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gressed Son Of A Duke Is An Assassin Chapter 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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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화· 응보 (1)

세실리아 리엔·

겨우 스무 살 나이에 세례를 받고 빛의 기사가 된 평민 출신의 기사·

입단하자마자 아버지의 눈에 띄어 벨리아스에서 엘리스 누나의 곁을 지키는 시녀이자 기사가 되었으며 누나의 정신적 성장에 많은 도움을 주었던 일종의 멘토였다·

누나가 가장 믿고 의지했던 사람이기도 하지·

하지만 엄밀히 말해 그녀는 누나의 사람이 아니었고 하물며 베르트 가의 사람도 아니었다·

솔직히 누구의 사람인지 굳이 알고 싶단 생각도 안 든다·

같이 일을 저지른 2황녀일수도 있고 그 위에 또 누군가가 있을 수도 있겠지·

뭐 이제 와서 아예 모르는 것도 아니지만·

한데 그딴 게 뭐가 중요하겠는가?

자고로 고통이란 본인이 직접 겪어보기 전까진 논할 자격도 없다고 했다·

복부의 칼침?

난 이미 전생에서 수백 수천 번의 칼침을 맞아본 사람이다·

시퍼런 쇳조각이 살집을 파고드는 고통 따위 지금의 내겐 간지러움만도 못한 수준이다·

아마 장담하건대 누나 역시 배 속의 장기가 검과 맞닿았다 해서 그리 큰 아픔을 느끼진 않았을 것이다·

그녀가 진심으로 힘겨워했을 고통은 그딴 게 아니라

그 누구보다 믿고 의지했을 사람으로부터 당한 배신의 아픔인 것이다·

직접 겪어본 나로선 너무나도 잘 알고 있을 고통이지·

가뜩이나 너그럽고 강직한 마음을 지닌 누나에겐 더욱더 아프게 느꼈을 것이다·

누차 말하지만 우리 누나는 정말 강한 사람이다·

몇 년이 지나도 그때의 분노가 식지 않는 나와 다르게 누나는 마음을 빠르게 정리했다·

그냥 그녀는 처음부터 자신의 사람이 아니었을 뿐이라고·

오히려 그걸 몰랐던 스스로가 문제였다면서 자책하기까지 했다·

정말 신도 감격해 할 수준의 고운 마음씨이지 않겠는가?

허나 착각해서는 안 된다·

그건 어디까지나 누나의 생각일 뿐 내 생각이 아니다·

나에게 있어 이 여자는

누나의 곱고 고운 마음씨에 배신이라는 대못을 박은

차마 죽기 전까진 절대 잊을 수 없는 최악의 고통을 준 차마 인간 취급도 못 할 년·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그마저도 모자라 이제는 누나를 대놓고 암살하기 위해 앞에서 서성대고 있는데

내가 이년을 어찌 살려둘 수 있겠는가?

“네놈이로군····”

한참을 응시하던 와중 그녀가 먼저 입을 열었다·

“네놈이 유인했던 마수를 죽이고 엘리스님을 구한 거였어····”

굳이 설명할 필요 없이 바로 알아봐 줘서 참 고마울 따름이다·

그럼 자연스레 내가 본인을 부른 이유도 알게 되겠지·

“소속이 어디냐?”

같잖은 물음에 대꾸해줄 생각은 없다·

나는 슬며시 검을 들어 올리며 물음에 대한 답을 대신했다·

* * *

키는 165cm 몸무게는 55kg 정도·

성인 남성이라곤 할 수 없는 어린 체구이긴 하나 사람은 본디 겉모습이 다가 아니라고 했다·

검을 들고 있는 자세 가면 너머에서 느껴지는 살기 내면에서 뿜어지는 기이한 기운까지·

위협을 감지한 세실리아는 바로 검을 뽑아 그의 기운에 맞섰다·

‘엘리스님 곁에 이런 강자가 있었다고?’

