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gressed Son Of A Duke Is An Assassin Chapter 1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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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6화· 검은 머리의 악마 (1)

가람 왕국 서부 영지 우이토·

험준한 산맥이 주변을 에워싸고 있는 다소 외진 척박한 영지지만 이곳은 왕국에서 손꼽을 만큼 거주 인구가 많은 도시 중 하나다·

그 이유는 영지 인근에 있는광산 때문·

이곳에 묻혀있는 마력석은 웬만한 사람 한 명이 보유하고 있는 마나량에 가까울 만큼 방대한 마나를 담고 있으며 이는 대륙에서도 최상급 품질로 취급될 만큼 가치가 높은 물건이었다·

이에 왕실 직속 기관이 가람 마법 학회의 주도하에 몇 년 전부터 계속해서 채굴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대부분 우시프 제국을 비롯한 다른 국가에 수출하는 것이 아닌 자국의 마법 발전을 위한 연구에 쓰이고 있었다·

물론 채굴된 마력석이 전부 온전히 보내지는 것은 아니었다·

값진 보물이 쌓인 곳엔 이를 빼돌리려는 도적들이 있기 마련·

이곳도 크게 다르진 않았다·

“가공이 필요한 마력석이 약 1·2톤 가공이 필요하지 않은 마력 결정이 약 0·3톤 정도로 지난달 대비 채굴량이 10% 정도 더 증가했습니다·”

“확실히 인원을 늘린 보람이 있군·”

채굴 보고서를 읽던 우이토의 영주 빈스는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이 중 80%는 이미 운송 준비 작업을 끝냈습니다· 추후 가람 학회로 보내질 예정이며 나머지 20%는 창고에····”

“이 정도면 더 빼내도 상관없어 가공할 필요 없는 마력 결정들 위주로 3% 정도 더 덜어내·”

“예? 그 그럼 여러모로 의심의 여지가 남게 되지 않겠습니까?”

“의심할 여지가 있어? 그럼 그 여지를 없애면 되지! 아직 운송 날까지 좀 남았잖아? 추가 잔업 실시해서 빼돌린 만큼 맞춰!”

“그렇게 되면 인부들의 불만이····”

빈스는 책상 서랍에서 주먹만 한 마력 결정 하나를 꺼냈다·

“내가 그것까지 신경 쓰자고 여기 있는 건 아니잖아? 그건 내가 아니라 네가 해야 할 일이라고!”

“영주님의 명을 따르겠습니다!”

마력 결정을 받은 기사의 얼굴이 급 환하게 돌변했다·

빈스는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채굴 현장으로 향했다·

상인 집안에서 태어나 어렸을 때부터 장사 경험이 풍부했던 그는 전형적으로 돈으로 작위를 산 귀족이었다·

순수 혈통도 아닌 가짜 귀족이 왕실의 주요 산업지라 할 수 있는 우이토 광산을 맡게 된 이유는 단 하나 바로 능력이었다·

그는 광산을 어떻게 해야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으며 최근 몇 달간 계속해서 급증한 채굴량이 그의 능력을 증명해주고 있었다·

그의 모토는 노동력과 생산량의 비례·

즉 많이 일할수록 많은 광물을 채굴하자는 방향이었다·

허나 과한 노동력에 비해 정작 이를 이행하는 노동자들의 편의를 봐주진 않았다·

대륙 각지에서 용병들을 고용해 강압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는 등 혹여나 있을 불만까지 사전에 차단해버리며 철저히 채굴량 증대만 내세웠다·

“흠····”

문득 현장을 둘러보던 빈스의 시선이 한 남성에게 향했다·

“저놈은 뭐야?”

한눈에 봐도 골격이 튼튼하고 체격도 건장한 흑발의 젊은 청년이었다·

“이번에 타지에서 새로 들어온 놈인데 강도 높은 작업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불만 없이 꽤 수월하게 하고 있습니다· 못해도 두세 명분의 작업량을 저 친구 혼자 도맡아서 하고 있죠·”

“눈매가 꽤 날카로운 게 곡괭이보다는 검을 잡는 게 어울려 보이는군·”

적잖은 관심이 생긴 듯 빈스는 턱을 쓰다듬으며 그를 바라보았다·

“커헉!”

