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egend of the Northern Blade Chapter 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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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화 : 6장 악연의 끈은 질기게 이어진다 (3)

“크흐흐!”

눈동자는 붉게 충혈되어 있고 입가로는 침이 뚝뚝 떨어지고 있다· 자신의 머리가 깨지는 줄도 모르고 철창에 연신 머리를 박아대는 사내의 모습을 보는 당기문의 얼굴에는 곤혹스러운 감정이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도대체····”

그의 곁에는 당미려가 비슷한 표정으로 서 있었다·

“이자가 광증이 발작한 자군요·”

“마을 사람들을 습격하는 것을 본 회의 고수들이 합공해서 생포했습니다·”

대답을 한 이는 임수광이었다·

철창에 갇힌 자를 잡기 위해 패권회의 고수가 다섯 명이나 동원됐고 그들 중 두 사람이 부상을 당했다·

광인은 제 몸이 깨지고 찢겨 나가는지도 모르고 철창을 빠져나가기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었다· 그가 철창에 부딪칠 때마다 삐걱거리는 소리가 사람들의 고막을 불안하게 울리고 있었다·

당기문은 철창에 갇힌 광인의 모습을 자세히 살폈다·

“전형적인 광증의 증상은 아닐세· 이건 차라리 공수병(恐水病)에 걸린 개에 물린 증상과 비슷한데····”

당기문은 이내 고개를 저었다·

공수병에 걸린 자가 몇 배나 힘이 더 강해진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아무래도 직접 저자의 상태를 살펴봐야 할 것 같군· 잠재울 수 있겠는가?”

“수혈을 짚었지만 소용이 없습니다·”

“으음! 수혈이 잡히지 않는다면 몸 안의 혈맥이 뒤틀렸단 말인데 역시 독에 중독된 것인가?”

모든 가능성을 제외하니 결국 남는 것은 독밖에 없었다·

당기문이 품에서 조그만 자기병 하나를 꺼내더니 광인이 갇혀 있는 철창 안으로 던졌다·

퍽!

자기병이 깨지면서 하얀 연기가 피어올랐다·

“저건?”

“남만에서만 자라는 혈망초(血忘草)를 정제한 독이네· 살상력은 떨어지지만 대신 뇌의 활동량을 줄여 가수면 상태로 유도하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다네·”

당기문의 대답에 임수광은 신기한 독이 다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과연 광인에게도 효과가 있을까 의뭉스러운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혈망초의 연기를 흡입한 광인은 처음에는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 그래서 모두가 혈망초가 통하지 않는다고 생각할 때쯤 갑자기 술에 취한 사람처럼 비틀거리더니 그대로 팩 쓰러졌다·

당기문과 당미려는 철창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 쓰러진 광인을 살피기 시작했다· 당기문이 품에서 목갑을 꺼내 열었다· 목갑 안에는 수십 개의 은침이 빼곡히 들어 있었다·

당기문은 그중 가장 굵고 긴 은침을 꺼내 광인의 가슴에 꽂았다· 은침이 거의 세 치 깊이까지 들어가자 광인이 꿈틀거렸다· 그에 당기문과 당미려의 얼굴에 긴장의 빛이 떠올랐다· 하지만 다행히도 광인은 깨어나지 않았다·

당기문이 은침을 다시 뽑았다·

“일반적인 독은 아닌 것 같군·”

독에 중독되었다면 은침이 검게 변했을 것이다· 하지만 은침으로도 찾아낼 수 없는 은밀한 독도 다수 존재했다· 그리고 당기문은 그런 독을 감지하는 방법을 알고 있었다·

그는 품에서 곱게 접힌 한지를 꺼냈다· 한지 안에는 미세한 하얀 분말이 들어 있었다· 당기문이 광인의 코에 한지를 갖다 대자 자연스럽게 분말이 호흡을 따라 체내로 들어갔다·

임수광은 흥미진진한 시선으로 그 광경을 바라보았다· 그는 독에는 거의 문외한이나 다름없었다· 대다수의 무인이 그러하듯 그 역시 독을 쓰는 자들을 배척하고 경멸하는 편이었다· 그러나 예외가 있다면 당가의 무인들이었다·

비록 편협하다는 평가를 받는 당가지만 그래도 독에 관해서만큼은 매우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당가의 암기에 당했다는 무인은 많아도 독에 당했다는 무인이 있다는 소리는 거의 듣지 못했다·

당기문은 당가에서도 중추적인 조직이라 할 수 있는 만독각의 각주였다· 과연 그가 무슨 수로 광인이 중독된 독을 알아낼 수 있는지 자못 궁금했다·

흰색 가루를 흡입했음에도 광인에게는 변화가 없었다·

“변화가 없는 것을 보니 동물 독 종류는 아닌 것 같군·”

“그걸 어떻게 압니까?”