베르트 가에 있는 동안 느껴보지도 들어보지도 못했던 자다·

차마 기사의 것이라곤 할 수 없을 만큼 이 추악한 살기를 보라·

이것은 찬란한 생명의 불꽃을 무자비하게 꺼트리는 족속들이 가질법한 기운·

세실리아는 바로 알 수 있었다·

지금 눈앞에 있는 이 정체불명의 존재는

자신을 죽이러 온 암살자라고·

-기이잉

세실리아의 장검에서 투명한 마력이 치솟았다·

자신의 목은 하찮은 마수들의 목만큼 가벼운 것이 아니며 쉽게 내줄 생각조차 없었다·

더 나아가 이 암살자를 역으로 제압한다면 더 많은 정보를 수집해 자신이 모시는 주군에게 전달할 수도 있을 것이다·

준비를 마친 세실리아는 자리를 박차고 달렸다·

-탓

가볍게 내디딘 첫발과 연이어 내디딘 두 번째 발걸음·

세실리아의 검은 어느새 암살자의 목에서 불과 한 치의 거리까지 좁혀져 있었다·

하지만

-스릉

암살자는 그런 세실리아의 검을 본인의 검으로 자연스럽게 흘려냈다·

그런 다음 도신을 살짝 비틀어 그녀의 힘을 엇갈리게 만들었다·

“···!”

균형이 무너진 그녀에게 돌아온 것은 무자비한 반격이었다·

-챙! 챙! 챙! 챙!

정확하게 양팔과 다리를 노린 네 번의 검격·

하지만 세실리아는 당황하지 않고 차분히 몸을 돌려 전부 무리 없이 막아내었다·

‘확실히 정상치 않은 속도다····’

풋내기 암살자들과는 격이 다른 움직임이었다·

제대로 활용하기만 한다면 전선의 상급 마수들을 충분히 제압할 수 있을 정도·

레드 울프를 혼자 처리하기에도 전혀 문제없을 수준이었다·

하지만 세실리아는 생각했다·

자신에겐 어림도 없다고·

“자연의 바람이 나와 함께 하기를····”

주문과 함께 그녀의 발밑에서 주먹만 한 크기의 소용돌이 마력이 생성되었다·

7성급 바람 속성 마법 윈드 워커(Wind Worker)·

공중에 떠도는 바람을 자신의 활동력으로 전환시켜 몸의 움직임을 극대화시키는 마법·

그녀의 주특기이기도 했다·

속도 하나로 이 자리까지 올라선 자신에게 속도로 상대하려 들다니

조금은 가소롭다는 생각 까지 들었다·

이윽고 마력의 흡수가 완료되면서 신체능력이 비약적으로 상승하자 세실리아는 암살자를 향해 또다시 질주하였다·

-챙!

허나 암살자는 이마저도 쉽게 막아내었다·

이에 세실리아는 굴하지 않고 더욱 더 빠른 속도로 연격을 가했지만

-챙! 챙! 챙!

암살자는 너무나도 평온한 모습으로 그녀의 검격을 모두 걷어내었다·

충격에 멍 때릴 시간도 없이 세실리아는 자신이 이끌어낼 수 있는 최대의 속도를 끌어내 그를 몰아붙였다·

-깡!

둔탁한 파열음과 함께 세실리아의 거친 숨소리가 이어졌다·

인간의 아둔한 눈으론 차마 따라잡을 수 없을 움직임을 보여줬지만 정작 그녀가 베어낸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반면 암살자의 얼굴은 너무나도 멀쩡했으며 작은 숨소리조차 들려오지 않았다·

세실리아는 충격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바람 속성의 최고 경지에 올랐다고 자부한 자신이 손에 닿을 수도 없는 자라니·

자신이 과연 인간을 상대하고 있긴 한 것인지 이제는 모든 것이 의문스러울 따름이었다·

‘대체 이 남자는 정체가···?!

