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egend of the Northern Blade Chapter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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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 : 2장 거친 바람 아래 몸을 숙이다 (2)

소무상은 차가운 표정으로 멀리 보이는 전각을 바라보았다· 폐허가 된 북천문 내에서도 가장 멀쩡한 축에 속하는 전각은 바로 진무원의 거처였다·

“이제 삼 년 동안이나 이곳에 있어야 한단 말이지?”

이조는 이곳에 이 년을 머물렀다· 그리고 삼조는 삼 년을 머물러야 한다·

명목은 밀야의 준동을 감시하는 것이다· 하지만 소무상은 알고 있었다·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것을·

밀야가 처음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 백삼십 년 전이다· 그리고 세상은 엄청난 전란의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이루 셀 수 없을 정도로 수많은 이가 죽었고 세상은 생기를 잃었다· 밀야가 모습을 감추자 전란은 끝났고 세상은 서서히 제 모습을 찾았다·

밀야는 그 후로도 짧게는 오 년 길게는 십 년마다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그때마다 세상은 큰 전란에 휩싸였다· 결국 피해가 기하급수적으로 커지자 무림은 힘을 모아 밀야를 견제하고 막기로 했다·

그 결과물이 바로 북천문이었다· 자연적으로 태동한 문파가 아니라 전 무림이 밀야를 견제하기 위해 십시일반 힘을 모아 만든 문파가 바로 북천문인 것이다·

전 무림은 북천문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수많은 무공 비급과 영약이 북천문에 지급되었고 북천문은 무림의 지원을 바탕으로 정예를 키워 밀야의 준동을 막아냈다· 그 배후에 바로 운중천이 있었다·

북천문을 효율적으로 지원하고 밀야를 막기 위한 연합체가 바로 운중천이었다· 초기에는 각 문파의 장로나 문주들이 주축이 되었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몇몇 소수에 의해서 운영되기 시작했다·

바로 서문화를 비롯한 아홉 하늘이 운중천의 하늘이 된 것이다· 그렇게 무림은 새로운 질서를 맞이하게 되었다· 밀야의 존재는 그야말로 무림의 기존 질서와 규칙을 송두리째 바꿔놓은 것이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삼십 년 전부터 밀야는 세상에서 완전히 모습을 감췄다· 삼십 년이면 무려 한 세대가 단절된 것이다· 한 세대가 가고 다음 세대가 되도록 나타나지 않는 것은 문파의 비전이 끊기거나 명맥이 단절되었다고밖에 볼 수 없었다· 그래서 운중천에서는 밀야가 완전히 멸망한 것으로 판단했다·

밀야라는 존재가 사라지자 북천문이 문제가 되었다· 밀야를 상대하기 위해 너무나 비대해진 북천문이라는 존재가 막대한 부담으로 다가온 것이다·

그러던 차에 북천문의 문주인 진관호가 밀야와 내통했다는 증거가 속속 발견되었고 그 결과 이 년 전 운중천에 의해 북천문은 해체되었다·

북천문의 전 문도가 떠나고 진무원이라는 소년이 혼자 남았어도 운중천은 결코 방심하지 않았다· 그들은 외당 이조를 파견해서 진무원의 일거수일투족을 철저히 감시했다·

혹시라도 진무원이 비전의 무공을 익히고 있는지 아니면 복수를 꿈꾸고 있는지 위험 요인을 파악하기 위해서였다· 만일 그가 위험 요소가 된다고 판단되었다면 외당 이조에 의해서 제거되었을 것이다·

“이 년이 지난 지금까지 살아남았다는 것은 결국 운중천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뜻· 그런데 이곳에서 삼 년을 더 머물러야 한다니·”

소무상의 입술이 뒤틀렸다·

말이 좋아 밀야의 준동을 감시하는 것이지 실상은 유배나 다름없었다·

그때 등 뒤에서 낯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부조장 혼자서 뭐 하고 계십니까?”

