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gressed Son Of A Duke Is An Assassin Chapter 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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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0화· 무엇을 위해 (3)

경고장에 이의가 있다며 총장실에 처음 방문했을 때를 시작으로 줄곧 비밀스러운 관계를 이어온 두 사람·

저 13살 소년답지 않은 굳세고 냉철한 눈을 보라·

쿤델이 지금 2년간 봐왔던 틀림없는 시안 베르트의 눈이었다·

조금 다른 게 있다면 평소 봐왔던 모습보다 훨씬 더 무겁게 내려앉아 있었다·

“초 총장님?!”

뒤이어 달려온 관계자들이 하나둘 시안의 방 안으로 들어왔다·

쿤델은 그들에게 시선조차 주지 않으며 무심하게 말했다·

“전부 나가 있어라· 문에서 멀찍이 떨어져 있도록····”

서로 눈치를 보던 관계자들은 머지않아 아무런 반문 없이 조용히 방을 나갔다·

“너희도 나가 있어·”

시안 역시 자신의 시종들에게 밖으로 나가 있을 것을 지시했다·

에밀리와 브라이언은 초조한 눈빛으로 어느 한쪽을 흘겨보다가도 눈을 질끈 감으며 방을 나갔다·

어느덧 단둘이 남겨진 방 안·

-우우웅

쿤델은 자리에 앉자마자 도청 방지 결계부터 생성했다·

“무슨 비밀 얘기를 하려고 그러십니까?”

“제한 결계를 생성하지 않은 걸 다행으로 여겨라····”

시안의 비아냥 섞인 물음에 총장은 싸늘한 어투로 답했다·

“내가 없는 동안에도 줄곧 이곳에 있었던 것이냐?”

“그러라고 조치를 내리신거 아니었습니까?”

진위를 판별하기 힘든 다소 애매한 대답이었다·

“단도직입적으로 묻겠다· 이번 사건 너와 관련이 있느냐?”

“없습니다·”

“다시 묻겠다· 그 현장에 네가 있었느냐?”

“없었습니다·”

일 초도 망설이지 않는 칼 같은 대답을 끝으로 잠시 침묵이 이어졌다·

“내가 황성에 있는 동안 세트와 체험 학습을 신청했었다고 들었다· 맞느냐?”

“맞습니다· 신청은 했지만 기각됐죠·”

“그랬는데 세트 그 녀석은 왜 아카데미를 이탈한 것이냐? 신청이 기각되었다는 걸 몰랐던 것이냐?”

“승인 여부에 상관없이 그냥 막무가내로 나갔을 뿐입니다· 아님 기각의 의미를 잘못 알고 있었을 수도 있겠죠·”

맥이 끊어지는 무심한 답변이 이어질수록 쿤델의 불신은 더욱 짙어져만 갔다·

반면 그러거나 말거나 상관없다는 듯 시안의 눈은 한없이 무덤덤했다·

“조금 전· 방에 들어오면서 네놈의 신발을 보았다· 바닥에 모래가 묻어 있더구나·”

시안은 입꼬리만 살짝 움직일 뿐 답하지 않았다·

“사막이 아니면 볼 수 없는 고운 황금빛 모래였다· 즉 아카데미는 물론 루웬 전체를 돌아다녀도 절대 밟을 수 없는 지물이라는 거지· 내 분명 어떤 외부활동도 하지 말라고 했을 텐데?”

“····”

“난 네놈이 처음 찾아왔던 날을 아직도 생생히 기억한다· 네놈을 그저 평범한 존재로만 봐주지 않으면 충분하다고 했지?”

