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egend of the Northern Blade Chapter 2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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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6화 : 1장 지옥을 거니는 자, 영웅이라 불린다 (1)

진정한 마(魔)는 절대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마는 사람들의 마음에 숨어 있다·

평범한 모습 그대로·

그들은 스스로 선하다고 세뇌하고 진실로 믿는다·

그들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그들 가장 깊숙한 곳으로 녹아들어야 한다·

그들과 가장 비슷한 모습으로·

모두의 시선이 담수천을 향했다· 만인의 주목을 받으면 일말이나마 위축될 만도 하건만 담수천은 당당했다·

사자의 기상과 위압감을 만천하에 흩뿌리며 당당하게 서 있는 그의 모습에 운중천의 무인들이 환호했다·

“와아아!”

“창천무제 우리에겐 창천무제가 있다!”

단 한 명의 존재감이 전세를 일거에 역전시켜 버렸다·

이제까지 숱한 고수들이 부현에 투입되었지만 그 누구도 담수천만 한 존재감과 위압감을 풍기지는 못했다· 운중천의 무인들은 용기백배했고 반대로 밀야의 무인들은 겁을 집어먹고 슬금슬금 뒤로 물러났다·

그러나 정작 담수천의 시선은 그 누구도 아닌 진무원을 향해 있었다·

쿵!

저 밑바닥에서부터 무언가 울컥 올라오더니 가슴을 크게 울렸다·

분명 그는 심원의와 척마대를 구하기 위해 달려왔다· 하지만 막상 도착하고 보니 심원의와 척마대를 구한 남자가 있었다·

분명 생전 처음 보는 남자였다· 그런데도 왠지 익숙한 기분이 들었다· 마치 지남철에 끌리기라도 한 것처럼 눈앞의 남자에게서 시선을 돌릴 수가 없었다·

피가 끓고 있다· 성광기가 절로 꿈틀거리고 있다·

상대의 강함을 몸이 먼저 느끼고 반응하는 것이다· 성광류를 대성한 이후 그에게 이 정도의 반응을 이끌어낸 무인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심지어는 그가 가장 최근에 상대한 창룡검제 비사원마저도·

담수천이 먼저 포권을 취했다·

“척마대를 구해줘서 고맙소·”

“강호의 동도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진무원의 담담한 대답에 담수천의 눈에 이채가 떠올랐다·

“소협의 존성대명을 알 수 있겠소?”

“단천운입니다·”

“좋은 이름이구려· 내 이름은 담수천이오·”

“알고 있습니다· 창천무제 담수천 이렇게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진무원이 그를 향해 포권을 취했다·

“반갑소·”

담수천의 입가에 옅은 미소가 떠올랐다·

북검 진무원이 천라지망에 의해 목숨을 잃은 후 잠시 의욕을 상실한 적이 있었다· 경쟁자의 부재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그를 기분 좋게 자극하는 인물이 연이어 나타나고 있다· 살천랑에 이어 단천운까지·

새로운 인물의 등장은 한 가지 사실을 의미했다·

‘새로운 시대가 오고 있다· 이자와 같은 자들이 연이어 나타난다는 것이 그 증거이다·’

그가 원하는 시대 그를 위한 시대가 오고 있었다·

단순한 육감이 아니라 확신이었다·

담수천이 거세게 뒤돌아섰다· 그의 시야에 주춤주춤 물러서는 밀야의 무인들이 보였다· 궁상화를 비롯한 천무대의 무인들은 어느새 밀야의 무인들 사이로 스며들었는지 보이지 않았다·

담수천이 발을 크게 굴렀다·

쿠웅!

마치 지진이라도 일어난 듯 대지가 크게 진동을 일으키며 빗방울이 사방으로 튀었다· 그야말로 가공할 진각이었다·

담수천이 다시 사자후를 터뜨렸다·

“중원으로 넘어가려는 자 나 담수천을 넘어서라! 이제부터 나 담수천이 이곳을 지킬지니!”

