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gressed Son Of A Duke Is An Assassin Chapter 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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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5화· 황녀와 엘프 (1)

황성 세벨리너스로부터 하루 정도 떨어진 퀴젤 공작가의 영지 아퀴젤·

서쪽 하늘로 저무는 태양 아래 마무리 작업을 진행 중인 경비병들 사이로 오늘의 마지막 행인들이 통과하고 있었다·

선두로 성문을 통과한 가르니안은 뒤따라온 일행들을 둘러보며 말했다·

“날이 저물었으니 오늘은 이곳에서 머물도록 하겠습니다·”

그러곤 앞서 경비병들에게 보여준 문장을 조심스레 품에 넣었다·

가람 학회에서 만들어준 가짜 신분증이었다·

덕분에 제국에서부터 이곳까지 각 도시 및 영지를 수월하게 지나칠 수 있었다·

일부는 화이트 엘프라는 것을 감추기 위해 마법으로 변장을

그것이 익숙지 않은 다른 이들은 후드로 얼굴을 감추고 있었다·

“저희가 묵을 곳을 찾아보고 오겠습니다·”

알폰스를 비롯한 몇 명이 숙소를 알아보기 위해 먼저 영지 안쪽으로 향했다·

잠시 기다림의 시간을 갖는 동안 하스티아는 순수함이 가득한 눈으로 주변을 둘러보았다·

가울이나 다른 도시들처럼 화려하진 않아도 소박하면서도 수수한 매력이 느껴지는 영지였다·

“이곳은 아퀴젤이라고 하는 우시프 제국 고위 귀족 가의 영지입니다·”

그런 하스티아의 시선을 의식한 로엘이 설명하듯 말을 붙여주었다·

“이 나라 황제의 전 장인이자 대륙의 몇 없는 9성 마법 등급의 보유자가 주인이라는군요·”

9성 마법 등급이라는 말에 하스티아의 눈이 동그랗게 떠졌다·

“지금은 본래의 일에서 은퇴하고 이곳에서 여생을 보내고 있다곤 합니다만 저희로선 그리 마주쳐봤자 좋을 일은 없을 겁니다· 저희의 정체를 바로 알아챌 수도 있을 테니까요·”

하스티아는 말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프루이나로 무사 복귀를 원하고 있는 자신들로선 정체가 드러나는 일은 당연히 유쾌한 일이 아니었다·

잠시 후

묵을 곳을 찾아낸 알폰스 일행이 돌아오면서 일족원들을 영지 안으로 이끌었다·

그들의 발걸음은 곧 1층에 술집이 딸린 여관 앞에 멈추었다·

시간이 시간인 만큼 안엔 하루의 고단함을 풀러 온 사람들로 가득했다·

엘프들로선 마주쳐봐야 딱히 좋을 일이 없는 만큼 전부 무시하고 방으로 향했다·

허나 사람들의 시선은 이내 하나둘 하스티아 쪽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우와! 저 여자 좀 봐! 피부 엄청 하얘! 사람이 아니라 꼭 여신 같은데?”

“새로운 점원인 줄 알았는데 아닌가 보네? 아쉽다! 재미 좀 볼까 싶었는데 낄낄!”

“저 여자 묵는 방이 어디냐?”

하스티아를 향한 희롱은 그대로 가르니안의 귓속으로 전달되었다·

이에 화를 참지 못한 가르니안이 나서려는 순간

-턱!

“···!”

하스티아가 그의 손을 붙잡으며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자신은 괜찮다는 의미였다·

가르니안은 어쩔 수 없다는 듯 올라오는 감정을 꾹 억누르며 그녀를 방으로 안내했다·

다행히 여기까지 오는 동안 우려했던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

이대로라면 큰 문제 없이 프루이나로 복귀할 수 있을 듯 보였지만 정작 돌아간다고 해서 해결되는 건 아무것도 없었디·

“하····”

하스티아는 복잡한 한숨과 함께 달이 떠오른 밤하늘을 쳐다보았다·

고향에서도 저 달을 보며 우리를 기다릴 일족원들을 생각하자니 앞날이 벌써부터 막막했다·

로엘과 가르니안은 일단 프루이나에 돌아가는 것을 최우선으로 생각하자고 했지만 하스티아로선 그 뒤에 일을 차마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답답한 마음에 나오는 건 한숨과

‘시안님은 뭐하고 계실까?’

