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gressed Son Of A Duke Is An Assassin Chapter 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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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8화· 개편의 날 (7)

미스트의 등장으로 혼란스러워진 조회식장·

사람들은 저마다 단상을 향해 아우성을 쳤다·

“황녀님을 놔줘!”

“황군은 뭐 하고 있어? 황녀님 구하지 않고!”

“에잇! 나라도 가서!”

황녀를 구해달라는 호소와 암살자들을 죽이라는 원성이 뒤죽박죽 섞여버린 아수라장의 상황·

비올렛으로선 그야말로 울화통이 치밀 수밖에 없었다·

마음 같아선 저 검은 괴한들의 목을 단번에 썰어버린 뒤 아린을 끄집어 오고 싶었다·

허나 그런 상황을 철저하게 방지하려는 듯 암살자들은 아린의 목에서 좀처럼 검을 떼려 하지 않았다·

기사들은 이도 저도 못한 채 쩔쩔맬 뿐이었다·

“두 사람은 이 와중에 대체 뭘 하고 있는 거야?”

설상가상 에쉘과 보리스는 어디서 뭘 하는지 코빼기도 안 보였다·

결국 지금 상황은 온전히 그녀 혼자서 해결해야 했다·

이에 비올렛은 기사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죽이세요·”

“예?”

잘못 들었다고 생각한 기사들이 일제히 반문했다·

“전부 죽이라고! 제국과 황실을 능멸하는 악의 근원들이잖아요! 아린도 자신이 인질로 쓰이는 걸 원치 않을 거예요! 지금 나한테 눈빛으로 신호를 보냈어요! 이렇게 수치스러운 꼴을 보일 바에야 차라리 죽어버리겠다고!”

비올렛의 눈은 이미 정상적인 판단을 못 할 만큼 붉게 충혈되어 있었다·

“하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나오세요!”

결국 보다 못한 비올렛이 기사들을 물리며 앞으로 나왔다·

그녀의 양손에서 곧 다량의 마나가 발현되었으며 곧 단상 위 공중에서 백색의 마법진과 함께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황녀님 진정하십시오! 그 마법은 위험합니다!”

“책임은 내가 져요!”

놀란 기사들이 만류하기 위해 다가갔지만 비올렛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황녀의 몸에 함부로 손을 댈 수도 없던 만큼 모두가 당황하던 순간

“고정하십시오· 황녀님·”

한 노인이 단상에 나타나 그녀의 팔을 붙잡았다·

깜짝 놀란 비올렛은 눈을 동그랗게 뜨며 감히 자신의 손을 잡은 무례한 남자를 쳐다보았다·

“감정에 치우친 판단은 화를 자초하기 마련이죠· 이런 상황일수록 더욱 침착하셔야 합니다·”

“제 제레온 단장?”

구 빛의 기사단의 단장 제레온이었다·

한껏 당황한 비올렛과 다르게 기사들은 구원자라도 온 것처럼 안도의 표정을 지었다·

“이곳의 책임자는 납니다! 그 누구도 내 뜻에 반할 순 없어요!”

“혼란스러우신 거 압니다· 하지만 황녀님께선 분명 제게 구원자가 되어달라 하지 않으셨습니까? 황녀님께선 지금 스스로 자멸의 길을 나아가려 하시는데 어찌 제가 안 나서겠습니까?”

돌연 말문이 막힌 비올렛은 뭐라 답하지도 못한 채 입술만 움찔거렸다·

제레온은 그런 황녀의 손을 살며시 놓은 뒤 서서히 암살자들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범상치 않은 기운을 감지한 암사자들은 경계를 더욱 곤두세웠다·

“아직 그대들의 본 목적이 뭔지는 모르겠다만 내 눈엔 시간을 벌려는 것처럼 보이는군·”

일부 암살자들이 살짝 동요하는 반응을 보였다·

“거기 계신 황녀님은 진짜 아린 황녀님인가?”