“이 가루는 오직 동물 독에 반응하네·”

“독의 종류에 따라 반응도 다릅니까?”

“물론일세· 독은 크게 세 종류로 나눌 수 있다네· 바로 동물 독 식물 독 광물 독이라네· 동물 독을 미세하게 나누자면 곤충 독 뱀 독 등 셀 수도 없지만 공통적인 특색이 있지· 이 가루는 그런 공통적인 특징을 구별하게 만들어주는 효과가 있다네·”

“아!”

당기문의 설명에 임수광이 감탄하는 표정을 지었다·

당기문은 품에서 다른 가루가 든 한지를 꺼내 들었다· 이번에는 붉은 가루가 들어 있었는데 하얀 가루와 마찬가지 방법으로 광인의 코로 흡입시켰다· 그러나 광인은 이번에도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제 마지막일세·”

당기문은 은색 가루를 광인의 코에 흡입시켰다· 그러나 이번에도 아무런 반응이 나타나지 않는 듯했다· 임수광의 얼굴에 실망의 표정이 떠오르는 찰나 갑자기 광인이 눈을 번쩍 뜨더니 몸을 부들부들 떨기 시작했다·

임수광의 눈에 이채가 떠올랐다·

“반응하는군요· 그럼 광물 독에 중독된 겁니까?”

“아닐세· 이건 뭔가 잘못됐어·”

당기문이 고개를 내저었다·

반응이라고 해봐야 온몸에 붉은 반점이 피어오르는 것이 전부였다· 이렇게 발작하듯 몸을 경련하는 것은 결코 일반적인 반응이 아니었다·

“크아아!”

순간 광인이 괴성과 함께 일어나 당기문을 향해 달려들었다· 너무나 갑작스럽게 일어난 일이었기에 당기문은 물론이고 곁에 있던 임수광도 미처 손을 쓸 틈이 없었다·

광인이 당기문의 양어깨를 잡고 힘을 주었다· 광인의 엄청난 악력에 당기문은 생살이 그대로 찢겨나가는 듯한 고통을 느꼈다·

투두둑!

“크헉!”

양어깨가 탈골되는 느낌에 당기문이 눈을 부릅떴다·

“놈!”

뒤늦게 사태를 인지한 임수광이 노호성을 내뱉으며 달려들었다·

“주 죽이면 안 되네·”

당기문의 외침에 임수광이 살초 대신 구명절초를 사용했다· 그의 주먹이 당기문과 광인 사이를 파고들었다·

휘류류!

솥뚜껑처럼 커다란 손바닥이 반원을 그리며 광인의 가슴을 강타했다· 그 충격으로 광인이 뒤로 나가떨어졌다·

“휴우!”

그제야 당기문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의 양쪽 어깨는 어느새 퉁퉁 부어올라 있었다· 조금만 늦었어도 양쪽 어깨를 생으로 뜯길 뻔했다·

“숙부님 괜찮으세요?”

당미려가 급히 다가와 당기문을 부축했다·

“다행히 근골이 상하지는 않은 것 같구나· 한데····”

당기문의 시선이 광인을 향했다·

“크아아!”

바닥에 쓰러졌던 광인이 다시 일어나 당기문에게 달려들었다· 이번에도 임수광이 광인을 막아섰다·

“감히!”

임수광이 혀를 차며 그의 공격을 막았다· 광인은 광기를 발산하며 덤벼들었지만 임수광의 벽을 통과하지는 못했다· 광인은 일반인의 몇 배에 달하는 힘을 발산하고 있었지만 임수광은 초절정의 고수였다· 제대로 된 초식 없이 그를 공략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당기문은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 그 광경을 바라보았다·

“광물 독에 중독된 것인가? 아니야· 광물 독치고는 반응이 과해·”

자신이 만든 은색 가루는 분명 광물 독에 반응한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반응이 너무나 과했다·

광물 독은 중독된 자의 활력을 빼앗아 시름시름 앓다 죽게 만드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저렇듯 일시적으로 잠력을 폭발시켜 광기를 발산한다는 것은 들어본 적이 없었다·

임수광은 어느새 광인을 제압하고 있었다· 그의 손이 광인의 마혈을 짚었다· 그러자 광인의 몸이 마치 석상이라도 된 듯 굳었다·

임수광이 당기문을 향해 미소를 지어 보였다·

“이제 안심하셔도 됩니다·”

“저 저···?”

그 순간 당기문과 당미려의 입에서 경호성이 터져 나왔다·

광인이 칠공으로 검은 피를 쏟아내고 있었다· 광인은 부들거리며 몸을 떨다가 그대로 경직됐다·

“대체?”

