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egend of the Northern Blade Chapter 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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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8화 : 5장 붉은 구름이 끼면 피비가 내린다 (1)

종리무환은 빠르게 현장을 수습해 나갔다·

그가 가장 신경 쓴 것은 역시 어린 소년들로 이뤄진 탕마군이었다· 곽숭이라는 수장을 잃고 어찌할 바를 몰라 하던 소년들은 종리무환의 지휘 아래 빠르게 안정을 찾아갔다·

일단 탕마군이 안정을 찾자 다음으로 신경 쓴 상대는 바로 낭인들이었다· 낭인들도 보는 눈과 듣는 귀가 있었다· 아직 철기문이라는 문파는 생소했지만 전신인 철기당이 얼마나 대단한지는 알고 있었다·

낭인들에게 있어 철기문은 구대문파나 오대세가와 동급이었다· 대부분의 낭인은 철기문과 같은 문파를 만들기를 꿈꿨다· 하지만 무공이 변변치 않은 대부분의 낭인에겐 언감생심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래서 더 철기문을 동경하는 것인지도 몰랐다· 사정이 그러다 보니 낭인들은 종리무환과 철기문의 지휘를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남은 탕마군의 수는 겨우 팔십여 명 정도였고 낭인의 수도 그와 비슷했다· 오백여 명이 넘던 인원이 이백여 명도 안 되게 줄어들었다· 예상치 못한 피해였고 그만큼 군마대가 강하다는 뜻이기도 했다·

‘홍악산이 이끄는 삼대가 군마대에서 가장 약한 것은 주지의 사실· 만일 포영휘가 이끄는 이대나 척천경이 이끄는 일대가 추적해 온다면 이들은 몰살을 면치 못할 것이다·’

종리무환은 군마대가 추적해 올 가능성을 높게 봤다· 세상에 알려진 척천경은 결코 남에게 빚을 지고 못 사는 자였다· 그런 자가 부하들 수십 명이 죽었는데 가만히 있을 리 없었다·

종리무환은 체제가 정리되자 서둘러 출발했다· 그는 채약란과 공손창으로 하여금 각자 탕마군과 낭인들을 이끌게 했다· 진무원은 마차를 탄 채 그들의 뒤를 따랐다·

진무원의 마차에는 네 명의 소년이 타고 있었다· 부상을 당한 탕마군이었다· 그들은 혼자의 힘으로는 걷지도 못할 만큼 중상을 입었는데 특히 제일 나이 어려 보이는 소년의 상처가 가장 컸다·

이제 겨우 열서너 살 정도로 보이는 앳된 소년의 복부에는 끔찍한 창상이 나 있었다· 군마대의 공격에 내장이 드러날 정도의 치명상을 입은 것이다·

임시로 응급조치를 하긴 했지만 소년의 기식은 매우 엄엄했다·

“어 엄마!”

정신을 잃은 소년은 계속해서 엄마를 찾고 있었다· 그런 소년의 모습에 다른 소년들이 눈시울을 붉혔다·

진무원은 그들 중 가장 상태가 나아 보이는 소년을 불렀다·

“말은 몰 수 있겠지?”

“예!”

“내 대신 잠시 말을 몰거라·”

“알겠어요·”

진무원은 소년에게 말고삐를 넘긴 뒤 마차 안으로 들어왔다· 유건엽이 그의 뒤를 따라 들어왔다·

진무원이 기식이 엄엄한 소년의 상처를 살폈다· 천으로 틀어막다시피 한 상처를 들추자 소년이 고통스러운 듯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아프면 소리 질러도 된다· 이름이 어떻게 되느냐?”

“아 아소·”

스스로를 아소라고 밝힌 소년의 상처는 끔찍했다· 마치 곰이 갈고리 같은 발톱으로 헤집어놓은 것처럼 상처가 찢겨나가고 그 사이로 내장 조직이 보였다· 내장은 벌써 썩어들어 갔고 피부 곳곳에도 괴사가 일어났다·

진무원의 눈빛이 침중해졌다· 아소가 아직 살아 있는 것이 기적이었다· 그 정도로 아소가 입은 상처는 치명적이었다·

어미에 대한 그리움과 생존의 갈망이 그의 숨을 끈질기게 붙잡고 있었다· 그 어느 것이라도 하나 모자랐다면 아소는 진즉에 목숨을 잃었을 것이다·

“그래 아소야 상태가 썩 좋지는 않구나·”

“저 저는 죽는 건가요?”

