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egend of the Northern Blade Chapter 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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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화 : 3장 결코 버려서는 안 되는 것도 있다 (2)

“아빠!”

함소령이 비명에 가까운 소리를 지르며 함지평에게 달려갔다· 함지평은 입에 피를 흘린 채 버둥거리고 있었다· 함소령이 함지평을 안으며 어찌할 바를 몰라 했다·

예전에는 공동일수를 차지한 기재였지만 무공을 모두 잃은 지금의 함지평은 평범한 사람에 불과했다· 무해의 일격에 그는 항거 불능의 상태가 되고 말았다·

무해가 함지평을 내려다보았다·

“공동파를 욕보이다니 네놈이 정녕 죽고 싶어 환장했구나!”

“우리 아빠를 괴롭히지 마세요·”

함소령이 온통 눈물범벅이 된 얼굴로 무해를 올려다봤다· 하지만 무해는 눈썹 하나 꿈쩍이지 않고 함지평 부녀를 내려다보았다·

승자의 여유와 통쾌함 오만함과 분노까지 범벅이 된 그의 시선에 함지평 부녀가 몸을 떨었다·

“이제야 네놈의 오만함을 응징하게 되었으니 아직 정의가 죽은 것이 아니구나!”

“거짓말!”

함소령이 악을 썼다· 그녀의 모습에 무해가 미간을 찌푸렸다·

“모두 거짓말이야! 우리 아빠 음식은 최고야! 몇 번이나 확인하고 씻었는데 돌 같은 것이 들어 있을 리 없어! 이 거짓말쟁이!”

“어린 계집이 못하는 말이 없구나!”

“네깟 것이 뭘 안다고 헛소리를 지껄이는 것이냐? 잠자코 가만 있거라·”

“나도 다 알아! 당신이 우리 아빠를 일부러 괴롭힌다는 것을!”

함소령의 시선이 무해의 곁에 있는 설궁을 향했다·

“왜 거짓말을 하는 거야? 우리가 무슨 잘못을 했다고·”

“····”

“정말 돌 씹은 거야? 진짜야?”

설궁은 미간만 찌푸릴 뿐 대답하지 않았다· 그에 함소령은 더욱 확신했다·

“거짓말쟁이들! 공동파의 도사들이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 내가 다 이를 거야! 공동산에 올라가서 다 이를 거야!”

그녀의 외침이 객잔 안에 울려 퍼졌다·

순간 설궁의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그가 언제 이런 모욕적인 발언을 들어봤을까?

뛰어난 재능과 근골 덕분에 사형제들은 물론이고 장로들에게도 예쁨과 떠받듦만 받는 그였다· 한 번도 이런 폭언을 들어본 적이 없기에 그가 느낀 분노는 무척 컸다·

짝!

그의 손이 허공을 가르고 함소령의 고개가 홱 옆으로 돌아갔다· 설궁의 입장에서는 가볍게 훈계를 내린 것에 불과하지만 아직 어린 함소령은 그만 눈동자가 풀리고 말았다·

“저 저···?”

이제까지 관망하던 철기당의 무인들이 그 모습을 보고 탄식을 내뱉었다· 특히 다혈질인 임진엽과 담진홍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려 했다·

그때 종리무환이 그들을 제지했다·

“그들은 공동파입니다·”

“하지만····”

“아시잖습니까? 비록 말석이긴 하지만 구대문파입니다· 공동파와 척을 지는 그 순간 철기당은 이 세상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질 겁니다·”

“크윽!”

철기당이 제아무리 강호에 명성을 날리고 있다지만 구대문파의 하나인 공동파에 비할 수는 없었다·

종리무환은 냉정했다· 그는 철기당의 역량과 직면한 현실을 잘 파악하고 있었다· 강자들과 대문파가 득실거리는 강호에서 철기당 같은 소문파가 살아남는 비결 중 하나는 함부로 나대지 않는 것이었다·

강호의 은원이란 것은 매우 끈질겨서 한번 맺으면 끊기가 쉽지 않았다· 종리무환의 역할 중 하나는 철기당이 그런 은원에 엮이지 않게 냉철한 판단을 내리는 것이었다·

