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egend of the Northern Blade Chapter 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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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4화 : 2장 독은 독으로 상대한다 (1)

“큭!”

후폭풍에 휩쓸려 바닥을 나뒹굴던 복면인이 겨우 고개를 들었다· 그런 그의 얼굴에는 불신의 빛이 가득했다·

다른 나한들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먼지를 뒤집어쓴 채 바닥을 나뒹구는 그들의 얼굴에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 떠올라 있었다·

백팔나한 중에서도 최고란 평가를 받는 금강나한들이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었다· 팔이나 다리 혹은 몸통이나 머리 한 곳이 칼로 도려낸 듯 사라졌다· 열네 명의 금강나한 중 움직이는 자는 존재하지 않았다· 그들의 몸에서 산 자의 생기는 느껴지지 않았다·

“이 이럴 수가!”

복면인의 음성이 절로 떨려 나왔다·

믿어지지 않는 광경에 자신의 눈을 믿고 싶지 않았다· 그만큼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충격적이었다· 그의 상식을 송두리째 부정할 만큼·

금강나한 열네 명이면 어지간한 문파 하나 정도는 송두리째 몰살시킬 수 있는 전력이었다· 그런 엄청난 전력이 몰살을 당했다· 그것도 순식간에 말이다·

복면인은 현실을 부정하고 싶었다· 하지만 부정하기에는 눈앞의 광경이 너무 생생했다·

“우웩!”

결국 복면인은 참지 못하고 토하고 말았다· 위장 안의 모든 음식을 토했는데도 속이 울렁거렸다·

금강나한 한가운데 진무원이 홀로 서 있었다· 손에 들려 있던 단봉은 산산이 부서져 흔적조차 보이지 않았다· 누구의 것인지 모를 피를 뒤집어쓴 채 홀로 서 있는 진무원의 모습은 복면인에게 절망만 안겨주었다·

문득 진무원이 복면인에게 고개를 돌렸다· 두 사람의 시선이 허공에서 마주쳤다·

진무원이 입을 열었다·

“당신이었구려·”

순간 복면인이 얼굴을 더듬었다· 언제 벗어 던졌는지 복면 대신 맨살이 느껴졌다· 그제야 복면인은 자신이 맨얼굴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복면인이 눈을 질끈 감았다·

“아미타불!”

애꿎은 불호만 외우는 그는 바로 설공이었다·

불영신승의 제자이자 소림이 내놓은 최고의 기재인 설공· 그가 바로 백팔나한을 이끌고 보광사에 나타난 것이다·

잠시 후 그가 다시 눈을 떴다· 진무원을 볼 면목이 없었지만 그는 소림사의 제자였다· 눈앞에서 열네 명의 금강나한이 죽었는데 언제까지 진무원의 시선을 피할 수는 없었다·

“미안하오 진 소··· 아니 진 문주·”

“이것이 설공 스님의 뜻입니까?”

“그건····”

설공은 변명을 할 수 없었다·

그를 이곳에 보낸 이는 바로 스승인 불영신승이었다· 하늘 같은 스승의 명을 거부할 수는 없었다· 그렇기에 내키지 않은 발걸음을 해야 했다· 하지만 차마 불영신승이 보냈다는 말을 진무원에게 할 수는 없었다·

설공이 애써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미안하다는 말은 하지 않겠습니다·”

“백팔나한까지 데리고 올 정도로 나라는 존재가 소림에 부담이 되었나 보군요· 그도 아니면 불영신승이 저를 눈엣가시로 여겼든지요· 아마 후자일 가능성이 높겠군요·”

“아미타불!”

“그가 백팔나한을 데리고 저를 제거하라고 하던가요?”

