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egend of the Northern Blade Chapter 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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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화 : 9장 남겨진 자들의 이야기

혹자는 그날의 전쟁을 북천대전(北天大戰)이라고 불렀다·

북천문과 무적세가 운중천 창천문의 정예들이 격돌했던 거대한 전쟁· 북천대전은 양쪽 합쳐서 무려 일만 명 이상이 죽거나 다친 무림 역사상 최악의 전쟁으로 기록되었다·

다른 곳도 아닌 무적세가와 운중천 창천문 등이 주축이 되어 벌인 전쟁이었다· 사람들은 당연히 그들이 승리할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전쟁의 승자는 뜻밖에도 북천문이었다· 객관적인 전력의 열세를 뒤엎고 승리하는 기적을 연출한 것이다· 믿기지 않는 기적을 연출한 이는 문주인 진무원과 군사인 하진월이었다·

진무원에게 무적세가의 가주인 모용율천과 창천문의 문주인 담수천이 쓰러졌고 하진월의 신산묘계에 침공해 온 문파들이 오히려 큰 타격을 입고 퇴각을 했다·

그 과정에서 무적세가의 소가주였던 모용현은 부상이 악화되어 죽고 말았다· 무적세가의 무인들은 모용현의 시신을 인근 관도에 내버려 둔 채 서둘러 퇴각을 했다·

그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북천문의 승리에 강호는 경악했다· 식견 있는 자들은 강호에 새로운 바람이 불어올 것을 직감했다·

백마호의 북천대전에서 승리를 거둔 북천문은 여세를 몰아 운중천이 있는 호북성 한천으로 진격했다· 운중천에 남아 있던 병력들은 갑자기 들이닥친 북천문에 의해 제압당했다·

진무원은 오랫동안 강호를 지배해 온 운중천을 해산시켰다· 운중천에 징집된 각 문파의 무인들을 모조리 돌려보내고 운중천 자체에서 키운 무인들도 고향으로 돌려보냈다·

진무원은 강호에 천명했다·

“더 이상 강호에 운중천이 존재할 이유가 없다· 강호는 강호답게 자유롭게 흘러가야 한다· 앞으로 또다시 누군가 운중천과 같은 단체를 만들어 강호를 가둬두려 한다면 반드시 북천문을 넘어서야 할 것이다·”

그에 이제까지 숨을 죽이고 사태를 관망하던 중소 문파의 무인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그들 대부분은 운중천의 위세에 짓눌려 기를 펴지 못하던 사람들이었다·

운중천을 해산시키는 과정에서 무적세가의 실체가 사람들에게 알려졌다·

강호에 큰 해악을 가져온 밀야를 만들어 공포를 조장한 것 북천문을 만들어 밀야를 견제한 일 그리고 운중천의 배후에서 조종한 일이 모두 드러났다·

사람들은 분노했다· 분노한 무인들은 무적세가로 달려갔다· 누가 선동한 것도 아니었는데 수천 명이 넘는 무인이 몰려들었다·

그들과 무적세가 무인들 간의 싸움이 벌어졌다· 평상시의 무적세가라면 일반 무인들이 감히 어찌할 수 없을 거대한 벽이었겠지만 정예들 대부분을 잃은 무적세가는 무기력했다·

가주인 모용율천과 소가주인 모용현 오대수호장 십대무객을 모조리 잃은 그들은 군웅들의 상대가 아니었다· 결국 무적세가는 분노한 군웅들에 의해 무참히 짓밟혔다·

살아남은 자는 극소수에 불과했다· 중원에 그들이 살 곳은 없었다· 결국 그들은 새외로 도주해야 했다·

몰락한 것은 비단 운중천과 무적세가만이 아니었다· 전통의 강자들이라 할 수 있는 구대문파와 오대세가 역시 몰락의 수순을 피하지는 못했다·

비록 무적세가만큼은 아니었지만 그들 역시 운중천을 이용해 큰 이득을 얻어왔던 만큼 그에 합당한 책임을 져야 했다· 운중천이란 커다란 방패가 사라진 지금 그들을 보호해 줄 것은 없었다·

