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gressed Son Of A Duke Is An Assassin Chapter 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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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9화· 새로운 질서를 위해 (5)

늦은 밤 방에 찾아온 시리카와 대화를 나누다 돌연 사라져버린 아린 황녀·

황실은 당연히 난리가 났다·

허나 아직은 상당수의 귀족이 황궁 및 황성에 머물고 있기에

아직 또 하나의 큰일을 앞둔 황실로선 지금 같은 불미스러운 일이 퍼지는 걸 별로 원치 않았다·

“그러니까 당신의 말은 이상한 분위기를 감지하고 문을 열었을 때 둘은 이미 없어진 상태였고 정체를 알 수 없는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다 사라지고 있었다 이 말인가요?”

“네! 틀림없는 검은 안개의 추종 집단 미스트의 짓입니다! 그들이 황녀님을···!”

“듣다 보니 좀 웃기네요? 고작 연기 좀 피어오른 것 같다는 것이 왜 미스트의 소행까지 연결되는 거죠?”

비올렛 황녀의 핵심을 찌르는 질문에 레시무스는 그대로 꿀 먹은 벙어리가 되어버렸다·

아린이 아퀴젤에서 시안에게 당했던 일을 비올렛 황녀는 아직 모르고 있지 않은가?

그런 상황에 무턱대고 미스트의 소행인 것 같다는 말을 해버린 것이다·

실수를 저질렀다는 걸 깨달은 레시무스의 안색이 급 심각하게 굳어버렸다·

“진정하십시오· 황녀님·”

자칫 심각해질 수 있는 분위기를 에쉘이 가라앉혔다·

“지금은 실종된 아린 황녀님을 찾는 게 먼저이지 않겠습니까?”

“마 맞습니다! 아직 멀리 가진 못했을 것이니 어서 수색대를 편성해 황녀님을 찾아야 합니다!”

에쉘은 일단 사라진 아린을 찾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거기에 레시무스까지 동조하자 비올렛의 얼굴엔 왠지 모를 불쾌감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알겠으니까 당신은 일단 나가봐요·”

“예?”

잘못 들었다고 생각한 레시무스는 자신도 모르게 되물었다·

“내 눈앞에서 당장 사라지라고! 대책을 세워야 할 거 아니야! 황녀가 황궁에서 납치당했다고 세벨리너스 전역에 떠벌릴 일 있어!!”

기어이 화가 폭발한 비올렛이 눈을 칼처럼 치켜세우며 레시무스를 나무랐다·

당황한 레시무스를 대신해 에쉘이 그녀를 진정시켰다·

“일단은 나가서 대기해주시겠습니까? 황녀님과 잠시 의논의 시간을 가져야 할 것 같습니다·”

한 시가 급한 상황에서 의논이라니?

허나 힘이 없는 레시무스로선 그저 감정을 꾹 억누른 채 물러나야만 했다·

그렇게 레시무스가 방을 나가고

에쉘과 단둘이 남겨진 상황에서 비올렛은 고개를 치켜들며 물었다·

“시리카 그 여자가 미스트와 관련이 있다는 거 당신은 알고 있었나요 에쉘?”

“아직 확실한 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당신과 함께 한 시간도 벌써 7년이에요· 내가 그동안 까막눈으로 당신을 봐온 줄 아나요? 천만에요! 저 기사 나부랭이가 미스트를 언급했을 때부터 당신 얼굴이 바뀐 걸 난 분명히 봤어요· 그러곤 눈치챘죠! 당신은 이미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고!”

에쉘은 부정하지 않고 침묵만 유지했다·

“그동안 왜 나한테 사실을 숨긴 거죠?”

“말할 때를 놓쳤다고 하면 답이 되시겠습니까?”

“때를 놓쳐요? 그걸 지금 변명이라고 하나요?”

비올렛은 어이가 없다는 듯 연신 헛웃음만 뱉었다·

“이봐요 에쉘· 난 7년 전 벨리아스에서 당신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난 뒤부터 당신과 보리스가 하자고 했던 모든 말을 따랐어요·”

“····”

“쉘터를 개조해 비밀 작업 공간을 만들자고 했던 것도 따라줬고 미아라고 하는 어디서 굴러들어온 지 모를 여자를 비밀리에 키우는 것도 용인해줬어요· 하다못해 저 가증스러운 아린이 안개에 의문을 가져야 한다 뭐다 설쳤을 때도 눈감아줬고! 그년 얼굴을 내세워서 새로운 질서를 선포하자는 것도 적극 추진해줬다고요! 왜? 당신들이 그렇게 하자고 했으니까!”

비올렛은 급기야 그동안 쌓인 울분을 죄다 터트려버렸다·

그럼에도 좀처럼 끓어오르는 분노를 식히지 못해 계속해서 입술을 씰룩거렸다·

“당신 입으로 그랬잖아요· 빛의 힘을 강하게 하는 건 신뢰와 결속이라고· 이렇게 숨길 거 다 숨기는 우리 사이에 대체 어디서 신뢰를 찾아볼 수 있죠?”

