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egend of the Northern Blade Chapter 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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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0화 : 4장 세상에 우연은 존재하지 않는다 (1)

만추산의 등장은 현현소에게도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이곳에 절대 있어서는 안 될 존재가 나타났다· 그것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인물이·

만추산의 입꼬리가 뒤틀려 올라갔다·

“흐흐! 역시 군사의 말대로군· 쥐새끼들이 움직였어·”

“쥐새끼?”

현현소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그러자 만추산이 광소를 터뜨렸다·

“크하하! 다른 놈들과 같은 취급당해서 억울한가? 그럼 정정하지· 조금 더 큰 쥐새끼라고·”

“감히 내가 누군지 알고 그렇게 지껄이는 것이냐?”

“흐흐! 알고 있지· 마령제 현현소· 운중천의 죽지 않는 아홉 노괴 중 하나 아니던가? 그러는 노괴는 내가 누군지 알고 있는가?”

“만추산·”

“그래! 내가 바로 파산마부 만추산이다·”

“중원에 있던 것이 아니었던가?”

“크흐흐! 군사의 부름을 받고 급히 돌아왔다·”

그가 감천에 도착한 것이 바로 어젯밤이었다· 그야말로 시기적절하게 돌아온 것이다·

가경의는 그런 만추산에게 삼백 명의 흑암대(黑暗隊)를 내줬다·

흑암대는 살육을 위해 키워진 짐승들이었다· 어려서부터 특별히 선발된 아이들을 모처에 몰아놓고 온갖 약물과 대법으로 강화시켰다·

그들의 육체는 강철에 버금갈 정도로 강해졌고 감각은 야수를 능가할 만큼 예민해졌다· 공포는 애초에 느끼지도 못했고 자신의 고통에도 무감각했다·

거기에 마도의 전설적인 무공 중 하나인 적월진혼공(赤月鎭魂功)을 익혔다· 잔혹하기로는 십자혈마공에 못지않고 위력으로는 강호의 여타 신공절학에 뒤지지 않는 것이 바로 적월진혼공이었다·

적월진혼공을 익힌 자는 짐승이 된다고 했다· 그렇지 않아도 짐승과 같은 본능과 육체만 남았는데 적월진혼공까지 익히니 호랑이가 날개를 단 거나 마찬가지였다·

보통 사람이라면 현현소의 위압감에 질려 감히 움직일 생각도 하지 못하겠지만 흑암대는 달랐다· 이성이 마비된 그들에게 공포심이란 애초에 존재하지도 않았다·

흑암대가 움찔했다· 만추산의 명령이 떨어지면 금방이라도 달려들 기세였다· 그런 흑암대의 모습에 현현소의 살기가 더욱 짙어졌다·

설공을 비롯한 기재들도 상황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는 것을 깨닫고 안색을 굳혔다·

‘짐승 같은 놈들이구나·’

‘아미타불! 오늘은 살계를 크게 열어야겠구나·’

두렵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천하의 마령제가 함께하고 있었다· 거기다 그들의 본신 무위는 중원에서 알아줄 정도로 출중했다· 그들은 오히려 투지를 불태웠다·

그들이 현현소의 옆에 섰다·

만추산이 대부를 꼬나 잡았다·

“흐흐! 기도가 제법이구나· 앞날이 창창할 텐데 오늘이 끝이라서 어찌하느냐?”

“그렇게 쉽게 당하지는 않을 것이다 괴물· 마령제께서 함께하는 이상 승리는 우리의 것이다·”

우태천이 두려움을 떨쳐 내기라도 하듯 큰 목소리로 외쳤다· 하지만 만추산은 대답 대신 코웃음을 치며 내공을 끌어 올렸다·

쿠우우!

순간 일대의 대기가 요동치기 시작했다· 그야말로 가공할 정도의 기운이었다· 현현소가 미간을 찌푸렸다· 자신의 예상보다 만추산의 기운이 강력했기 때문이다·

‘사대마장 이 정도였던가?’