결국 구대문파와 오대세가는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극단적인 선택을 해야 했다· 북천문과 뜻을 함께한 청성파와 아미파 당문을 제외하고 그들은 이십 년의 봉문을 택했다·

무림에서의 봉문이란 문파가 살아남기 위해 가장 최후에 선택하는 방법이었다· 특히 이십 년의 봉문이 의미하는 바는 결코 작은 것이 아니었다·

이십 년 동안 모든 대외 활동을 멈추고 제자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다른 것은 모르지만 제자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것은 큰 타격이었다·

이십 년이라면 한 세대가 활동할 시기다· 즉 한 세대의 공백이 생긴다는 뜻이다· 강호를 살아가는 이들이라면 그것이 얼마나 치명적인 타격인지 모두 알고 있었다·

구대문파 중 가장 큰 타격을 입은 문파는 무당파였다· 무당파는 정신적인 지주인 적엽 진인을 잃은 것도 모자라 해경 진인과 정예들을 잃었다· 그 공백은 겨우 한 세대 만에 메울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렇게 강호에 큰 변화가 찾아왔다·

기존의 문파들이 봉문에 들어간 사이 수많은 신진 문파들이 두각을 나타냈다· 그들은 기존 문파의 공백을 재빠르게 파고들어 세를 불려 나갔다·

강호에 새로운 바람이 불어왔다· 강호는 변화했고 이제까지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질서가 태동했다·

사람들은 변화를 즐기면서도 북천문을 두려워했다·

현 시대의 패자는 누가 뭐라고 해도 북천문이었다· 일개 문파의 힘이라고 치부하기엔 그들의 저력은 너무나 무서웠기 때문이다·

북천문이 마음을 먹는다면 구대문파 한두 곳이 사라지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그 때문에 많은 이들이 두려움에 떨었다·

특히 강호는 그들에게 빚을 지고 있었다· 북천문의 문주인 진관호가 자결을 택할 때 암묵적으로 동의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그 때문에 진무원이 원한을 가슴에 담아두었을 거라고 생각했다·

십삼 년 전 진관호가 자결할 때 그 자리에 있었던 사람들은 모두 진무원과 북천문이 언제 찾아올지 몰라 두려움에 떨었다· 하지만 북천문은 사람들의 예상과 달리 사천성에 틀어박힌 채 움직이지 않았다·

이상함을 느낀 몇몇 사람이 북천문이 있는 사천성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북천문을 찾아갔다· 하지만 그들이 본 것은 텅 비어버린 전각군뿐이었다·

“북천문이 사라졌다·”

믿기 힘든 소문은 순식간에 천하를 휩쓸었다· 사람들은 소문의 진위를 파악하기 위해 사천성으로 몰려들었다· 하지만 그들이 볼 수 있었던 것은 텅 비어버린 전각군뿐이었다·

“정말이다· 북천문이 사천성에서 사라졌다·”

소문은 사실로 드러났다·

사천성에 있던 청성파와 아미파 그리고 당문도 모르게 북천문이 사라졌다·

사람들은 이제 두려움도 잊고 북천문의 행방을 찾았다· 하지만 그 어디서도 북천문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일 년 이 년··· 시간은 하염없이 흘러갔다·

북천대전이라 명명한 일대 사건이 일어난 지 오 년이 지났을 때 사람들은 더 이상 북천문을 찾지 않았다· 하지만 사람들은 결코 북천문을 잊지 않았다·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북천문은 전설이 되었다·

☆ ☆ ☆

딸그닥!

너른 평원을 가로지르는 마차가 있었다· 두 마리의 말이 끄는 마차에는 짐이 가득 실려 있었다·

마부석에는 죽립을 쓴 남자가 앉아 있었다· 꽤나 먼 길을 왔는지 그가 걸친 피풍의에는 먼지가 두껍게 앉아 있었다· 남자의 옆에는 검 한 자루가 놓여 있었다·

한바탕 모래바람이 불어왔다· 남자는 피풍의에 고개를 묻고 잠시 모래바람을 피했다·

한바탕 모래바람이 지나간 후에야 남자는 죽립을 벗으며 고개를 들었다· 그러자 남자의 얼굴이 드러났다·

이제 이십 대 초반이나 되었을까? 관옥 같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래도 제법 준수한 외모를 가진 남자였다· 날카롭게 뻗은 눈썹 밑에 자리한 맑은 눈동자가 유독 인상적이었다·

“이제 거의 다 왔구나· 휴!”