시안에 대한 생각이었다·

이런 절박한 상황에 그를 생각하는 자신이 참 웃기면서도 좀처럼 떨쳐내기가 힘들었다·

그리 심각한 생각을 하는 것도 아니었다·

그저 밥은 드셨을까? 어디서 뭘 하고 계실까? 잠은 편한 데서 주무실까? 하는 실로 간단하면서도 실없는 생각들이었다·

-스스스

시안이 돌려준 소울 스톤엔 아직 그의 흔적이 서린 안개가 미약하게 감돌고 있었다·

“하스티아님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문 너머에서 로엘의 목소리가 들리자 그녀는 황급히 소울 스톤을 감췄다·

그러곤 잽싸게 달려가 문을 열어주니 로엘과 가르니안이 안으로 들어왔다·

“여기만 넘어서면 곧 제국의 북부 경계입니다· 그 이후론 사실상 저희의 영역과 다를 바가 없으니 조금만 버텨주시지요·”

하스티아는 환하게 웃으며 자신은 거뜬하다는 의사를 보였다·

“이전에 있었던 인간들의 희롱은 신경 쓰지 마십시오· 제가 벌레 한 마리 들어오지 못하도록 문밖에서 지키고 있겠습니다·”

가르니안은 주먹을 다잡으며 밤새 그녀의 방 앞에서 밤샐 각오를 다지고 있었다·

하스티아는 그러지 말라며 만류하려 했지만 뭘 해도 그의 고집을 꺾을 순 없을 거란 생각에 그냥 한숨만 내쉬었다·

-똑똑

“하 하스티아님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대뜸 문 너머에서 다른 일족원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에 가르니안이 다가가 문을 열어주니 일족원 둘이 안으로 들어왔다·

그들의 표정은 어딘가 심히 불편해 보였으며 서로 눈치까지 보고 있었다·

“이 이런 말씀 드리기 정말 면목이 없습니다만 아무래도 저희가 일을 만들어버린 것 같습니다·”

얼굴에선 땀까지 줄줄 흐르고 있었다·

“일이라니? 그게 무슨 말인가?”

“그게 저희가 여관 밖에 수상한 자가 없나 잠시 순찰을 돌고 있었는데 부 불행하게도 걸리고 말았습니다· 저희가 화이트 엘프라는걸····”

깜짝 놀란 가르니안이 언성을 높이며 물었다·

“자네들 제정신인가! 화이트 엘프인걸 들키다니?”

“저 저희도 당황했습니다· 마법으로 위장도 확실하게 했는데 대뜸 인간 여성 둘이 나타나 저희보고 화이트 엘프냐고 물었습니다· 그러면서 저희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고····”

한마디로 첫눈에 걸렸다는 말이었다·

일단 걸린 건 둘째치더라도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고 말한 게 심상치 않았다·

마치 화이트 엘프가 이 영지에 들를 거란 걸 알고 있던 것처럼 느껴질 정도·

이에 로엘이 차분하게 말했다·

“그분들은 지금 어디 있지?”

“1층에서 기다리겠다고 했습니다· 저희가 일단 신분 확인까지 요청하긴 했습니다만····”

일족원들은 말하기를 상당히 주저하고 있었다·

“생각지도 못한 이들이 온지라····”

“대체 누가 왔길래 그러는 건가?”

“제국의 황녀라고 했습니다·”

방안에 순간 무거운 정적이 흘렀다·

“누 누구라고?”

“제국의 황녀입니다! 5황녀 아린 세벨러스라고····”

모두가 당황을 금치 못해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는 상황·

그중 가장 놀란 것은 단연 하스티아였다·

‘황녀?’

* * *

지금으로부터 약 한 달 전·

네프로디테 성녀가 가람 왕국으로 향하기 정확히 나을 전의 시점이다·

아린은 황궁 안에 있는 수도원에서 평소와 마찬가지로 루멘델을 향한 기도를 올리고 있었다·

특별한 일이 있는 게 아니면 하루에 한 번씩은 반드시 행해 온 그녀의 착실한 일과였다·

루멘델을 향한 신앙심 때문이 아니었다·

그저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겉치레용 일과일 뿐·

철저하게 자신을 감추기 위한 행동이었다·

“발전 가능성만큼은 실로 무궁무진한 것이 바로 인간이다· 아린 황녀님을 위해 만들어진 말이 아닐까 싶어요·”

그런 그녀에게 네프로디테 성녀가 다가왔다·

“신계에 계신 루멘델님께서도 아린 황녀님을 보시면 참 흡족해하지 않을까 싶어요· 날로 성장하는 모습을 즐기고 계실지도 모르죠·”

“과찬의 말씀이십니다·”

아린은 감정을 드러내지 않은 절제한 눈빛으로 답했다·

“이번에 가람 왕국으로 가신다는 소식은 들었습니다· 저희 황실 쪽에서 도와드릴 일은 없으신지요?”

“제가 왜 가람 왕국에 왜 가시는진 아시고요?”

표면상의 이유는 가람 왕국으로의 선교 활동이었다·

허나 저 질문을 던진 시점에서 그 이유만으로 가는 건 아닐 것임을 아린은 바로 인지했다·

“눈빛을 보니 모르셨던 것 같네요· 그분들이 알려줄 생각이 없었던 걸까요· 아님 나중에라도 알려주려 했던 걸까요?”

여기서 성녀가 말하는 그분들이 누구를 지칭하는 것인지 아린은 모르지 않았다·

“적어도 아린 황녀님에게 뭔가를 숨기려 한다는 건 확실한 것 같죠?”

