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gressed Son Of A Duke Is An Assassin Chapter 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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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3화· 개편의 날 (2)

아직 숨은 붙어 있으나 언제 끊겨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불안정한 상태·

현재 아린 황녀는 그 정도로 위태해 보였다·

그런 황녀의 목에 검을 겨누고 있는 정체불명의 괴한들·

아직 그들이 누군지 정체를 밝히진 않았으나 대부분은 이미 예상을 하고 있었다·

그들이 검은 안개의 신을 추종하는 대륙 제일의 암살 조직이라는 것을·

“미 미스트다!”

당혹스런 광경에 멍을 때리고 있던 것도 잠시

현장에 있던 슈르츠는 황급히 전령구를 꺼내 루나브에게 상황을 전달했다·

“루 루나브님! 지금 단상에 아린 황녀님과 미스트로 추정되는 자들이 나타났습니다!”

곧 전령구에서 루나브의 목소리가 넘어왔다·

“아린 선배의 상태는 어떻나요?”

“굉장히 심각합니다! 전신에서 피가 흐르는 그야말로 만신창이예요! 빨리 치료받지 않으면 죽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시안 선배는요? 시안 선배도 있나요?”

“어 그러니까 그게····”

슈르츠는 급히 단상 위에 자리한 괴한들의 외면을 살펴보았다·

“없습니다! 도련님은 보이지 않아요!”

대답은 브라이언이 대신했다·

“도련님뿐만이 아닙니다· 시리카님은 물론 간부급 대원조차 보이지 않아요!”

미스트가 납치한 황녀와 함께 군중들 앞에 직접 모습을 드러낸 무척 중요한 순간·

허나 정작 조직의 주요 인물들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상황을 전달받은 루나브는 즉시 생각을 정리해 보았다·

조직의 당주가 직접 나타나 원하는 걸 요구해도 모자랄 판에 간부급 대원조차 없는 판이라니

이건 누가 봐도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었다·

사방에서 피어오르는 가설들을 빠르게 정리하여 결론을 내린 결과

“지금 거기에 있는 아린 선배는 진짜가 아닐 수도 있어요!”

이것 말곤 나오는 게 없었다·

“단상 외에도 주변을 더 세심하게 봐주세요· 혹시 주변에 다른 이들은 없····”

‘루나브님 이것 좀 봐주세요!’

전령구를 통해 추가 지시를 내리려는 순간 하스티아가 다급한 목소리로 그녀를 불렀다·

시선을 돌린 루나브는 바로 눈을 번뜩였다·

‘소울 스톤이 반응하고 있어요! 시안님과 같은 안개의 기운을 감지한 모양이에요!’

소울 스톤에는 평소보다 더 짙고 강렬한 안개가 모여들고 있었다·

“물러나세요·”

하스티아를 뒤로 물린 루나브는 바로 손에 마나를 발현시켰다·

그러곤 손가락 끝으로 모든 마나를 집중시킨 뒤 글자를 새기듯 허공을 향해 알 수 없는 손짓을 이어 나갔다·

-치이익

그러자 안갯속에서 짤막한 빛과 함께 작은 게이트가 생성되었다·

‘게이트가 열렸어요!’

두 여인은 주저할 것 없이 게이트 안으로 진입하였다·

게이트 너머의 공간은 이전 공간과 비교해서 다를 게 없었다·

미지의 검은 안개가 사방을 둘러싼 음침한 공간·

언뜻 같은 공간이 아니냐 착각할 수 있겠지만

“엇갈리진 않은 것 같네요·”

루나브는 제대로 찾아왔음을 확신했다·

‘루나브님 저기요!’

불안한 토끼 눈으로 주변을 둘러보던 하스티아는 이내 한쪽을 가리켰다·

그녀가 가리킨 곳엔 낡은 의자 하나가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재빨리 다가가 앉는 부분에 손을 대보니

아직 가시지 않은 온기가 느껴졌다·

“···!”

그 밑엔 의자를 묶고 있던 것으로 추정되는 밧줄까지 널브러져 있었다·

“못해도 5분····”

분명 조금 전까지 누군가가 있었다·

허나 당장 찾을 수 있는 흔적이라곤 이것이 전부·

상황을 확정 짓기 위해선 좀 더 확실한 단서가 필요했다·

이에 루나브는 다시 한 번 마법을 쓰기 위해 마나를 발현했지만

-팟

마나는 발현되자마자 불 꺼지듯 바로 사라져버렸다·

‘마 마나가?’

“신의 아공간이라 마법도 함부로 못 쓴다 이건가요?”

다른 힘을 쓴다면 못 할 것도 없지만 그쪽은 리스크가 큰 만큼

루나브는 다른 방법을 취하기로 했다·

-콰직

그녀는 대뜸 자신의 손가락을 힘껏 깨물었다·

‘루나브님! 지금 뭘 하시는?’