그런 와중 대뜸 영지 소속 기사들로부터 끌려온 인부 한 명이 빈스의 앞으로 널브러졌다·

“영주님께 보고드립니다! 조금 전 채굴 현장에서 마력 결정을 빼돌린 인부를 붙잡아왔습니다·”

기사는 고개를 숙이며 엄지손톱만 한 크기의 마력 결정을 빈스에게 건넸다·

“마력 결정을 빼돌려?”

빈스의 그윽한 시선이 곧 결정을 빼돌린 인부에게 향했다·

“주 죽을죄를 졌습니다!”

인부는 땅바닥에 머리를 박으며 손이 발이 되도록 빌었다·

결정을 구슬처럼 만지작거리던 빈스는 이내 자리에 쪼그려 앉아 인부와 눈을 마주쳤다·

“이걸 가지고 무얼 하려 했지?”

간신히 고개를 든 인부는 눈물을 보이며 호소했다·

“용서해주십시오! 집에 못 먹어서 병든 딸아이가 있어서 그랬습니다! 딸이 고통에 겨워하는 모습을 아비로서 차마 눈 뜨고 볼 순 없었던지라····”

“못 먹어서 병이 들었다고? 그래서 결정을 팔아 돈을 벌어서 딸아이의 몸보신이라도 시켜줄 생각이었나?”

“예····”

대답 뒤에 이어진 짧은 침묵·

반응이 없는 것에 의아한 인부가 고개를 들어 올린 순간

“킥!”

빈스는 어이가 없다는 듯 헛웃음을 터트렸다·

“내 비록 너희에겐 일을 많이 시키는 악덕 영주로 불린다 한들 나도 내 나름의 프라이드가 있는 사람이야· 너희에게 정당하지 않은 보수를 지급했다고 생각한 적은 한 번도 없어·”

실제로 우이토 광산은 살인적인 작업량으로 소문났음에도 불구하고 인력이 부족한 일은 없었다·

그 고된 노동을 커버하고도 남을 짭짤한 보수 때문이었다·

“근데 뭐? 못 먹어서 병이 들어? 너 이 마력 결정의 가치가 얼마나 되는지는 아니?”

빈스는 손에 든 마력 결정을 그의 앞으로 직접 들이밀었다·

“그 그것이····”

“알 턱이 없겠지· 이 결정의 가치를 알았다면 넌 빼돌릴 생각조차 못 했을 거야· 왜? 너란 놈은 절대 감당할 수 없는 물건이란 것 또한 자연스레 알게 될 테니까·”

이야기를 듣는 인부의 얼굴은 점차 절망으로 물들여졌다·

“자 네 입으로 말해봐· 광산의 광물을 훔치면 영지의 법으로 어떻게 되는지?”

인부는 입을 열 생각 없이 입술만 벌벌 떨고 있었다·

“내 한 번만 더 묻는다· 광산의 광물을 훔치다 걸리면 어떻게 되지?”

“인부 자격을 박탈당함과 더불어 집안의 재산을 모조리 몰수당하고 남성 가족은 광산 직속의 노예로 여자 가족은····”

차마 다음 말을 이을 순 없었는지 인부는 다시 한번 땅에 머리를 박았다·

“제 제발 시키는 건 다하겠습니다! 제가 이 한 몸 바쳐서 뭐든 다 할 테니 제발 가족만은!”

-퍽

가당치 않은 대답에 돌아온 것은 무심한 발길질이었다·

손을 털고 일어난 빈스는 더 볼 것도 없다는 듯 그대로 몸을 돌렸다·

이에 기사들이 인부의 팔을 잡아 올리며 연행하려는 순간

“에잇!”

비로소 벼랑 끝에 몰렸음을 직감한 인부가 기사들의 팔을 뿌리치며 급 도주를 감행했다·

허나 그 도주는 얼마 가지도 못한 채 맥없이 잡혀버렸다·

-퍽! 퍽!

무모한 도주의 대가는 무자비한 폭력이었다·

그 모습을 본 빈스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지 사리사욕 채우겠답시고 가족의 안위를 내걸었으니 그 대가는 똑똑히 받아야지····”

그러곤 아무런 미련 없이 현장을 떠나려는 순간

-턱

“···!”