“질문은 받지 않는다· 그 자리에서 세 발짝 물러나도록·”

두 번의 경고는 없다는 듯 입을 연 암살자는 검과 아린의 거리를 더욱 가깝게 좁혔다·

“뭔가 착각하고 있는 것 같네만 난 지금 거기 계신 황녀님이 진짜가 아니라는 걸 알고 있네·”

“···!”

“그럼에도 이를 말하지 않는 이유는 상황에 따라서 자네들에게 협조할 수도 있다는 걸세·”

그들 사이에서만 들을 수 있도록 작게 읊조린 목소리였다·

암살자들의 시선이 잠시 불안감으로 물들었다가 사라졌다·

“길게 말할 필요도 없네· 자네들의 진짜 목적이 뭔지만 간단히 말해보게· 그럼 자네들이 하고자 하는 이 시간 벌기에 나도 협조를····”

“지고한 신의 권능으로 악을 처단하소서!”

-콰지직

묘한 협상의 순간이 오가던 것도 잠시

곧 제레온의 등 뒤로 상급 마법 시전을 위한 주문이 영창 되었다·

화들짝 놀란 제레온이 급히 고개를 들어 위를 올려 보았다·

허나 이미 이성을 잃은 비올렛은 마법의 시전을 완료한 상태였으며 곧 그들의 머리 위로 벼락이 쏟아져 내렸다·

“신의 통고(Gods Strike)!”

* * *

“하압!”

미래가 기대되는 유망주에서 황실을 수호하는 믿음직한 기사로 발돋움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1년·

이제 막 성인에 이른 새파랗게 어린 나이라 해도 이 황성 내에서 그녀의 실력에 의문을 품은 이는 없었다·

일부 사람들은 그녀를 두고 아예 이렇게까지 불렀다·

황녀의 검·

아린 황녀를 수호하는 든든한 기사이자 검·

그녀를 쓰러트리지 않고선 절대 아린 황녀에게 닿을 수 없을 것이라며 기사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아 말했다·

“···!”

검을 부딪친 지 근 5분·

그 길지 않은 시간 동안 에쉘은 단 한 발짝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정확히 어딜 노릴지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휘몰아치는 연격을 겨우 막을까 싶으면 그 뒤로 아린 황녀의 일격이 이어졌다·

-챙!

생각보다 거센 저항에 에쉘은 일단 몇 걸음 물러났다·

“레시무스 클라인···· 역시 황녀님의 검이라고 해야 할까요? 이런 기사가 있음에도 황녀님께서 왜 납치를 당하신 건지 새삼 의문이 드는군요·”

에쉘의 조롱이 담긴 웃음에도 레시무스는 동요하지 않았다·

“그러고 보니 레시무스 그대는 황실의 수호 기사 중 유일하게 성검의 힘을 전승받지 않은 기사였지요? 이유가 뭡니까? 당신 같은 기사라면 분명 성검이 가진 잠재력을 그 누구보다 높게 끌어올릴 수 있었을 텐데요?”

“제아무리 성검의 힘이 뛰어나다고 한들 결국 빌려온 힘·”

레시무스는 확고한 어조로 답했다·

“언제 제 곁을 떠날지 모를 그런 불 확실한 힘에 의지하고 싶진 않습니다· 황녀님을 지키는 데에 필요한 힘은 오직 저 스스로가 이루어낸 힘뿐입니다·”

“정말 훌륭한 마음가짐입니다! 박수가 절로 나오는군요·”

에쉘은 그 마음이 무척 경이롭다는 듯 갈채를 이어 나갔다·

“그럼 저 역시 진심을 다해 당신을 구원하지 않으면 안 되겠군요·”

그러곤 본격적으로 힘을 발휘하려는 듯 응축되어있던 성검의 힘을 발현시켰다·

“···!”

심상치 않은 기세를 느낀 레시무스는 자세를 다잡았다·

‘이것이 성검의 진정한 힘?’