사대마장이 살아 있는 재앙이라 불린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까지 사대마장과 격돌할 일이 없어 체감을 하지 못했다·

직접 느낀 만추산의 기도는 그의 예상을 훨씬 상회하고 있었다· 현현소는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그의 시선이 곁에 있는 우태천 등을 향했다· 문득 짜증이 왈칵 밀려왔다· 계획대로 되지 않은 것도 그랬지만 이 젖비린내 나는 애송이들을 돌봐야 한다고 생각하니 더욱 그랬다· 서문화는 설공을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어쩌면 이런 상황을 이미 예견했을지도 몰랐다·

만일 계획대로 되었다면 설공 등을 지켰을 것이다· 하지만 상황이 변했다· 만추산은 타인을 돌보면서 싸울 수 있을 정도로 녹록한 상대가 아니었다· 어쩌면 자신의 모든 것을 드러내야 할지도 몰랐다·

현현소는 뇌리에서 그들의 존재를 지웠다· 대신 공력을 끌어 올리기 시작했다·

후웅!

바람도 불지 않는데 현현소를 중심으로 먼지가 일어났다·

그것이 신호라도 된 양 흑암대가 달려왔다·

삼백 마리의 짐승은 살기를 폭출하며 설공 등을 금방이라도 난도질할 듯 무기를 휘둘렀다·

“놈들!”

“아미타불!”

우태천과 설공이 먼저 앞으로 달려 나갔다· 그들도 본능적으로 알고 있었다· 시작부터 밀리면 끝이었다·

우태천의 양손에서 강력한 기운이 흘러나와 선두에서 달려오던 흑암대의 마인을 강타했다·

굉음과 함께 흑암대의 마인이 바닥을 나뒹굴었다· 하지만 이내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몸을 일으켰다·

우태천의 얼굴이 형편없이 구겨졌다· 겨우 삼성의 공력을 주입했다고 하지만 커다란 바위도 단숨에 박살 내는 투골장(偸骨掌)이었다· 그런데도 상대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옷을 툭툭 털고 있었다·

설공의 공격 역시 마찬가지였다· 소림사의 칠십이종절기 중 하나인 금사신장(金砂神掌)을 펼쳤다· 금사신장은 특히 항마의 기운을 담고 있어 사공을 익힌 자들에게 상극이나 마찬가지였는데 흑암대의 마인들에겐 별반 피해를 입히지 못했다·

우태천이 다른 기재들에게 경고했다·

“육신이 강철보다 단단한 놈들이다· 모두 조심하도록·”

“아미타불! 맨손보다는 무기를 사용하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설공이 목에 매고 있던 염주를 벗었다·

항마신주(降魔神珠)라고 불리는 소림사의 기물이었다· 항마신주에 내공을 주입하면 보검 못지않은 단단함과 파괴력을 가지게 된다·

설공이 항마신주를 휘둘렀다· 그러자 우윳빛 광채가 일어나 흑암대 마인을 휘감았다·

“크헉!”

항마력에 노출된 마인이 기겁을 하며 뒤로 물러났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마인은 항마력의 권역 밖에서 호시탐탐 설공을 노렸다·

그래도 설공은 그나마 나은 편이었다· 숨을 돌릴 수는 있었기 때문이다· 다른 이들의 사정은 그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급박했다·

그들은 항마력을 사용할 수 없기에 본신의 무력으로 흑암대의 마인들을 제압해야 했다· 남수련은 무산파의 비전 절기를 사용했고 연소소 또한 용린살막의 살상 기법을 마음껏 펼쳤다·

성명절기인 풍뢰신장(風雷神掌)을 펼치는 우태천의 얼굴엔 짜증스러움이 묻어 나오고 있었다·

콰르릉!

뇌성벽력이 터져 나오고 강렬한 기파가 흑암대의 마인을 강타했다· 보통은 이 정도에서 즉사를 해야 하지만 마인은 달랐다·

가슴이 시커멓게 타들어가고 뼈가 드러날 정도의 중상을 입었지만 마인은 고통을 느끼지도 못하는 듯 악착같이 우태천을 향해 달려들었다·

고통은 사람을 위축되게 만든다· 손가락 끝에 박힌 가시 하나 때문에 팔 전체를 쓸 수 없는 것이 인간의 몸이다· 단련하기에 따라서는 얼마든지 강하게 만들 수는 있지만 근본적인 한계를 뛰어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았다· 그런데 흑암대의 마인들은 그런 인간의 한계를 무시했다·

고통은 그들을 멈추게 할 수 없었다· 그들이 움직임을 멈추는 경우는 심장이 멈췄을 때뿐이다· 그 외에는 팔이 떨어져 나가도 다리가 부러져도 어떻게든 움직였다·

그런 흑암대의 처절한 모습에 우태천을 비롯한 기재들의 기가 질릴 수밖에 없었다·

그들은 흑암대의 마인들을 이해할 수 없었다·

“아미타불! 스스로 인간의 탈을 벗고 짐승의 길을 걷다니· 그렇게까지 해서 천하의 패권을 차지해야 하는가?”