“어쩌면····”

“흐윽!”

“하지만 죽지 않을 수도 있다·”

“정말요?”

“대신 고통이 아주 클 것이다· 차라리 죽는 것이 낫다 싶을 만큼· 그러니까 이를 악물고 참아라·”

“차 참을게요· 나 살아서 엄마를 만나야 해요· 반드시!”

“그래!”

진무원이 아소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아소가 간절한 눈빛으로 진무원을 올려다봤다· 진무원은 그의 눈에 어린 간절한 열망을 보았다·

그가 문득 유건엽을 불렀다·

“건엽아 내 짐 보따리를 가져오너라·”

유건엽이 말없이 마차 구석에 놓아두었던 진무원의 보따리를 가져왔다· 진무원은 보따리를 뒤져 조그만 자기병을 꺼냈다·

자기병을 열자 어른 엄지손가락만 한 크기의 거머리가 보였다· 모두 십여 마리의 거머리는 특이하게도 회백색 빛이 감돌고 있었다·

‘구천마질(九天魔蛭)이라고 했지·’

그의 손에 들린 구천마질은 당기문이 구해달라고 한 독물 중 하나이다· 이번에 산동성에 갔다가 우연히 발견해서 가져온 것이다·

구천마질은 여타 거머리와 비할 수 없이 지독했다· 다른 거머리들이 배가 차면 절로 떨어지는 데 반해 구천마질은 일단 한 번 다른 생명체에 달라붙으면 절대 떨어지지 않고 끝없이 피를 빨아댄다· 생명체가 죽을 때까지· 그 작은 몸집에 그 많은 피가 어떻게 들어갈 수 있는지는 의문이지만 그만큼 지독하고 끈질겼다·

그렇게 지독한 구천마질이지만 한 가지 장점이 있었다· 바로 마지막 피 한 방울까지 빨아 먹기 위해 최대한 생명체를 오래 살려둔다는 것이다· 구천마질의 침에 섞인 성분이 그렇게 만드는 것이다· 당기문은 그 원리를 파악하기 위해 진무원에게 구천마질을 구해달라고 한 것이다·

진무원이 구천마질을 올려놓기 전에 유건엽을 바라봤다·

“다른 거머리들은 피를 빨아 먹을 때 오히려 고통이 둔해지지만 구천마질은 다르다· 천하에서 가장 지독한 고통에 차라리 죽기만을 바란다고 한다구나· 오죽하면 피를 빨리는 동안 구천을 헤맨다고 그런 극악한 이름이 붙었겠느냐?”

“····”

“그러니까 네가 곁에서 아소를 잘 돌봐주거라·”

“예!”

진무원은 아소의 상처에 구천마질 세 마리를 올렸다· 구천마질은 아소의 내장 위를 돌아다니며 괴사한 조직과 피를 먹어치우기 시작했다· 피와 살점을 먹을수록 구천마질의 덩치는 기하급수적으로 커졌다·

“으아악!”

아소는 지독한 고통에 미친 듯이 몸부림을 쳤다· 마치 누군가 톱으로 살과 뼈를 조금씩 잘라내는 것 같았다· 영혼이 단숨에 구천을 헤맬 것 같은 고통에 아소는 목이 터져라 처절한 비명을 내질렀다·

진무원은 그런 아소의 입에 나뭇조각을 물린 뒤 팔과 다리를 제압했다· 유건엽은 그런 진무원과 아소를 번갈아 바라보았다·

진무원이 유건엽에게 말했다·

“구천마질이 죽은 살점 외에는 아무것도 먹지 못하게 해야 한다· 나뭇가지로 놈이 신선한 살점에는 접근하지 못하도록 해라·”

“예!”