종리무환의 결정에 임진엽과 담진홍이 억지로 자리에 앉았다· 그들은 분을 삭이지 못했지만 종리무환의 결정에 반박하지 않았다· 이제껏 철기당이 강호에서 살아남을 수 있던 것도 종리무환의 냉철한 판단 때문이었으니까·

채약란의 표정 역시 좋지 않긴 했지만 화를 꾹 눌러 참았다· 그녀 역시 현실을 직시하고 있는 것이다· 이 자리에 있는 대부분의 사람은 공동파의 행사를 숨죽인 채 지켜만 보고 있었다·

하지만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었다·

“소령·”

진무원의 곁에 앉아 있던 곽문정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함소령에게 달려갔다· 곽문정은 눈동자가 풀린 함소령을 안으며 설궁을 올려다보았다·

“너무한 거 아닙니까?”

그의 외침이 객잔 안에 울려 퍼졌다·

***

곽문정의 개입에 무해와 설궁이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객잔 안에 다른 사람들이 있는 것은 알았지만 그들이 공동파의 무인이란 사실을 알게 되면 절대로 경거망동하지 못할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설궁이 짜증 섞인 표정으로 곽문정을 노려봤다·

“너는 또 누구냐?”

“나 나는 보표입니다·”

“보표? 설마 백룡상단의 보표는 아니겠지?”

“그렇습니다·”

“하! 설마 공동파와 백룡상단의 관계도 모르고 주제넘게 끼어든 것은 아니겠지?”

설궁의 살기 어린 시선에 곽문정이 고개를 숙였다·

겁이 덜컥 났다· 어린 소령이 당하는 모습에 분기를 못 이겨 끼어들었지만 후환을 감당할 자신이 없었다· 하지만 아직도 제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품에서 바들바들 떨고 있는 함소령의 얼굴을 보고 그는 입술을 질근 깨물었다·

“하 한 번만 사정을 봐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사정은 모르겠지만 아직 어린아이 아닙니까?”

“호! 협사 나셨군·”

설궁이 이죽거렸다·

무해도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곽문정과 철기당 무인들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혹시나 연관이 있는지 알아보려는 것이다· 철기당의 무인들은 그의 시선을 피하는 것으로 곽문정과 자신들이 별반 연관이 없음을 표시했다·

무해가 말했다·

“꼬마야 감히 공동파의 행사에 간섭한 죄는 크지만 지금이라도 물러나면 용서해 주마·”

“그 그냥 넓은 아량으로라도 용서해 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갈(喝)! 도무지 주제를 모르는 녀석이구나!”

무해의 외침이 객잔에 울려 퍼졌다· 공력이 어찌나 심후한지 탁자 위에 있던 그릇들이 웅웅 소리를 내며 떨었다·

“크윽!”

가까이 있던 곽문정이 자신도 모르게 귀를 막았다· 그래도 이명증이 찾아오며 사물이 두세 개로 보였다·

만일 무해의 공력이 조금만 더 심후했더라면 곽문정은 내상을 입는 것을 면치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내상은 입지 않았더라도 그가 입은 타격은 결코 작지 않았다·

몸이 덜덜 떨리는 것이 금방이라도 오줌을 쌀 것 같았다· 입술이 바싹 마르면서 전신의 솜털이란 솜털이 모두 곤두섰다· 그 상황에서도 곽문정은 소령을 자신의 몸으로 감싸 안았다·

그 모습이 설궁의 화를 폭발시켰다·

“감히 한낱 보표 따위가!”

퍼억!

그가 곽문정을 힘껏 걷어찼다· 내공이 실린 발길질에 곽문정의 몸이 크게 들썩이며 검은 피를 토해냈다·

“우웩!”

“내가 누군 줄 아느냐? 공동파의 지존이 될 몸이다! 그런데 돈을 받고 사람이나 호송하는 보표 나부랭이가 감히 끼어들다니!”

“보표를···!”

순간 곽문정의 외침이 객잔 안에 울려 퍼졌다· 그에 설궁과 무해가 자신도 모르게 움찔했다·

“보표를 욕하지 마세요! 돈을 받는다고요? 정당한 대가를 받을 뿐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아니면 안 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당신들이 지켜주지 않는 사람들이 우리를 의지합니다! 당신들에게 나부랭이란 말을 들을 만큼 그렇게 값어치 없는 직업이 아닙니다!”