비올렛의 계속되는 추궁에도 에쉘은 여전히 묵묵부답이었다·

“이런 상황에 보리스는 또 어딜 간 걸까요?”

그녀는 현재 자리에 없는 보리스를 들먹였다·

“왜 말이 없나요? 나는 모르는 또 에쉘 당신과 둘만 아는 일을 하나 보죠? 내가 직접 쉘터로 가서 확인해 볼까요?”

에쉘은 그녀를 한심한 눈초리로 쳐다보다가 천천히 아린의 책상으로 걸음을 옮겼다·

이내 책상 위에 올려진 한 서신을 발견하고선 눈살을 찌푸렸다·

“저도 이렇게 된 거 하나만 여쭙겠습니다·”

“좋을 대로 하세요·”

“아린 황녀님은 왜 죽이려 하셨습니까?”

팔짱을 끼며 도도하게 서 있던 비올렛의 안색이 돌연 굳어버렸다·

“무슨 말을 하는 거죠?”

“시치미 뗄 생각 마십시오· 일주일 뒤 계시의 날이 오면 그분을 죽일 생각이시지 않았습니까?”

“어디서 말도 안 되는 망설을 하는 거죠?”

비올렛은 당황한 나머지 펄쩍 뛰며 부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책상 위에 올려진 서신을 보란 듯이 그녀에게 내보였다·

“보리스는 이미 알고 있던 모양이군요· 비올렛 황녀님께서 계시의 날이 오면 아린 황녀님을 죽이려 한다는 사실을요· 그래서 아린 황녀님께서 급히 전언을 보낸 것 같습니다·”

서신을 재빨리 낚아챈 비올렛은 그 내용을 두 눈으로 확인해 보았다·

부정할 여지 없이 너무나도 낱낱이 적혀 있는 사실에 그녀는 표정 관리조차 하지 못했다·

“믿으실진 모르시겠지만 전 비올렛 황녀님이 이런 계획을 세우고 계셨다는 거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

“알면서도 묵인해드린 겁니다· 황녀님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했기 때문이죠· 다만 아직은 때가 아닌 만큼 일을 저지르시기 전에 만류할 생각이었습니다·”

“그 말을 내가 믿을 거라 생각하나요?”

비올렛은 반신반의한 반응을 보였다·

“황녀님께서 믿지 않으신다고 한들 제가 진실을 말하고 있단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뭐요? 결국 서로가 똑같이 숨긴 사실이 있다는 거잖아요? 어차피 아린 그년의 역할도 이제 와선 다 끝난 마당에 쓸모 없어진 폐기품은 빨리 처리해야 하는 것 아니겠어요? 그게 뭐가 문제라는 거죠?”

급기야 벼랑 끝에 몰린 비올렛은 자신은 아무 잘못 없다며 스스로를 변호하기 시작했다·

“착각하지 마요 에쉘· 내가 당신의 사람이 되겠다고 한 이유는 당신이 진정으로 날 봐주고 이해해줬기 때문이에요·”

식식대며 분을 삭일 땐 언제고 비올렛은 입가엔 다시금 미소가 지어졌다·

“그러니 내게 뭘 숨길 생각은 하지 마세요· 그래야 나도 숨김없이 당신한테 모든 걸 해줄 수 있으니까·”

그러곤 슬그머니 에쉘의 앞으로 다가가 그의 부드러운 뺨을 어루만졌다·

“보리스고 아린이고 나로부터 당신을 뺏어 가진 못 해! 내가 모른 걸 그년놈들이 아는 건 용납이 안 된다고! 당신과 가장 가까이에 있어야 할 사람은 바로 나에요! 아시겠어요?”

“····”

에쉘은 아무런 대답 없이 덤덤한 시선으로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별로 좋은 사실도 아닌데 퍼져봐야 괜한 혼란만 야기할테니 일단 계시의 날까진 기다리도록 하죠· 다른 귀족들에게 퍼지지 않도록 입단속 철저히 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마지못한 대답이었다·

비올렛은 그 길로 몸을 돌려 방을 나갔다·

점차 멀어지는 그녀의 발소리가 귓가에 맴돌았지만 에쉘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는 듯 시선조차 주지 않았다·

오히려

“죽이지 않고 산 채로 데려갔다는 건 필시 이유가 있겠죠·”

아린을 납치한 미스트에 대해 더 큰 관심을 쏟고 있었다·

* * *

자신의 방으로 돌아온 비올렛은 아직 감정이 풀리지 않은 듯 책상 모서리를 잡으며 숨을 거칠게 내쉬었다·

“아무나 물 한 잔만 갖고 와!”

이내 머리를 부여잡고선 밖을 향해 소리치니

곧 문이 열리며 갑옷을 입은 한 기사가 들어와 그녀에게 물잔을 건넸다·

“···?”

