how I was given a second chance at life. The Cyan Vert, a shadow who lived for others, is no more. I will now pave a path on my own, for myse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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