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egend of the Northern Blade Chapter 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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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화 : 2장 동행(同行), 같은 길을 가는 사람들 (1)

임진엽과 담진홍은 밤새도록 보표들과 떠들며 술을 마셨다· 그들은 불과 두 시진 만에 보표들과 완전히 어우러졌다· 보표들은 그들을 완전한 자신의 동료로 인식했다· 무서울 정도의 친화력이었다·

반면 진무원은 있는 듯 없는 듯 조용히 지냈다· 몇몇 보표는 황철의 조카란 말에 반색했지만 대다수의 보표는 그의 존재를 그리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인심은 덧없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타인의 고통에 무신경한 법이다· 그 사실을 알기에 진무원은 그들을 무정타 생각하지 않았다·

진무원은 황철이 사용하던 침상에 앉아 등을 기댔다· 잠은 오지 않았다· 쉽게 올 것 같지도 않았다·

상념이 연쇄적으로 꼬리를 물었다·

처음엔 황철을 걱정했는데 어느새 은한설에 대한 생각으로까지 이어졌다·

‘한설·’

그날 이후 은한설은 세상에서 완전히 모습을 감췄다· 마치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은 사람처럼·

‘밀야는 그날 이후 다시 종적을 감췄다· 내분을 수습한 것인가 아니면 아직도 진행 중인가?’

무언가 단서가 될 만한 정보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불행하게도 현재 진무원에게는 그 어떤 정보도 존재하지 않았다·

‘확실한 것은 운중천에서도 그들에 대한 동향을 파악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칠 년 전 북천문은 세상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운중천은 진상 조사에 나섰지만 그 어떤 단서도 발견하지 못했다·

그들은 북천문의 터전에 새로운 지부를 세웠다· 이전처럼 형식적으로 소수의 인원을 파견한 것이 아니라 불타 없어진 북천문 자리에 제대로 된 지부를 세우고 대규모의 병력을 상주시킨 것이다·

그러나 밀야는 세상 어디에서도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마치 그날의 일이 모두 거짓인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일련의 사건으로 인해 운중천이 경각심을 가지게 된 것이 사실이다·

‘밀야가 다시 나타난다면 분명 운중천의 정보망에 걸릴 것이다·’

그렇다면 나오는 답은 간단했다·

바로 운중천의 내부 정보를 입수하는 것· 다행히 진무원에겐 운중천 내부에 연결된 끈이 있었다·

‘소무상·’

현재 소무상이 어떤 위치에 어떤 형태로 있는지는 진무원도 알 수 없었다· 지난 칠 년 동안 연락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무상의 인내심을 알기에 진무원은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나머지는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다· 결국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황숙의 행방을 찾는 것에 집중하는 것뿐이구나·’

진무원은 그렇게 생각을 정리했다·

수많은 문제가 산재해 있다고 절망할 필요는 없었다· 한 번에 한 가지씩 풀다 보면 언젠가는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 테니까·

관건은 지치지 않는 인내심과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끊임없이 파고드는 집요함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모두 진무원이 잘하는 것이었다·

일단 생각을 정리하자 그나마 속이 후련해지는 느낌이다· 진무원은 미소를 지으며 눈을 떴다·

보표들은 아직도 돌아오지 않았다· 임진엽 등과의 술자리가 아직까지 끝나지 않은 모양이다· 그러나 진무원은 외롭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오히려 한적하니 좋군·”

그는 외로움에 익숙했다· 철이 든 이후 늘 혼자여야 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이후 그가 외롭지 않은 것은 오직 은한설과 함께했을 때뿐이다·

진무원이 그렇게 외로움을 즐기고 있을 때 누군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바로 칠교검사 공손창이었다·

공손창이 주위를 둘러보다가 빈 침상 중 하나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의 손에는 예의 꼬챙이 같은 검이 들려 있다· 그는 손에 든 검을 자신의 목숨보다도 소중히 여기는 듯했다·

다른 사람들은 모르지만 검을 익힌 진무원은 그런 공손창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검은 검객의 생명이며 분신이다· 어떤 이는 그저 차가운 금속 조각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높은 수준까지 검을 익힌 검객은 간혹 살아 있다는 느낌을 받곤 한다· 그래서 잠시도 손에서 검을 놓을 수 없게 된다·

문득 공손창이 진무원을 바라봤다· 정확히는 진무원의 곁에 놓인 설화를 바라보았다·

“검을 익혔는가?”