임수광이 당혹스러운 시선으로 광인의 시신을 바라보았다·

자신은 분명 사혈이 아닌 마혈을 짚었다· 움직임의 제약은 있을지언정 죽음과는 상관이 없는 혈도였다·

당기문이 급히 다가와 광인의 시신을 살폈다·

“죽었네·”

“어떻게?”

“자네와는 상관없는 일인 것 같네· 아무래도 극히 짧은 순간 과도한 잠력을 폭발시키다 보니 내부의 장기가 견디질 못한 것 같군·”

“그 광물 독이란 것에 중독되면 원래 이렇게 되는 겁니까?”

“휴! 나도 자신할 수 없군·”

당기문이 한숨을 토해냈다· 독에 관해서는 모르는 것이 없다고 자부했는데 일련의 사태는 그의 자신감을 바닥까지 곤두박질치게 만들었다·

“일단 시신을 안으로 가져가서 자세히 살펴봐야겠네· 밤을 새워서라도 내 반드시 원인을 알아내겠네·”

“알겠습니다·”

임수광이 부하들을 불러서 광인의 시신을 안으로 옮겨갔다·

당미려가 몸을 떨었다·

“도대체 이곳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요?”

“나도 모르겠구나· 하나 우리 상상보다 더 크고 엄청난 일이 벌어지는 것만은 확실한 것 같구나·”

진무원은 객잔 지붕 위에 앉아 있었다· 청인과의 소동으로 인해 잠이 완전히 깨고 말았다· 잠이 다시 올 것 같지도 않고 피곤하지도 않았기에 진무원은 객잔 지붕 위에 앉아 옥계를 내려다보았다·

모두가 잠든 밤 옥계는 고요의 바다에 잠겨 있었다· 마치 폭풍전야와도 같은 불안한 평화였다·

“휴!”

우웅!

진무원이 한숨을 쉼과 동시에 설화가 검명을 토해냈다· 진무원은 설화를 잡은 손에 힘을 주었다·

설화를 만든 것은 진무원이다· 하지만 설화는 그조차 이해하기 힘든 요검이 되어 있었다· 어떤 때는 마치 설화가 살아 있는 것처럼 느껴지기까지 했다·

“도대체 너는····”

진무원이 아니면 다룰 수도 만질 수도 없는 요검·

이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청인은 분명 정신력이 약한 사람이 아니었다· 그런데도 그만 설화의 요기에 흘려 모든 사실을 털어놓았다· 무공을 익힌 청인이 그럴진대 일반 사람들이 설화를 만졌다가는 어떤 일이 발생할지 짐작도 할 수 없었다·

착각인지 모르겠지만 운남에 도착한 이후로 설화의 요기가 더욱 강해진 것 같았다·

“근원에 가까워져서인가?”

황철은 설화를 만든 검은 돌이 패권회에 의해 전멸당한 소수 부족의 신물이라고 했다·

“언제고 시간을 내서 그 부족의 터전에 갔다 와야겠군·”

지금 당장은 설화의 요기를 제어할 수 있다지만 미래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었다· 만일 이대로 설화의 요기가 증폭되고 진무원이 제어하지 못하는 상황이 오면 어떤 참사가 벌어질지 아무도 알 수 없었다·

후웅!

설화가 걱정하지 말라는 듯 다시 검명을 토해냈다· 마치 사랑하는 연인의 밀어처럼 달콤하면서도 나직한 속삭임이었다·

어느새 여명이 밝아오고 있었다·

동쪽 하늘부터 붉은빛으로 물들어가고 있고 사람이 한두 명씩 거리에 오가는 모습이 보였다·

“상인들인가?”

아무리 옥계의 경기가 침체되었다고 하더라도 사람들이 모여 사는 이상 먹을 것 입을 것이 필요했다·

문득 진무원의 뇌리에 떠오르는 생각이 하나 있었다·

“아!”

진무원은 지붕에서 벌떡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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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egend of the Northern Blade

The Legend of the Northern Blade

北剑江湖, 북검전기
Score 8.2
Status: Ongoing Type: Author: , Artist: Released: 2014 Native Language: Korean
For decades, the brave warriors of the Northern Army fought to keep the world safe from the evil Silent Night. But when the fourth-generation leader, Jin Kwan-Ho is accused of colluding with the enemy, he is forced to disband the sect and commit su*cide to protect his son, Jin Mu-Won. With no family and allies left, Mu-Won leads a dreary life under close surveillance… until a surprise attack from the Silent Night gives him a chance to escape to the mountains. There, the young warrior trains to master the fighting techniques of his predecessors, before the mysterious disappearance of a loved one brings him back to the mainland. Follow Jin Mu-Won as he embarks on a journey to avenge his father’s death and take down the villains who threaten to plunge the world into dark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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