담수천의 선언에 잠시 전장에 침묵이 감돌았다· 하나 그것도 잠시 이내 열화와 같은 함성이 터져 나왔다·

“와아아아!”

“창천무제가 우리 편이다!”

운중천 무인들의 함성이 거센 빗줄기를 뚫고 울려 퍼졌다·

“큭! 아주 잘났구만 잘났어·”

밀야의 무인들 사이에 스며든 묵원광의 얼굴이 보기 싫게 일그러졌다· 단 한 명 때문에 천무대가 이렇게 후퇴해야 한다는 현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하지만 궁상화가 명을 내린 이상 따라야 했다·

율사희가 궁상화에게 속삭였다·

“그냥 이대로 물러나나요?”

“설마·”

“그럼?”

“전쟁의 향방이라는 게 꼭 정공으로만 결정되는 건 아니지·”

궁상화가 미소를 지었다·

담수천의 등장은 분명 충격적이었다· 그 때문에 모든 계획이 어그러졌다· 하지만 그가 더 주목한 이는 장봉을 무기로 쓰는 사내였다· 담수천의 등장 이전에 그가 먼저 궁상화의 계획을 망쳐 놓은 것이다·

어차피 실패한 계획에 미련 따윈 없었다· 심원의의 숨통을 끊지 못한 것이 아쉽긴 하지만 언제고 다시 기회가 찾아올 것이다·

중요한 것은 그가 안배한 계획이 아직도 돌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겨우 이 정도로 기선을 제압했다고 자신하지 마라 창천의 무제여·”

궁상화가 밀야의 무인들 사이로 모습을 감췄다·

“수천!”

서문혜령의 어깨에 잔경련이 일고 있었다· 담수천의 극적인 등장 때문이었다·

수많은 무인이 있지만 오직 그만이 오롯한 존재감으로 홀로 서 있었다· 만인의 주목을 받는 자리에 서 있는 담수천· 오직 그만이 그럴 자격이 있었다·

모두가 담수천을 바라보고 있다·

적도 아군도·

그중에는 운중천의 무인을 이끄는 수장 수라유성도 홍천학도 있었다· 그는 담수천의 가공할 무위를 보며 입을 떡 벌리고 있었다·

“제아무리 장강의 뒤 물결이 앞 물결을 밀어낸다지만 이건 너무하지 않은가? 어찌 그 나이에····”

제아무리 담수천이 천재라고 하지만 이것은 과했다·

그의 눈에 떠오른 것은 분명 질시였다·

담수천 때문에 자신의 인생이 초라하게 느껴졌다· 분명 남부러울 것 없이 탄탄대로를 달려온 인생이었다· 스스로도 그렇게 생각했고 남들도 그렇다고 떠받들어 줬다·

그들의 위에 있는 아홉 하늘이야 워낙 천외천의 존재이기에 엄두도 내지 못하지만 그 외에는 누구도 그에 비견될 수 없었다·

그나마 경쟁자라고 할 수 있는 자들은 같은 십대장로에 속한 자들뿐· 그들 중 누구 한 사람도 홍천학에게 확실한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그렇게 그는 자신의 우월함을 만끽하고 있었다· 후배 중에서 감히 자신을 상대할 만한 자가 나올 거라고는 생각지도 않았다· 그런데 오늘 그의 우월감이 산산조각 나고 있었다· 바로 담수천에 의해서이다·

‘더 이상 그가 크게 놔둬서는 안 된다· 이 이상 방치하면 운중천의 수뇌부마저 위협할 것이 분명하다·’

심각한 위기감이 엄습했다· 그런 그의 눈에 은밀히 살기가 감돌았다· 하지만 정작 자신의 살기에 취한 그는 다른 이의 살기는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그의 곁으로 정의대 복장을 한 무인 한 명이 걸어왔다· 그런 그의 모습이 너무나 자연스러워 누구도 그를 인식하지 못했다· 심지어는 홍천학마저도·

그가 홍천학을 불렀다·

“장로님·”

“응? 무슨 일이냐?”

자연스럽게 고개를 돌리는 홍천학의 눈에 기괴한 미소를 짓고 있는 무인의 얼굴이 보였다·

푹!

