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egend of the Northern Blade Chapter 2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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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8화 : 8장 바람이 불면 구름이 움직이게 마련이다 (2)

“끄응!”

우태천이 신음 소리와 함께 힘겹게 눈을 떴다·

눈을 깜빡였다· 뻑뻑했다· 실핏줄이 터져 눈이 붉게 충혈되었기 때문이다·

하늘이 푸르렀다· 새 한 마리가 날아가고 있는데 왠지 청승맞게 보였다·

그를 내려다보는 얼굴들이 보인다· 익숙한 얼굴이다· 설공 남수련 연소소가 근심 어린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저들이 왜?’

그는 지금 이 상황이 잠시 이해가 되지 않았다·

다시 한 번 눈을 끔뻑였다· 그러자 단절되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자신을 바라보던 진무원의 냉철한 눈빛과 그의 손에 들려 있던 단봉이·

그제야 자신이 패했다는 사실을 실감했다· 제대로 손 한번 써보지 못하고·

“그 녀석!”

우태천이 몸을 일으키려 했다·

“허억!”

몸에 힘을 주자 절로 신음성이 터져 나왔다·

관절이 제멋대로 삐걱거리고 근육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마치 거대한 바윗덩이에 깔린 것 같았다·

“아직 움직여선 안 돼요· 어서 운공해서 내 외상을 치료하세요· 그러지 않으면 후유증이 오래갈 거예요·”

남수련 딴에는 걱정 되서 하는 말이었다· 하지만 우태천은 곧이곧대로 그녀의 말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나를 조롱하는 건가?”

“걱정되어서 하는 말이에요·”

“내 몸은 내가 챙기니 걱정할 필요 없다·”

그는 이를 악물고 몸을 일으켰다· 비록 예상치 못하게 패했을망정 그의 자존심은 아직 죽지 않았다·

설공이나 연소소 누구도 그런 우태천을 보며 비웃지 않았다·

진무원과 우태천의 싸움은 그들에게도 큰 충격이었다· 설공이나 연소소 모두 강호에서 내로라하는 최고의 기재들이고 그만큼 발군의 무력을 지녔다고 자부했지만 누구도 우태천을 상대로 그렇게 압도적인 무력을 발휘할 자신은 없었다·

우태천이 아닌 자신들이 진무원을 상대했다면? 그의 단봉 앞에 서 있는 것이 자신이었다면? 자신들이라고 우태천과 별반 다를 바 있을까?

가정하는 것만으로도 전신이 오싹해졌다·

‘자신 없다·’

모두가 고개를 저었다·

별다른 초식을 사용하는 것도 아니고 특별한 기운을 담은 것도 아니었다· 그런데도 그의 두 자루 단봉을 감당할 자신이 없었다· 그만큼 진무원의 무위는 충격적이었다·

남수련이 느낀 충격은 그들이 느낀 충격과는 또 달랐다·

언젠가 이런 광경을 본 적이 있었다·

검을 귀신처럼 사용하던 남자 북검이란 무명으로 강호를 진동시키던 그 역시 눈앞의 남자처럼 검기나 검강 대신 검의 묘용을 최대한 살렸다·

처음 그를 보았을 때의 충격과 전율이 다시 살아나고 있었다· 오늘 처음 보는 낯선 남자에 의해· 그래서 더 혼란스러웠다·

그때 우태천이 입을 열었다·

“그는··· 어디 있지?”

“밖에 나갔어요·”

“밖?”

“잠시 바람 좀 쐬고 오겠다고·”

남수련의 대답에 우태천의 얼굴이 처참하게 일그러졌다· 자신을 쓰러뜨린 상대가 한가하게 바람이나 쐬러 나갔다니 굴욕도 이런 굴욕이 없었다·

주먹에 힘이 들어갔다· 어깨에 잔경련이 일었다·

그의 눈에 원독의 빛이 가득했다·

‘가만두지 않겠다· 절대!’