유건엽은 진무원이 시키는 대로 손을 놀렸다·

구천마질의 탐식은 끝이 없었다· 놈은 게걸스럽게도 아소의 피와 살을 탐했다· 먹는 만큼 몸의 크기가 불어났고 어느새 서너 살 어린아이의 주먹 크기만큼이나 몸을 불렸다·

“으으!”

그 모습을 지켜보던 탕마군 소년들의 입에서 절로 침음성이 흘러나왔다·

아소는 게거품을 뿜어내며 바들바들 몸을 떨고 있었다· 눈은 하얀 자위만 남았고 온몸의 핏줄이란 핏줄은 모두 불거져 나와 실로 끔찍했다·

구천마질이 어느 정도 죽은 살과 피를 먹었다고 생각되자 진무원은 품속에서 조그만 단환 하나를 꺼냈다·

광혈단(狂血丹)·

당기문이 만들어낸 독단이다· 이독제독(以毒制毒)의 원리를 이용해 인체를 살리기 위해 만들어졌다· 독으로 공격해 선천지기를 자극함으로써 죽어가는 신체의 장기를 활성화시키는 것이 광혈단의 요체였다·

진무원은 광혈단을 아소에게 복용시켰다· 광혈단은 아소의 침에 닿자 즉시 녹아 금방 흡수됐다· 아소의 신체에서 광혈단이 흡수되자마자 구천마질이 절로 떨어졌다· 광혈단의 독기를 감지하고 피를 빠는 것을 멈춘 것이다·

진무원은 구천마질을 다시 자기병에 넣은 후 아소의 상처를 깨끗한 천으로 동여맸다·

“할 수 있는 것은 다 했다· 나머지는 아소의 의지에 달렸다· 건엽이 너는 아소의 곁에서 수발을 들거라·”

“알겠어요·”

진무원은 내친김에 다른 아이들의 상처도 봐줬다· 아소에 비하면 그들의 상처는 그래도 치료하기 쉬웠다·

치료를 모두 마친 진무원은 다시 마부석으로 나왔다·

어느새 마차는 산길로 접어들었다· 금왕산(金王山)이라는 이름이 붙은 산은 무척이나 험했다· 그 때문에 탕마군과 낭인들은 전진하는 데 무척이나 힘들어하고 있었다·

채약란이 종리무환에게 다가가는 모습이 보인다·

“더 이상 전진하는 것은 무리야· 모두가 지쳤어· 휴식을 취해야 해·”

“하지만 우리가 쉬는 동안 저들이 추적해 올지 모릅니다·”

“알고 있어· 하지만····”

채약란이 안타까운 표정으로 탕마군을 바라보았다· 아직 어린 소년들의 얼굴에는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이를 악물고 버티고 있었지만 한계에 달한 듯 다리가 후들거리고 있었다·

종리무환도 그 모습을 보았다·

“알겠습니다· 그럼 반 시진만 쉬겠습니다·”

“고마워·”

“대신 쉬면서 주위에서 나무덩굴을 최대한 모으라고 하십시오·”

“알았어·”

채약란은 탕마군 낭인들에게 종리무환의 말을 전했다· 잠시나마 쉬게 된 탕마군과 낭인들이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들 중 몇 명은 종리무환의 말에 따라 근처에서 나무덩굴을 주워 모았다·

잠시 그들을 바라보던 종리무환이 진무원이 타고 있는 마차로 다가왔다·

“괜찮겠습니까?”

종리무환의 시선이 마차로 향했다·

“분명 괜찮아질 겁니다·”

“부디 그랬으면 좋겠군요· 지금으로서는 한 사람이라도 더 살리고 싶은 마음이니까요·”

종리무환이 진무원의 곁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런 종리무환의 모습을 보면서 진무원은 많이 변했다고 생각했다·

예전의 종리무환은 무척이나 이기적인 존재였다· 그에겐 철기당의 안위가 무엇보다 우선이었고 자신과 철기당의 생존을 위해서라면 다른 사람들의 희생 따윈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할 정도로 냉정했다· 그런 그가 탕마군과 낭인들을 구하기 위해 이렇게 헌신할 줄은 진무원도 미처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이 남자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던 걸까?’