곽문정의 어깨가 들썩이고 있다·

겁나서가 아니다· 힘이 없는 자신이 이런 외치는 것밖에 할 수 없는 무기력한 자신이 싫어서 그는 울고 있었다·

“오빠····”

품에 안긴 함소령이 곽문정의 뺨을 어루만졌다· 그의 외침이 함소령을 깨어나게 만든 것이다·

그때 무해가 곽문정 앞에 쪼그려 앉았다·

“그래 봐야 하잘것없는 보표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지· 진정한 무인은 그런 진흙탕에 발을 담지 않는 법이니까· 꼬마야 내가 한 가지 제안을 하마·”

“그게 뭔가요?”

“하하! 네가 보표는 진정한 무인이 아니라고 말하는 것이다·”

“그건····”

“네가 그 말을 하지 않겠다면 나는 이 부녀에게 죄를 물어 죽일 것이다· 네 손에 이 부녀의 목숨이 걸려 있다·”

무해의 눈이 살기로 번들거렸다·

그는 곽문정의 모습에서 십오 년 전의 함지평의 모습을 봤다· 함지평의 뿌리 깊은 자존심과 신념이 곽문정에게서 느껴졌다·

그 자존심과 신념이란 것이 얼마나 쓸모없는 것인지 알려주고 싶었다· 강호에선 힘이 없는 정의란 존재할 수 없으며 강자에겐 알아서 고개를 숙여야 한다는 사실을 저 버릇없고 철없는 어린 소년에게 알려줄 것이다·

“이제 말해보거라· 그래도 너는 보표라고 자부할 수 있느냐? 이들을 지킬 수 있겠느냐?”

“그건····”

“힘이 없는 자의 패기 따윈 그저 어린아이의 철없는 옹알이에 불과할 뿐·”

곽문정이 입술을 질근 깨물었다·

“그냥 한마디만 하면 된다· 보표는 진정한 무인이 아니라고· 잘못 끼어들어 죄송하다고· 그게 아니면 나는 감히 공동파의 행사에 끼어든 죄를 물어 이들 부녀의 목숨은 물론이고 너의 한 팔을 취하리라·”

스릉!

무해가 허리에 차고 있던 검을 꺼내 들었다· 검집에 청죽 문양이 새겨져 죽문검(竹文劍)이라 부른다· 공동파의 일대제자를 상징하는 신물이기도 했다·

그가 죽문검을 들어 곽문정을 겨눴다· 곽문정에게 무해의 살기가 집중됐다· 곽문정의 안색이 더할 수 없이 창백해졌다·

‘한마디만 하면 된다· 그러면 이들 부녀와 내 목숨을 살릴 수 있다·’

너무나 간단한 일이다· 하나 그러면 자신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게 된다· 아비 곽이수로부터 이어져 온 자신의 신념을 버려야 하는 것이다·

“나 나는····”

곽문정의 목소리가 절로 떨렸다· 눈물이 왈칵 쏟아져 양 볼을 적셨다· 볼을 타고 흐른 눈물은 함소령의 얼굴 위로 떨어졌다·

“보표는 진정한····”

곽문정이 말을 더듬었다· 숨이 가빠서 말을 잇기 힘들었다· 그가 숨을 고르는 모습을 무해와 설궁 등이 잔인한 미소를 지은 채 지켜보고 있다·

“휴!”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진무원이 한숨을 내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자신이 참견할 일이 아니라 생각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것은 아니었다· 그가 옆에 두었던 설화를 집어 들었다·

그 순간 종리무환이 진무원의 어깨를 붙잡았다· 진무원이 뒤돌아보자 종리무환이 고개를 저었다·

“지금 끼어드는 것은 어리석은 짓입니다· 공동파는 대문파이고 그들의 힘은 감숙성을 뛰어넘어 사천성에까지 미칩니다· 그런 이들과 척을 지고 살아간다는 것은 무척 피곤한 일입니다·”

