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egend of the Northern Blade Chapter 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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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화 : 1장 은원의 탑은 끝이 보이지 않을 만큼 높기만 하다 (3)

“건방진!”

남군위의 얼굴에 균열이 갔다·

여유롭게만 보이던 표정은 사라지고 그 뒤에 숨어 있던 포악한 짐승이 진체를 드러냈다· 그러자 광포한 기운이 해일처럼 일어나 진무원을 향해 밀려왔다·

숨을 쉴 수도 없을 만큼 강렬한 압박감이 온몸을 짓눌렀지만 진무원은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남군위를 향해 걸음을 옮겼다·

저벅저벅!

진무원의 발자국 소리는 이상할 정도로 선명하게 들려왔다· 남군위는 미간을 찌푸리면서도 거대한 방천화극을 진무원을 향해 겨눴다·

지잉!

남군위의 가공할 공력이 주입되자 방천화극이 살기 어린 울음을 토해냈다·

방천화극에서 희미한 아지랑이가 일렁였다· 줄기줄기 뻗어 나가던 아지랑이가 서로 꼬이고 엮이더니 이내 방천화극 전체를 뒤덮었다·

‘극기(戟氣)인가?’

방천화극(方天畵戟)은 창의 일종이었다· 창날 옆에 초승달 모양의 월아(月牙)라고 불리는 또 하나의 창날이 달려 있고 이를 이용해 적을 찌르는 것뿐만 아니라 당기고 자르고 후려치는 것까지 가능했다·

사용하기에 따라 활용도가 무궁무진했지만 창보다 복잡한 구조 때문에 대성하는 것은 훨씬 더 힘들었다· 예전에는 방천화극을 사용하는 무인이 적지 않았다고 하지만 지금은 사용하는 이가 거의 없어 방천화극을 이용하는 무공 자체가 거의 사장되었다·

남군위는 그런 방천화극으로 자연스럽게 극기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실로 범상치 않은 무공 수위였다· 보통의 무인들이라면 그런 남군위를 보며 동요를 일으킬 법도 하건만 진무원의 표정은 담담했다·

오히려 지금 그의 피는 그 어느 때보다 뜨겁게 끓어오르고 있었다· 강호에 나온 이후 처음으로 만나는 제대로 된 무인이었다· 후기지수라고 분류되는 풋내기 무인이 아닌 자신만의 독문절예를 완성한 무도자·

남군위의 눈매가 무서워졌다·

“이번엔 내가 먼저 가지·”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그의 모습이 진무원의 시야에서 사라지고 잔상만이 남았다·

그러나 진무원은 당황하지 않고 설화를 들어 머리를 막았다·

쩌엉!

순간 방천화극이 설화에 작렬하며 진무원의 몸이 주르륵 뒤로 밀렸다· 진무원이 그랬던 것처럼 남군위 역시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의 고속 이동으로 공격해 온 것이다·

“흥! 제법이구나·”

남군위가 코웃음을 치며 연신 방천화극을 휘둘렀다·

훙훙!

거대한 방천화극이 공기를 가를 때마다 무서운 파공성이 울려 퍼졌다· 남군위의 방천화극은 방원 오 장을 완벽하게 지배하며 날카로운 기운을 토해내고 있었다·

스릉!

남군위의 공세를 피하며 진무원이 설화를 뽑았다· 그러자 설화가 칭얼거리듯 나직이 울음을 흘렸다·

설화가 손에 착 감겨왔다·

남군위는 진무원의 눈빛이 변했다고 생각했다· 검을 뽑아 드는 순간 진무원이란 존재가 싹 바뀐 느낌이다·

“어디?”

남군위가 진무원의 가슴을 노리고 방천화극을 뻗었다· 방천화극이 남군위의 손안에서 무섭게 회전하며 날아왔다·

진무원은 물러서지 않았다· 오히려 남군위의 품안으로 달려들며 설화를 휘둘렀다·

카앙!

허공에 맑은 쇳소리가 울려 퍼지며 남군위의 방천화극이 저만치 튕겨나갔다· 진무원이 그 틈을 노리고 남군위의 가슴을 향해 설화를 찔러 넣었다· 하지만 남군위는 오른발을 축으로 몸을 회전하며 어느새 자신의 가슴을 보호하고 있었다·

카카카캉!

