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egend of the Northern Blade Chapter 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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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8화 : 6장 옛 인연이 이어지나, 마냥 반갑지만은 않다 (3)

은한설과 한선우는 눈앞에 흐르는 커다란 강을 바라보았다· 강폭이 족히 삼백여 장은 넘어 보였다· 다행히 그리 멀지 않은 곳에 강을 오가는 배가 묶여 있는 나루터가 보였다·

나루터에는 사공으로 보이는 오십 대 초반의 장년인이 앉아 있었다· 장년인은 배 위에 앉아 멍하니 강가를 바라보고 있었다·

한선우가 장년인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다·

“저기 강을 건너려고 하는데 지금 배를 띄울 수 있습니까?”

“물론이오·”

사공이 반색을 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강을 건너는 사람들을 태워주거나 강에 사는 고기를 잡아먹고 살았는데 근래 들어 강을 건너려는 사람이 없어 수입이 크게 준 상태였다·

사공이 배를 띄우며 말했다·

“얼른 타시구려·”

“알겠습니다·”

한선우가 먼저 배에 타고 그 뒤를 은한설이 따랐다·

“허!”

인간 같지 않은 은한설의 외모에 사공이 자신도 모르게 탄성을 내뱉었다·

어린아이의 외모에서 벗어난 은한설은 그야말로 신비한 외모를 소유하고 있었다· 더군다나 그녀에게서는 범접할 수 없는 기품이 흘러서 절로 경외심이 들게 만들었다·

‘정말 아름답구나·’

시골 무지렁이에 불과한 그가 언제 은한설같이 아름다운 여인을 보았을까? 그녀의 눈에 비친 은한설은 그야말로 월궁의 항아보다 아름다웠다·

하지만 은한설보다 더 그를 놀라게 한 것은 커다란 황소였다· 보통 소의 두 배는 됨직한 황아가 올라타자 배가 금방이라도 기울듯 뒤뚱거렸다·

“서 설마 이 황소도 데리고 갈 거요?”

“그렇습니다· 배에 타고 있는 동안은 얌전히 있을 테니 걱정하지 마십시오·”

한선우의 대답에도 사공은 불안한 표정을 지우지 못했다· 혹시라도 황아가 미쳐 날뛰면 모두가 물에 빠져 죽은 목숨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의 걱정과 달리 황아는 배 위에서 얌전히 있었다·

‘허 영물인가 보구나?’

무지렁이인 사공조차 황아가 보통의 황소가 아님을 깨달았다· 그는 서둘러 노를 저었다·

은한설은 배에 앉아 주변의 풍경을 바라보았다·

이제 여름도 확실하게 끝났는지 제법 공기가 차가웠다· 그러고 보니 울긋불긋 단풍도 조금씩 보이는 것 같았다·

예전 같았으면 절대 보이지 않았을 풍경이 보이기 시작했다· 은한설도 이제 그런 자신의 변화를 자각하고 있었다·

은혼심결(銀魂心決)을 익히면서 인간의 감성을 잃어버렸던 자신에게 변화가 일어났다· 삼 년 전 사건을 겪으면서 그녀의 가슴속에서 무언가 변화의 싹을 틔웠다·

이제 그녀는 주변의 변화를 실감할 수 있었고 타인의 아픔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런 그녀의 변화는 너무나 극적이었지만 그 사실을 알아차린 이는 몇 명 되지 않았다· 기껏해야 진무원과 하진월 등 극소수에 불과할 뿐이다·

‘아직도 밀야에 있었으면 나는 이런 감정을 절대 느끼지 못했겠지·’

그래서 은한설은 밀야를 나온 것을 후회하지 않았다· 밀야에 있었다면 더 많은 것을 희생하고 살아야 했을 테니까·

배는 금방 출발했다· 배가 강을 삼분지 일쯤 건너갔을 때 한선우가 입을 열었다·

“이제 부현이 머지않았네요·”

“소군사의 고향이 이 근처라고 했지?”