남자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어디가 끝인지 가늠이 되지 않는 광활한 평원이 눈앞에 펼쳐져 있었다· 사나운 바람이 할퀴고 다니는 이곳은 북방의 평원이었다· 중원에서도 무척이나 멀리 떨어진 곳이었다·

한때 이곳에는 꽤 많은 이들이 상주하기도 했었지만 밀야와의 전쟁이 끝난 후 대부분 중원으로 돌아갔다· 그래서 이곳은 버려진 땅이 되었다· 누구도 찾지 않는····

남자는 잠시 쓸쓸한 눈빛으로 주위를 둘러보다가 다시 마차를 몰았다· 남자가 향한 곳은 북방의 평원에서도 가장 거친 지형으로 악명이 높아 누구도 접근하지 않는 곳이었다·

제대로 된 길조차 없는 곳이었다· 마차가 삐죽 솟아나온 돌 뿌리에 걸려 연신 덜그덕거렸다· 하지만 남자는 투덜거리는 법 없이 묵묵히 마차를 몰았다·

어느 순간 그의 입가에 미소가 떠올랐다·

겉보기에는 그저 평범해 보이는 구릉이었다· 하지만 구릉을 지나자 이제까지의 황량한 풍경과 달리 조그만 호수를 중심으로 짙푸른 녹지가 펼쳐져 있었다· 녹지 위에는 조그만 전각이 한 채 서 있었다· 그곳이 바로 남자의 목적지였다·

남자가 마차의 속도를 높였다·

“응?”

갑자기 남자의 얼굴에 갑자기 이채가 떠올랐다·

그때였다·

“이얏!”

갑자기 기합성과 함께 허공에서 누군가 마차 위로 떨어져 내렸다· 습격자의 손에 들린 검이 날카로운 빛을 발하고 있었다· 검이 노리는 것은 분명 남자였다· 그러나 남자는 당황하지 않고 마부석 옆에 놓인 검을 검집째 들어 습격자의 공세를 막았다·

카카캉!

습격자의 검은 날카로웠다· 하지만 그의 공세는 남자의 엄밀한 검막에 막혀 모조리 무위로 돌아갔다·

휘릭!

남자의 검집이 기묘하게 움직였다· 마치 승천하는 용처럼 무서운 기세로 휘돌던 검집이 어느새 습격자의 검을 내리눌렀다·

“아얏!”

습격자가 검을 놓치며 앳된 비명을 질렀다· 그러자 남자가 습격자를 덥석 껴안았다·

“잡았다·”

“칫!”

남자에게 붙잡힌 습격자가 입술을 삐죽거렸다· 품 안에 잡힌 습격자를 보는 남자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어렸다·

이제 겨우 대여섯 살 정도 되었을까? 눈이 무척 큰 소녀였다· 양 볼은 사과처럼 빨갛고 피부는 눈이 부시게 하얗다· 양 갈래로 땋아 흔들리는 머리는 흑단처럼 검었다·

깨물어주고 싶을 만큼 귀여운 소녀가 남자의 품속에서 양 볼을 잔뜩 부풀리고 있었다· 남자는 그런 소녀의 머리를 마구 헝클었다·

“아야!”

“영령 내 넌 줄 알았다 요 말괄량이·”

영령이라 불린 소녀가 혀를 내밀며 배시시 웃더니 이내 남자의 목을 덥석 껴안았다·

“와아! 곽숙!”

“오랜만이구나 영령아·”

“왜 이렇게 오랜만에 오셨어요? 곽숙·”

“하하! 미안하구나·”

“황 할아버지는요?”

“상단을 호송하는 일 때문에 오지 못하셨단다· 다음에 따로 찾아오겠다고 하셨으니 너무 실망하지 말거라·”

“에이! 황 할아버지도 보고 싶었는데·”

“나는 안 보고 싶었고?”

