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gressed Son Of A Duke Is An Assassin Chapter 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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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화· 성서 (2)

암살자에게 있어 은밀함은 생명과도 같다·

설사 그것이 먼지 털끝만도 못한 작은 것이라 해도 자신에 대한 것을 절대 타인에게 들켜선 안 된다·

보리스 르헬름 그는 선을 넘었다·

시안을 주시한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부터 작업 대상에 올려놓긴 했으나 그는 생각했던 것보다 이미 많은 것을 꿰뚫고 있었다·

이에 미스트의 당주 시리카는 생각했다·

암살자에게 있어 망설임은 죽음과도 같은 법·

저 남자는 오늘 이 자리에서 미스트의 이름을 걸고 반드시 처리한다·

지금 이곳에 없는 계승자를 위해서라도·

-스윽

신호와 함께 물러나 있던 암살자들이 일제히 보리스를 향해 달려들었다·

-파바박

폭풍 같은 질주가 이어지던 것도 잠시 이내 절반이 공중으로 비상하였다·

무릇 인간의 몸은 단단해 보일지언정 사실 너무나도 많은 약점을 가지고 있는 매우 취약한 몸이다·

정수리 늑골 목 눈 허리 사타구니 항문 등·

한 번의 충격으로도 생명에 지장을 줄 수 있는 이른바 급소들이 존재하며 암살자의 기본은 이런 인간의 급소를 빠르게 제압하는 것에 있다·

하지만 이들이 누구인가?

단 한 번의 검격으로 백 명의 목을 벨 수 있는 정예 암살자들이다·

설사 눈을 뜨고 있지 않더라도 감각만으로 모든 급소를 공략할 수 있는 괴물과도 같은 자들이다·

그런 그들이 다른 잡다한 것은 모두 배제한 채 단 하나의 급소에만 집중한다면 어떻게 될까?

서로 다른 열 개의 방향에서 달려들고 있는 도합 열 명의 암살자들·

그들이 준비하고 있는 일격 즉사의 검격은 어디 하나 겹치는 곳 없이 전부 다른 곳을 향하고 있었다·

일명 십지점(十肢點)·

일당백의 정예 암살자 열 명이 인간 한 명에게 쓰기엔 다소 비효율적인 기술일 순 있으나 달리 말하면 한 명을 죽이는 데 이것보다 확실한 기술은 없다·

표적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이 열 개의 검 중

단 하나라도 들어가는 게 있다면

그 대상은 즉시 이 세상 사람이 아니게 될 것이다·

-퍽!

고막을 강타하는 둔탁한 소리가 광야에 울려 퍼졌다·

허공을 가른 듯한 무심한 소리도 칼날과 칼날이 부딪칠 때 발생하는 청량한 소리도 아니었다·

세부적인 목표는 달랐지만 결국 대원들이 공통으로 노린 것은 보리스 르헬름이라고 하는 단 한 명의 몸이었다·

하지만 지금 그들의 검이 맞닿은 것은

보리스의 몸이 아니었다·

“···!”

대원들은 눈을 의심하였다·

자신들이 가진 동체 시력은 가히 인간의 정점에 섰다 해도 과언이 아니거늘

지금 눈앞에 나타난 이 정체불명의 존재는 무엇이란 말인가?

-꾸덕

차마 살아있는 생체를 찔렀다고 생각할 수 없는 기분 나쁜 꾸덕함이 신경을 저미는 듯한 기분이었다·

이를 지켜본 시리카가 탐탁지 않은 표정으로 읊조렸다·

“마리오네트····”

영혼 없는 시체에 마력을 주입해 인형으로 재탄생시킨 생명체·

황성 연회를 피의 연회로 전락시킴과 더불어 그들의 정화 작업을 망치기도 했던 주범·

지극히 예상했던 마법이긴 하나 시리카로선 차마 웃을 수 없었다·

뭔 일이 있기라도 했냐는 듯 비열한 눈웃음을 짓고 있는 보리스와 참으로 대비되고 있었다·

이에 시리카는 떨떠름한 눈으로 보리스의 발밑을 쳐다보았다·

그의 두 발은 더 이상 광야의 지면과 맞닿아있지 않았다·

마치 밤하늘의 일부를 떼어 놓은 듯한 모습·

흡사 신의 아공간을 연상시키게 하는 이차원의 공간이 그의 발밑에 생성되어 있었다·

디멘션 룸(Dimension Room)·

다량의 마력을 동원해 생성해내는 마력의 공간이다·

위협을 느낀 대원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재빠르게 뒤로 물러났다·

-우우웅

그러자 그 안에서 괴이한 형태의 마리오네트들이 연이어 등장했다·

“취향 참 괴팍하네? 얼굴도 곱상한 양반이 그런 기괴한 인형 들고 다니시면 학생들한테 인기 없을 텐데?”

“가증스런 미소 뒤에 칼을 숨기시는 분보단 낫다고 봅니다·”

비아냥마저 무리 없이 넘기는 모습에 시리카는 헛웃음을 터트렸다·

“너무 나쁘게만 보진 말아주셨으면 좋겠군요· 제 인형들이 보기엔 이래도····”

-쐐액!