“패권? 땡중 웃기지 마라· 우리는 살기 위해 짐승이 된 것뿐이다·”

이제껏 침묵을 지키던 마인 중 한 명이 설공을 향해 노성을 터뜨렸다·

척박한 세상의 변방에서만 살아온 밀야였다· 밀야의 무인치고 풍족한 삶을 산 이는 단 한 명도 없었다·

밀야에서는 제아무리 어린아이라 할지라도 걸음마를 하는 그 순간부터 한 사람의 몫을 해야 했다· 무공을 익히는 것뿐 아니라 먹고사는 일도 해야 하는 것이다·

그들의 삶은 늘 고단했다· 나이 든 무인들은 그런 현실에 안주하면서 살았지만 어린 무인들은 달랐다· 그들은 왜 자신들이 이런 오지에서 이렇게 살아야 하는지 이해를 하지 못했다·

나중에야 알았다· 자신들이 결국은 무적세가의 이용물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쓰이고 버려진 장난감처럼 오지에 유배되었다는 사실을·

무공이 아무리 강하면 무엇하는가? 이미 마음이 꺾였는데· 그들의 눈에는 밀야의 기존 무인들이 그렇게 보였다· 그들은 후대가 어떻게 살아갈지 관심이 없어 보였다·

단지 배를 곯지 않고 산다고 해서 인간의 욕구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었다· 꿈을 꿀 수 없는 환경만큼 비참한 것은 없었다·

그들은 꿈을 꾸고 싶었다· 하지만 기존의 무인들은 이 정도에 만족하며 살아가라고 한다· 그들은 어린 무인들을 이해하지 못했다·

어린 무인들은 그런 기존의 무인들에게 분노했다· 진무원에게 목숨을 잃은 금단엽이 그 대표적인 존재였다· 그는 밀야의 수뇌부를 어떻게든 설득하려 했다· 하지만 수뇌부는 끄덕도 하지 않았고 그는 절망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금단엽은 밀야를 세상에 내보내기 위해 자신을 희생했고 어떤 이들은 기꺼이 악마의 길을 선택해 흑암대가 되었다· 고통에 무감각해진 몸을 얻기 위해 그들이 겪은 고행은 실로 상상을 초월했다·

‘짐승’이라는 단어 하나로 폄하하기엔 그들이 걸어온 길이 너무 고달팠다· 그리고 앞으로도 흘려야 할 피가 너무 많았다·

“우리에겐 꿈을 꿀 자유마저 주어지지 않았다· 우리도 인간인데 우리도 너희와 똑같이 뜨거운 피가 흐르는 인간인데 짐승처럼 살아가라고 강요받았다· 그래서 짐승이 되었다· 그것이 무엇이 나쁘다는 것이냐? 땡중!”

마인의 절규 어린 음성이 울려 퍼졌다·

그의 절규는 다른 마인들의 가슴을 울렸다· 모두가 그와 똑같은 심정이었다·

인간처럼 살기 위해 짐승이 된 자들이 기재들을 향해 파상 공세를 강화했다· 자신의 몸을 돌보지 않는 처절한 그들의 모습에 기재들은 위축이 되고 뒤로 밀렸다·

단지 무공의 차이 때문만이 아니었다·

인간처럼 살고 싶다는 욕구와 집념 그리고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해도 상관없다는 처절함이 어우러진 기백 때문이었다·

그들은 모든 것을 포기할 각오가 되어 있다· 심지어 목숨마저도· 하지만 기재들은 그렇지 못했다· 가진 것이 워낙 많고 풍족한 삶을 살아온 이들이었기에 흑암대의 기백에 스스로 초라해질 수밖에 없었다·

남수련이 자신도 모르게 손속을 느슨하게 했다· 흑암대의 마인은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쐐액!

종잇장처럼 얇은 검신이 틈을 비집고 독사처럼 파고들었다· 남수련이 그 사실을 인지했을 때는 이미 검첨이 가슴 어림까지 도달한 뒤였다·

“아!”

뒤늦게 실수를 눈치챈 남수련이 이를 악물며 몸을 비틀었다· 가슴 대신 왼쪽 어깨를 내주려는 것이다·

퍽!