“헹! 당연히 곽숙도 보고 싶었지요·”

영령이 남자의 목에 매달려 웃었다· 그에 남자가 활짝 웃었다·

남자의 이름은 곽문정 강호에서는 그를 검룡표라고 불렀다· 그는 강호에서도 손꼽히는 후기지수였다·

“형님과 형수님은?”

“안에서 기다리고 계세요·”

“어서 가자·”

곽문정은 영령을 옆에 태운 채 서둘러 말을 몰았다·

전각에 가까워질수록 낯익은 인물들이 또렷하게 보였다·

깊은 바다처럼 한없이 침잠된 검은 눈동자와 오뚝한 콧날 그 아래 자리 잡은 미소 지은 입술의 사내와 눈이 부실 정도로 아름다운 미부가 전각 앞에 서서 곽문정을 바라보고 있었다·

갑자기 영령이 두 사람을 향해 몸을 날렸다·

“아빠 엄마!”

영령의 조그만 몸이 믿을 수 없을 만큼 비쾌하게 쏘아져 나갔다· 허공에서 한 바퀴 돈 영령의 조그만 몸이 무서운 속도로 떨어져 내렸다· 그러나 남자는 손을 뻗어 떨어져 내리는 영령의 몸을 가볍게 잡아 자신의 어깨에 올렸다·

남자의 어깨에 내려앉은 영령이 볼을 비벼왔다·

“아빠!”

남자는 그런 영령의 뺨을 말없이 어루만졌다· 그러자 영령의 얼굴에 기분 좋은 미소가 떠올랐다·

“헤헤!”

그런 소녀의 모습에 남자의 곁에 있던 미부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또 아빠한테 어리광을 피우다니· 아빠가 귀찮아하겠다·”

“아빠는 하나도 안 귀찮아· 그치? 아빠·”

“그럼!”

웃으며 대답하는 남자는 바로 진무원이었다· 그의 곁에 있는 미부는 바로 은한설이었다·

곽문정이 마차에서 내려 다가왔다·

“형님!”

“어서 오거라·”

“다른 분들은요?”

“벌써 와 있다·”

“보고 싶었습니다 형님·”

“안으로 들어가자·”

진무원이 곽문정을 잡아끌었다· 곽문정은 그를 따라가면서 고개를 들어 전각의 현판을 바라보았다·

북천문(北天門)·

세 글자가 선명했다·

안에 들어가자 익숙한 얼굴 몇몇이 그를 보고 웃고 있었다·

하진월 소무상 마도광··· 그리운 얼굴들·

사람들은 모르지만 북천문은 오래전에 해산했다· 대부분의 문도들은 강호로 돌아갔고 오직 몇몇 사람이 일 년에 한 번 모여 이야기를 나눴다·

오늘은 북천문의 회합이 열리는 날이었다·

“제일 어린 녀석이 제일 늦었구나· 벌주로 이 술 한 동이 다 마시거라·”

“하하! 얼마든지 마시겠습니다·”

“강호 제일의 후기지수 검룡표가 술고래라더니 과연 그렇구나·”

“하하하!”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문틈으로 새어 나왔다·

[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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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egend of the Northern Blade

The Legend of the Northern Blade

北剑江湖, 북검전기
Score 8.2
Status: Ongoing Type: Author: , Artist: Released: 2014 Native Language: Korean
For decades, the brave warriors of the Northern Army fought to keep the world safe from the evil Silent Night. But when the fourth-generation leader, Jin Kwan-Ho is accused of colluding with the enemy, he is forced to disband the sect and commit su*cide to protect his son, Jin Mu-Won. With no family and allies left, Mu-Won leads a dreary life under close surveillance… until a surprise attack from the Silent Night gives him a chance to escape to the mountains. There, the young warrior trains to master the fighting techniques of his predecessors, before the mysterious disappearance of a loved one brings him back to the mainland. Follow Jin Mu-Won as he embarks on a journey to avenge his father’s death and take down the villains who threaten to plunge the world into dark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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