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egend of the Northern Blade Chapter 3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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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8화 : 6장 피아를 구별할 수 없기에 더욱 잔혹해진다 (3)

선도(仙桃)는 운중천이 있는 한천에서 남쪽으로 수십여 리 떨어진 조그만 현이었다·

겉보기엔 여타 현과 별다를 곳이 없었지만 이곳은 특별했다· 바로 무적세가가 자리를 잡고 있기 때문이다·

무적세가가 있는 곳이라면 으레 화려하거나 잘 발달된 시가지를 연상하겠지만 실상은 달랐다· 선도현은 무척이나 조용했고 어떤 면에서는 여타 시골 마을과 다를 바 없이 고즈넉했다·

대부분의 명문 정파들이 자리를 잡은 곳이 무척이나 번성한다는 것을 보면 무척이나 이례적인 일이었다·

무적세가는 은둔하는 거인이었다· 그들은 결코 자신의 존재감을 쉽게 드러내지 않았다· 최근에 운중천에 대거 전력을 파견하기 전까지 그들은 세상에 전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었다·

선도 외곽에 자리를 잡고 있는 무적세가· 수백 년의 세월을 고스란히 간직한 듯한 낡은 기왓장과 담장들 그리고 웅장하기 그지없는 전각들의 위용이 사람들의 가슴을 짓누르고 있었다·

다른 장원의 정문이 보통 나무로 만들어진 데 반해 무적세가의 정문은 세 치 두께의 강철을 통째로 주조해 만들었다· 때문에 보통 사람의 힘으로는 여는 것이 불가능한 엄청난 무게를 자랑했다·

강철 문은 무적세가를 상징했다·

무적(無敵)·

감당할 적수가 없다는 것·

저 두꺼운 강철 문을 열어재낄 만한 적이 없다는 것이 무적세가의 자존심이었다·

무적세가는 조용했다· 원래도 조용했지만 병력을 대거 운중천으로 파견한 이후 더욱 조용해졌다· 하지만 그 누구도 무적세가가 쇠락했다거나 약해졌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무적세가는 어디까지나 무적이었다· 다른 문파나 가문이 외부의 경계를 철저히 하는 것과 달리 무적세가는 흔한 경비 무사 한 명 세우지 않았다·

그것이 무적세가의 자존심이었고 다른 이들이 감히 넘볼 수 없는 심리적인 벽이기도 했다·

어둠이 내려앉은 무적세가 곳곳에 횃불이 걸렸다· 서너 명의 무인이 한 조를 이뤄 무적세가 내를 순찰했다· 그렇게 순찰하는 조가 십여 개가 넘었다·

광활한 무적세가를 겨우 열 개의 순찰조로 살핀다는 것은 사실 무척이나 힘든 일이었다· 하지만 순찰을 도는 이들 중 힘들다는 표정을 짓는 이 한 명 없었다· 오히려 그들의 얼굴에는 강한 자부심이 떠올라 있었다·

무적세가 내에는 수십 채의 전각이 존재했다· 처음 무적세가가 이곳에 자리를 잡을 때만 하더라도 전각은 겨우 서너 채에 불과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필요에 따라 전각이 하나둘 늘기 시작하면서 지금은 수십 채가 넘게 불어났다·

각 전각에 딸린 정원과 정자 그리고 연무장까지 더하면 그 넓이가 어마어마했다· 순찰조는 그 모든 영역을 일일이 순찰하고 이상이 있는지 확인해야 했다·

일조는 무적세가 외곽을 순찰하는 임무를 맡았다· 매일같이 하는 임무지만 그들의 모습 어디에도 태만한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순찰 삼조장 구충은 날카로운 시선으로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매일같이 해온 일이었지만 그는 단 한 번도 순찰을 게을리한 적이 없었다·

구충과 순찰 무인들의 뒤쪽으로 소리 없이 접근하는 검은 그림자들이 있었다·

네 개의 그림자 네 개의 손이 허공을 갈랐다· 순간 구충과 순찰 무인들의 목에서 피분수가 치솟아 올랐다·

“컥!”