부현 거리에는 수많은 이가 오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 대부분은 무공을 익힌 무인들이었다· 그 사실을 증명해 주기라도 하듯 그들의 허리나 등에는 무기가 걸려 있었다·

부현 거리를 걷는 이들 중에는 검은 피풍의를 걸친 노인이 있었다· 분명 주름진 얼굴인데 묘하게 늙어 보이지 않는 노인이다· 노인의 등 뒤에는 검은 천으로 둘둘 만 긴 물체가 걸려 있었다·

창이나 봉 계열의 무기라 짐작되었다· 특이한 복장이지만 그 모습을 이상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없었다· 부현에 온 무인 중에는 장병기를 노인처럼 천으로 병기를 감춘 이들이 꽤 있었기 때문이다·

노인은 심유한 시선으로 주위를 둘러봤다· 언뜻 황금빛 광망이 폭사되었지만 그 사실을 눈치챈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흠!”

잠시 주위를 둘러보던 노인의 발걸음이 근처에 있는 노점으로 향했다· 부현에 온전한 건물은 그리 많지 않았다· 그 때문에 이렇게 노점을 열고 장사하는 상인이 무척 많은 편이었다·

노인이 앉은 곳은 국수를 파는 노점이었다· 노점의 주인은 사십 대로 보이는 장한이었는데 굵은 팔뚝으로 쉴 새 없이 면을 밀고 있었다·

“국수 좀 한 그릇 말아주시구려·”

“잠시만 기다리십시오· 후딱 한 그릇 말아드릴 테니·”

노인은 자리에 앉아 느긋하게 국수가 나오길 기다렸다·

장한의 장담처럼 면은 금방 나왔다· 끓는 물에 면을 삶은 후 미리 우려놓은 국물에 말아 내왔다· 일련의 과정이 물이 흐르듯 자연스러웠다·

노인은 젓가락으로 면을 한번 휘저은 뒤 한 젓가락 입에 넣었다·

“흠!”

노인의 입가에 만족스러운 미소가 떠올랐다·

쫄깃한 식감하며 깊은 국물이 입맛에 딱 맞았다· 그래서 기분이 좋아졌다·

“자네의 실력은 여전하군· 맛있어·”

“입맛에 맞다니 다행입니다·”

노인의 대답에 장한이 빙그레 웃었다·

두 사람은 눈빛을 교환했다· 언뜻 보기엔 생면부지의 사이 같았지만 그들은 서로를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오랜만이군 서곽· 한 삼 년 되었나?”

“맞습니다· 여전히 정정하시군요·”

“육마존(六魔尊) 중 한 명인 서곽이 이곳에서 국수나 말고 있다니 천하가 기경할 일이군·”

“사대마장 중 일인인 흑익신창이 이곳에서 국수를 먹고 있는 것보다 놀랍지는 않을 겁니다·”

“그런가?”

노인의 입가에 옅은 미소가 떠올랐다·

그의 이름은 우문천 별호는 흑익신창(黑翼神槍)이었다· 밀야의 사대마장 중 한 명인 그가 부현에 나타난 것이다·

우문천에게 국수를 말아준 이는 쇄혼수라(碎魂修羅) 서곽이었다· 그는 육마존의 일인이었다·

사대마장이 외적으로 알려진 밀야의 대표적인 무인이라면 육마존은 밀야의 내부에서만 활동하는 무인이었다· 그 때문에 그들에 대한 것은 거의 알려진 것이 없었다·

그들은 평상시엔 생업에 종사했다· 육마존 중 서곽은 특히 요리에 능해서 남들에게 자신이 만든 요리를 대접하는 것을 낙으로 삼았다· 하지만 그가 단순히 요리에만 심취해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쇄혼수라라는 별호처럼 일단 무공을 펼치면 상대의 영혼까지 모조리 분쇄해야 직성이 풀리는 잔혹성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요리를 만들 때는 누구보다 따스한 심성을 갖고 있었다·

“그래 부현에서는 지낼 만한가?”