진무원이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공손창의 눈빛이 바뀌었다· 조금은 호의적으로 말이다·

“좋은 선택이군· 세상에 수많은 무기가 존재하지만 검이야말로 진정한 만병지왕이라 할 수 있지· 열심히 익히게나· 그러면 반드시 훌륭한 검객이 될 수 있을 것이네·”

“감사··· 합니다·”

“자네 이름이 무언가?”

“진무원이라고 합니다·”

“기억해 두지·”

공손창은 진무원을 크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저 수많은 보표 중 한 명이라고 생각할 뿐이었다· 실제로 그가 보기엔 진무원이 대단한 무공을 익힌 것으로 보이지 않았다· 일단 몸에서 내공의 흐름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진무원이 익힌 그림자 내공은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도저히 감지할 수 없었다· 하지만 아예 내공이 감지되지 않으면 이상하다 생각할 수 있기에 진무원은 일반적인 보표 수준의 내공만 드러내고 있었다· 공손창은 딱 진무원이 보여주는 만큼만 보고 있었다·

공손창은 진무원에게 더 이상 관심 없다는 듯이 벽에 등을 기대고 눈을 감았다· 진무원도 그에게서 신경을 끄고 밖으로 나왔다·

연무장 쪽은 여전히 시끄러웠다· 아직도 술자리가 계속되는 모양이다· 진무원은 반대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새벽 이른 시간인데도 불구하고 백룡상단 곳곳에는 횃불이 밤을 밝히고 있었고 일꾼들이 부지런히 짐을 옮기고 있었다· 백룡상단에는 마치 밤이 존재하지 않는 것 같았다·

진무원이 걷고 있었지만 백룡상단의 누구도 그를 신경 쓰지 않았다· 말이 천하십대상단이지 그 안의 구성원은 수백 명이 훨씬 넘었다· 외지에 나가 있는 사람들과 백룡상단의 영향력 아래 있는 사람들까지 합치면 그 수는 물경 수천을 넘을 것이다·

같은 상단에 속해 있으면서도 서로를 아는 사람보다는 모르는 사람이 훨씬 더 많았다· 사정이 그렇다 보니 중요한 구역이 아니면 모르는 사람 한두 명 정도가 돌아다닌다고 하더라도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였다·

문득 진무원이 걸음을 멈췄다· 그의 눈에 묘한 광경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이곳에 들어올 때 본 스무 대의 마차에 물건이 가득 쌓여 있고 그 앞에서 웬 남녀가 말다툼을 벌이고 있었다·

“네가 그곳에 왜 간단 말이냐? 그곳이 어딘 줄 알고·”

“공 단주님만으로는 중과부족이라는 것을 아시잖아요· 그러니까 제가 가겠다는 거예요·”

“어허!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말거라· 셋째의 생사도 모르는데 너까지 그곳에 보낼 수는 없다·”

“오라버니가 무슨 소리를 하더라도 상관없어요· 전 이미 마음을 굳혔으니까요·”

“네가 정녕····”

인상을 쓰는 남자는 바로 백룡상단의 단주인 윤후명이었다· 그리고 그에게 대드는 여인의 이름은 윤서인 바로 윤후명의 막냇동생이다·

윤서인은 운남성에서 실종된 윤자명과 무척이나 친하게 지냈다· 막내라서 사랑을 많이 받기도 했거니와 유달리 말이 잘 통했기 때문이다·

“오라버니 전 공동파(崆峒派)에서 무공을 배웠어요· 제 몸 하나 정도는 충분히 지킬 수 있어요·”

“도대체 네가 왜 그런 위험을 감수해야 한단 말이냐?”