구충이 목을 부여잡으며 뒤를 돌아봤다· 그러자 복면을 눌러쓴 검은 인영이 보였다· 그의 손에 들린 비수에 붉은 피가 뚝뚝 흘러내리고 있었다· 구충은 그것이 자신의 목에서 흘러나온 피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구충이 양손을 허우적거리다 쓰러졌다· 뒤이어 수하들이 쓰러졌다·

복면을 쓰고 있는 인영들은 구충과 수하들의 시신을 뛰어넘어 무적세가 안쪽으로 뛰어들어 갔다·

사사삭!

그와 같은 인영이 수백이 넘었다· 그리고 밖에서 대기하고 있는 무인들의 수는 훨씬 더 많았다·

그들의 선두에 평범해 보이는 장한이 있었다· 팔짱을 낀 채 무심히 무적세가를 바라보는 장한은 바로 밀야의 야주인 등유명이었다·

그의 뒤에 도열해 있는 이들은 바로 밀야의 무인들이었다· 백야마녀 소금향이 보였고 육마존 중 네 명 그리고 가경의가 있었다· 가용할 수 있는 밀야의 모든 전력이 이곳으로 와 있는 셈이다·

삐걱!

그 순간 둔중한 소리와 함께 굳게 닫혀 있던 무적세가의 철문이 열렸다· 먼저 침투한 침입조가 문을 연 것이다·

수백 년 동안 외인에게 절대 개방되지 않던 무적세가가 속살을 드러내는 순간 등유명의 명령이 떨어졌다·

“모두 공격하라·”

함성이나 환호 따윈 없었다· 그 어떤 소리도 없이 이천 명에 이르는 대병력이 무적세가의 정문을 넘어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등유명의 입가에 차가운 미소가 걸렸다·

“모용율천 어디 그 잘난 면상을 구경해 볼까?”

오늘을 위해 분노를 가슴에 삭였다·

무적세가와 운중천은 지척에 있다· 무적세가가 공격을 받으면 당연히 운중천에서 구원 병력을 급파한다· 하지만 오늘은 그럴 수 없을 것이다· 지금쯤이면 그의 제자 궁문휘가 운중천을 휘젓고 있을 것이다·

가경의가 눈을 빛냈다·

‘소야주가 크게 날뛸수록 운중천에서는 이곳에 신경을 쓰지 못할 것이다·’

오늘 작전을 계획한 것은 가경의였다·

산서성에서 전력을 빼돌려 남하하고 다시 남은 전력 중 일부를 빼서 운중천을 공격하게 함으로써 시선을 집중시킨다· 그사이 남은 전력으로 무적세가를 급습한다는 것이 작전의 요체였다·

그의 작전 때문에 산서성에 남아 있던 전력이 몰살을 당했고 궁문휘가 이끄는 병력도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었다· 어쩌면 궁문휘가 죽을 수도 있었다·

궁문휘가 죽으면 밀야의 미래가 사라진다· 하지만 등유명과 가경의에겐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위험을 무릅쓰고서라도 무적세가와 모용율천을 제거하지 않으면 밀야의 현재가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어떤 희생을 무릅쓰더라도 모용율천만 제거하면 된다· 그만 제거하면 이 전쟁은 우리가 이길 수 있다·’

등유명이 휘적휘적 무적세가를 향해 걸어갔다· 그를 따라 소금향 육마존 중 넷이 걸음을 옮겼다·

문득 등유명이 뒤를 돌아봤다·

“경의야·”

“예! 야주님·”

“너는 여기에 남아 있거라·”

“야주님!”

“너는 군사지 무인이 아니다· 무적세가 내에서의 싸움은 지략이 아닌 무력으로 결정될 것이다· 너는 안전한 곳에서 몸을 지키고 있거라·”

“하지만····”

“명령이다· 여기까지 우리를 데려온 것만으로도 네 할 일은 다 했다· 고맙다 경의야·”

등유명이 미소를 지었다· 그에 가경의가 급히 고개를 숙였다·

“아닙니다·”

“금방 돌아오마· 너는 이곳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거라·”

“알겠습니다· 야주께서 돌아오실 때까지 기다릴 테니 반드시 승리를 가져오십시오·”

“걱정하지 말거라· 반드시 모용율천 그 늙은이의 목을 딸 테니까·”

“믿겠습니다·”

등유명이 손을 흔들며 무적세가의 정문으로 걸어 들어갔다· 가경의는 그 자리에 서서 물끄러미 등유명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으아악!”