그 순간 어깨 쪽에서 소성이 터져 나왔다· 하지만 이상하게 고통은 느껴지지 않았다· 이상한 마음에 고개를 돌리니 검은 봉 한 자루가 검을 대신 막고 있었다·

진무원이었다· 그가 남수련을 대신해 흑암대 마인의 공격을 막아낸 것이다·

“조심하시오·”

“고마워요 단 소협·”

진무원은 대답대신 봉을 휘둘렀다· 두 개의 단봉은 어느새 결합되어 장봉이 되어 있었다·

후웅!

그가 장봉을 휘두를 때마다 칼바람이 일어나 흑암대의 마인들을 밀어냈다·

흑암대의 마인 십여 명이 그를 공격해 오고 있었다· 살기 어린 도광과 검광이 공기를 유린하며 그의 몸을 짓쳐 왔다· 하지만 진무원은 당황하지 않고 그들의 공격을 하나하나 쳐 냈다·

파바바방!

“크윽!”

공기가 연쇄적으로 터져 나가더니 흑암대의 무인들이 일제히 뒤로 나가떨어졌다· 그들의 가슴과 어깨 부위의 옷이 찢어져 나가고 시꺼멓게 피멍이 든 육신이 드러났다·

보통 사람이라면 운신하기조차 힘이 든 상황이었는데도 그들은 악착같이 진무원을 향해 달려들었다·

독기와 분노로 범벅이 된 눈빛 속에서 진무원은 과거의 자신을 보았다· 그나마 자신은 황철 덕분에 인간성을 유지할 수 있었지만 이들은 달랐다·

그들은 이미 자신의 모든 것을 놓아버렸다· 남은 것은 오직 맹목적인 믿음과 분노뿐·

진무원의 눈빛이 깊이 가라앉았다·

고전하는 기재들과 달리 그에겐 여유가 있었다· 그는 흑암대 마인의 공격을 막아내며 만추산과 현현소를 살폈다·

두 사람은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서로의 기도를 통해 수준을 가늠해 보고 있는 단계였다·

아직은 석상처럼 움직이지 않고 있었지만 상대에 대한 파악이 끝나는 순간 움직일 것이다·

진무원은 계류보를 펼쳐 흑암대 마인들 사이를 파고들었다· 흑암대 무인들이 그를 잡으려 했지만 소용없었다·

진무원이 본격적으로 움직이자 흑암대 마인들의 진영이 요동쳤다· 그는 우선 흑암대의 마인들을 다섯 조각으로 찢었다·

설공 우태천 남수련 연소소에게 각각 수십 명의 흑암대 마인을 붙여줘서 자신에게 신경을 쓸 수 없게 만들었다· 그렇게 진무원은 자신의 의도대로 흑암대와 기재들의 진영을 조율했다· 하지만 기재들은 그런 사실을 까마득하게 모른 채 눈앞의 싸움에 집중했다·

만일 그들이 경험이 많았다면 진무원의 의도를 눈치챘겠지만 불행히도 그들에겐 그 정도의 안목과 여유가 없었다· 결국 모든 상황은 진무원이 의도하는 대로 돌아가고 있었다·

쾅!

그 순간 뇌음이 터져 나오며 지축을 흔들었다·

만추산과 현현소가 드디어 격돌한 것이다· 진무원이 원하던 순간이었다·

진무원의 눈매가 좁아졌다·

그의 목표는 명확했다·

‘이 모든 상황을 통제하고 지배한다·’

장봉을 잡은 그의 손에 힘이 꾹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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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egend of the Northern Blade

The Legend of the Northern Blade

北剑江湖, 북검전기
Score 8.2
Status: Ongoing Type: Author: , Artist: Released: 2014 Native Language: Korean
For decades, the brave warriors of the Northern Army fought to keep the world safe from the evil Silent Night. But when the fourth-generation leader, Jin Kwan-Ho is accused of colluding with the enemy, he is forced to disband the sect and commit su*cide to protect his son, Jin Mu-Won. With no family and allies left, Mu-Won leads a dreary life under close surveillance… until a surprise attack from the Silent Night gives him a chance to escape to the mountains. There, the young warrior trains to master the fighting techniques of his predecessors, before the mysterious disappearance of a loved one brings him back to the mainland. Follow Jin Mu-Won as he embarks on a journey to avenge his father’s death and take down the villains who threaten to plunge the world into dark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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