문득 등 뒤로부터 위협적인 기운을 감지하고선 바로 고개를 돌렸다·

“광산 직속의 노예로 쓴다면서 이런 식으로 구타할 필요가 있나?”

결정을 빼돌린 인부의 바로 앞·

몽둥이를 휘두르려는 기사의 팔목을 잡은 장신의 남성·

칼날 같은 눈초리에서 퍼져나오는 살벌한 기세에 일부 기사들이 몸을 움츠렸다·

“이 이거 놓지 못하겠느냐?”

기사는 팔을 빼내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빼내긴커녕 미동조차 없었다·

남성은 기사의 손을 수갑처럼 단단히 옥죄이고 있었으며 이후의 벌어질 사태를 두려워하지 않는 듯 작은 표정 변화조차 없었다·

“됐다· 거기까지·”

이에 빈스가 손을 들어 올리며 만류했다·

“되지도 않는 일에 둘 다 힘 소모할 필요 없다· 각자 돌아가서 할 일 하도록····”

남성은 그제야 기사의 손을 놔주었다·

기사는 남성을 한번 날카롭게 째려보는가 싶더니 머지않아 인부를 데리고 현장을 벗어났다·

남성 또한 본래의 자리로 복귀하여 다시금 작업을 재개하였다·

“아무리 봐도· 곡괭이질이나 할 법한 놈으론 안 보이는구나·”

마치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을 발견하기라도 한 듯 빈스는 매우 흥미로운 시선으로 남성을 바라보고 있었다·

* * *

황혼까지 이어진 야간작업이 끝난 뒤

새벽을 맞이하기 직전의 빈 작업장·

오전 작업반이 일을 시작하기까지 아무도 없어야 할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작업장 구석엔 장신의 검은 머리 남성이 자리하고 있었다·

누가 보면 혼자 추가 잔업이라도 하는 것처럼 보일 순 있으나 항상 2인 이상의 조를 꾸려 작업을 진행하는 특성상 동행인 없는 단독 작업은 이곳 우이토 광산에서 있을 수 없었다·

만약 지금의 저 광경을 광산의 관계자 아무나 보게 된다면

필시 좋지 않은 일을 하고 있다는 걸 단번에 눈치챌 것이다·

-짝짝짝

등 뒤에서 난데없는 박수 소리가 울리자 남성이 고개를 돌렸다·

“난 이 땅의 영주이기 전에 상인이었다· 대륙을 이리저리 떠돌며 장사를 하다 보면 여러 사람을 만나게 되지·”

그곳엔 우이토의 영주 빈스가 무장한 다수의 기사들과 함께 남성의 앞에 나타나 있었다·

“그렇게 여러 사람을 만나 일을 하다 보면 가끔 인재라고 불리는 능력 있는 자들을 만나곤 했다· 사람들은 보통 그런 만남을 인연이라고 하는데 난 그리 생각하지 않았어·”

빈스의 장황한 설명에도 남성은 눈썹 하나 꿈틀거리지 않았다·

“수많은 경우의 수를 뚫고 우연을 거치고 거쳐 나와 만나게 되었다고? 내가 상인의 삶을 살다 보니 의심이 많아져서 그런진 모르겠지만 난 인연이란 말을 믿지 않았다· 모든 만남은 항상 목적이 있는 계산된 행위라고 생각했지· 그것은 너도 마찬가지다· 시온·”

곧 빈스가 이끌고 온 수십의 기사들이 남성의 주위를 에워쌌다·

“지금 쓰는 이름은 당연히 가명이겠지· 조사해보니 가람 왕국뿐만 아니라 우시프와 스파니아를 전전하며 꽤 심심치 않은 용병 활동을 해왔더구나·”

“하고 싶은 말이 뭐요?”

이 이상 듣기엔 거북하다는 듯 그가 눈썹을 치켜세우며 물었다·

“수십 년을 활동해온 베테랑이면 또 모를까 이제 막 남자 냄새나기 시작한 풋내기가 모든 걸 그만두고 이곳 광산으로 와서 인부 짓이나 한다는 건··· 누가 봐도 이상하지 않겠나?”

빈스의 시선은 남성의 주먹으로부터 굳게 감춰진 마력 결정에 향하고 있었다·

“말해라· 이곳엔 왜 왔느냐?”