“네! 이틀 정도만 말을 달리면 도착할 수 있는 조그만 마을입니다·”

“들르고 싶지는 않아?”

“지금은 들르고 싶지 않네요·”

“왜?”

“그냥 지금은 가볼 용기가 없어요· 나중에 더 잘돼서 가보려구요·”

“그런가?”

은한설이 미소를 지었다· 왠지 한선우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때였다·

“으힉! 시 시체다·”

사공이 갑자기 강의 북쪽을 보며 경기를 일으켰다·

은한설과 한선우의 시선이 절로 사공이 바라보는 곳을 향했다· 두 사람이 동시에 얼굴을 찌푸렸다·

강을 따라 시신이 떠내려오고 있었다· 한두 구가 아니다· 언뜻 보아도 강 위에 떠 있는 시신의 수가 수십이 넘어 보였다· 그들의 몸에서 흘러나온 피가 강을 붉게 물들였다·

“이게 무슨 일이야?”

사공이 그 참혹한 모습에 넋을 잃었다·

시신이 가까이 떠내려올수록 짙은 피비린내가 후각을 자극했다· 은한설과 한선우는 미간을 찌푸린 채 떠내려오는 시신을 바라보았다·

한선우는 그중 배에 가까이 접근한 시신의 복장을 자세히 살폈다·

“아무래도 이들의 복장을 보니 석가장(石家莊)의 무인들 같네요·”

“석가장?”

“예! 호남성의 성도인 장사(長沙)에 자리를 잡고 있는 거대 가문이에요· 비록 오대세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그래도 삼백 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해요· 막대한 금력을 바탕으로 호남성의 상권을 완벽하게 장악하고 있기에 누구도 무시 못 하는 힘을 갖고 있다고 해요·”

“석가장의 무인이란 것은 어떻게 알아본 것이냐?”

“석가장의 무인들이 외부로 나갈 때는 독특한 표시를 갖고 다닌다고 해요· 바로 이들의 허리에 달려 있는 동패예요· 동패에는 이들의 이름과 직책이 적혀 있죠· 이들의 동패에는 석가장의 추혼대(追魂隊)라고 적혀 있네요·”

“추혼대?”

“석가장에 큰 손해를 입혔거나 생사대적 등을 상대할 때 동원되는 정예 조직이라고 사부님이 말씀하셨어요·”

“그렇구나·”

은한설이 고개를 끄덕였다·

한선우는 나이는 어리지만 하진월의 가르침을 받아 폭넓은 지식을 가지고 있었다· 특히 강호의 문파들에 대해서 소상이 알고 있었다· 강호를 살아가는 군사가 제일 먼저 알아두어야 할 덕목이었기 때문이다·

“응?”

그때 은한설의 눈에 이채가 어렸다·

“왜 그러세요?”

“잠깐만····”

은한설은 대답대신 손을 뻗어 시신을 배 위로 끌어 올렸다·

“왜 왜 그러십니까?”

그렇지 않아도 겁에 질려 있던 사공이 기겁을 했다· 하지만 은한설은 아랑곳하지 않고 시신의 상처를 자세히 살폈다·

은한설의 눈빛이 변했다·

석가장 무인의 시신은 무척이나 참혹했다· 특히 가슴 부분이 움푹 함몰된 채 뼈가 근육을 뚫고 나와 있어 더욱 참혹하게 보였다·

“어 어떻게 하면 시신이 이렇게 되죠? 나는 우욱····”

한선우가 갑작스러운 구역질을 참지 못하고 배 밖에 토했다· 잠시 후 그가 고개를 들었을 때 얼굴이 핼쑥하게 변해 있었다· 하지만 은한설은 한선우에게 눈길 한번 주지 않은 채 중얼거렸다·

“막대한 압력으로 상대의 내부 장기를 파괴하는 내가중수법·”

내가중수법 자체가 평범한 수법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펼치는 사람이 아예 없는 것도 아니었다· 당장 강호만 통틀어봐도 내가중수법을 이 정도로 펼칠 수 있는 무인의 수만 백 명이 가볍게 넘어갈 것이다·