“사는 곳이야 다 똑같지요·”

“하기야·”

“그러는 어르신은 어떻게 지내셨습니까? 중원을 휘저었다고 이야기는 들었습니다만·”

“뭐 부지런히 움직였지만 그렇다고 뚜렷한 성과를 얻은 것 같지는 않군·”

우문천이 쓴웃음을 지었다·

가경의의 명을 받고 중원에서 한바탕 소요를 일으킨 우문천이다· 그의 손에 죽은 무인의 수만 수백 명이 넘었다· 문제는 그렇게 많은 이의 피를 손에 묻히고도 원하는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차라리 내가 모용율천에게 갔어야 하는데·’

초한경과 군마대를 잃은 것은 밀야에게도 큰 타격이었다·

이미 지난 일이지만 입맛이 쓴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작전이 실패로 돌아간 후 사대마장은 가경의의 소환 명령을 받았다· 우문천 역시 명령을 받고 밀야의 진영으로 돌아가는 중이다· 부현으로 들어온 것은 운중천의 분위기를 미리 살피기 위함이었다·

다른 사람에게 듣는 것하고 직접 보고 체험하는 것엔 큰 차이가 있었다· 그 때문에 정체가 드러날 것을 각오하고 부현으로 들어온 것이다·

우문천과 달리 서곽은 꽤 오래전에 부현에 들어와 노점상으로 활동하고 있었다· 주위의 노점상과도 안면을 익혔기에 그의 정체를 의심하는 자는 한 명도 없었다·

서곽은 가경의의 숨겨진 비수였다· 지금 당장은 어떠한 활동도 하지 않고 지켜보기만 하고 있지만 가경의의 명이 떨어지는 순간 적들의 숨통을 끊기 위해 움직일 것이다·

가경의는 밀야에도 서곽과 같은 자가 존재할 거라고 말했다· 암수와 흉계가 혼재하는 곳이 강호였고 그들이 살아가는 강호는 그 어떤 곳보다 더 위험하고 거칠었다·

“언제까지 이곳에 있을 셈인가?”

“군사의 명이 떨어질 때까지는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자네도 참 힘든 길을 가는군·”

“밀야를 위한 일입니다· 힘들 게 무에 있겠습니까? 그러는 어르신이야 말로 피곤하시겠습니다·”

“나 역시 마찬가지네· 생존이 달린 문젠데 조금 힘든 것이 무슨 문제겠는가?”

우문천이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다시 국수를 한 젓가락 들었다· 대화를 하느라 시간이 조금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면발은 조금도 불지 않았다·

처음과 마찬가지로 탱탱한 면발이 서곽의 솜씨를 짐작케 했다· 서곽은 자신이 만 국수를 맛있게 먹는 우문천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우문천은 국물 한 방울 남기지 않고 싹싹 비웠다· 뱃속이 든든해지는 느낌이었다· 그가 그릇을 내려놓으며 물었다·

“그래 이곳의 상황은 어떤가?”

“보시는 것과 똑같습니다· 요 며칠 동안 엄청난 강호인들이 유입됐습니다· 개중에는 명성을 얻기 위해 찾아온 어중이떠중이도 있지만 상당수는 강호 어디에 내놔도 꿇리지 않을 만한 수준입니다· 무엇보다 서문화가 이곳에 들어왔습니다·”

“위험한 냄새가 풍기는군·”

“그렇습니다· 물론 군사께서 대책을 세우시겠지만 현재의 상황으로 봐서 밀야에 불리한 것이 사실입니다·”

“흠! 군사가 골치 아프겠군·”

“그래도 그분께서는 돌파구를 찾아내실 겁니다·”

“그렇겠지· 서문화 외에 주목할 대상은 또 누가 있는가? 담수천이나 서문혜령같이 알려진 자 빼고·”

“단천운이란 자가 있습니다·”

“단천운?”