“····”

“낮의 망나니 놈이랑은 다르게 넌 그 결정의 가치를 알고 있겠지· 그 결정을 가져다가 어디에 쓸 생각이었느냐?”

“····”

“그것도 아니라면 그 결정은 그저 나를 부르기 위한 미끼였던 것이냐?”

빈스의 거듭되는 질문에도 불구하고 남성은 입을 열지 않았다·

“아무래도 그냥은 말할 생각이 없나보구나· 그럼 하는 수 없지· 너의 입을 강제로 열게 하는 수밖에····”

신호와 함께 남성을 에워싼 기사들이 번개 같은 속도로 달려들었지만

-퍽!

마치 그들의 움직임을 읽고 있었다는 듯 남성은 십 초도 안 되는 시간에 주먹 하나로 그들을 전부 제압하였다·

“확실히 능력 자체는 알아줄 만 한 물건이구나·”

남성의 눈은 어느새 혈기 어린 붉은 빛으로 변해있었다·

그 눈을 반겨주기라도 하듯 빈스의 바로 옆에 있던 거구의 기사가 앞으로 나섰다·

언뜻 봐도 상대 자체가 불가능한 압도적인 체격 차·

이에 남성이 먼저 주먹을 올려 강하게 후려쳤지만

-팍!

쫙 펼쳐낸 기사의 손에 허무하게 막혀버렸다·

-휘릭

허나 남성은 주저하지 않고 바로 제자리에서 뛰어올라 회전을 일으키며 오른발로 기사의 머리를 가격했다·

-퍽!

경쾌한 타격음이 제대로 들어갔음을 증명해주었다·

이에 남성의 입에서 옅은 미소가 지어졌으며 중심을 잃은 기사가 무기력하게 뒤로 자빠지려는 순간

“이럴 줄 알았냐?”

간담이 서늘해지는 한마디와 함께 기사가 얼굴을 앞으로 들이밀었다·

-콱!

이어 그의 다리를 붙잡고선 좌우로 패대기치듯 사정없이 내려치자 남성은 저항은커녕 비명조차 지르지 못했다·

“쿨럭!”

이윽고 바닥에 널브러진 남성의 입에선 피가 폭포수처럼 쏟아져나왔다·

그 모습을 지켜본 빈스는 한심하다는 듯 쯧쯧 혀를 찼다·

“싱겁구나· 그래도 어느 정도는 더 보여줄 줄 알았건만····”

준비해온 것도 다 꺼내지 못한 채 너무나도 싱겁게 끝나버린 상황·

남성은 이미 일어설 힘조차 남아있지 못해 몸만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혹여 나를 잡으러 온 그 검은 머리의 악마는 아닐까 싶어 내 친히 빛 속성 마법사들까지 준비해놨거늘 이래서야 밤을 지샌 보람이 없군·”

급 밀려온 졸음에 빈스는 하품을 터트렸다·

그러곤 아무 생각 없이 고개를 돌린 순간

“뭐 뭐야 이게?”

빈스의 반쯤 감긴 눈이 순식간에 번뜩 뜨였다·

자신이 보는 방향에서 어림잡아 30m

작업장 입구에서부터 그의 바로 앞까지 줄줄 흐르고 있는 정체불명의 붉은 물줄기·

이는 사람의 눈으로 봤을 때 분명

“피?”

언제 어디서부터 흘렀는지 모를 피의 줄기가 사방에 길게 흐르고 있었다·

그 모습은 마치 인계가 아닌 지옥에나 있을 법한 악마의 본거지를 연상케 했다·

“이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 누가 이런 장난을···?”

사태를 인지하지 못 해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빈스의 눈앞으로

“···!”

낯선 검은 안개가 서서히 드리워지기 시작했다·

(다음 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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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Regressed Son of a Duke is an Assassin

The Regressed Son of a Duke is an Assassin

회귀한 공작가의 막내도련님은 암살자
Score 9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Cyan Vert, the best assassin of the continent, meets a pitiful death after having been betrayed by his own brother, whom he had trusted all his life. If I were given another chance at life, I would live it differently. I would only trust myself, and achieve all the things I want on my own without serving anyone else but myself. That is how I was given a second chance at life. The Cyan Vert, a shadow who lived for others, is no more. I will now pave a path on my own, for myse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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