고개를 돌리니 이십 대 초중반의 사내와 이제 갓 삼십 대로 접어든 젊은 남자들이 보였다· 원적심과 유경천· 소무상과 함께 이곳으로 파견된 남자들이다· 십여 명의 조원 중 소무상과 사이가 좋아 평소에도 가까이 지내는 편이었다·

소무상이 말없이 진무원의 거처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원적심과 유경천이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도 소무상과 똑같은 심정이었기 때문이다·

원적심이 나직한 목소리로 말했다·

“차라리 우리가 죽이면 안 될까요?”

“무슨 소리야?”

“그러면 우리가 삼 년이란 시간을 이곳에 있지 않아도 되잖아요· 감시할 대상이 없으면 상부에서도 다시 중원으로 부르지 않겠어요?”

원적심의 장난기 어린 말에 소무상과 유경천이 고개를 저었다· 아직도 철이 들지 않은 원적심의 언행이 어이없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이해가 되기도 했다·

소무상의 목소리가 절로 차가워졌다·

“우리의 임무는 밀야의 움직임을 감시하는 것이다·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거라·”

“하지만 형님 아니 부조장님도 똑같은 마음이잖아요·”

“내 마음은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위에서 내려온 임무다·”

“하지만····”

“한 번 더 같은 말을 한다면 두 번 다시 나를 형으로 생각하지 않는 것으로 알겠다·”

“네·”

소무상의 추상같은 말에 결국 원적심이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그 모습을 보며 유경천이 혀를 찼다·

“너는 항상 그 입이 문제야· 언젠간 그 입 때문에 큰 화를 겪게 될 거다·”

“네 네! 다 제 입이 문제예요· 앞으론 입 꾹 다물고 있을게요·”

유경천이 피식 웃었다· 말은 저렇게 해도 조금만 지나면 또 조잘거릴 것이다· 사내치곤 말도 많고 웃음도 많은 원적심이었다· 갖은 구박에도 그의 말수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았다·

유경천의 예상대로 원적심은 다시 떠들기 시작했고 잠시 후 간간이 웃음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장패산은 서 조장과 술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서 조장에게는 북천문에서의 마지막 밤이었다· 그리고 장패산에게는 북천문에서의 첫날이었다· 각자 느끼는 감정이 다를 수밖에 없었다·

장패산이 술을 넘긴 후 물었다·

“이제 중원으로 돌아가면 무얼 할 텐가?”

“선택의 여지가 있나· 위에서 정해주는 대로 해야지·”

“그래도 오지에서 이 년이나 있었는데 나름 혜택이 있지 않겠는가?”

“글쎄····”

서 조장이 말끝을 흐렸다·

장패산의 말대로 이 년이나 이곳에 있었으니 돌아가면 반대급부로 얻는 것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무엇이 될지는 서 조장도 알 수 없었다·

두 사람은 주거니 받거니 술잔을 나눴다· 그렇게 몇 순배가 돌자 두 사람의 얼굴에 취기가 떠올랐다· 그제야 장패산이 속내를 드러냈다·

“많이 챙겼는가?”

“뭘?”

“같은 친구끼리 왜 그러는가? 그래도 한때 이곳에 천하의 재화가 몰리지 않았던가? 재물이 없으면 무공 비급이라도 챙겼겠지?”

서 조장이 대답 대신 술잔을 들이켠 후 돼지고기 한 점을 씹어 먹었다·

“쓸 만한 무공 비급은 북천사주가 쓸어갔고 재물은 운중천과 군웅들이 싹 긁어갔네· 거지도 그런 거지가 없어·”

“정말인가? 혹시 보물을 숨겨놓은 것이 아니던가?”

“지난 이 년 동안 지척에서 지켜보았네· 보물을 숨길 만한 곳도 없고 남은 것도 없네· 내 말을 믿게·”

장패산의 얼굴이 대번에 일그러졌다· 기대와는 다른 대답이었기 때문이다·

“모든 것이 약탈되었다면 그럼 그 꼬맹이는 대체 무엇으로 생활하는가?”

