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egend of the Northern Blade Chapter 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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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3화 : 5장 남이 모르는 모습도 있다 (1)

진무원의 대답에 어이가 없는지 잠시 멍하니 서 있던 현현소가 갑자기 앙천광소를 터뜨렸다·

“그것참 대단하구나· 네가 나를 죽인다고? 크하하!”

그의 웃음에 대기가 요동쳤다· 공야경마저 안색이 살짝 변할 정도로 강력한 기운이 담긴 광소였다· 하지만 진무원의 안색엔 변화가 없었다·

현현소의 눈빛이 차가워졌다· 진무원이 진심이라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현현소와 만추산이 싸우는 것을 지켜본 진무원이었다· 진무원은 내심 그들이 양패구상하기를 바랐다· 하지만 공야경의 합류로 만추산이 죽임을 당했다· 상황이 변한 것이다· 그래서 나설 수밖에 없었다·

“감히 네 능력으로 나를 죽일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

“어쩌면····”

“그것참 대단하구나· 그런 자신감이라니· 나를 죽이고자 하는 이유가 무엇이냐 단천운?”

“그건 내 이름이 단천운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단천운이 아니다?”

현현소의 눈에 이채가 떠올랐다·

“그렇습니다·”

“그럼 너의 진명(眞名)이 무엇이더냐?”

진무원이 잠시 눈을 감았다·

지난 삼 년 동안 자신의 이름을 숨기고 살았다· 본의 아니게 죽은 자가 되어야 했으며 역사의 이면에서 운중천의 행태와 전쟁을 지켜봐야 했다·

그가 없어도 세상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여전히 똑같은 모습 똑같은 풍경이 매일같이 반복되고 있었다· 거짓과 음모로 세상을 지배하고 하루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어긋난 세상· 아마 앞으로도 그런 상황은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다·

차라리 그런 세상을 모른 척하고 살아가는 것이 편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의 가슴은 언제나 세상을 향해 열려 있었다·

운중천이 만든 세상은 그를 버렸을지 몰라도 그는 세상을 버리지 않았다·

진무원이 입을 열었다·

“내 이름은 진무원입니다·”

“진무원?”

순간 현현소의 눈가가 파르르 떨렸다· 그는 자신이 잘못 들은 것이 아닌가 싶어 진무원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진무원의 얼굴이 뚜둑 하는 소리와 함께 이리저리 움직이더니 본래의 모습으로 변했다·

그제야 현현소는 진무원의 말이 진실임을 깨달았다·

“너 죽지 않았더냐?”

“그럴 뻔했습니다만 악착같이 살아남았습니다·”

“허! 네가 제대로 뒤통수를 치는구나· 설마 살아서 단천운으로 위장하고 있을 줄이야·”

“살아남으려니 어쩔 수 없더군요·”

“그렇게 악착같이 살아남았으면 그냥 은둔을 택할 것이지 뭐하러 세상에 기어 나온 것이냐? 차라리 세상과 담을 쌓고 살아갔으면 끈질긴 목숨 보존할 수 있었을 텐데·”

“그러려고도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럴 수가 없더군요·”

“왜냐?”

진무원이 미소를 지었다· 담담한 미소였지만 묘하게도 현현소의 신경을 거슬렸다·

“열 받더군요· 이 거지 같은 세상에서 내 자신을 죽이고 살아야 한다는 사실이·”

“그래서 뒤집어보겠다?”

“그렇습니다·”

“그런 걸 망상이라고 부른다· 결코 이뤄질 수 없는 꿈이지· 너는 당장 오늘 이곳에서 살아 나가는 것을 걱정해야 할 것이다·”

현현소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공야경이 진무원의 뒤쪽을 막아섰다·

겉으로 표 내진 않았지만 공야경은 상당히 놀라고 있었다·

‘진무원 북천문의 후예라니····’

밀야의 숙적이 바로 북천문이다· 지금이야 운중천과 전쟁을 벌이고 있지만 그것도 북천문이 없기 때문이었다· 북천문이 건재할 때는 그들의 벽에 막혀 남진이 번번이 좌절되었다·

그 때문에 밀야의 무인들은 북천문을 누구보다 증오했으며 역설적으로 존경했다· 그만큼 숙적으로 인정한 것이다·

공야경 역시 마찬가지였다· 밀야 내에 암약하는 무적세가의 세작이었지만 북천문만큼은 인정했다· 그래서 진무원이 죽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묘한 상실감을 느꼈었다·