우문천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한 번 정도는 들어본 기억이 있었기 때문이다·

“천무대의 작전에 타격을 입힌 자입니다· 그자 때문에 척마대를 말살하는 작전이 수포로 돌아갔지요· 그 때문에 밀야의 피해가 막심합니다·”

“흠!”

우문천의 눈에 이채가 떠올랐다·

천무대의 궁상화는 그도 잘 아는 후배였다· 비록 나이는 어리지만 심기가 깊고 무공도 고강해서 따르는 이가 많았다· 특히 천무대의 대주로서 보여준 무공과 심계는 우문천도 인정하는 바다·

그런 궁상화가 단천운이란 자에게 낭패를 당했다니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놈의 무공은?”

“경천봉이라는 별호가 붙을 정도로 봉을 잘 씁니다·”

“봉?”

“그렇습니다·”

서곽의 대답에 우문천이 호기심을 드러냈다·

흑익신창이라는 별호로 불리고 있는 만큼 그의 무기는 한 자루 창이었다· 강호에 창술의 고수라 불릴 만한 존재는 많았지만 우문천에 비견될 만한 자는 그리 많지 않았다·

그 때문에 우문천은 창을 비롯한 장병기를 사용하는 무인들에게 특히 관심이 많았다· 더군다나 상대는 경천봉이라는 별호를 얻을 정도로 봉의 고수·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었다·

“단천운이라····”

왠지 관심이 가는 이름이다· 그 이름을 듣는 순간 자신도 모르게 피가 끓었다· 이런 기분은 실로 오랜만이었다·

‘강호는 끊임없이 괴물을 토해내는구나· 담수천 진무원 그리고 단천운까지·’

물론 밀야에서도 괴물은 배출하고 있었다· 문(文)에서는 가경의 그리고 무(武)에서는 궁문휘· 그중 궁문휘는 천무대주인 궁상화의 동생이다·

‘어쩌면 우리의 시대도 이제 저물어가는지도····’

어차피 사대마장이라는 허명에는 관심이 없었다· 그의 모든 관심사는 이 지겨운 전쟁을 하루라도 빨리 끝내는 것이었다· 하지만 어쩌면 이 전쟁을 끝내는 것은 자신과 같은 현 시대를 지배하는 무인이 아닌 새로이 배출되는 무인들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그자는 어떻게 생겼는가?”

“그게····”

잠시 난감한 표정을 짓던 서곽의 눈에 이채가 떠올랐다· 그의 시선이 저잣거리 한쪽을 향했다·

“저렇게 생겼습니다·”

서곽이 바라보고 있는 곳에 한 남자가 걸어가고 있었다·

순간 우문천의 눈매가 좁아졌다·

‘저자는····’

알 수 없는 위화감이 전신을 엄습했다·

평범한 얼굴에 허름한 복장 그리고 허리에 두 자루의 단봉을 찬 남자· 그는 바로 진무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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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egend of the Northern Blade

The Legend of the Northern Blade

北剑江湖, 북검전기
Score 8.2
Status: Ongoing Type: Author: , Artist: Released: 2014 Native Language: Korean
For decades, the brave warriors of the Northern Army fought to keep the world safe from the evil Silent Night. But when the fourth-generation leader, Jin Kwan-Ho is accused of colluding with the enemy, he is forced to disband the sect and commit su*cide to protect his son, Jin Mu-Won. With no family and allies left, Mu-Won leads a dreary life under close surveillance… until a surprise attack from the Silent Night gives him a chance to escape to the mountains. There, the young warrior trains to master the fighting techniques of his predecessors, before the mysterious disappearance of a loved one brings him back to the mainland. Follow Jin Mu-Won as he embarks on a journey to avenge his father’s death and take down the villains who threaten to plunge the world into dark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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