“사람을 굉장히 좋아하거든요····”

“···!”

보리스를 주시하던 대원들의 시선이 일제히 뒤쪽으로 향했다·

그들의 발밑엔 언제 생겼는지 모를 새로운 차원 공간이 생성되었으며 곧 그곳에서 또 다른 마리오네트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카가각····”

인형들은 기이한 소리를 내며 바로 대원들에게 달려들었다·

-챙!

막는 데 별 문제는 없었지만 문제는 달려드는 수가 한둘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키긱!”

하나 둘씩 점차 늘어나기 시작한 인형들은 어느덧 한 명의 대원이 세 명 이상의 마리오네트를 상대해야 할 만큼 압도적으로 불어났다·

수만 불어난 것이 아니었다·

황성에서 봤던 둔한 인형들과는 차원이 다른 움직임·

분명 마력에 의해 움직이는 조종체임에도 불구하고 간부급 대원들의 움직임과 비교해서 손색이 없을 만큼의 날렵함을 보여주고 있었다·

“····”

순식간에 수적 열세에 놓여버린 상황·

당황할 법도 했지만 정작 시리카가 신경 쓰고 있는 점은 그게 아니었다·

‘이게 마법이라고?’

‘흑’이라는 별칭이 붙었다고 하나 어쨌든 흑마법 역시 마력을 근원으로 운용되는 마법의 일환이다·

보리스가 보여준 마리오네트 디멘션 룸 같은 마법은 어중간한 경지에 이르렀다 해서 간단히 구사할 수 있을 마법이 아니었다·

수식계산을 통해 대상의 움직임을 연상하는 것부터 시작해 발현해낸 마력을 자신이 원하는 대로 조종하려면 엄청난 집중력이 필요하다·

괜히 마법사들이 천재라고 불리겠는가?

이런 일련의 계산들을 모두 숙달한 상태에서 압도적인 마나가 뒷받침해주었을 때 비로소 대현자의 칭호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저 괘씸하다 못해 역겨운 얼굴을 보라·

저게 진정 집중하고 있는 자의 얼굴이란 말인가?

여유롭다 못해 방탕하기까지 할 지경·

도무지 고차원의 마법을 시전 중인 자의 모습이라곤 생각되지 않았다·

거기에 그치지 않고 존재하는 또 하나의 이상한 점·

‘대체 뭘 들고 있는 거지?’

바로 그의 오른손에 쥐어진 의문의 책 한 권이었다·

어느 허무맹랑한 소설에나 등장할 법한 금단의 주술서 같은 게 아니었다·

암살자의 시력과 아카데미 교관의 식견으로 확인했을 때 저 책은 분명····

‘역사서?’

도서관에 가면 흔히 볼법한 대륙의 통합 역사서였다·

저 안에 흑마법을 위한 운용법 같은 게 있는 건진 모르겠지만 보리스는 전투를 지속하고 있는 내내 저 책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보는 이로선 당연히 수상하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계속 보고만 있을 겁니까?”

방탕하게 미소 짓고 있던 보리스가 그녀를 보며 물었다·

“저를 죽이기 위해 본모습까지 드러내 주셨는데 그저 팔짱만 끼다 가면 아쉽지 않겠습니까?”

“어머 친절하시기도 하지····”

세심한 배려에 감격의 미소가 지어진 것도 잠시

-탓!

시리카는 일말의 망설임 없이 보리스를 향해 몸을 날렸다·

“키켁!”

이에 그녀를 막기 위해 마리오네트들이 달려들었지만

-스윽

대기를 가르는 검격 한 번에 힘없이 날아갈 뿐이었다·

이에 보리스는 전방을 향해 손을 뻗었다·

“소환: 지옥의 마견(Hell Hound)!”

조종술에 이어서 이번엔 소환술이었다·

주문과 함께 뻗은 손으로부터 소환진이 그려졌으며 머지않아 굶주린 마계의 포식자들이 튀어나왔다·

“컹!”

허나 그런 지능 없는 강아지들 따위가 그녀의 앞길을 막을 순 없을 터·

-서걱

가벼운 검격 한 번에 헬하운드의 입은 반으로 갈라져 몸과 함께 후두둑 떨어져 나갔다·

몸에서 뿜어진 피의 분수가 시리카의 얼굴을 덮으니 차마 그 모습을 보고 오줌을 지리지 않을 이는 없어 보였다·

-우우웅

조금은 다급해진 듯 한 보리스가 이번엔 더욱더 강한 마나를 발현시켰다·

“성스러운 빛의 심판이 그대를 처벌하리!”

주문과 함께 손에서 하얀 마법진이 생성되었으며 그 속에서 빛과 함께 스파크가 일었다·

7성급 빛 속성 전투마법 ‘징벌의 창’

“하!”