기존에 성검의 힘을 전승받았던 다른 기사들과는 확실히 달랐다·

진정한 소유주의 힘이란 이런 것임을 손수 보여주는 듯한 경지·

분명 같은 검사로서 경이로움과 함께 긴장감을 샘솟게 하는 힘이었지만

“조금 실망이군요·”

레시무스는 헛웃음과 함께 실망이라는 말을 내뱉었다·

이에 에쉘의 표정이 살짝 일그러졌다·

“시안님께서 보여주신 힘은 훨씬 더 뛰어났습니다· 그분께선 마주 서는 것만으로도 죽을 수도 있다는 두려움을 심어주셨지만····”

급기야 입가엔 작은 조소까지 지어졌다·

“성검의 힘은 오히려 귀여울 정도로 웃음이 납니다· 겨우 이 정도의 힘이었다면 안 받는 게 더 나았던 것 같군요·”

예상치 못한 도발에 동요하는가 싶었지만 에쉘은 곧 여유로운 미소로 화답했다·

“성검은 마검이 아닙니다· 사람들에게 두려움을 주기 위해 있는 것이 아니죠·”

“제가 언제 마검의 힘이라고 했습니까?”

레시무스는 착각하지 말라는 듯 눈을 번뜩였다·

“시안님께선 제 앞에서 마검의 힘을 드러내지도 않으셨습니다· 제가 두려움을 느꼈던 건 어디까지나 그분이 가지고 계셨던 본연의 힘이었습니다· 그분이 도달했던 경지는 엄밀히 말해서····”

그날의 기억을 떠올리자면 아직도 몸에 오한이 솟았다·

눈빛을 마주한 것만으로도 전신의 강한 압박과 두려움을 느끼게 했던 그야말로 인간이 아닌 경지·

“에쉘님과는 비교 자체가 안 될 수준이었습니다·”

그게 시안이었다·

과연 이 세상의 그를 이길 수 있는 사람은 존재할까 싶을 만큼 두려움을 넘어 경외심을 느꼈던 존재·

그에 비하면 에쉘은 범 앞의 토끼에 불과했다·

그녀의 눈에선 두려움 같은 부정적인 감정은 담겨 있지 않았다·

“물러서· 레시무스·”

그런 레시무스를 뒤로 물린 채 아린이 앞으로 나섰다·

“레시무스의 말엔 저 역시 동의해요· 시안이 보여줬던 힘은 절대 가볍지 않았어요·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기 위해 수년간 달려왔던 제 노력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될 정도였으니까요·”

그래서 모든 걸 포기하고 시안의 손에서 직접 죽기를 결심했다·

허나 시안은 아린을 살려주었고 그렇기에 지금 그녀가 이 자리에 있을 수 있었다·

“제겐 간절함이 있어요· 누군가의 뒤를 쫓고자 하는 간절함· 하지만 에쉘 공에겐 그게 없죠· 같은 힘을 가진 두 사람이 붙었을 땐 결국 간절함을 가진 사람이 이기는 법이에요·”

“말에 모순이 있군요· 지금 황녀님께선 제게서 받은 힘을 가지고 저보다 더 뛰어나게 다룰 수 있다 이 말씀을 하시는 겁니까?”

“그건 붙어보면 알겠죠·”

당찬 언행과 함께 아린은 에쉘에게 받았던 성검의 힘을 발현했다·

“어디 한 번 보여주세요· 에쉘 공· 당신이 가진 진정한 구원자의 힘을!”

기합에 반응하듯 검에서 아린의 몸과 검에서 공명이 일어나고 곧 그녀의 등 뒤로 반짝이는 빛의 날개가 돋아나기 시작했다·

이내 날개를 완전하게 펼친 아린이 에쉘을 결의에 찬 눈빛으로 바라보니

에쉘은 무언가 낙심한 듯한 눈으로 그녀를 마주하였다·

“올바른 질서로 향하기 위한 단 하나의 길이 바로 눈앞에 있는데 어찌 다들 이렇게 불신과 의문으로 가득 차 있는 건지· 정말 이해할 수 없군요·”

그러곤 착잡한 한숨과 함께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항상 여유로움이 가득했던 그에게선 좀처럼 볼 수 없는 모습이었다·

“대체 언제부터 잘못된 걸까요? 빛길만 이어져 있던 제 앞날에 어느 순간부터 안개가 끼며 그 앞을 가로막았습니다·”

그간에 쌓인 울분을 토해내려는 듯 급기야 몸을 축 늘어트리며 목소리를 점점 높였다·

뭔가 기묘하다 못해 기괴함을 느낄 지경·

두 여인의 낯빛은 동시에 얼어붙고 말았다·

“시안· 그 아이가 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후부터· 제 길은 어두워졌습니다· 진정으로 저만을 믿고 무조건 따라야 할 사람들이! 제게 신뢰가 아닌 의문을 품는단 말입니다!”