“습격이다·”

무적세가에서 비명 소리가 터져 나왔다· 본격적인 격돌이 시작된 것이다· 무적세가에서도 밀야의 습격을 알아차리고 반격에 나섰다· 하지만 그때는 이미 상당한 피해를 입은 후였다·

피의 광기가 가경의가 서 있는 곳까지 휘몰아치고 있었다· 피의 폭풍은 이제 시작이었다·

진무원이 객잔 밖으로 나왔다· 그러자 끈적끈적한 바람이 불어와 그의 전신을 훑었다· 기분 나쁜 느낌에 진무원이 코끝을 찡그렸다·

바람 속에 찐득한 살기와 처절한 광기가 실려 있었다· 한두 명이 발산하는 살기가 아니었다· 최소 수백 명 이상의 정련된 무인들이 발산하는 살기였다·

진무원이 살기의 근원을 찾아 걸음을 옮겼다·

문득 발밑에서 철퍽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내려다보니 조그만 웅덩이에 피가 가득 고여 있었다· 다리를 드니 피가 뚝뚝 떨어졌다·

“음!”

진무원이 침음성을 흘리며 근처의 골목을 바라봤다· 그곳에서부터 피가 흘러나와 웅덩이를 이뤘기 때문이다·

골목길에 들어가니 시신들이 즐비했다· 켜켜이 쌓인 시신에선 벌써 파리가 들끓고 있었다· 운중천의 무인으로 보이는 무인들도 있었지만 일반 백성으로 보이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들은 죽어서도 눈을 감지 못하고 있었다· 부릅뜬 두 눈에는 원독이 가득 어려 있었다·

“휴!”

절로 한숨이 나왔다·

굳이 확인하지 않아도 밀야가 저지른 소행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밀야는 산서성 정양에서 당한 것 그대로 운중천에 돌려주고 있었다·

밀야의 흔적은 다리를 넘어 운중천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운중천으로 들어가는 다리 위에 수많은 이의 시신이 널브러져 있었다· 그들 대부분은 운중천 무인들의 시신이었다·

진무원이 다리 위를 걸어갔다· 평상시라면 삼엄함 경계가 펼쳐졌겠지만 지금은 완벽한 무방비 상태였다· 그 덕에 진무원은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운중천에 입성할 수 있었다·

“이쪽이다· 놈들을 막아·”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해·”

운중천 안에 들어가자 운중천 무인들이 우르르 몰려가는 모습이 보였다·

“누구냐? 네놈도 밀야구나·”

운중천의 무인들이 진무원을 발견하고 달려왔다·

지금 이곳에 있는 자들 중 얼굴이 낯선 자는 밀야의 무인이라고 봐도 무방했다· 그렇기에 그들은 앞뒤 따지지 않고 진무원을 공격했다·

쉬쉭!

살기가 담긴 검풍이 몰아쳤다·

순간 진무원의 몸이 요동쳤다· 두어 번 꿈틀거리는 것 같더니 순식간에 공격해 오는 운중천 무인들 코앞에 나타났다·

“헉!”

예상을 뛰어넘는 진무원의 몸놀림에 운중천의 무인들이 놀라 두 눈을 치켜떴다·

퍼버벅!

운중천의 무인들이 순식간에 전신을 강타당하고 나동그라졌다· 그나마 진무원이 손속에 사정을 두었기에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전신의 뼈가 서너 군데 정도는 부러졌을 것이다·

맨손으로 운중천의 무인을 제압한 진무원이 안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상황은 더 처참했다· 더 많은 시신들이 널브러져 있었고 곳곳에서 격돌하는 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었다·

이제껏 운중천은 단 한 번도 외세의 침입을 받아본 적이 없었다· 강호 무림을 지배하는 상징적인 의미와 그를 뒷받침할 만한 무력을 소유했기에 그 어떤 문파도 감히 운중천을 넘보지 못했다·

단 한 번도 침입을 받아본 적이 없기에 사람들 마음속에 설마 누가 운중천을 침범할까 하는 자만감이 생겼다· 그리고 그런 자만감이 치명적인 틈을 만들었다·

밀야의 무인들은 운중천의 빈틈을 놓치지 않았다· 소수 정예로 이뤄진 그들은 운중천의 허점을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그 때문에 시간이 흐를수록 운중천의 피해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었다·

유독 처참하게 짓이겨진 시신이 눈에 들어왔다· 마치 거대한 철구에 짓이겨진 것처럼 형체조차 구분하기 힘든 시신의 모습에 절로 욕지기가 치밀어 오를 것 같았다·

‘그자인가?’