“예· 그랬었죠·”

“그거 아느냐? 인간의 진면이란 스스로 감춰진다 해서 감춰질 수 있는 게 아니다· 네놈은 그저 평범하지 않다는 것으로 나와 선을 그으려 했는진 몰라도 그동안 너의 행보를 따져보면 비범함을 넘어 기이함에 가까웠다·”

“····”

“지금 내 머릿속에 맴도는 추측을 하나 말해주랴? 넌 세트 녀석 혼자가 아닌 둘이서 아카데미를 이탈했을 것이다· 하지만 세트와 다르게 넌 아카데미에 계속해서 모습을 드러냈지· 그 말은 즉 너를 대신할 존재를 이 아카데미에 남겨놨다는 게 된다·”

묵비권을 행사하기라도 하듯 시안은 입은 좀처럼 열리지 않았다·

“네가 아카데미를 무단으로 떠난 이유? 내 알 바 아니다· 학생 두 놈이 어디 가서 뭔 짓거리를 하고 오든 그저 징계나 때리면 그만이지· 하지만 내가 널 이토록 쌍심지 켠 눈으로 보는 이유는 따로 있다·”

쿤델의 시선이 곧 시안이 아닌 시안의 등 뒤 굳게 닫힌 어느 방문으로 향했다·

“대답하거라· 널 대신했던 존재는 무엇이냐?”

시안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무신경한 눈으로 말했다·

“그걸 대답해드릴 이유는 없는 것 같습니다만?”

“다시 묻겠다· 저 방에 있는 존재는 무엇이냐?”

“····”

안 그래도 무거웠던 공기가 한층 더 무겁게 내려앉았다·

서로에게 고정된 시선은 좀처럼 떨어질 기미가 안 보였으며 둘 사이에서 피어오른 보이지 않는 살벌한 기류가 주변에 세차게 흐르고 있었다·

“제 대답은 똑같습니다· 저 안에 무엇이 있든 그걸 총장님께 말씀드릴 이유는 없습니다·”

“내가 강제로 확인하겠다고 하면 어쩔 것이냐?”

쿤델의 눈엔 당장이라도 저 닫힌 문을 부술 듯한 기세로 가득했다·

또 한 번 길지 않은 침묵의 시간이 흐르고

“···어디 한번 열어 보시죠·”

무심하게 닫혀있던 시안의 입이 마침내 열린 순간

-후웅!

방 안에 태풍이 들이닥친 듯 매서운 돌풍이 불었다·

머리카락이 사방으로 휘날리고 방안의 가재도구들이 쓰러지는 동안에도 시안은 표정 하나 바뀌지 않았다·

“···!”

반면 쿤델의 얼굴은 심각하게 일그러져 있었다·

“네놈··· 무얼 한 것이냐?”

“알면서 뭘 물으십니까? 총장님께서 문을 못 열도록 막았을 뿐입니다·”

몰라서 물은 게 아니었다·

저 굳게 닫혀있는 문에 마법이 걸려있다는 걸 쿤델은 처음 방에 들어왔을 때부터 알고 있었다·

단순히 마법을 걸어 놓은 것만이 아닌 마법이 걸려있다는 걸 눈치채지 못하도록 흔적까지 철저하게 감춰냈다·

하지만 대륙에 몇 없는 9성급 대현자의 눈은 속일 수 없었다·

이 로열 아카데미는 그가 수십 년간 다져놓은 장소이며 그런 만큼 자신의 손이 닿지 않는 공간은 없을 거라 생각했다·

이 건방진 꼬맹이를 향한 배려는 더 이상 없다는 마음으로 마력을 발현해 문을 열려 했지만·

‘어찌 이런 일이?’

열지 못했다·

대현자 경지에 오른 쿤델의 마력이 퍼졌음에도 불구하고 저 문은 열리지 않았다·

그게 무얼 의미하겠는가?

지금 눈앞에 있는 이 소년의 마력이 그의 마력을 견뎌냈다는 의미가 된다·

고작 13살에 불과한 이 소년이 말이다·

‘이 소년은 정녕 신의 환생이기라도 한 것인가?’

마법에 관해선 이 땅에 대적자가 없을 거라 생각해 온 쿤델이었기에 놀라움을 넘어 이제는 자존심의 영역까지 들어서게 되었다·

이에 쿤델은 생각했다·

저 문을 열지 않고선 자신은 절대 이 방을 나가지 않겠다고·

“마지막으로 말하겠다· 지금 당장 마법을 해제하고 저 문을 열어라· 그렇지 않으면····”

“그렇지 않으면 어쩌시겠습니까?”