궁금했지만 표를 내지 않았다·

종리무환은 진무원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 중 한 명이다· 눈치도 무척 빨라 조금만 티를 낸다면 그의 정체에 대해 의심할지도 몰랐다·

종리무환이 물었다·

“단 소협은 어떻게 생각합니까? 군마대가 우리를 추적해 올까요?”

“어쩌면··· 아니 그럴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합니다만·”

“역시!”

종리무환이 고개를 주억거렸다· 그의 낯빛이 어두워졌다·

이번엔 진무원이 물었다·

“그들은 분명 우리를 추적해 올 겁니다· 그러면 이 자리에 있는 이들 대부분은 살아남지 못합니다· 어쩌면 철기문의 문도들도· 그런데 왜 굳이 그런 위험을 감수하려고 합니까?”

“저도 제가 이런 결정을 내릴지 몰랐습니다·”

“무슨?”

“몇 년 전 한 사람을 만났습니다· 그와의 만남 이후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됐습니다· 그러다 보니 조금씩 성격이 변하는 것 같더군요·”

“····”

“단 소협은 그를 많이 닮았습니다· 얼굴은 다르지만 특유의 분위기가 비슷합니다·”

“그가 누굽니까?”

진무원의 물음에 종리무환이 대답 대신 빙그레 웃었다· 그가 두 다리를 짚으며 일어났다·

“끙차! 그럼 몇 가지 장난질을 해봐야겠습니다· 과연 그들에게 얼마나 먹힐지는 모르겠지만· 좀 도와주시겠습니까?”

“기꺼이·”

진무원도 몸을 일으켰다·

종리무환은 진무원에게 간단한 지시를 내렸다· 바닥에 나무 기둥을 바닥에 박으라든가 바위의 위치를 바꾸라는 등의 지시였다· 그러면서 자신은 태양의 위치와 바람의 세기를 계산했다·

‘진법을 펼치려는구나·’

진무원은 그의 의도를 알아차렸다· 진법을 이용해서 군마대의 발목을 잡으려는 것이다· 지금 상황에서는 최선의 수였다·

거의 반 시진이 지났을 무렵 마침내 모든 일이 끝났다· 그제야 종리무환의 입가에 만족스러운 미소가 떠올랐다·

“청옥환상진(靑玉幻想陣)입니다· 과연 얼마나 저들의 발길을 잡아둘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없는 것보단 낫겠죠·”

“음!”

“혹시 모르죠· 기적이라도 일어나면··· 아니 일어났으면 좋겠군요· 단 소협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종종 부탁드리겠습니다·”

“얼마든지·”

“그럼!”

종리무환이 일행이 있는 곳으로 돌아갔다· 진무원은 그런 종리무환의 뒷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시간은 사람을 변하게 한다·

절대 변하지 않는 사람도 있지만 긍정적으로 변하는 사람도 있었다· 종리무환이 그랬다·

한 사람이라도 더 살리고자 하는 열망·

예전의 종리무환이라면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기적이라····”

진무원이 지나온 길을 돌아봤다·

차가운 바람이 불어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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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egend of the Northern Blade

The Legend of the Northern Blade

北剑江湖, 북검전기
Score 8.2
Status: Ongoing Type: Author: , Artist: Released: 2014 Native Language: Korean
For decades, the brave warriors of the Northern Army fought to keep the world safe from the evil Silent Night. But when the fourth-generation leader, Jin Kwan-Ho is accused of colluding with the enemy, he is forced to disband the sect and commit su*cide to protect his son, Jin Mu-Won. With no family and allies left, Mu-Won leads a dreary life under close surveillance… until a surprise attack from the Silent Night gives him a chance to escape to the mountains. There, the young warrior trains to master the fighting techniques of his predecessors, before the mysterious disappearance of a loved one brings him back to the mainland. Follow Jin Mu-Won as he embarks on a journey to avenge his father’s death and take down the villains who threaten to plunge the world into dark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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