놀란 하스티아가 재빨리 만류했지만 루나브는 개의치 않고 흐르는 핏방울을 주변에 떨어트렸다·

그러자 안개로 휩싸인 검은 바닥이 점차 붉은 핏물로 물들여지기 시작했다·

“만약 아린 선배가 여기 있었다면 하다못해 핏자국이라도 보여야 할 텐데····”

분명 슈르츠는 아린이 전신에 피를 흘리고 있는 만신창이 상태라고 했다·

“피는커녕 깨끗하기만 하네요?”

허나 그런 만신창이 황녀가 묶여있었다고 하기엔 주변이 너무나도 깨끗했다·

(한발 늦은 것 같구나·)

대뜸 등 뒤에서 들려온 낯선 목소리에 두 여인은 고개를 돌렸다·

“···!”

난데없이 나타난 의문의 존재·

그는 검은 안개를 온몸에 두르고 있어 모습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허나 사람의 형태만큼은 분명히 가지고 있었다·

안개 사이로 보이는 희미한 미소엔 그녀들을 향한 흥미가 내보이고 있었다·

(여기 있던 아이는 조금 전에 다른 곳으로 갔다·)

“누가 데려간 거죠?”

(그걸 알려 줄 순 없지· 그걸 말하는 즉시 난 그 녀석과 한 약속을 어기게 되는 것이니·)

의문의 존재에게 굴하지 않고 질문을 날리는 루나브와 달리

하스티아는 당황과 흥분에 뒤섞인 얼굴로 그를 마주하고 있었다·

‘아 아····’

그가 누구인지를 눈치챈 듯 보였다·

(내 계승자지만 정말 감탄을 안 하곤 못 배기겠구나· 여자를 만나도 어찌 이런 엄청난 아이들을 만나는지····)

의문의 존재는 대뜸 그녀들을 보며 흡족한 감탄을 내뱉었다·

(제국의 황녀와 신의 보호를 받는 엘프 그리고····)

“당신이 검은 안개의 신 아에르님인가요?”

루나브는 그의 뒷말을 무시한 채 당돌한 질문을 이어 나갔다·

(그리 거창한 호칭은 박탈 당한 지 오래다· 지금은 그저 이 초라한 공간의 주인일 뿐이지·)

아에르는 부정 아닌 긍정으로 자신을 밝혔다·

그런 지고의 존재를 눈앞에 두고도 루나브는 전혀 움츠러들지 않았다·

“난데없이 불쑥 찾아온 것에 대해서 사과부터 드릴게요· 저희도 좀 많이 급했거든요·”

(사과할 필요 없다· 남자라면 몰라도 아리따운 숙녀님들의 방문이라면 언제든 환영이지·)

“아린 선배는 언제 여길 떠났던 거죠?”

(정확히 너희가 찾아오기 1분 전에 여길 떠났다· 아슬아슬한 타이밍이 아닐 수 없었지·)

루나브는 입술을 깨물며 아쉬움을 내비쳤다·

헛걸음 했다는 걸 안 이상 여기 더 있을 이유는 없을 터

그녀는 바로 몸을 돌렸다·

‘가 가시려고요?’

“더 있을 이유는 없으니까요· 신계에서 쫓겨나신 분이랑 만담이나 하자고 온 건 아니잖아요·”

다소 불손한 언행에도 불구하고 아에르는 크게 개의치 않았다·

그렇게 다시금 게이트를 열고 나가려는 순간

“···?”

루나브는 힘을 발현하다 말고 잠시 멈칫했다·

‘왜 그러세요 루나브님?’

“이건··· 무슨 기운이죠?”

그녀는 놀란 마음에 눈을 번뜩이며 좀처럼 볼 수 없는 표정을 지었다·

안개의 기운이 남발하는 신의 아공간·

그 너머에서 느껴지는 전혀 다른 새로운 기운·

이건 필시 또 하나의 아공간으로부터 퍼지는 기운이었다·

(역시 무구의 주인은 다른 무구의 기운을 알아보는 법이지·)

그 모습을 지켜본 아에르가 말했다·

“그게 무슨 말이죠?”

(어렵게 생각할 것 뭐 있겠느냐? 너와 나 이외에도 또 하나의 아공간이 근처에 있다는 뜻 아니겠느냐?)

루나브의 동공이 순간 미묘하게 요동쳤다·

(너로선 심히 거부감이 들 공간이라 할 수 있지·)

자신도 시안도 신의 것도 아닌 또 다른 누군가의 아공간·

지금 해결해야 하는 일에서 전혀 상관없는 곳일 수 있으나

루나브는 그럴 거란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다·

-화악!

잠시 멈추었던 마나의 힘을 다시 한 번 발동시키니 곧 새하얀 빛과 함께 게이트가 생성되었다·

‘여 여기는?’

게이트 너머에서 느껴지는 낯선 기운에 하스티아는 고개를 갸웃했다·

‘루나브님 이곳은?’

“나와 시안 선배가 가기엔 별로 좋은 곳은 아니겠죠·”

허나 문을 열었다는 건 이미 들어가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나 다름없었다·

“반대로 말하면 우리에겐 없어져야 할 공간이란 건데····”

칠흑에 휩싸였던 암흑의 공간을 너무나도 깨끗이 밝히는 순수한 빛·

그녀로선 역하다 못해 구역질이 치밀어 오르게 하는 기운이었다·

“제가 어떻게 안 들어갈 수 있을까요?”

