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egend of the Northern Blade Chapter 2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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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0화 : 5장 싸우지 않는 자에게 미래는 오지 않는다 (3)

백마병단(百魔兵團)·

밀야의 총관인 가경의 직속의 무력 조직이다· 거창한 이름과 달리 그들의 무력은 밀야 내에서 최상위는 아니었다· 하지만 오랫동안 가경의와 함께 지내왔기에 그야말로 수족처럼 기밀하게 명을 수행할 수 있었다·

백마병단의 무서운 점은 기본적으로 백 명에 이르는 모든 무인이 두뇌 회전이 빠르다는 것이다· 그들은 가경의에 의해 책사로서의 기본 소양과 지휘 방법을 배웠다·

그들은 전장에 투입되면 그 자신이 직접 싸우는 것보다 다른 무인들을 지휘했다·

가경의라는 큰 두뇌의 명을 백마병단이라는 백여 개의 작은 두뇌가 각자 수십에서 수백 명의 무인을 부려 수행하는 기가 막힌 체계·

가경의는 이제껏 중원의 그 어떤 집단이나 문파에서도 시도하지 못한 체계를 시도했고 훌륭하게 성공해 보였다· 그리고 지금 부현과 감천의 경계에 있는 이름 모를 숲에 백마병단 십여 명이 동원됐다·

백마병단은 각조로 나뉘어 감천으로의 접근을 시도한 현무대 무인들을 압박해 몰아가고 있었다· 십여 명의 백마병단은 독특한 연락 체계를 이용해 거의 실시간으로 서로의 의견을 주고받았다·

그들은 순식간에 현무대 십여 개 조의 존재를 파악했다· 그리고 몰이사냥이 시작됐다·

수백여 명의 무인이 백마병단의 지휘를 받아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그들은 매우 숙련된 사냥꾼이었다· 그들의 능숙한 사냥에 현무대의 무인이 하나둘씩 쓰러졌다·

이미 한 개 조가 궤멸에 가까운 타격을 입었다· 다음은 십조 차례였다·

염가형은 백마병단 소속의 무인이다· 그의 눈에 십조가 포착된 것은 실로 우연이었다·

그와 무인들이 있는 곳은 포위망의 중심부였다· 하지만 그가 직접 운용하는 병력은 그리 많지 않았다· 가장 방비가 든든하기도 했거니와 무엇보다 마음만 먹으면 인근에 포진해 있는 병력을 부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느 정도는 안심하고 있었다· 설마 누가 포위망의 중심축이 되는 이곳으로 올까 하고 방심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뜻밖에도 그런 이들이 나타났다· 바로 현무대 십조였다·

“제법 머리를 쓰는 놈이 있는 모양이군·”

염가형의 입꼬리가 뒤틀려 올라갔다·

아무리 머리가 좋고 판단력이 좋아도 모든 상황을 지배할 수는 없다· 가끔은 이렇게 나무를 뚫고 나오는 못처럼 예상치 못하게 툭 튀어나오는 존재도 있는 법이다· 현재 그들이 있는 곳으로 접근해 오는 십조처럼 말이다·

염가형이 밀야의 무인들에게 외쳤다·

“운양창월진(雲陽暢月陣)을 펼쳐 압박하라!”

무인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운양창월진은 가경의가 창안해 낸 진법 중 하나로 소수의 병력을 운용할 때 특히 유용했다·

운양창월진의 핵심은 고립과 분리였다· 전체적으로는 적을 고립시킨 후 한 명씩 분리시켜 제거하는 것· 그를 위해서는 섬세한 병력의 운용과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했다·

염가형의 특기는 바로 운양창월진의 운용이었다· 그만큼 순간 판단력이 뛰어나고 집중력이 특출 났다· 그는 운양창월진을 자유자재로 운용했다·

보통 이 정도로 운양창월진을 운용하면 적의 움직임이 둔해지고 파탄이 일어나게 마련이다· 하지만 십조는 달랐다·

처음엔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이더니 잠시 시간이 흐르자 언제 그랬냐는 듯 안정을 찾았다· 그 모습이 꼭 가시를 곧추세운 고슴도치 같았다·

한없이 안정적이고 견고한 성벽처럼 그들은 방어를 공고히 한 채 전진하고 있었다· 오히려 그 때문에 운양창월진을 운용하고 있는 밀야 측 무인들이 당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무슨?’