그 순간 갑자기 복부에서 화끈한 통증이 느껴졌다· 이물감에 아래를 내려다보니 복부에 한 자루 비수가 꽂혀 있다·

“너?”

“흐흐!”

정의대 복장을 한 무인이 음소를 터뜨리며 뒤로 훌쩍 물러났다· 그는 바로 무영이었다· 궁상화의 명을 받들어 요인 암살을 수행한 것이다·

이제까지 홍천학을 암살하기 위해 호시탐탐 기회만 노리던 무영이다· 하지만 홍천학에 대한 경호가 워낙 삼엄해 기회를 잡지 못했는데 뜻밖에도 담수천의 등장으로 인해 엄밀한 경호망에 구멍이 뚫렸다·

모두가 담수천을 바라보고 있었다· 경호 무인들은 물론이고 홍천학까지· 무영은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흑룡비를 찔러 넣었다· 흑룡비의 표면에는 톱날 같은 날이 돋아 있어 한번 박히면 쉽게 빠지지 않는 데다 극독이 발라져 있어 치명적이었다·

“너··· 크윽!”

“암습이다·”

다시 한 번 홍천학이 신음을 터뜨린 후에야 근처에 있던 무인들이 그가 암습을 당한 사실을 알아차렸다·

경호 무인들이 당황해 흉수를 찾을 때 무영은 서문혜령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내친김에 서문혜령마저 암습하려는 것이다·

서문혜령이 무영의 존재를 눈치챘을 때는 이미 그가 지척에 다가온 후였다· 무영이 서문혜령을 향해 비도를 연거푸 날렸다·

쉬쉬쉭!

세 자루의 비도가 연이어 서문혜령을 향해 날아갔다· 서문혜령이 피할 방위까지 완벽하게 계산하고 던진 것이다·

서문혜령의 얼굴에 당황한 빛이 떠올랐다· 그녀 역시 예상하지 못한 공격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순간 채화영이 나섰다·

촤아앙!

그녀가 채대를 크게 휘두르자 두 자루의 비도가 바닥에 떨어지고 나머지 한 자루는 궤적이 바뀌었다·

“음!”

순간 서문혜령의 입술을 비집고 나직한 신음성이 흘러나왔다· 궤적이 바뀐 비도가 그녀의 왼팔을 스치고 지나갔기 때문이다· 팔꿈치 위쪽에 날카로운 자상이 생기며 피가 흘러내렸다·

그나마 채화영이 임기응변을 발휘하지 않았다면 비도는 그녀의 숨통을 끊었을지도 모른다· 그만큼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서문혜령이 상처를 입은 모습을 본 채화영의 눈에 염화가 치솟았다·

“감히!”

츄화학!

그녀의 채대가 쭈욱 늘어났다· 서문혜령을 암습한 후 자리를 벗어나려던 무영의 얼굴에 당혹스러운 빛이 떠올랐다·

허공을 가득 덮은 채대가 그의 퇴로를 모조리 봉쇄하고 있었다·

‘칫! 욕심이 과했나?’

무영이 이를 악물며 연이어 비도를 던졌다·

십전비도술(十全飛刀術)·

마도의 전설적인 비도술 중 하나로 궁극을 이루면 이기어검술에 가까운 위력을 발휘하게 된다· 하지만 이제까지 십전비도술을 궁극에 이르도록 익힌 자는 단 한 명도 존재하지 않았다·

그것은 무영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가 한 번에 발출할 수 있는 비도의 개수는 십여 개· 그는 혼신의 힘을 다해 십여 개의 비도를 뿌린 후 지체 없이 몸을 돌렸다·

결과가 어떻게 되든 이미 관심 없었다· 지금은 무사히 이곳을 빠져나가는 것이 급선무였다·

“챠핫!”

무영이 발끝에 힘을 주고 대지를 박차는 순간이었다· 갑자기 그의 몸이 덜컥거렸다· 그의 허리엔 어느새 채화영의 채대가 돌돌 말려 있었다· 채화영이 순식간에 비도를 모두 쳐 내고 그의 몸을 제압한 것이다·

순간 그의 몸이 불쑥 뽑혀 채화영을 향해 딸려갔다·

“크윽!”