“넌 더 이상 아카데미 학생으로서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할 것이다·”

이는 총장으로서 둘 수 있는 마지막 선이자 이 선마저 지키지 않는다면 그때는 어떤 일이 벌어져도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최후의 경고였다·

줄곧 차오르던 긴장이 마침내 최절정에 오른 순간·

시안은 처음에서 조금도 벗어나지 않은 한결같은 눈빛으로

“설령 이 로열관이 무너지는 한이 있더라도····”

마지막 경고에 대한 답을 전했다·

“저 문은 안 열릴 겁니다·”

그 말과 동시에 쿤델이 손을 들어 올려 체내의 마나를 결집시켰다·

“뒤늦게 후회하지 말거라· 이 모든 일은 네놈이 자초한····”

-끼익

“···!?”

서로를 향해 겨누는 칼과 창처럼 날카롭게 세워져 있던 두 개의 눈이 번뜩 떠진 순간·

살벌하게 휘몰아치던 기류도 푹 하고 꺼져버렸다·

절대 열리지 않을 거라며 자신만만했던 그 문이 허무하게 열린 것이다·

밖이 아닌 안에서·

“이 무슨···?”

쿤델은 평생 살면서 한 번도 지어본 적 없는 난해한 표정으로 문 쪽을 바라보았다·

인간이지만 인간의 기운을 풍기고 있지 않은 소녀·

긴장한 듯 한쪽으로 오밀조밀하게 모인 손·

연한 분홍색의 머리카락까지·

그녀에게선 조금 전 루웬 골목과 아린의 방에서 느낀 기운과 동일한 기운이 선명하게 느껴지고 있었다·

“아 안녕하세요···?”

그녀가 고개를 꾸벅 숙이며 인사를 건네니 그 어리숙한 모습에 차마 경계를 풀지 않을 수 없었다·

* * *

순간 머리가 멍해졌다·

분명 내가 문을 열고 들어갈 때까지 나오지 말라 했을 텐데?

부모의 말을 처음 거역하는 자식을 보는 기분이 이런 것일까?

그나마 드래곤이 아닌 인간의 모습으로 나와서 다행은 무슨!

귀신을 봐도 안 놀랄 것 같던 저 총장의 기괴한 표정을 보라·

적어도 우리와 같은 평범한 인간은 아니라는 걸 이미 눈치 채고도 남았을 것이다·

“대 대체 뭘 키우고 있었던 거냐?”

“오해하실까 봐 말씀드리는데 처음부터 데리고 있었던 건 아닙니다·”

급 밀려오는 두통에 이마를 부여잡았다·

멀뚱멀뚱 서 있는 나나를 향해 마지못해 손짓하니 바로 쪼르르 달려와 내 옆에 다소곳이 앉았다·

일단은 총장이 다시 입을 열기까지 기다려보기로 했지만 그도 꽤 충격을 먹었는지 쉽사리 입을 열지 못했다·

“하 할아버지가 여기 주인이신 거죠?”

그런 우리를 대신해 나나가 먼저 입을 열고 물었다·

“그 그렇긴 하다만···· 넌 대체 누구냐?”

“제 이름은 나나! 나나 베르트에요! 2년 전부터 파파 아니 시안 베르트님이랑 여기서 살고 있었어요! 좋아하는 건 맛있는 음식 먹기에요!”

“나나 베르트?”

총장은 어이없다는 듯 헛웃음을 내었다·

“넌 드래곤인 것이냐?”

“아니요! 사람이에요!”

거짓하나 없는 해맑은 미소·

사람이 너무 뻔뻔하면 듣는 사람이 당황하기 마련이라는데 지금 총장의 얼굴이 딱 그랬다·

‘네가 어딜 봐서 인간이냐’라는 말이 목구멍 언저리까지 차오른 듯했지만 차마 뱉진 못하겠는지 입술만 계속해서 움찔거렸다·

“얘기하시는 중에 멋대로 나와서 죄송해요! 저희 파파 아니 주인님께서 뭔가 오해를 받는 것 같아서 풀어드리려고 나왔어요!”

“오해가 있다?”