루나브는 그 말을 끝으로 게이트 속에 몸을 던졌다·

* * *

대충 시간을 되새겨보자면 일주일 정도·

그중 5일 정도는 반 혼수상태로 기절했던 것 같다·

손가락 하나 것조차 불가할 만큼 포박당한 몸과 천으로 가려진 시야·

이따금 누군가 찾아와 입에 물과 음식을 억지로 넣어주며 굶어 죽진 않게 목숨은 연명시켰다·

허나 그런 행위는 아린의 불안감을 더욱 가중시켰다·

이들은 무슨 이유로 자신을 납치한 걸까?

교관 시리카 선생 아니 암살자 시리카는 분명 어떤 일의 시작을 위한 제물로 자신을 이용하겠다고 했다·

문제는 그 시작이란 것이 시안과 관련되어 있다는 것인데

아직 뭐 하나 제대로 알지 못하는 아린으로선 머릿속이 복잡할 따름이었다·

그렇게 불안감이 두려움이 점차 가중되어 가던 순간

-팍!

갑자기 온몸의 속박이 풀리며 누군가가 그녀의 몸을 일으켰다·

얼떨떨하게 일으켜진 것도 잠시

아린은 곧 자신의 몸이 미지의 기운에 잠식되어 어딘가로 이동하고 있음을 느꼈다·

그렇게 도착하게 된 어딘가·

왠지 모르게 익숙한 기운과 더불어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정신이 드십니까?”

목소리의 주인은 아린의 눈을 가리고 있던 천을 풀어주며 물었다·

근 일주일 만에 시야가 풀린 아린은 눈을 크게 번뜩였다·

“시 시안?”

그녀는 믿을 수 없는 마음에 눈을 비비고 다시 확인해보았다·

확실했다·

지금 눈앞에 있는 남자는 분명히 시안이었다·

저렇게 무덤덤한 눈으로 사람을 한심하게 볼 수 있는 사람은 이 세상을 통틀어 그밖에 없었다·

“이 이게 어떻게 된 거야? 난 분명····”

몸을 일으키려던 아린은 순간 균형을 잡지 못해 몸을 비틀거렸다·

-턱

쓰러지려는 그녀를 시안이 잡아주었다·

“꽤 오랫동안 묵혀있던 상태에서 갑자기 움직이면 무리가 오실 겁니다· 최대한 빨리 적응하십시오· 두 번 잡아드릴 생각은 없습니다·”

시안은 한결같은 무심한 말투로 그녀를 대했다·

아린은 다시금 고개를 들어 주변을 살펴보았다·

수많은 책과 책장들이 주변을 가득 채운 그녀에게 있어 너무나도 익숙한 공간

황성 도서관이었다·

“네가 날 구해준 거야?”

“예·”

“어째서? 넌 분명 시리카 선생님과 같은····”

아린은 자신도 모르게 말을 멈칫했다·

“진면을 알고 싶다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

“따라오십시오· 황녀님은 지금부터 빛과 안개가 지닌 진면을 저와 함께 보시게 될 겁니다·”

아린으로선 어안이 벙벙할 일이었다·

난데없이 나타난 것도 어지러운데 진면이라니?

시안은 그 어느 때보다 진지한 눈빛으로 아린을 보고 있었다·

“그 진면을 보시고 난 뒤에 스스로 판단해주십시오·”

“뭐를?”

“황녀님께선 따라야 할 질서가 무엇인지····”

갑작스러운 제안에 고민할 시간은 없었다·

여러모로 심히 혼란스러운 상황이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음을 판단한 아린은 머지않아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

시안은 대답을 들은 동시에 바로 몸을 돌렸다·

그렇게 두 남녀가 길을 나서려는 순간

“····”

도서관 문고리를 잡은 시안이 발을 멈칫했다·

“왜 그래 시안?”

“세 발짝 떨어지십시오·”

아린은 그의 말대로 문에서 세 발짝 떨어졌다·

한 1분 정도 흘렀을까?

시안은 그저 문고리만 부여잡은 채 아무런 반응조차 하지 않았다·

허나 아린으로선 차마 무슨 일이냐고 물을 수 없었다·

문을 응시하고 있는 시안의 눈으로부터

극도로 차오른 살기와 경계심이 잔뜩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벌컥

이윽고 마음을 정한 듯 그가 문을 대차게 열어젖히니

-깡!

칼날이 부딪치는 살벌한 쇳소리가 도서관 전역에 울려 퍼졌다·

(다음 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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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Regressed Son of a Duke is an Assassin

The Regressed Son of a Duke is an Assassin

회귀한 공작가의 막내도련님은 암살자
Score 9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Cyan Vert, the best assassin of the continent, meets a pitiful death after having been betrayed by his own brother, whom he had trusted all his life. If I were given another chance at life, I would live it differently. I would only trust myself, and achieve all the things I want on my own without serving anyone else but myself. That is how I was given a second chance at life. The Cyan Vert, a shadow who lived for others, is no more. I will now pave a path on my own, for myse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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