이를 본 시리카는 어이없는 마음에 헛웃음을 터트렸다·

거대 상급 마수도 급사시킬 정도의 강력한 마법을 아무런 준비 동작 없이 시전하다니

이 정도면 쿤델 총장이나 리겐스 학회장 같은 대현자의 경지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허나 감탄할 시간은 없었다·

만약 근접한 상태에서 이 공격을 허용한다면 그녀는 물론 주변에 있는 다른 대원들에게도 큰 피해를 미칠 수 있기에

지금 이 자리에서 바로 파훼해야만 했다·

-기이잉

시리카는 질주를 멈추지 않았고 오히려 검을 들지 않은 다른 손에 마나를 발현시켰다·

“···!”

미소를 유지하던 보리스의 얼굴이 처음으로 굳어졌다·

무엇을 하려는지 눈치는 챈 것 같으나 예상은 못한 것 같은 모습·

시리카가 하려는 것은 별게 아니었다·

그저 보리스와 마찬가지로 마법을 발동하려는 것뿐·

다만 징벌의 창 같은 전투마법은 아니었다·

세간에 알려진 시리카의 마법 속성은 불·

지극히 일반적인 속성이긴 하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교관으로서 위장된 것에 불과했다·

그 누구도 볼 수 없도록 내면에 꽁꽁 감춰두었던 암살자로서의 속성이 지금 이 자리에서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모든 것을 무(無)로····”

주문과 함께 그녀의 손에서 검은 구체가 생성되었다·

이와 동시에 보리스가 생성된 징벌의 창 역시 시리카를 향해 날아갔지만····

-후우웅!

얼마가지 못하고 구체 속으로 흡수되었다·

“···!”

무(無)의 구체·

주위에 있는 모든 마력의 기운을 무효화시키는 어둠 속성 고유의 마법·

암살자 시리카의 마법 속성은 어둠이었다·

“비 빛의 마력이···!”

더욱 다급해진 보리스가 새로운 주문을 외치려 했지만 더 이상의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다·

-쾅!

그의 목을 붙잡은 시리카는 일말의 자비 없이 지면에 강하게 내리꽂았다·

“커헉!”

혈관을 끊어버릴 것 같은 거센 악력에 목에서 피가 터져 나왔다·

“벌써 비명 지르면 곤란한데?”

-콰직!

시리카의 자비 없는 검이 보리스의 오른손을 베어냈다·

잘려진 손안엔 갈 곳을 잃은 그의 마나들이 가루가 되어 흩어지고 있었다·

“아아아악!”

그 모습을 지켜본 시리카는 웃음이 터져 나오려는 것을 필사적으로 억눌렀다·

“꽤 분발하셨어요· 보리스 교관님! 좀 더 발악하는 모습을 기대하긴 했는데 아쉽게도 여기서 끝내야 할 것 같네요~!”

-퍽!

마리오네트의 정리도 대원들에 의해 어느덧 끝나간 상태·

마지막 남은 마리오네트마저 힘없이 쓰러지니 이제 보리스를 구원해줄 존재는 아무것도 남지 않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할 말 있으면 하세요· 그 정도 자비는 베풀어 줄 테니까····”

“쿨럭!”

유언 대신 터져 나온 건 겅은 핏물뿐이었다·

숨 쉴 시간조차 얼마 남지 않은 그야말로 절망적인 상황·

보리스는 속에서 간신히 말을 뱉었다·

“암살자에게 있어····”

“···?”

아직 확실하진 않지만 첫마디에서 유추해봤을 때 유언 따위를 말하려는 것 같진 건 않았다·

“암살자에게 있어 망설임은 죽음이라고 들었습니다만····”

미소가 만연했던 시리카의 얼굴이 다시금 싸늘하게 굳기 시작했다·

“어찌 이런 오만한 모습을 보이시는 지요···?”

뭔가 위험을 감지한 시리카는 재빨리 검을 들어 올렸다·

-피잉!

그 순간 어디선가 빛이 발산되며 시리카와 대원들의 시야를 가로막았다·

황급히 시선을 바로잡은 시리카는 빛이 발산된 위치를 가늠해 보았다· “···!”

시리카는 눈을 의심했다·

단순 발광 현상일 수 있다·

그가 숨겨둔 마지막 비장의 수일 수도 있다·

하다못해 잘못 본 걸 수도 있다·

하지만 시리카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순수하고도 무결한 빛을 마주함에도 불구하고 몸속에서 피어오르는 거부감·

이것은 검은 안개의 신을 추종하는 자신들로선 절대로 호의적일 수 없는 빛이었다·

“어 어째서····”

시리카의 눈은 정확히 보리스의 왼손에 있는

“성서가 여기에!”

무엇이 적혀있는지 모를 새하얀 백서(白書)에 향해 있었다·

(다음 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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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Regressed Son of a Duke is an Assassin

The Regressed Son of a Duke is an Assassin

회귀한 공작가의 막내도련님은 암살자
Score 9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Cyan Vert, the best assassin of the continent, meets a pitiful death after having been betrayed by his own brother, whom he had trusted all his life. If I were given another chance at life, I would live it differently. I would only trust myself, and achieve all the things I want on my own without serving anyone else but myself. That is how I was given a second chance at life. The Cyan Vert, a shadow who lived for others, is no more. I will now pave a path on my own, for myse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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