아린은 대답 대신 단단한 눈빛으로 성녀를 바라보았다·

“예상하고 있었단 표정이네요· 역시 황녀님도 호락호락하진 않으셔요·”

성녀는 만족스럽다는 듯 입을 가리고 웃어 보였다·

“이왕 이렇게 된 거 말씀드릴게요· 전 구시대의 기록을 찾으러 가람 왕국에 가는 겁니다·”

“구시대의··· 기록이요?”

다소 난해한 말에 아린의 눈살이 살짝 찌푸려졌다·

“네· 사전에 맞춘 계획이 있었어요· 지금 가람 왕국 안에 화이트 엘프들이 몇 있을 거예요· 그들에게 닥친 문제를 해결해 주는 대가로 그들이 가진 열쇠의 힘을 저에게 옮겨서 구시대의 기록을 찾을 겁니다·”

엘프? 열쇠?

아린으로선 비올렛을 비롯해 그 누구로부터도 듣지 못한 말이었다·

“성녀님께선 구시대의 기록으로부터 무엇을 찾으시려는 거죠?”

“일단은 안개를 걷어낼 방법이라는 것 정도만 말할 수 있겠네요·”

아린은 순간적으로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허나 내색하지 않았으며 빠르게 마음을 다잡았다·

“그 방법을 모두가 알게끔 할 수도 있고 아린 황녀님에게만 이야기할 수도 있죠· 재밌지 않아요? 남들은 모르는 비밀을 안다는 것이····”

“이런 말씀을 저에게 왜 해주시는 건가요?”

이에 성녀는 아린의 곁으로 가까이 다가갔다·

그러곤 귀에 입술을 대고 은밀히 속삭였다·

“그들이 저를 경계하고 있으니까요· 더불어 당신도 경계하고 있죠·”

“···!”

“명심하세요 아린 황녀·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선 상대가 모르는 비밀이란 무기를 하나 정도는 가지고 있어야 해요· 더불어 나를 향한 상대의 안심은··· 최고의 무기가 될 수 있죠·”

성녀는 그 말을 끝으로 한 발짝 뒤로 물러났다·

“그럼 우리 갔다 와서 다시 보도록 해요·”

만족을 가득 머금은 미소와 함께 성녀는 그 장소를 떠났다·

“나를 향한 상대의 안심····”

아린은 그 말이 어째서인지 지금까지도 계속 머릿속에서 맴돌았다·

그 가르침을 실천하기 위해 그녀는 제 손으로 성녀를 죽였고 그 결과 비올렛 황녀를 비롯한 다른 이들에게 안심을 주었다·

그런 그녀에게 다음으로 필요한 것은

그들이 모를 그녀만의 비밀이었다·

* * *

황성 주변 순방을 핑계로 나온 만큼 사실 둘에게 주어진 시간은 하루에 불과했다·

그 하루의 시간 동안 화이트 엘프의 흔적을 찾는 것과 더불어 그들과의 만남을 이뤄내야 하는 다소 급한 상황이었지만 천운이 따른 것인지 아린 황녀는 그걸 이뤄내고 말았다·

우연히 지나간 여관 앞에서 느껴진 기이하면서도 익숙한 기운·

그 주변을 순찰하듯 맴도는 화이트 엘프들의 정체를 감으로 한눈에 알아보았고 바로 자신의 정체를 밝힘에 따라 대화의 의지를 표했다·

그렇게 접선 된 화이트 엘프들과의 만남·

허나 진짜 중요한 것은 지금부터 이기에

아린은 차분하게 숨을 내쉬며 입을 열었다·

“우선 급작스러운 요청에도 불구하고 만남을 응해주신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부터 드리겠습니다· 우시프 제국의 5황녀 아린 세벨러스입니다·”

아린은 동행한 레시무스와 함께 고개를 숙이며 그들에 대한 예를 표했다·

“제국의 황녀께서 무슨 이유로 저희를 보자고 하신 건진 모르겠지만 저희는 지금 제국에 더 머무를 생각 없이 프루이나로 돌아갈 생각만 하고 있습니다·”

“알고 있습니다· 하여 여러분들의 소중한 시간을 더 낭비하지 않기 위해 바로 제가 찾아온 목적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아린은 엘프들의 눈을 보며 당당히 말했다·

“지금 여러분들께서 해결하셔야 한다는 그 일족의 문제를 저에게 말씀해주셨으면 합니다·”

(다음 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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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Regressed Son of a Duke is an Assassin

The Regressed Son of a Duke is an Assassin

회귀한 공작가의 막내도련님은 암살자
Score 9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Cyan Vert, the best assassin of the continent, meets a pitiful death after having been betrayed by his own brother, whom he had trusted all his life. If I were given another chance at life, I would live it differently. I would only trust myself, and achieve all the things I want on my own without serving anyone else but myself. That is how I was given a second chance at life. The Cyan Vert, a shadow who lived for others, is no more. I will now pave a path on my own, for myse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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