이곳까지 오는 동안 내내 파괴적인 살육을 자행한 자의 흔적이 보였다·

그는 마치 불공지대천의 원수라도 마주친 것처럼 닥치는 대로 살육을 자행하고 있었다· 유독 그가 지나간 자리가 더 처참하게 파괴되었다·

내성으로 넘어가자 운중천의 무인들과 밀야의 무인들이 싸우는 모습이 보였다· 밀야의 무인 한 명에 운중천의 무인들 서너 명이 달라붙어서 싸우고 있었다·

“놈들은 몇 명 되지 않는다· 합공을 해라·”

“이 이상 놈들이 넘어가게 만들면 안 된다·”

운중천 무인들이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그에 반해 밀야의 무인들은 그 어떤 소리도 내지 않고 무기를 휘둘렀다·

찌르고 베고 부수고····

그에 운중천 무인들의 피해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그때였다·

“이놈들! 멈추지 못하겠느냐?”

창로한 음성과 함께 내성 안쪽에서 두 명의 노인이 달려왔다·

소면적검(笑面赤劍) 유청월과 참마무영객(斬魔無影客) 섭요천이었다· 두 사람 모두 운중천의 십대장로들이었다· 그들은 내성에 있다가 밀야가 침입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급히 달려 나왔다·

두 사람은 밀야에 의해 자행된 학살극을 보고 분노했다·

“흐엇! 적검멸영(赤劍滅影)·”

“마영도도(魔影滔滔)·”

그들이 각자 절초를 펼쳐 냈다· 순식간에 대여섯 명의 밀야 무인이 몸에 구멍이 뻥 뚫린 채로 나가 떨어졌다·

십대장로의 개입을 기점으로 전장이 크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그들의 지휘 아래 운중천의 무인들이 힘을 내기 시작한 것이다·

예상치 못한 밀야의 기습에 큰 피해를 입긴 했지만 이곳은 기본적으로 그들의 안마당이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유리한 것은 운중천이었다·

그 사실을 밀야의 무인들도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초반에 기세를 제압하기 위해 그렇게 발악을 한 것이다·

진무원은 그들을 지나쳐 가려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중년의 미부가 그를 막았다·

“멈춰랏!”

눈부시게 화려한 궁장을 한 여인은 옥화선자(玉花仙子) 빙하운이었다· 그녀 역시 운중천의 십대장로 중 한 명이었다·

그녀가 살기 어린 눈으로 진무원을 노려봤다·

“네놈도 밀야렷다?”

빙하운은 진무원의 대답도 듣지 않고 공격해 왔다· 그녀의 양손이 푸른빛으로 물들더니 가공할 기운을 발산했다·

벽옥수(碧玉手)·

빙하운을 있게 만든 절학이 진무원을 덮쳐 왔다·

‘어쩔 수 없군·’

자신의 전장이 아니었기에 될 수 있으면 싸우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상황이 그럴 수 없게 돌아가고 있었다·

쉬익!

‘피할 수 없다면 부딪쳐 깬다·’

진무원의 손이 허공을 갈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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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egend of the Northern Blade

The Legend of the Northern Blade

北剑江湖, 북검전기
Score 8.2
Status: Ongoing Type: Author: , Artist: Released: 2014 Native Language: Korean
For decades, the brave warriors of the Northern Army fought to keep the world safe from the evil Silent Night. But when the fourth-generation leader, Jin Kwan-Ho is accused of colluding with the enemy, he is forced to disband the sect and commit su*cide to protect his son, Jin Mu-Won. With no family and allies left, Mu-Won leads a dreary life under close surveillance… until a surprise attack from the Silent Night gives him a chance to escape to the mountains. There, the young warrior trains to master the fighting techniques of his predecessors, before the mysterious disappearance of a loved one brings him back to the mainland. Follow Jin Mu-Won as he embarks on a journey to avenge his father’s death and take down the villains who threaten to plunge the world into dark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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