은한설이 집중한 것은 내가중수법 이면에 숨어 있는 지독한 효율성이었다· 보통의 내가중수법은 막대한 내공의 소모를 요하기 때문에 평상시 쉽게 펼치기 힘들다· 하지만 지금 강을 떠내려오는 시신들 대부분은 내가중수법에 당한 흔적이 남아 있었다·

수십 구의 시신을 한꺼번에 내가중수법으로 격살하는 것은 매우 특별한 무공을 익혔을 때나 가능한 일이다· 그리고 은한설은 그런 무공을 익힌 자를 알고 있었다·

‘설마····’

은한설은 자신의 생각을 부정했다· 중원이 얼마나 넓은데 하필 이런 곳에서 만난다면 그야말로 신의 장난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은한설은 시신을 다시 강으로 집어넣었다· 그녀의 모습을 조용히 지켜보던 한선우가 물었다·

“혹시 아는 사람의 소행인가요?”

“글쎄! 아직은 확신하지 못하겠구나·”

은한설이 고개를 저었다·

아직은 확실한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섣불리 단정할 이유가 없었다·

“일단은 이곳을 빨리 빠져나가는 것이 급선무겠네요· 괜히 강호의 은원에 휩쓸려서 좋을 것이 없으니까요·”

“그래!”

배가 강 건너에 도착하자 두 사람은 서둘러 셈을 치르고 자리를 뜨려고 했다· 하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으악!”

“괴 괴물이다·”

강기슭 언덕 위쪽에서 사람들의 비명 소리가 울려 퍼졌다· 언덕 위쪽이라 보이지 않았지만 짙은 피비린내와 사람들의 비명 소리가 치열한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고 알려줬다·

“그럼 저는 이만····”

두 사람을 내려준 사공이 서둘러 다시 반대편으로 향했다· 괜히 강호인들의 분쟁에 끼어들고 싶지 않았다· 강호인들이 사람을 쉽게 죽이는 것은 사공이 더 잘 알고 있었다· 강호인들과 엮이는 것은 절대 사절이었다·

“휴!”

은한설이 나직이 한숨을 내쉬었다·

이제 와서 뒤돌아 가는 것은 너무 늦었다· 그렇다고 돌아갈 수도 없었다· 자신이 돌아갈수록 진무원을 만나는 것이 늦어지기 때문이다·

은한설이 한선우에게 말했다·

“가자·”

“네!”

한선우가 힘차게 대답했다·

정체를 모르는 무인들이 싸우고 있단 사실에 겁도 살짝 나는 것이 사실이었지만 그는 은한설을 믿었다· 그의 사부인 하진월도 인정하는 사람이 바로 은한설이었다·

두 사람은 백사장을 떠나 언덕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다행히 그들이 언덕 위에 도착했을 때는 싸움이 끝났는지 더 이상 병장기가 부딪치는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대신 언덕 위에 석가장 출신 무인들의 시신이 이십여 구나 나뒹굴고 있었다· 그들의 가슴은 강에서 보았던 다른 이들처럼 움푹 함몰되어 있었다·

바닥엔 피 웅덩이가 고여 있었고 무인들이 썼던 병장기가 수수깡처럼 박살 나 널브러져 있었다· 그 참혹한 모습에 한선우는 다시 한 번 토악질을 할 뻔했다·

“도 도대체 상대가 누구기에 석가장이 이렇게 엄청난 희생을 치르면서까지 집요하게 추적을 할까요?”