무영은 비도를 뽑아 채대를 끊으려 했다· 하지만 그가 비도를 꺼내기도 전에 엄청난 압력으로 채대가 전신을 조여왔다·

우두둑!

뼈마디가 부딪치며 근육이 어그러졌다· 무영이 혼신의 힘을 다해 채대를 벗어나려 했으나 소용없었다·

“끄으으!”

무영의 얼굴이 시뻘겋게 변하며 전신의 핏줄이 모두 불거져 나왔다· 채대 사이로 삐져나온 근육이 부풀어 오르고 안구가 돌출되었다· 입과 귀 코에서 피가 흘러내렸다·

잠시 후 와그작거리는 소리와 함께 무영의 몸이 오그라들었다· 가공할 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전신의 뼈가 모조리 부서져 압축된 것이다·

채화영이 채대를 털자 고깃덩이가 된 무영의 몸이 바닥에 나뒹굴었다· 무영의 몸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뒤틀리고 뭉개져 있었다· 그러나 채화영은 무영의 시신에는 눈길도 주지 않고 급히 서문혜령에게 다가갔다·

“괜찮으세요 아가씨?”

“난 괜찮아요· 그보다 어서 장로님을 살펴봐요·”

순간적으로 놀라 몸이 굳기는 했지만 서문혜령 역시 무공을 익힌 무인이었다· 그녀는 차분히 지혈을 했다·

채화영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홍천학이 있는 곳으로 다가갔다·

“크흑! 장로님·”

“어찌 이럴 수가····”

경호무인들의 비통한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채화영이 다가가니 홍천학은 두 눈을 부릅뜬 채 절명해 있었다· 끝내 흑룡비를 뽑지 못하고 극독에 죽고 만 것이다·

“이럴 수가!”

채화영이 치를 떨었다·

직접 전투에 참여한 것도 아닌데 수장을 잃고 말았다· 설마 저들이 이런 식으로 암습을 가할 줄 몰랐기에 그들이 느끼는 허망함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다·

그녀가 고개를 저으며 뒤돌아섰다· 그러자 왼쪽 팔을 부여잡은 채 서 있는 서문혜령의 모습이 보였다·

“아가씨?”

“역시 죽었나요?”

“네·”

“혹시 모르니까 다른 수뇌부들도 알아보세요·”

“알겠어요·”

채화영이 급히 상황을 알아보기 위해 달려갔다·

멀어지는 채화영의 모습을 보며 서문혜령이 입술을 질근 깨물었다·

‘승리했다고 방심하다니 나답지 않구나·’

그녀답지 않은 실수였다· 그 한 번의 방심으로 부현의 운중천 무인들을 이끌어갈 수장을 잃고 말았다·

‘이제 이들을 누가 이끌어간단 말인····’

문득 그녀의 눈이 빛났다·

구심점을 잃은 채 우왕좌왕하는 수많은 무인들 그 가운데 유난히 독보적인 존재감을 뽐내는 단 한 명의 무인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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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egend of the Northern Blade

The Legend of the Northern Blade

北剑江湖, 북검전기
Score 8.2
Status: Ongoing Type: Author: , Artist: Released: 2014 Native Language: Korean
For decades, the brave warriors of the Northern Army fought to keep the world safe from the evil Silent Night. But when the fourth-generation leader, Jin Kwan-Ho is accused of colluding with the enemy, he is forced to disband the sect and commit su*cide to protect his son, Jin Mu-Won. With no family and allies left, Mu-Won leads a dreary life under close surveillance… until a surprise attack from the Silent Night gives him a chance to escape to the mountains. There, the young warrior trains to master the fighting techniques of his predecessors, before the mysterious disappearance of a loved one brings him back to the mainland. Follow Jin Mu-Won as he embarks on a journey to avenge his father’s death and take down the villains who threaten to plunge the world into dark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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