“····”

“그렇다면 애꿎은 나한들을 희생시킬 것이 아니라 그가 직접 나섰어야 했습니다· 그랬으면 이들이 이곳에서 죽지 않았을 겁니다·”

“그분의 뜻이 아닙니다· 이건 순전히 제 뜻입니다·”

설공이 목소리를 높였다· 그 역시 불영신승의 결정이 옳지 않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누가 뭐라도 불영신승은 그의 사부였다· 사부가 모욕을 당하는 것을 마냥 지켜볼 수만은 없었다·

진무원의 눈빛이 차가워졌다·

“당신이 불영신승의 제자라 할지라도 백팔나한을 부릴 권한이 없다는 것은 세상이 다 압니다· 백팔나한은 오직 두 사람의 명만 받습니다· 불영신승과 방장· 아닙니까?”

“아미타불! 진 문주는 잔인하군요·”

결국 설공은 솔직히 대답하지 않을 수 없었다· 더 이상 변명을 해봐야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꼴밖에 되지 않는단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설공은 잠시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유독 하늘이 시리게 느껴졌다· 설공은 푸른 하늘을 망막 가득 담았다·

잠시 후 그가 다시 진무원을 바라봤다· 그런 그의 주위로 살아남은 백팔나한들이 몰려들었다·

이제는 백팔나한들도 복면을 벗어 던졌다· 이미 상대가 정체를 알고 있는데 굳이 얼굴을 가리고 있는 것도 우습게 느껴진 것이다·

진무원을 바라보는 백팔나한들의 눈에는 두려움과 분노가 공존하고 있었다· 그들은 열네 명의 금강나한을 몰살시킨 진무원이 무서웠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제 와서 물러설 수도 없었다·

그들은 이미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진무원을 죽이느냐 자신들이 죽느냐만 남았다· 그렇기에 그들은 애써 살기를 북돋았다·

진무원이 설공에게 말했다·

“이대로 돌아갈 수는 없습니까?”

“죄송합니다 진 문주·”

“그렇군요·”

“혹시라도 이곳에서 살아남으면 최대한 빨리 북천문으로 돌아가는 것이 좋을 겁니다·”

“무슨 뜻입니까?”

“주인이 없는 빈집은 노리는 사람들이 많은 법이지요·”

진무원의 표정이 차갑게 변했다· 설공이 말하는 바를 못 알아들을 그가 아니었다·

설공의 말이 이어졌다·

“어쩌면 지금쯤 혈겁을 당하고 있을지도 모르지요·”

“누가 습격에 가담했습니까?”

“진 문주가 생각하는 곳에서 모두 전력을 파견했다고 생각하면 될 겁니다·”

설공이 솔직히 대답했다· 그의 대답에 진무원의 눈빛이 더욱 깊이 가라앉았다· 혹시나 했던 예상이 현실이 된 것이다·

“미안합니다 진 문주· 상황이 이렇게 되어서· 이 죄는 나중에 달게 받겠습니다·”

“미안해하실 것 없습니다·”

“무슨?”

“모용율천과 불영신승은 본 문을 너무 우습게 본 것 같군요· 본 문은 그렇게 약하지 않습니다·”

진무원의 입 꼬리가 비틀려 올라갔다·

북천문에는 은한설이 있다· 또 황철이 있고 능군휘가 있다· 무엇보다 하진월이 있었다· 그가 적들의 함정에 그냥 넘어갔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진무원은 북천문에 대한 걱정을 접었다· 이제 와서 그들을 걱정하느니 이곳의 일을 처리하는 것이 나았다·

설공과 백팔나한이 진무원을 향해 다가갔다· 대화는 끝이 났다· 남은 것은 누가 살아남느냐였다·

“아미타불!”

설공의 불호를 시작으로 다시 진무원과 백팔나한의 싸움이 시작됐다· 설공도 진무원을 향해 몸을 날렸다·

어쩌면 결과가 이미 뻔한 싸움이었다· 금강나한들이 목숨을 잃은 이상 백팔나한진은 온전한 위력을 발휘할 수 없었다· 백팔나한진이 온전했을 때 당해내지 못했던 진무원을 감당할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물러설 수는 없었다·

“아미타불! 북검께 소림의 설공이 가르침을 청하오·”

설공이 진무원을 향해 몸을 날렸다·

진무원과 백팔나한 설공의 격돌에 겨우 흔적만 남아 있던 보광사가 무너지고 있었다·

***

“예상대롭니다· 놈들의 전력이 빠져나갔습니다·”

“확실하겠지?”