물잔을 받으려던 비올렛은 순간 얼굴이 굳어버렸다·

비록 자신이 아무나라고 하긴 했지만 보통 물을 가져오는 허드렛일은 기사가 아닌 일반 시종이 수행한다·

그게 기사라고 해서 문제가 있는 건 아니다·

허나 이곳은 엄연히 황녀의 방·

허가되지 않은 남자는 기사라 할지라도 출입이 절대 불가했다·

하지만 지금 그녀의 앞에 있는 기사는

“뭐 뭐야?”

누가 봐도 남기사였다·

그것도 엄청나게 익숙한·

-쨍그랑

급기야 물잔을 떨어뜨린 비올렛은 자신도 모르게 뒤로 물러섰다·

실로 오랜만에 느끼는 감정이 아닐 수 없었다·

그 무엇 하나 무서울 게 없던 그녀에게 처음으로 공포와 두려움이란 감정을 심어줬던 남자·

새로이 시작하는 질서에 가장 방해되는 존재이자 있어서는 안 될 남자·

“그래도 용케 절 기억하시는 모양이군요·”

기사는 투구를 벗고 얼굴과 함께 미소를 드러내며 재회의 감흥을 표했다·

베르트 공작가의 막내이자 에쉘의 동생·

시안 베르트였다·

“다 당신이 왜 여기 있는 거야?”

“언젠가는 찾아오리라 예견한 상황 아니셨습니까? 황녀님께서 제 형의 사람이자 저와 안개의 존재를 없애고 새로운 질서를 추진하시려는 분인데 그 꼴을 달갑게 보지 않을 제가 황녀님께 나타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지요·”

상황을 부정하고픈 마음에 비올렛은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그런다 해서 달라지는 건 없었다·

정신을 차리고 급히 밖에 있는 다른 기사들을 불러보려 했지만

“···!”

시안은 어디 한 번 불러보라는 듯 매우 여유로운 눈웃음을 짓고 있었다·

불러봐야 소용없을 거라는 감정이 잔뜩 서려 있었다·

이에 더욱더 마음이 조급해진 비올렛은 갑자기 치마폭을 들추고선 허벅지에 꽂아놓은 단검을 빼 들었다·

그러곤 바로 시안의 목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쐐액!

어설픈 동작이 아닌 수백 수천 번은 연습한 듯한 매우 정교한 동작이었다·

-턱!

허나 이미 수만 수십 만 번 이상을 휘둘렀던 시안에겐 어림도 없는 일격이었다·

시안은 가소롭다는 표정을 짓다가도 검에서 발현되는 금빛에 시선을 돌렸다·

“성검의 힘은 사람들의 믿음이 더해졌을 때 더욱 강해진다고 했던가요?”

회담장에서 에쉘이 귀족들에게 한 말이었다·

당시엔 모두의 시선을 사로잡을 만큼 화려한 언변이었지만

“어째 제 눈엔 능력 없는 둔재가 저 하나 이겨보겠다고 아등바등 설치는 행위로밖에 보이지 않더군요·”

그 실체를 알고 있는 이의 시선에선 실없는 망언에 지나지 않았다·

“나 날 어쩔 속셈인가요?”

그녀는 떨리는 목소리를 간신히 제어하며 물었다·

“이 자리에서 날 죽여봤자 당신에게 득이 될 건 없어요! 아무 의미 없는 행위에 불과하다고요!”

“안심하십시오· 전 황녀님을 죽이기 위해 여기 온 것이 아닙니다·”

시안은 두려움에 잠식된 그녀의 앞으로 슬그머니 얼굴을 들이밀었다·

“한동안 잊고 있었던 인형 하나를 조금 전 폐기하고 오는 길인데 생각해보니 꽤 쓸모가 많았던 인형이었던지라 아쉬움이 남아서 말입니다·”

시안은 손에는 어느새 검은 마나 구체가 생성되어 있었다·

“이쯤에서 새로운 인형을 하나 만드는 것이 좋을 것 같아 황녀님을 찾아온 겁니다·”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예요! 인형이라니? 내가 왜 당신의··· 훕!?”

펄쩍 뛰며 거부하는 비올렛을 입에 시안은 자비 없이 마나 구체를 들이 넣었다·

“그나마 황녀님께선 운이 좋은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

“켈린처럼 새로운 인격을 만들어내는 게 아닌 그저 내면에 숨은 황녀님의 솔직한 인격을 좀 더 드러내는 것뿐이니까요·”

이미 전신에 마나가 퍼지고 있는 비올렛으로선 시안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그저 서서히 몸에 들어오는 어둠의 마나를 음미하듯 받아들이며

스르르 눈이 감길 뿐이었다·

(다음 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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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Regressed Son of a Duke is an Assassin

The Regressed Son of a Duke is an Assassin

회귀한 공작가의 막내도련님은 암살자
Score 9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Cyan Vert, the best assassin of the continent, meets a pitiful death after having been betrayed by his own brother, whom he had trusted all his life. If I were given another chance at life, I would live it differently. I would only trust myself, and achieve all the things I want on my own without serving anyone else but myself. That is how I was given a second chance at life. The Cyan Vert, a shadow who lived for others, is no more. I will now pave a path on my own, for myse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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