설화와 방천화극이 연신 부딪치며 불꽃을 튕겨냈다·

남군위는 거대한 방천화극을 풍차처럼 휘두르며 진무원을 공격했다· 찌르고 흘리고 후리며 방천화극의 묘용을 최대한 발휘하고 있었다·

남군위의 현란한 공격에도 진무원은 흔들리지 않았다· 그는 차분히 남군위의 공격을 하나하나 해소해 갔다· 방천화극이 찔러오면 흘리고 월아로 갈고리처럼 긁어오는 공격은 설화로 튕겨내며 대응했다·

“놈! 대단하구나!”

공격을 하면서 남군위가 감탄했다·

특별한 초식을 쓰는 것은 아니었다· 그저 방천화극이 가진 묘용을 최대한 살려 공격하는 것뿐이었다· 하지만 그 위력만큼은 강호의 절학에 결코 뒤지지 않았다·

그런데도 진무원은 그의 공격을 하나하나 분쇄했다· 그 역시 검이라는 무기의 특성을 최대한 살려서 남군위의 공격을 무산시키고 있는 것이다·

검이라는 무기의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않고는 나올 수 없는 움직임이었다·

‘현 강호에 이렇게 기본에 충실한 무인이 있었던가?’

대부분의 무인은 소위 신공이라든지 절학에 목을 맨다· 그들은 마치 높은 수준의 무공이 자신의 수준 또한 높여줄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는 듯했다·

그러나 진정으로 높은 경지에 이른 무인일수록 오히려 기본에 충실했다· 남군위 역시 마찬가지 생각이었고 더욱더 기본에 충실하려 노력했다·

그러한 노력 덕분에 방천화극의 특성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었다· 그 덕에 남군위는 별다른 초식을 쓰지 않고도 수많은 적을 쓰러뜨릴 수 있었다· 그래서 솔직히 중원의 무인들을 우습게 본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의 자만심은 진무원에 의해 산산이 부서지고 있었다·

카카캉!

방천화극에 맞서는 진무원의 검엔 현란한 초식 따윈 존재하지 않았다· 찌르고 휘두르고 베는 검의 단순한 특성을 최대한 이용하면서도 움직임이 그리 크지 않았다·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최대한의 효율을 뽑아내는 진무원의 움직임은 적인 남군위조차 감탄사를 터뜨리게 할 만큼 간결하면서도 매끄러웠다·

진무원이 검이라는 도구를 쓰는 것 같지 않다· 오히려 검과 한 몸이 된 것 같았다·

진정한 검신일체(劍身一體)라는 경지는 이를 두고 하는 말 같았다·

남군위가 공력을 끌어올렸다·

언제까지 적에게 감탄할 생각은 없었다· 적의 기본적인 전력을 확인했으니 이젠 최선을 다해 무찔러야 했다·

진무원이 미간을 찌푸렸다· 본능적으로 남군위의 기도가 돌변했음을 알아차린 것이다·

후웅!

공기를 가르는 방천화극의 첨단에서 갑자기 강렬한 기운이 폭출해 나왔다· 이른바 극기가 증폭된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긴 방천화극이 석 자 이상 늘어났다·

일반인에게는 별것 아닌 거리였지만 고수들 간의 싸움에서는 생사를 좌우할 수 있는 길이였다·

남군위는 이번 한 수에 진무원이 물러설 거라 예상했다· 진무원뿐 아니라 인간이라면 갑작스러운 위험에서 최대한 멀어지고자 하는 것이 본능이다· 그러나 진무원은 물러서는 대신 오히려 집요하게 남군위의 가슴을 향해 파고들었다·

방천화극과 같은 긴 무기를 사용하는 자에게 간격을 허용하는 것은 스스로 짚을 짊어지고 불길 속으로 뛰어드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남군위의 방천화극이 간발의 차이로 진무원의 가슴을 스치고 지나갔다· 옷이 길게 갈라지며 선혈이 점점이 허공에 흩날렸지만 진무원은 개의치 않고 설화를 휘둘렀다·

쉬각!