그냥 모른 척하라는 말이다·

은원은 엮이지 않는 게 현명하다· 사소한 은원 하나가 목숨을 좌우하는 곳이 강호다· 더군다나 상대가 공동파라는 대문파라면 더욱 그렇다·

공동파라는 거대한 문파가 세워지기까지 얼마나 많은 피를 흘렸을 것인가? 그들은 수많은 정적과 적의 주검 위에 공동파라는 거대한 성을 세웠다·

얽힌 은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고 그들의 몰락을 기대하고 있는 자들도 적지 않았다· 그래서 그들은 더욱 강해져야 했다· 상대에게 약점을 보이는 순간 그들의 정적이 가차없이 공격해 와 숨통을 물어뜯을 테니까·

약한 모습을 보이는 순간이 곧 문파가 쇠락하는 시발점이다· 그래서 그들은 칼처럼 날카롭고 무자비할 정도로 자신들만의 규율을 강요하며 은원에 특히 민감하게 반응했다·

같은 구대문파 정도가 아니면 공동파와 은원을 지고 강호에서 살아남을 수 없었다· 그만큼 공동파의 저력은 무서웠다·

“그냥 참고 넘어가십시오· 저 아이의 자존심은 조금 상할지언정 큰 상해는 입지 않을 겁니다·”

종리무환은 나름 합리적으로 상황을 분석하고 판단을 내렸다·

조금만 참으면 된다· 이깟 굴욕 따위 금방 잊힐 것이고 곽문정은 보표로서의 명맥을 이어갈 수 있을 테니까·

그때 진무원이 고개를 저었다·

“당신의 말은 틀렸습니다·”

“뭐가 틀렸단 말입니까?”

“굴욕 따윈 얼마든지 감수할 수 있습니다· 자존심 따윈 개에게 줘버려도 됩니다· 하지만 모든 것을 다 버려도 결코 버려서는 안 되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그게··· 뭡니까?”

“그것은 바로 신념입니다· 자신이 믿는 바를 이루려는 근원적인 힘이죠·”

“····”

“그런데 저들은 지금 저 아이의 신념을 꺾으려 하고 있습니다· 저 아이의 근원이 되는 믿음을 버리라 강요하고 있습니다·”

진무원이 종리무환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하지만 종리무환은 왠지 진무원의 얼굴을 제대로 바라볼 수기 없었다·

“신념을 잃어버린 아이가 커서 무얼 할 수 있을까요? 자신이 믿는 바가 모두 부정당한 소년에게 어떤 미래가 펼쳐질까요?”

“그 그건 너무 비약이 심한 것이····”

“비약 같습니까?”

“····”

한 걸음에 계책 하나를 내놓을 만큼 뛰어난 두뇌의 소유자인 종리무환이 꿀 먹은 벙어리가 됐다·

“저 아이는 보표입니다· 세상에서 보표를 어떻게 평가하든 저 아이는 진정한 보표가 되겠다고 다짐했고 여러분도 그것을 들었습니다· 그런데도 방관한다는 것이 더 비겁한 일 아닙니까? 당신들이 보표들과의 술자리에서 영웅담을 늘어놓았던 그 사람들이 맞습니까?”

채약란을 비롯한 철기당 무인들의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부끄러웠기 때문이다·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었다·

진무원이 앞으로 걸어나갔다· 그런 진무원의 귀로 종리무환의 중얼거림이 들려왔다·

“바보 같은···· 겨우 그런 이유로 공동파와 척을 지려 하다니·”

그의 이성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도 결코 용납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순간 진무원이 살짝 뒤돌아봤다·

“괜찮지 않습니까?”

“····”

“세상에 그런 바보 하나쯤 있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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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egend of the Northern Blade

The Legend of the Northern Blade

北剑江湖, 북검전기
Score 8.2
Status: Ongoing Type: Author: , Artist: Released: 2014 Native Language: Korean
For decades, the brave warriors of the Northern Army fought to keep the world safe from the evil Silent Night. But when the fourth-generation leader, Jin Kwan-Ho is accused of colluding with the enemy, he is forced to disband the sect and commit su*cide to protect his son, Jin Mu-Won. With no family and allies left, Mu-Won leads a dreary life under close surveillance… until a surprise attack from the Silent Night gives him a chance to escape to the mountains. There, the young warrior trains to master the fighting techniques of his predecessors, before the mysterious disappearance of a loved one brings him back to the mainland. Follow Jin Mu-Won as he embarks on a journey to avenge his father’s death and take down the villains who threaten to plunge the world into dark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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