총장은 무슨 말이냐며 바로 되물었다·

“네! 사실 말씀하셨던 그 현장에 있던 건 저희 주인님이 아닌 제가····”

“됐어 나나야· 거기까지·”

나나의 입에 손가락을 살포시 대며 뒷말을 끊어냈다·

“아빠 여기 할아버지랑 좀 더 얘기해야 하니까· 다시 들어가 있어·”

“응 알겠어·”

말은 참 잘 듣는단 말이지·

나나는 총장을 향해 한 번 더 꾸벅 고개를 숙인 뒤 그대로 방으로 들어갔다·

그녀가 들어가자마자 바로 문 주위에 도청 방지 결계를 시전 했다·

“어디 네놈 입으로 한 번 설명해 보거라·”

다시금 눈에 독기가 차오른 총장이 나를 노려보며 물었다·

“총장님의 생각도 맞고 저 아이의 말도 맞습니다·”

숨길 것 없는 진실과 약간의 거짓을 적절하게 배합하여 그녀에 대한 모든 것을 말했다·

이야기를 들은 총장은 거의 경멸에 가까운 눈으로 나를 바라봤다·

“간이 커도 여간 큰 게 아니구나! 비록 반쪽짜리라곤 해도 드래곤의 피가 섞인 존재를 이곳에서 2년 동안 키우다니· 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런 것이냐?”

“안 믿으시겠지만 처음엔 죽일 생각도 여러 번 했습니다·”

그러지 못해 지금까지 키운 거지만·

“그래 네 말마따나 그 용병들을 죽인 게 네놈이 아니라 저 아이라면 난 이제부터 그 죄를 저 아이에게 물어야 한다· 그래도 상관없는 것이냐?”

“그저 불순한 목적으로 이곳에 온 까마귀들을 처리했을 뿐입니다· 죄라고 할 것도 없죠·”

“정당방위라고 해명할 셈이냐?”

나는 그렇다는 의미로 눈썹을 추어올렸다·

“볼 거 못 볼 거 다 보고 살았다 자부한 나도 살다 살다 네놈 덕에 별걸 다 보게 되는구나· 이렇게 머리가 혼란스러웠던 적은 오랜만이다·”

저는 오죽하겠습니까?

“일단 그 용병들의 근원도 파악해야 하니 너희에 대한 건 잠시 보류하도록 하겠다· 허나 착각은 하지 말거라· 난 아직 저 아이에 이곳에 머무른 걸 허락하지 않았으니····”

조만간 총장실로 여러 번 불릴 것 같은 불길한 미래가 그려졌다·

“참 너란 놈은 무슨 생각을 하며 사는지 도통 모르겠구나· 굳이 말 안 해도 알겠지만 당분간은 처신 잘해야 할 것이다·”

“새겨듣겠습니다·”

나는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대화를 마친 총장이 자리에서 일어난 순간

-끼익

닫혀있던 나나의 방문이 또 한 번 열렸다·

“안녕히 가세요! 할아버지!”

참 예의바르기 그지없네·

분명 도청 방지 결계를 설치했음에도 불구하고 총장이 나가려는 낌새를 귀신같이 눈치챈 모양이다·

“크흠!”

불편한 헛기침을 하며 나가려는 것도 잠시 이내 슬그머니 고개를 돌린 총장이 나나를 보며 물었다·

“맛있는 음식 먹기를 좋아한다고?”

“네!”

“알겠다····”

총장은 그 말을 끝으로 방을 나갔다·

그날 저녁·

나나는 세상에 둘도 없는 진수성찬을 맞이하게 되었다·

(다음 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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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Regressed Son of a Duke is an Assassin

The Regressed Son of a Duke is an Assassin

회귀한 공작가의 막내도련님은 암살자
Score 9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Cyan Vert, the best assassin of the continent, meets a pitiful death after having been betrayed by his own brother, whom he had trusted all his life. If I were given another chance at life, I would live it differently. I would only trust myself, and achieve all the things I want on my own without serving anyone else but myself. That is how I was given a second chance at life. The Cyan Vert, a shadow who lived for others, is no more. I will now pave a path on my own, for myse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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