그 역시 산전수전 다 겪은 무인 한데 진무원을 안내하면서도 이상한 점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 그만큼 진무원은 자신의 존재감을 완벽하게 숨겼다·

‘소름이 다 끼치는구나· 이렇듯 완벽하게 세상을 속이다니· 어쩌면 무적세가의 가장 큰 적은 밀야가 아니라 저자일지도 모르겠구나·’

예전에 활동할 때도 가공할 무력을 소유했던 진무원이다· 삼 년이란 시간이 지난 지금 그가 어느 정도의 무력을 소유하고 있을지 쉽게 가늠이 되지 않았다·

공야경이 문득 자신의 손을 내려다보았다· 미세한 경련이 일어나고 있었다· 심장 또한 평소보다 거세게 뛰고 있었다· 공야경은 자신이 흥분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운중천과 밀야와의 전쟁 때문에 차갑게 식어버린 마음이 다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었다· 설랑검을 잡은 손에 힘이 절로 들어갔다·

‘진무원!’

그때였다·

“자네는 놈의 퇴로만 막도록· 놈은 나 혼자 상대하겠다·”

현현소의 음성이 공야경의 귓전에 울려 퍼졌다· 공야경은 아쉬운 마음을 감추며 뒤로 물러났다·

진무원을 바라보는 현현소의 눈에 살기가 넘실거렸다· 만추산은 분명 까다로운 상태였다· 하지만 그의 승부욕을 모두 끌어내기엔 부족했다· 그래서 공야경이 협공을 하는 것을 거절하지 않았다· 하지만 진무원은 달랐다·

진무원은 눈에 들어간 모래 알갱이 같아서 자신의 손으로 직접 해결해야 했다· 무엇보다 진무원을 단숨에 격살해서 북천문의 흔적을 완전히 지우고 싶었다· 바로 자신의 손으로·

“네놈의 검공이 제법이라 들었다· 어디 한번 마음껏 펼쳐 보려무나·”

현현소가 양손을 활짝 펼쳤다· 자신감의 표현이었다·

진무원은 사양하지 않았다· 그가 장봉의 결합을 풀자 두 개의 단봉으로 나뉘었다· 진무원은 그중 하나를 버리고 나머지 하나만을 들었다·

진무원은 단봉을 든 채 가벼이 발걸음을 옮겼다· 모르는 사람이 봤다면 유유자적 산책하는 모습으로 보일 만큼 여유가 있었다· 그런 진무원의 모습에 현현소의 입꼬리가 씰룩거렸다·

“건방진!”

살아 있는 재앙이라 불리는 만추산조차 긴장감을 감추지 못했는데 애송이에 불과한 진무원에겐 그런 기색조차 없었다· 어찌 보면 자신을 우습게 보는 것 같아 기분이 더 나빠졌다·

현현소는 진무원을 갈가리 찢어 죽이겠다고 결심했다· 그래야 더러운 기분이 조금이라도 풀릴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 순간이었다· 갑자기 진무원의 모습이 그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진무원이 다시 나타난 곳은 바로 그의 오른쪽이었다·

쉬익!

진무원의 단봉이 무서운 속도로 날아왔다· 초절정의 고수라도 당황할 수밖에 없는 공격이었다· 하지만 상대는 현현소였다·

까앙!

순간적으로 현현소의 몸 주위에 묵빛 강기막이 형성되며 진무원의 단봉을 튕겨냈다· 뒤이어 현현소의 반격이 시작됐다·

허공을 그의 손바닥이 가득 채웠다· 삼십육마령수 중 가장 강력한 위력을 가진 암향표설(暗香俵雪)의 초식이었다·

따다다당!

손바닥과 진무원의 단봉이 격돌하며 불꽃이 튀었다·

그것이 시작이었다· 두 사람이 대지를 누비며 곳곳에서 격돌했다· 동쪽에서 싸우던 두 사람이 눈 깜짝할 사이에 서쪽에서 나타나 그곳을 초토화시켰다·

현현소가 어떤 공격을 하든 진무원이 만들어낸 검벽을 뚫지 못했다· 진무원의 검술은 무척이나 표홀했다·

점과 점을 잇는 최단 거리로 쏘아져 오는 단봉은 천하의 현현소도 긴장을 바싹 해야 할 만큼 무서웠다· 진무원의 검은 집요하게 현현소의 요혈을 노렸고 현현소의 양손은 무시무시한 파괴력이 담긴 묵빛 강기를 쉴 새 없이 쏟아냈다·

진무원의 단봉이 종횡으로 그어졌다·

스가악!