“하인이 하나 있네· 닥치는 대로 일을 해서 꼬맹이를 먹여 살리는 모양이야·”

“그럼 무공은? 혹시 몰래 익히고 있는 무공이라도 있지 않은가?”

“이제까지 살펴본 바로는 아닐세· 그는 전혀 무공을 익히지 않았네·”

“하면 외우고 있지는 않겠는가?”

“그 생각도 안 해본 것은 아니지만 당시 나이 겨우 열세 살· 외워봐야 얼마나 외웠겠는가? 더구나 북천문의 무공은 특히나 방대해서 결코 일개인이 혼자 익히거나 외울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들었네· 그를 어릴 때부터 곁에서 지켜봐 오던 북천사주도 그가 별다른 무공을 익히거나 외우지 않았다고 증언했고·”

사실 진무원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데는 북천사주의 힘이 컸다· 그들은 진관호가 진무원에게 별다른 무공을 전수해 주지 않았단 것을 지켜봐서 알고 있었다·

만일 진관호가 진무원에게 무공을 전수해 줬다면 어떤 부담을 안고서라도 반드시 그를 제거했을 것이다·

장패산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하지만 그의 눈빛은 결코 포기하는 자의 것이 아니었다·

☆ ☆ ☆

다음 날 서 조장과 이조원들이 북천문을 떠났다· 장패산과 삼조원들은 그들이 떠나는 모습을 우두커니 서서 바라보아야 했다·

떠나는 자와 남는 자의 희비가 엇갈리는 순간이었다· 오랜만에 고향으로 돌아가는 서 조장과 이조원들은 만면 가득 미소를 장패산과 삼조원들은 우거지상이었다·

“제길!”

누군가의 욕설이 흘러나왔다· 그러자 장패산이 소리쳤다·

“초상났냐? 어서 제자리로 돌아가지 못해!”

장패산의 호통에 삼조원들은 분분히 흩어져 각자의 자리로 돌아갔다·

“부조장은 잠깐 남아봐·”

장패산이 소무상을 불러 세웠다·

“무슨 일이십니까?”

“부조장한테 따로 지시할 일이 있어·”

소무상이 말없이 장패산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장패산이 누런 이를 드러내며 씨익 웃었다·

“부조장도 이런 곳에서 삼 년이나 썩을 생각을 하니 갑갑하지?”

“그야····”

“어차피 삼 년을 썩어야 돼· 그렇다면 있는 동안 최대한 건질 수 있는 것은 건지도록 해봐야지·”

“하지만 이조원들이 개털이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건질 것도 없다 하고·”

“그거야 걔들 얘기이고 상식적으로 생각해 봐· 무공서야 북천사주가 다 털어가서 건질 게 없다고 하지만 그래도 비고 하나쯤은 남겨 있지 않겠어?”

“숨겨진 비고가 있다고 보시는 겁니까?”

“북천문의 역사가 백 년이야· 그동안 남모르는 비고 하나쯤은 마련해 두지 않았겠어? 그렇지 않다면 미쳤다고 북벽이 자결까지 하며 아들을 살렸겠어· 물려줄 것 하나 없는데·”

“하지만 이조원도 발견하지 못했는데·”

“그러니까 부조장이 밀착해서 그 꼬마를 감시하란 말이야· 다른 놈들은 덜렁대서 믿을 수 없으니까·”

장패산은 소무상이 무척이나 냉철하고 꼼꼼한 성격임을 알고 있었다· 그 때문에 평소에도 대하기가 껄끄러운 것이 사실이었으나 그래도 이런 종류의 일에는 가장 적합한 이가 바로 소무상이었다·

“계속 감시하다 보면 분명 얻어걸리는 게 있을 거야·”

“그래도 없다면?”