그 순간 암살자의 망토 안에서 미지의 검은 기운이 피어올랐다·

누구나 쓸 수 있는 순수한 마나 따위가 아니었다·

숱한 전장의 경험이 있는 그녀조차 한 번도 접해본 적이 없는 매우 이타적인 기운이었으며 보는 것만으로도 내면의 부정적인 감정을 치솟게 했다·

‘안개?’

그 정체가 무엇인지 알아채려는 순간

암살자의 입에서 주문이 흘러나왔다·

“무검(霧劍): 절단된 바람····”

-서걱!

주문과 동시에 발아래로부터 낯선 소리가 들렸다·

허상이 아닌 실체화된 형체가 갈라진 매우 선명한 소리였다·

하지만 세실리아의 몸은 멀쩡했으며 주변을 봐도 무언가가 딱히 베어지거나 하진 않았다·

“···!”

허나 세실리아는 곧 알 수 있었다·

이 정체 모를 암살자가 베어낸 것은

실체화된 형체가 아닌 인간으로선 감히 만질 수 없는 자연의 움직임이라고·

-콰직!

* * *

그녀의 눈에 어떻게 보일지 모르겠지만 난 지금 꽤나 흥분한 상태다·

조금 전 그녀가 보여준 열화와 같은 검격에 등에서 땀이 한 방울 흘러내렸거든·

그리 더운 날씨도 아닌데 말이다·

그만큼 이 까다로운 바람 속성을 활용하는 데 있어 이 기사의 응용력이 뛰어나다는 뜻이겠지·

하지만 그렇다고 대처할 수단이 없는 건 아니다·

그녀의 향상된 신체 능력이 주변에 휘날리는 이 바람에 근원 된 것이라면 그걸 베어버리면 그만이다·

바람을 베어내는 게 가능하냐고?

못 베어낼 건 또 뭐가 있겠는가?

단 이거 하나만큼은 알아둬야 할 것이다·

바람을 베어낸다는 건 즉 자연의 흐름 자체를 거부하는 일이다·

정상적일 땐 인간의 여린 피부조차 상처 내지 못하는 이 바람의 흐름을 거부하고 베려 한다면

그 바람은 날카롭게 버려진 복수의 칼날이 되어 주위에 있는 모든 것을 베어버릴 것이다·

-콰직!

“끄아아악!”

바로 지금처럼 말이지·

그녀의 몸을 지켜주었던 포근한 바람이 이제는 잔혹한 칼날이 되어 사방으로 솟구쳤다·

단단함이라면 둘째가도 서러울 상급 기사의 갑옷이 엉망진창이 되었으며 그 사이로 피가 암벽수처럼 흘러나왔다·

“하아 하아····”

한순간 전투불능이 된 그녀는 거칠게 숨을 몰아쉬었다·

두 눈에 강렬히 담겨있던 전의도 어느새 전부 사라져있었다·

이제 남은 건 참회의 시간뿐이었다·

“···왜 묻지 않는 거지?”

무릎 꿇은 모습을 잠시 넋 놓고 지켜보는 와중에 그녀가 입을 열었다·

“엘리스님을 배신한 이유가 궁금하지 않았던 건가?”

좀 전에도 말했지만 알 바 아니다·

사유가 어쨌든 누가 지시했든 상관없이 그딴 건 중요하지 않다·

근데 뭐? 엘리스님?

일말의 망설임 없이 뒤통수를 칠 땐 언제고 이제 와 전 주인 대우라도 하겠다 이건가?