비단 폭이 찢어지는 듯한 파공성이 연신 공기 중에 울려 퍼졌고 두 사람의 옷은 걸레 조각을 연상시킬 만큼 형편없이 찢어져 나갔다·

쿠콰콰!

현현소의 몸 주위로 묵빛 기류가 회오리처럼 몰아쳤다·

암천신마공을 극성까지 익혔을 때 나타나는 반탄강기였다· 현현소의 내력이 집약된 반탄강기는 상상을 초월하는 위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의 몸을 휘도는 묵빛 기류는 그 어떤 명검보다 날카로웠다· 살짝이라도 스치는 순간 뼈와 살이 분리되며 고통을 느낄 사이도 없이 절명하고 만다·

수백 수천의 묵빛 줄기가 모여 이뤄진 것이 바로 현현소의 반탄강기였다· 단연 공격력이나 파괴력만큼은 강호 최고라 평가받고 있었다·

콰앙!

현현소가 반탄강기를 두른 채 온몸으로 진무원을 덮쳐 왔다· 진무원은 무리하게 공격을 받는 대신 부드럽게 흘려보내려 했다· 하지만 현현소는 백전의 노장이었다·

그는 진무원의 의도를 눈치채고 공력의 운용 방식을 바꿨다· 순식간에 오른쪽으로 휘돌던 반탄강기의 흐름이 반대로 바뀌었고 막대한 접인력(椄引力)이 생성되었다· 그 때문에 진무원의 의도와는 반대로 현현소의 몸이 그대로 직격했다·

쾅!

진무원의 몸이 뒤로 훌훌 날아갔다· 급히 단봉으로 막았음에도 막대한 충격파가 전신을 관통한 것이다·

온몸이 부서질 듯 고통스러웠다· 이 정도의 고통을 느껴본 것은 근래 들어 처음이었다· 멸천마영검이 새로운 경지에 접어들면서 더 이상 자신을 헤할 수 있는 존재는 없으리라 생각했다· 그런 자신감은 무당파의 적엽진인을 이기면서 최고조에 달했다·

적엽진인을 이겼으니 다른 아홉 하늘을 상대하는 것도 그리 어렵지 않으리라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현현소를 상대하면서 진무원은 자신이 얼마나 어리석은 생각을 했는지 알 수 있었다·

현현소와 적엽진인의 수준은 비슷했다· 하지만 두 사람에겐 결정적인 차이가 있었다· 바로 무력의 운용이었다·

적엽진인이 상식에서 벗어나지 않는 정통적인 무인이라면 현현소는 이기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승부사였다·

같은 무공이라도 효율적으로 사용할 줄 알았고 주위의 환경조차 자신에게 유리하게 이용했다· 진무원과 싸울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진무원이 쉽게 예상하기 힘든 변칙적인 방법을 총동원했다·

쾅쾅!

현현소의 몸에서 강기가 기둥처럼 뻗어 나와 진무원을 강타했다· 진무원이 강기를 튕겨냈지만 막대한 충격에 내장이 진탕되었다·

진무원의 눈빛이 변했다·

그는 이제까지 하던 것처럼 평범한 검초로는 현현소를 어찌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현현소는 단순히 무공만 강한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싸울 줄 아는 싸움꾼이었다· 그런 자를 상대로 평범한 검초를 쓰는 것은 무의미했다·

진무원의 기세가 일변했다· 현현소는 그런 변화를 즉각 알아차렸다·

순간 멸천마영검이 펼쳐졌다·

쉬가악!

일초식인 유성혼(流星魂)이었다·

유성이 땅에 떨어지듯 검이 섬전이 되어 현현소를 강타했다· ‘쩌엉’ 하는 소리와 함께 현현소의 몸이 뒤로 밀렸다· 그의 몸을 휘돌고 있던 반탄강기 역시 크게 출렁였다·

진무원은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단천해(斷天海)와 폭우림(暴雨林)을 연이어 펼쳤다·

창공이 갈라지고 그 사이로 검의 비가 떨어져 내렸다· 천하의 현현소도 더 이상 진무원에게 근접하지 못하고 멀찍이 떨어져 회피하기 바빴다·

투투투퉁!