바닥에 나뒹구는 시신들은 모조리 석가장의 추혼대 무인들이었다· 이렇게 엄청난 희생을 치르면서까지 집요하게 추적하는 대상이 궁금해졌다·

석가장은 기본적으로 상가(商家)였다· 상인이 주축을 이룬 가문인 만큼 이득이 없는 일에는 절대 나서지 않았다· 그런 그들이 이렇게 엄청난 희생을 치르면서도 물러서지 않는다는 것은 그만큼 뼛속 깊은 원한이 있다는 뜻이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석가장에 그만한 원한을 산 자가 있는지 쉽게 떠오르지 않았다· 한선우는 고개만 갸웃거리며 걸음을 옮겼다·

배에서 내린 직후부터 은한설은 입을 굳게 다문 채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한선우도 무거워진 그녀의 분위기를 눈치채고 입을 다물었다·

두 사람은 말없이 걸음을 옮겼다· 다행히 더 이상 시신은 보이지 않았다· 아무래도 석가장의 추혼대가 전멸한 것 같았다· 한선우는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한선우는 자신의 생각이 틀렸음을 인정해야 했다·

“이곳이다· 놈이 이곳으로 도주했다·”

“놈이 부상을 입었다·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다시 사람들의 목소리와 병장기 부딪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한선우가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들어 은한설을 바라보았다· 은한설의 눈빛은 그 어느 때보다 차갑게 가라앉아 있었다·

“저····”

심상치 않은 그녀의 분위기에 한선우는 말을 걸려다말고 입을 꾹 다물었다·

병장기 부딪치는 소리가 점점 더 커지고 있었다· 은한설의 발걸음이 절로 그쪽을 향했다· 한선우는 입술을 꾹 깨문 채 그녀의 뒤를 따랐다· 겁이 났지만 은한설을 믿었다·

지금은 밀야에서 나왔지만 한때는 사대마장 중 한 명이었던 은한설이다· 순수한 무력만을 따지만 그녀에게 맞설 자는 천하에 그리 많지 않았다·

얼마나 걸었을까? 갑자기 너른 공터가 나타났다· 공터 안에서는 석가장 스무 명의 무인들이 단 한 명의 무인을 합공하고 있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통 검은 피풍의를 뒤집어쓰고 있는 무인이었다· 언뜻 보면 마치 검은 그림자같이 보였다· 그의 전신에서는 무서운 사기(邪氣)가 폭발적으로 흘러나왔다·

휘류류!

그의 몸을 감싸고 있던 사기가 확장되는 순간 석가장의 무인들이 급히 뒤로 물러났다· 하지만 확장되었던 사기는 그리 오래가지 않고 다시 무인의 몸으로 흡수되었다·

“지금이다·”

석가장의 무인들이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다시 달려들었다· 그들은 무인의 사기에 수많은 동료들을 잃었다· 하지만 그들의 희생은 헛되지 않아 석가장의 무인들은 검은색 일색의 무인을 상대할 방법을 찾아냈다·

그 때문에 검은 일색의 무인의 전신에도 상처가 하나둘씩 늘어나고 있었다·

그를 보는 순간 은한설의 눈빛이 흔들렸다·

천하에 수많은 무인이 존재하지만 저렇게 뚜렷한 특징을 가진 무인은 단 한 명밖에 없었다·

“사··· 령·”

그녀의 입술을 비집고 나직한 음성이 흘러나왔다·

이제는 끊어졌다고 생각한 과거의 인연이 다시금 이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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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egend of the Northern Blade

The Legend of the Northern Blade

北剑江湖, 북검전기
Score 8.2
Status: Ongoing Type: Author: , Artist: Released: 2014 Native Language: Korean
For decades, the brave warriors of the Northern Army fought to keep the world safe from the evil Silent Night. But when the fourth-generation leader, Jin Kwan-Ho is accused of colluding with the enemy, he is forced to disband the sect and commit su*cide to protect his son, Jin Mu-Won. With no family and allies left, Mu-Won leads a dreary life under close surveillance… until a surprise attack from the Silent Night gives him a chance to escape to the mountains. There, the young warrior trains to master the fighting techniques of his predecessors, before the mysterious disappearance of a loved one brings him back to the mainland. Follow Jin Mu-Won as he embarks on a journey to avenge his father’s death and take down the villains who threaten to plunge the world into dark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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