“큭!”

남군위의 입술을 비집고 나직한 신음성이 흘러나왔다· 그의 어깨를 따라 긴 자상이 생겨났기 때문이다· 설화가 스치고 지나간 흔적이다·

다행히 피륙의 상처에 불과했지만 남군위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기에 충분했다·

그제야 남군위는 확신했다·

‘이놈은 진짜구나·’

강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겉멋만 든 어중간한 무인이 아니었다· 검의 극한을 탐구하고 익히는 데 목숨을 건 진정한 무인이었다·

강렬한 긴장감이 전신을 지배했다· 이런 느낌은 실로 오랜만이다·

남군위가 갑자기 뒤로 훌쩍 물러나 진무원을 바라봤다· 진무원은 검을 멈추고 그런 남군위를 바라봤다· 그러자 남군위가 크게 소리쳤다·

“너는 내 화룡진염극을 견식할 자격이 충분하다! 나 적귀병단주(赤鬼兵團主) 남군위 혼신의 힘을 다하여 그대 진무원을 상대할 것이다!”

쿵!

하늘과 땅 사이에 방천화극을 세우며 남군위가 천명했다· 그의 사자후가 천지에 쩌렁쩌렁 울려 퍼졌다·

화룡진염극(火龍眞炎戟)·

남군위가 익힌 극법이다· 극의에 가깝게 화룡진염극을 익혔지만 중원에 나온 이후 단 한 번도 펼쳐본 적이 없다· 화룡진염극을 펼칠 만한 상대를 만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진무원은 대답 대신 설화를 들어 남군위를 겨눴다· 한 손으로 펼치는 평범한 중단세의 자세였다· 그런데도 남군위는 심한 압박감을 느꼈다·

남군위의 입꼬리가 말려 올라갔다·

자신이 최선을 다한 것이 아니듯 진무원 역시 최선을 다한 것이 아니었다·

진짜 싸움은 지금부터였다·

“하앗!”

먼저 움직인 이는 남군위였다· 기합과 함께 그의 방천화극이 강렬한 기운을 토해냈다·

후웅!

무형의 기가 순식간에 뚜렷한 형태를 만들어냈다· 방천화극 위에 덧씌워진 기로 만든 방천화극· 바로 극강(戟罡)이었다·

마치 풀을 베듯 남군위의 방천화극이 진무원의 무릎 어림을 쓸어왔다· 화룡진염극의 절초 중 하나인 화룡소혼(火龍燒魂)이라는 초식이었다·

펄럭!

진무원은 옷깃을 흩날리며 달려들었다·

그의 발이 대지를 박차고 설화가 허공을 갈랐다·

슈캉!

설화와 방천화극이 격돌하며 사방으로 빛 무리가 비산하며 폭풍이 휘몰아쳤다·

당미려가 급히 당기문을 업은 채 뒤로 물러났고 곽문정이 그 뒤를 따랐다· 그 직후 그들이 앉아 있던 마차가 산산이 부서져 비산했다·

감히 단 한 번도 상상해 보지 못한 싸움이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진무원이 검과 한 몸이 되어 싸우고 있었다·

“세상에···!”

당미려가 눈을 크게 치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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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egend of the Northern Blade

The Legend of the Northern Blade

北剑江湖, 북검전기
Score 8.2
Status: Ongoing Type: Author: , Artist: Released: 2014 Native Language: Korean
For decades, the brave warriors of the Northern Army fought to keep the world safe from the evil Silent Night. But when the fourth-generation leader, Jin Kwan-Ho is accused of colluding with the enemy, he is forced to disband the sect and commit su*cide to protect his son, Jin Mu-Won. With no family and allies left, Mu-Won leads a dreary life under close surveillance… until a surprise attack from the Silent Night gives him a chance to escape to the mountains. There, the young warrior trains to master the fighting techniques of his predecessors, before the mysterious disappearance of a loved one brings him back to the mainland. Follow Jin Mu-Won as he embarks on a journey to avenge his father’s death and take down the villains who threaten to plunge the world into dark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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