연신 쏟아져 내리는 검의 비에 그의 반탄강기가 위태롭게 흔들렸다·

멀찍이 떨어져 그 광경을 바라보던 공야경의 안색이 변했다·

“아!”

절로 탄성이 터져 나왔다·

그만큼 진무원이 펼치는 검식은 그에게 새로운 세상을 보여주었다·

“이것이 북천문의 무공 진무원의 진신 실력인가? 무섭구나 무서워!”

공야경은 입술이 바싹 타는 것을 느꼈다·

진무원은 그의 상식을 뛰어넘는 무위를 소유했다· 저렇게 젊은 나이에 상식을 초월하는 무공을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어떻게 해야 하나?”

그에겐 두 가지의 선택지가 있었다·

하나는 만추산을 상대할 때처럼 현현소와 함께 합공을 펼치는 것· 또 하나는 이대로 운중천의 진영으로 넘어가 진무원의 정체를 알리는 것·

선택하는 것은 간단했다· 결정만 하면 된다· 그 어떤 것이든 그에겐 부담이 없었다· 하지만 그는 망설이고 있었다·

이 싸움의 끝을 자신의 두 눈으로 보고 싶다는 생각이 열망이 그의 가슴을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스로도 이해할 수 없는 감정이었다·

그 순간 현현소의 다급한 전음성이 그의 귓전에 울려 퍼졌다·

[아무래도 협공을 해야겠다· 어서 빨리 합류하라·]

그렇게 위세가 등등하더니 싸움이 불리해지는 듯하자 현현소가 도움을 청했다· 그만큼 위기감을 느낀 것이 분명했다·

문득 환멸감이 밀물처럼 밀려왔다·

“나는····”

그의 눈빛이 변했다·

밀야에서 태어나 밀야의 무인으로 살아왔다· 밀야에 대한 자부심도 그만큼 강했다· 하지만 운중천의 명을 들어야 하는 신세가 되면서 그의 마음속에는 갈등의 불씨가 피어났다·

밀야 구성원으로서의 삶 그리고 세작으로서의 임무·

그 사이에서 공야경은 번민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그는 결정을 내렸다·

“나는··· 무인이다·”

그를 얽어매던 모든 것을 내던졌다· 그러자 속이 후련해졌다·

그는 이제 담담한 시선으로 전장을 바라볼 수 있었다· 방금 전과 지금의 그는 전혀 다른 사람이었다·

공야경이 현현소에 전음을 보냈다·

[이 싸움은 현 선배 혼자 하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너? 이놈 감히 배신을 해?]

[배신이 아닙니다· 무인의 긍지를 지키려는 거지요·]

[이익! 진무원을 죽이면 네놈을 가만두지 않겠다·]

현현소의 악에 받친 전음성이 들려왔지만 공야경은 무시했다·

그 순간에도 진무원과 현현소의 싸움은 절정을 향해 치닫고 있었다· 승부의 추가 기울고 있었다· 공야경의 눈에는 확연히 보였다·

“진무원!”

그 순간이었다·

이제까지 전장에 울려 퍼지던 소리가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오직 정적만이 감도는 고요한 세상·

그 안에서 진무원과 현현소가 최후의 초식을 펼치고 있었다·

번쩍!

세상이 온통 하얀빛으로 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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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egend of the Northern Blade

The Legend of the Northern Blade

北剑江湖, 북검전기
Score 8.2
Status: Ongoing Type: Author: , Artist: Released: 2014 Native Language: Korean
For decades, the brave warriors of the Northern Army fought to keep the world safe from the evil Silent Night. But when the fourth-generation leader, Jin Kwan-Ho is accused of colluding with the enemy, he is forced to disband the sect and commit su*cide to protect his son, Jin Mu-Won. With no family and allies left, Mu-Won leads a dreary life under close surveillance… until a surprise attack from the Silent Night gives him a chance to escape to the mountains. There, the young warrior trains to master the fighting techniques of his predecessors, before the mysterious disappearance of a loved one brings him back to the mainland. Follow Jin Mu-Won as he embarks on a journey to avenge his father’s death and take down the villains who threaten to plunge the world into dark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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