“면양 밖으로 나가는 것을 직접 확인했습니다· 북천문은 빈집이나 마찬가집니다·”

“음!”

임호열의 보고에 화중경이 무거운 몸을 일으켰다· 그의 허리에 걸린 화룡대도가 유난히 덜렁거렸다·

“애들은?”

“모두 모였습니다·”

“그럼 빈집을 털러 가볼까?”

화중경의 입 꼬리가 말려 올라갔다·

객잔 밖으로 나갔다· 그 뒤를 임호열이 따랐다·

북명로를 따라 늘어서 있는 객잔들에서 무인들이 한두 명씩 내려왔다· 그들은 자연스럽게 화중경을 따라 북천문으로 향했다· 화중경의 추종자는 급속도로 늘어나서 순식간에 북명로를 가득 채웠다·

화중경의 눈에 살기가 넘실거렸다·

오늘을 위해 꽤나 많은 준비를 했다· 천독전의 독인들을 이용해 북천문의 전력을 밖으로 유인해 내고 사사천과 불귀곡의 정예들을 북천문 몰래 사천성에 잠입시켜야 했다·

모용진이 북천문의 시선을 붙잡아둔 덕에 가능했던 일이다· 그만큼 사천성 내에 북천문의 이목이 촘촘하게 깔려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결국 북천문의 감시망을 피해 전력들을 북명로에 집결시킬 수 있었다·

화중경이 주위를 둘러봤다· 그를 따르는 자들의 수만 칠백여 명이 넘었다· 어중이떠중이 무인들이 아니다· 불귀곡과 사사천에서도 내로라하는 정예들이었다· 어지간한 대문파도 그대로 밀어버릴 엄청난 전력이었다·

화중경의 입가에 미소가 어렸다· 웃음이 전염되었는지 곳곳에서 음소가 흘러나왔다·

“흐흐!”

그들의 눈이 살기로 번들거리고 있었다· 그들은 잠시 후에 있을 살육제를 기대하고 있었다· 그들은 더 이상 자신들의 기세를 숨기지 않고 발산했다·

그들에게 내려진 명령은 간단했다· 북천문에 최대한 타격을 입히는 것· 그로 인해 얼마나 많은 이가 죽어도 상관없었다·

북천문이 가까워졌다· 굳게 닫힌 북천문의 문을 보며 화중경이 손을 들었다· 이제 북천문을 가리키기만 하면 칠백여 명의 무인들이 북천문에 진입할 것이다· 그리고 전력이 빠져나간 북천문에 대살육을 자행할 것이다·

“가자!”

화중경의 손가락이 북천문의 정문을 가리키는 순간이었다·

삐걱!

경첩이 비명을 지르며 북천문의 정문이 활짝 열렸다·

화중경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설마 이 시점에 북천문의 정문이 열릴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문이 열리고 중년의 문사가 모습을 드러냈다· 널찍한 이마에서 부드럽게 흘러내리는 콧날과 얇은 입술 그리고 유달리 하얀 피부가 인상적이었다· 모르는 사람이 봤다면 그저 평범한 문사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화중경은 그의 진실한 정체를 알고 있었다·

“삼뇌서생··· 하진월·”

이제는 북천문의 군사로 더 잘 알려진 인물이다· 하진월 때문에 북천문이 폭발적으로 성장했다는 사실을 화중경은 알고 있었다· 그 때문에 하진월은 무적세가 내에서도 일급 척살 대상이었다·

하진월이 스스로 모습을 드러냈으면 응당 기뻐해야 하지만 화중경의 얼굴은 어두워졌다· 하진월의 뒤로 보이는 검은 그림자들 때문이다· 한눈에 봐도 범상치 않아 보이는 무인들 수백여 명이 하진월의 등 뒤에 도열해 있었다·

화중경이 이를 악물고 하진월을 노려보았다·

“기다리고 있었던가?”