“이 이 세상에 무조건 따라야 할 것은 없어요! 그게 설사 성검의 주인인 당신이라 해도···!”

“황녀님의 그런 부정적인 마음도 결국 시안으로부터 비롯된 것이겠죠·”

아린의 부정에 에쉘의 얼굴이 무섭게 굳었다·

굳은 얼굴만큼이나 두 눈엔 은은한 분노가 선명하게 담겨 있었다·

“마음을 바꾸겠습니다· 일단 황녀님께서 내면에 품은 잘못된 의문부터 정화하도록 하겠습니다·”

의미불명한 말과 함께 에쉘은 성검을 들어 올렸다·

“황녀님만이 아닌 시안의 손길이 닿은 모든 이들을 제가 직접 정화해 나갈 것입니다·”

곧 성검에서 찬란한 빛과 함께 공명이 일어나니 에쉘의 등 뒤에서도 빛의 날개가 돋아났다·

아린의 날개보다 훨씬 더 크고 웅장한 날개였다·

허나 아린은 내색하지 않은 채 오히려 발을 떼어 앞으로 진격했다·

-챙!

성검과 성검의 힘을 전승받은 황녀의 검이 부딪치자 주변에 거센 파동이 일었다·

검을 맞댄 순간 아린은 바로 깨달았다·

이건 자기가 쉽게 감당할 수 없는 힘이라고·

하지만 감당해야 했다·

시안에 힘에 비하면 이것은 아무것도 아니기에

이 시련을 견뎌야지 다시 한 번 시안의 옷자락이라도 잡을 수 있을 거란 생각에 아린은 전력으로 힘을 끌어냈다·

“저를 보십시오·”

그런 절박한 와중에 검을 겨루던 에쉘이 아린을 불렀다·

얼떨결에 시선을 돌린 아린이 보게 된 것은

“···?!”

미지의 선홍빛 광채가 빛나는 에쉘의 눈이었다·

“황녀님은 지금 이 순간부터 저 하나만을 바라보며 제가 이 세상의 전부라고 생각하게 될 것입니다·”

그의 미성에 끌리기라도 한 걸까?

아린은 저항이나 반발도 하지 못했다·

“황녀만이 아닌 머지않아 이 세상의 모두가 저를 바라보게 될 것입니다! 나 에쉘 베르트가 이 세상의 유일한 진리라고!!!”

멍해지는 정신과 흐려지는 시야·

급기야 점차 몸 안이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에쉘의 눈을 보면 볼수록 그 불편함은 더욱 심해졌지만 어째서인지 눈을 뗄 순 없었다·

그렇게 알 수 없는 힘에 몸과 마음이 점차 혼미해지는 순간

“못 본 사이 유머가 많이 느셨군요·”

등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

목소리의 주인을 알아챈 아린은 바로 고개를 돌렸다·

그곳엔 환희의 조소를 입가에 한껏 머금은

“간만에 실컷 웃었습니다·”

시안이 자리하고 있었다·

(다음 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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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Regressed Son of a Duke is an Assassin

The Regressed Son of a Duke is an Assassin

회귀한 공작가의 막내도련님은 암살자
Score 9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Cyan Vert, the best assassin of the continent, meets a pitiful death after having been betrayed by his own brother, whom he had trusted all his life. If I were given another chance at life, I would live it differently. I would only trust myself, and achieve all the things I want on my own without serving anyone else but myself. That is how I was given a second chance at life. The Cyan Vert, a shadow who lived for others, is no more. I will now pave a path on my own, for myse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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