소무상의 말에 장패산이 섬뜩한 눈빛을 했다·

“그렇다면 고문을 해서라도 알아내야지·”

“하지만 상부에서는 꼬마를 건들지 말라고····”

“큭! 이역만리 떨어진 곳에서 일어난 일을 높으신 분들이 어떻게 알겠어? 여차하면 사고로 죽었다고 보고하면 그만이야· 어차피 당시 군웅들의 여론을 의식해 살려둔 거니까 운중천에서도 껄끄러운 것은 마찬가지· 차라리 사고로 죽었다고 하면 오히려 속이 시원하다고 할걸?”

장패산은 웃고 있었다· 탐욕으로 가득 찬 그의 얼굴이 껄끄럽기는 했지만 소무상은 그와 기꺼이 손을 잡았다·

어차피 밀리고 밀려 삼조까지 오게 된 소무상이다· 더 이상 떨어질 곳도 물러설 곳도 없었다· 정말 비고의 보물이 존재하는지 모르겠지만 지금의 그에게는 시간을 헛되지 않게 보낼 이유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진무원·’

소무상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진무원이 머무는 전각으로 향했다·

진무원이 전각을 나섰다·

그의 하루 일과는 쳇바퀴 돌 듯 늘 같았다· 아침 일찍 일어나 북천문 주위를 한 바퀴 돌면서 산책을 한다· 뒷짐을 쥐고 걷는 그의 모습은 흡사 유람을 나온 것처럼 보였다·

소무상은 그런 진무원의 뒤를 조용히 따르며 관찰했다· 장패산의 말처럼 진무원에게서는 전혀 무공을 익힌 흔적이 보이지 않았다· 무공을 익힌 자와 그렇지 않은 자는 일단 발걸음에서부터 차이가 난다·

호흡은 얕고 발걸음은 무겁다· 내공을 익히지 않은 자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한참을 걷자 숨이 가쁜지 멈춰 서서 쉬는 것이 체력도 그리 좋지 않은 것 같았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균형 잡힌 체형을 갖고 있는데다 손발이 보통 사람보다 긴 편이어서 무공을 익히면 유리한 면이 많을 것 같았다·

‘하지만 무공을 익히기엔 이미 늦었다·’

진무원의 나이 벌써 열다섯· 벌써 근골이 굳어갈 나이였다· 명문세가의 자식들이 최소 예닐곱 살에 무공을 입문해 진무원의 나이쯤에는 상승의 경지에 발을 디딘다·

그들은 태어나면서부터 각종 영약과 대법의 도움을 받아 내공을 익히기 최적의 신체로 탈바꿈한다· 출발점부터가 범인들과 다른 것이다· 그런 이들을 지금부터 무공을 익혀 따라잡는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휘적휘적 걸음을 옮기던 진무원이 북문 근처의 다 무너져 가는 정자에 앉았다·

‘누구를 기다리는 건가?’

소무상은 진무원의 안력으로는 발견할 수 없는 나무 그늘에 숨어 지켜보았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누군가 북문을 통해 들어오는 모습이 보였다·

“공자님·”

이제 삼십 대 후반쯤으로 보이는 남자였다· 약간은 구부정한 허리에 피부도 무척이나 검어서 또래보다는 훨씬 더 나이가 들어 보였다·

진무원이 남자를 보고 반가운 표정을 지었다·

“황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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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egend of the Northern Blade

The Legend of the Northern Blade

北剑江湖, 북검전기
Score 8.2
Status: Ongoing Type: Author: , Artist: Released: 2014 Native Language: Korean
For decades, the brave warriors of the Northern Army fought to keep the world safe from the evil Silent Night. But when the fourth-generation leader, Jin Kwan-Ho is accused of colluding with the enemy, he is forced to disband the sect and commit su*cide to protect his son, Jin Mu-Won. With no family and allies left, Mu-Won leads a dreary life under close surveillance… until a surprise attack from the Silent Night gives him a chance to escape to the mountains. There, the young warrior trains to master the fighting techniques of his predecessors, before the mysterious disappearance of a loved one brings him back to the mainland. Follow Jin Mu-Won as he embarks on a journey to avenge his father’s death and take down the villains who threaten to plunge the world into dark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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