염가형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런 그의 눈에 십조의 중심에 서 있는 한 남자가 들어왔다· 마치 주변이 돌아가는 상황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듯 무심히 서 있는 모습이 유독 부각되었다·

문득 그의 시선이 염가형과 부딪쳤다· 순간 염가형은 전신의 피가 싸늘히 식는 것을 느꼈다·

‘저 녀석?’

분명 운양창월진을 운용하는 주체는 그였다· 하지만 진실은 어수선한 주변 환경에 가려져 전혀 드러나지 않았다· 진법을 모르는 사람이 본다면 진의 주체가 아닌 방관자로 보인다·

그런데도 상대는 그를 주시하고 있다· 방관자가 아닌 주체로 보고 있다는 뜻이다·

염가형을 주시하고 있는 남자는 바로 진무원이었다· 그의 주위로 십조의 무인들이 쳇바퀴처럼 돌고 있었다· 부현으로 온 운중천의 무인이라면 누구나 익히는 음양사상검진(陰陽四象劍陣)이었다·

하지만 부현 지부에서 나온 무인 중 음양사상검진을 제대로 익힌 자는 한 명도 없었다· 특히 명문가에서 파견된 젊은 무인들이라면 말이다·

그들은 위에서 지시가 내려왔기에 대충 익혔을 뿐 실전에서 검진을 펼칠 생각은 하지도 않았다· 실전에 투입되는 경우도 극히 드물뿐더러 검진을 펼치는 것 자체가 자신의 약함을 인정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소문파나 낭인 출신이 주축이 된 십조는 달랐다· 그들은 생존 확률을 조금이라도 높이기 위해 음양사상검진을 틈틈이 익혔다· 부족한 무공 실력을 조금이라도 보완하기 위해서였다·

밀야의 무인들에게 포위되었을 때 진무원은 고윤우에게 음양사상검진을 펼쳐 방어에 집중하라고 말했다· 고윤우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결국 십조는 음양사상검진을 펼쳤다· 처음엔 어설퍼서 다치는 이도 많이 나왔다· 하지만 적절한 시기에 진무원이 도와주면서 큰 위기를 비켜 갈 수 있었다·

진무원은 될 수 있으면 싸움에 직접 개입하는 것을 자제했다· 대신 음양사상검진을 원활하게 펼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데 전념했다·

강호에서의 생존은 스스로의 힘으로 도모해야 한다· 그 누구도 생존을 대신해 줄 수는 없다· 그들의 힘으로 생존을 강구하는 것이 우선이고 진무원이 도움을 주는 것은 그다음의 일이다·

진무원은 음양사상검진을 원활하게 펼칠 수 있도록 간간이 도움을 주면서 날카로운 시선으로 주위를 훑었다· 그런 그의 눈에 염가형이 들어왔다·

‘저자군·’

그는 한눈에 염가형이 진의 주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방관자적인 위치에 있었지만 역으로 그곳이 전체의 상황을 파악하기 좋은 최적의 위치였기 때문이다·

염가형은 전장을 주시하면서 끊임없이 입으로 무어라 중얼거리고 있었다· 그때마다 밀야 무인들의 진용이 급격히 변했다·

‘전음으로 진법을 운용하는 건가?’

거기까지는 크게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진을 운용할 정도로 머리가 좋은 이들 중에 무공이 강한 자가 없는 것은 아니니까·

진무원이 주목한 것은 염가형의 행동이었다· 그는 진법을 운용하는 데만 집중하지 않고 간혹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진무원이 그의 시선을 따라 허공을 올려다보았다· 순간 그의 눈에 이채가 어렸다·

창공에 십여 개의 연이 떠 있다· 각양각색의 색깔을 가진 연은 바람의 세기와 방향에 따라 변화무쌍한 움직임을 보였다·

순간 진무원의 뇌리로 한 가지 생각이 퍼뜩 떠올랐다·

‘설마 연으로 이 숲 전체에 있는 인원에게 지시를 내리는 것인가?’

정말이라면 이전까지 한 번도 생각 못 해본 파격적인 방법이다·

진무원은 안력을 끌어올려 연의 움직임을 자세히 살폈다· 십여 개의 연 중 유독 새하얀 연이 움직일 때마다 십조를 압박하고 있는 밀야 무인들의 움직임이 변했다·

연의 움직임에 담긴 뜻을 단번에 알아차리긴 어려웠지만 저들의 의사소통 방식을 안 것만으로도 큰 소득이었다·

‘그자인가? 이곳의 상황을 조율하는 자·’

좀 전부터 느껴지는 은밀한 존재감의 주인· 분명 그가 이 모든 상황을 주재하고 있었다·

‘어디냐?’