“생각보다 오래 걸렸군· 좀 더 이른 시간에 오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어떻게?”

“조금만 생각해 보면 알 수 있는 일이지· 그렇게 대놓고 본 문의 전력을 빼내려고 유혹하는데 어찌 의심을 하지 않는단 말인가? 역병을 이용한다는 계획은 좋았지만 너무 완벽했어· 너무 완벽하면 오히려 의심을 사는 법이지·”

두 사람은 마치 오랜만에 만난 친구처럼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갔다· 하지만 그와는 반대로 거리에는 지대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었다·

“그래서 전력을 빼돌렸는가? 우리를 끌어들이기 위해?”

“맞네·”

“대단하군· 하나 당신은 큰 실수를 했네·”

“경청하지·”

“바로 우리를 이곳으로 끌어들인 것· 그리고 전력을 분산시킨 것은 큰 실수다·”

화중경이 살기를 피워 올렸다·

북천문의 전력 중 상당수가 면양을 빠져나간 것을 이미 확인했다· 그렇다면 아직 해볼 만했다·

순간 하진월이 시리도록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손을 들었다· 그러자 북명로에 늘어서 있는 객잔의 지붕 위에서 검은 그림자들이 분분히 몸을 일으켰다·

“저들은?”

임호열의 눈가가 파르르 떨렸다· 몇몇 무인들의 얼굴이 눈에 익었다· 그가 직접 면양 밖으로 나가는 것을 확인했을 때 본 얼굴들이었다·

“이런 교활한····”

임호열이 하진월의 심계에 치를 떨었다·

면양 밖으로 전력을 내보내는 척하면서 다시 불러들인 것이 분명했다· 그것도 임호열의 감시를 피해서 말이다·

화중경이 급히 주위를 둘러봤다· 북명로 좌우에 늘어서 있는 객잔들이 문을 굳게 걸어 잠그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골목길도 어느샌가 막혀 있어 퇴로가 보이지 않았다·

“북명로 전체가 죽음의 함정인 셈인가?”

화중경이 혀를 찼다·

그제야 그는 북명로 전체가 북천문의 관리하에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런 줄도 모르고 외부에서 들어온 무인들이 북명로에 있는 객잔 안에 묵었으니 사소한 정보 하나까지도 모두 하진월의 귀에 들어갔을 것이다·

“큿! 꼭두각시놀음을 제대로 했군· 하지만 그렇다고 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을 것이다·”

화중경은 자신과 함께 온 전력을 믿었다· 불귀곡과 사사천에서도 내로라하는 정예들이다· 그에 비하면 북천문은 이제 발돋움을 시작한 신생 문파 격이 다를 수밖에 없었다·

화중경이 소리쳤다·

“공격한다·”

“와아아!”

이제껏 숨을 죽이고 있던 무인들이 일제히 북천문을 향해 쇄도했다·

그 순간 하진월이 명을 내렸다·

“북천문의 존재를 알리는 첫 번째 전쟁입니다· 포로는 필요 없습니다·”

차가운 명령이 떨어지는 순간 북천문의 고수들이 그를 지나쳐 무인들을 향해 달려갔다·

촤아앙!

그들이 북명로 한가운데서 격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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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egend of the Northern Blade

The Legend of the Northern Blade

北剑江湖, 북검전기
Score 8.2
Status: Ongoing Type: Author: , Artist: Released: 2014 Native Language: Korean
For decades, the brave warriors of the Northern Army fought to keep the world safe from the evil Silent Night. But when the fourth-generation leader, Jin Kwan-Ho is accused of colluding with the enemy, he is forced to disband the sect and commit su*cide to protect his son, Jin Mu-Won. With no family and allies left, Mu-Won leads a dreary life under close surveillance… until a surprise attack from the Silent Night gives him a chance to escape to the mountains. There, the young warrior trains to master the fighting techniques of his predecessors, before the mysterious disappearance of a loved one brings him back to the mainland. Follow Jin Mu-Won as he embarks on a journey to avenge his father’s death and take down the villains who threaten to plunge the world into dark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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