“가족이잖아요·”

윤서인의 단호한 대답에 윤후명이 순간적으로 할 말을 잃었다·

윤후명을 바라보는 윤서인의 눈동자는 한 치의 흔들림도 없었다· 그 모습에 윤후명이 나직이 한숨을 내쉬었다·

유달리 총명하면서 재능이 넘쳐나는 동생이다· 그 때문에 감숙성의 명문인 공동파의 도장 눈에 띄었고 결국 본산에까지 들어가 무공을 수련하게 되었다·

비록 칠소천에는 비할 수 없지만 공동파에서는 나름 촉망받는 기재로 인정받아 현천신장(玄天神掌)과 복마검(伏魔劍) 같은 진신절학을 전수받았다· 그 때문에 윤서인의 자신감은 최고조에 달한 상태였다·

촤앙!

윤서인이 갑자기 허리에서 연검을 꺼내 들었다· 뱀처럼 흐느적거리던 연검이 윤서인이 내공을 주입하자 꼿꼿이 일어섰다·

연검을 따라 서늘한 예기가 흐르고 있다· 무공을 잘 모르는 윤후명도 느낄 수 있을 만큼 강렬한 기운이다·

“이래도 내가 자격이 없다고 할 건가요? 제 한 몸 정도는 충분히 지킬 수 있어요·”

골칫덩이도 이런 골칫덩이가 없다· 머리가 다 지끈지끈 아파왔다·

“오냐· 알았다·”

결국 윤후명이 항복 선언을 했다· 하지만 단서를 달았다·

“단 패권회까지만 가는 거다· 거기서 철기당과 공 단주가 셋째를 구해오기를 기다리고 있거라· 그리고 혹시 위험하다 싶으면 즉각 물러나라· 나와 약속할 수 있겠느냐?”

순간 윤서인이 활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걱정하지 마세요· 약속드릴게요·”

‘어찌 걱정이 되지 않겠냐 이 화상아·’

윤후명이 한숨을 내쉬었다· 노태태에게 어찌 말해야 할지 벌써부터 걱정이다· 그런 윤후명의 마음도 모르고 윤서인은 눈부신 미소를 보여주고 있었다·

“그럼 전 준비하고 나올게요·”

목적을 모두 이룬 윤서인이 발걸음도 가볍게 자신의 거처로 향했다· 문득 그녀가 진무원 앞에 멈춰 서서 빤히 바라보았다· 그녀와 시선이 마주친 진무원이 잠시 주위를 둘러보다가 자신이 길을 막고 있음을 깨달았다·

“아!”

진무원이 한 걸음 옆으로 비켜서자 윤서인이 위풍도 당당하게 발걸음을 옮겼다· 진무원은 멀어지는 윤서인의 뒷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저 아가씨도 동행하는 건가?’

왠지 여정이 순탄치 않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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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egend of the Northern Blade

The Legend of the Northern Blade

北剑江湖, 북검전기
Score 8.2
Status: Ongoing Type: Author: , Artist: Released: 2014 Native Language: Korean
For decades, the brave warriors of the Northern Army fought to keep the world safe from the evil Silent Night. But when the fourth-generation leader, Jin Kwan-Ho is accused of colluding with the enemy, he is forced to disband the sect and commit su*cide to protect his son, Jin Mu-Won. With no family and allies left, Mu-Won leads a dreary life under close surveillance… until a surprise attack from the Silent Night gives him a chance to escape to the mountains. There, the young warrior trains to master the fighting techniques of his predecessors, before the mysterious disappearance of a loved one brings him back to the mainland. Follow Jin Mu-Won as he embarks on a journey to avenge his father’s death and take down the villains who threaten to plunge the world into dark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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