진무원의 눈이 매섭게 숲 속 전체를 훑었다· 하지만 너무나 많은 이들이 엮여 난전을 벌이고 있었다· 존재감이 뒤섞여 진흙탕이나 다름없었다·

그 속에서 진무원은 전장을 주제하는 자를 찾았다· 전투를 치르느라 호흡이 가쁜 자들을 전방위 감각에서 제외시켰다· 그러자 백여 명이 남았다· 그중에서 내공이 극강한 자를 제외시켰다· 아무래도 머리를 쓰는 부류 중에서 무공까지 강한 이는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게 제외하자 결국 세 명이 남았고 그들은 모조리 한곳에 모여 있었다· 내공이 극강한 자들은 그 세 명을 보호하기라도 하듯 근처에 포진하고 있었다·

이곳에서 제법 멀리 떨어진 곳이다· 중간에 난전을 벌이는 무리도 여럿 있다· 전장을 주제하는 자에게 가기 위해선 그들을 돌파해야 한다·

그들을 뚫고 가는 것은 문제가 아니었다· 진정한 문제는 바로 십조였다· 당장은 음양사상검진으로 잘 버티고 있지만 자신이 빠지면 얼마나 견딜지 자신할 수 없었다·

적들이 펼치는 운양창월진은 무척이나 정교했다· 특히 염가형의 지휘가 더해져서 톱니바퀴처럼 한 치의 틈도 없이 맞물려 돌아가고 있었다·

진무원의 시선이 고윤우를 향했다·

고윤우는 음양사상검진을 지휘하느라 진무원에게 신경 쓸 정신이 없었다· 그 자신도 검진이 익숙하지 않기에 온 정신을 집중해야만 하는 것이다·

지금 십조는 살아남기 위해 나름의 방법으로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다· 비록 온몸에 자잘한 상처를 입었지만 아직까지 목숨이 위험한 자는 없었다·

어떻게든 살겠다는 절박한 마음이 그들을 움직이고 있었다· 이곳 부현에 들어온 이후 처음으로 전장이란 살벌한 공간에 내던져졌기에 더욱 발악하는 것인지도 몰랐다·

캉캉!

“으아아!”

무기 부딪치는 소리와 악인지 고함인지 모를 소리가 한데 어우러져 한 폭의 지옥도를 연출하고 있었다·

“싸우지 않는 자에겐 미래는 오지 않는 법이지·”

진무원이 걸음을 옮기며 단봉을 휘둘렀다·

퍼억!

“커억!”

비명과 함께 운양창월진을 이루고 있던 무인 한 명이 어깨를 부여잡으며 쓰러졌다· 톱니바퀴처럼 정교하게 돌아가던 운양창월진이 그로 인해 크게 흔들렸다· 덕분에 음양사상검진을 펼치던 십조에게 숨통이 트였다·

“저····”

고윤우가 그 모습을 보고 자신도 모르게 손을 뻗었다· 하지만 진무원은 그를 지나쳐 몸을 날리고 있었다·

타탁!

겨우 두어 번 대지를 박찬 것 같은데 진무원의 몸은 어느새 삼십여 장 밖에 있는 얕은 구릉에 도달해 있었다·

염가형이 놀란 얼굴로 진무원을 바라봤다· 마치 공간을 이동해 온 것처럼 순식간에 자신의 앞에 나타난 진무원의 모습이 믿기지 않았다·

“마 막아··· 컥!”

염가형의 이마에 동전 크기만 한 구멍이 뻥 뚫렸다·

진무원은 염가형이 쓰러지는 모습은 보지도 않고 이내 몸을 날렸다· 순식간에 그의 몸이 점으로 변해 사람들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저럴 수가!”