어이가 없어 헛웃음만 나왔다·

“그냥 처음부터 복수의 목적을 가지고 날 부른 것인가? 날 죽이는 걸 목적으로?”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복수의 목적으로 온 건 맞는데 그냥 온전히 죽이려고 부른 건 아니다·

누나가 알면 좀 서운할 수도 있겠지만 난 누나가 배신의 일격을 맞는 모습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봤다·

달리 말하면 아예 처음부터 막을 수도 있었단 얘기다·

하지만 그러지 않았다·

아픔이 있어야 깨달음도 있는 법·

난 누나가 오늘 겪은 아픔이 앞으로의 성장에 있어 더 큰 도움이 되길 원했다·

그 결과 누나는 인생에서 결코 잊을 수 없는 고통을 경험했고 이전까지 몰랐던 자신의 자아를 관찰하며 더 나은 성장을 이루었을 것이다·

근데 웃긴 게 뭔 줄 아는가?

바로 이 여자가 보여준 행동이다·

2황녀가 본색을 드러내고 우리 누나에게 이해할 수 없는 말을 지껄인 이후 이 여자는 우리 누나의 배를 망설임 없이 찔렀다·

아주 어쭙잖게 말이지·

도신이 관통할 만큼 깊게 찌른 것도 아니고 장기가 있는 곳을 노린 것도 아니다·

말 그대로 그냥 이도 저도 아니게 찌른 것이다·

왜일 것 같은가?

전 주인에 대한 남아있는 미련?

그럴 거면 차라리 고통 없이 보냈어야지·

기사에게 있어 망설임은 죄악과도 같다·

만약 그녀가 어쩔 수 없는 상황에 놓여 전부와도 같았던 자기 주인을 죽여야만 했다면 망설임 없이 한 번에 죽이는 것이 맞다·

하지만 그녀는 그러지 않았다·

어설픈 일격으로 누나에게 배신의 아픔을 느끼게 한 것도 모자라 마수들을 유인하기까지 하면서 오히려 끝까지 저항해내기를 유도했다·

왜? 혹시라도 그녀가 살아남기를 바라서?

어림도 없는 말이다·

이 여자는 그냥 처음부터 우리 누나에게 좌절을 주고 싶었던 거다·

누나의 단단하고 강인한 마음을 한순간에 무너트려 그 누구도 구원해줄 수 없는 절망과 좌절 속에서 죽게 할 속셈이었던 거다·

만약 그 순간 내가 나타나지 않았더라면

우리 누나는 정말로 그런 쓸쓸한 죽음을 맞이했겠지·

그걸 알고 있는 내가

이년을 어찌 편하게 죽일 수 있단 말인가?

-푹!

왜 지어졌는지 모를 미소와 함께 나는 그녀의 어깨로 검을 내다 꽂았다·

“커헉!”

그녀의 입에서 신음과 함께 피가 터져 나왔다·

긍지 어린 눈빛만큼은 아직 까지 굳건하게 남아있었다·

“묻지 않을 거면 얼른 죽여라····”

참 이래서 기사들이 문제다·

되도 않는 기사도 정신이 사로잡혀 있으니 주제 파악도 못한 채 죽여 달라는 같잖은 말이나 지껄이는 거다·

이건 자신의 주군을 위한 명예로운 죽음이라며 스스로 위로하고 있겠지·

명예로운 죽음?

죽어본 적도 없는 놈들이 죽음이 명예로운지 알 턱이 있겠는가?

직접 겪어봐야 얼마나 개 같은 건지 알지·

지금이야 돌덩이 같은 무겁고 단단한 눈빛을 유지한다지만 얼마 못 갈 것이다·

그녀의 숨이 마지막에 이르러 끊어질 순간 얼마나 추잡하고 비루한 표정을 지을지·

벌써 부터 참 기대가 된다·

(다음 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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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Regressed Son of a Duke is an Assassin

The Regressed Son of a Duke is an Assassin

회귀한 공작가의 막내도련님은 암살자
Score 9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Cyan Vert, the best assassin of the continent, meets a pitiful death after having been betrayed by his own brother, whom he had trusted all his life. If I were given another chance at life, I would live it differently. I would only trust myself, and achieve all the things I want on my own without serving anyone else but myself. That is how I was given a second chance at life. The Cyan Vert, a shadow who lived for others, is no more. I will now pave a path on my own, for myse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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