그 모습을 지켜보던 고윤우가 놀란 입을 다물지 못했다·

가경의의 안색이 변했다·

“염가형에게서 연락이 끊겼다·”

전장에 투입된 백마병단은 일정 시간마다 그에게 연락을 해야 한다· 그것이 그들만의 규칙이었다· 그들의 규칙은 매우 엄격해서 그 어떠한 경우에도 반드시 지켜졌다·

염가형에게서 연락이 끊겼다는 것은 단 한 가지 경우밖에 없었다· 죽거나 그와 비슷한 상태에 빠졌거나·

“좋지 않군·”

가경의의 입술이 뒤틀렸다·

백마병단은 단순히 수족이라는 단어로는 표현이 모자란 존재들이다· 그들 중 한 명이 죽었다는 것은 가경의에게도 큰 타격이었다·

가경의의 시선이 남쪽으로 향했다· 방금 전까지 염가형이 있던 곳이다·

변수가 출현했다·

“누구냐?”

그의 예상을 뛰어넘은 누군가 이곳에 있다·

판단을 내리자마자 가경의가 명령을 내렸다·

“남쪽으로 병력을 집중시킨다·”

“존명!”

그의 명령이 채 끝나기도 전에 허공에 떠 있는 연의 움직임이 변했다·

순간 숲 전체의 움직임이 변했다·

현무대의 무인들을 압박하던 밀야의 무인 일부가 빠져 남쪽으로 향했다· 그들은 기민하게 저지선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인의 장벽이 만들어졌다·

“무슨 일입니까?”

궁상화의 얼굴에 의문의 빛이 떠올랐다·

가경의의 주위에 포진한 열 명의 무인은 모두 천무대였다· 그들이 가경의를 지키고 있던 것이다·

“누군가 이곳으로 오고 있습니다·”

“누가? 혹시 담수천?”

당장 궁상화의 머릿속에 담수천이 떠올랐다·

“그는 아닐 겁니다· 그가 굳이 움직일 이유가 없으니까요·”

“그게 무슨?”

“서문혜령이 그를 움직일 이유가 없다는 뜻입니다·”

가경의의 눈빛이 그 어느 때보다 차갑게 빛나고 있다·

다른 사람들은 모르지만 그만은 서문혜령의 생각을 훤히 알 수 있었다· 그와 서문혜령은 같은 부류였다·

서문혜령과 담수천이 부현을 완전히 장악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궁상화가 펼친 작전이 오히려 그들에게 도움을 준 셈이다·

거기까지는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어차피 그가 없을 때 벌어진 일이고 수습할 자신도 있기 때문이다·

제아무리 서문혜령과 담수천이 부현을 장악했더라도 안정화시킬 때까지는 시간이 필요했다· 경험 많은 무인들을 확실히 제 편으로 만들고 애송이 무인들은 단련시켜야 한다·

그때까지 전쟁은 소강상태에 빠질 것이 분명했다· 적어도 가경의는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서문혜령은 그의 예상을 뒤집고 현무대를 정찰이라는 명목으로 투입했다·

‘애송이들에게 정찰을 맡긴다? 웃기는 일이지· 그녀는 이 한 번의 계획으로 쭉정이를 걸러내려는 거야· 살아남은 이들은 독심을 가진 정예로 거듭날 확률이 높고·’

자신도 꽤나 독하다고 생각했지만 서문혜령은 그보다 더했다· 그녀의 계획대로 되게 놔둘 수는 없었다· 그래서 백마병단까지 동원해 현무대를 압박했다·

그런데 뜻밖의 고수가 등장했다·

콰앙!

그 순간 남쪽에서 폭음이 울려 퍼지며 무인 십여 명이 피떡이 되어 사방으로 날려갔다·

가경의가 눈을 크게 떴고 궁상화는 입술을 질근 깨물었다·

“그자다·”

천무대가 무기를 꼬나 잡았다·

이미 한 번 경험한 자였다·

진무원 그가 달려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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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egend of the Northern Blade

The Legend of the Northern Blade

北剑江湖, 북검전기
Score 8.2
Status: Ongoing Type: Author: , Artist: Released: 2014 Native Language: Korean
For decades, the brave warriors of the Northern Army fought to keep the world safe from the evil Silent Night. But when the fourth-generation leader, Jin Kwan-Ho is accused of colluding with the enemy, he is forced to disband the sect and commit su*cide to protect his son, Jin Mu-Won. With no family and allies left, Mu-Won leads a dreary life under close surveillance… until a surprise attack from the Silent Night gives him a chance to escape to the mountains. There, the young warrior trains to master the fighting techniques of his predecessors, before the mysterious disappearance of a loved one brings him back to the mainland. Follow Jin Mu-Won as he embarks on a journey to avenge his father’s death and take down the villains who threaten to plunge the world into dark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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