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egend of the Northern Blade Chapter 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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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화 : 2장 뜻하지 않은 곳에서 지인을 만난다 (2)

염마채는 해산했다·

수하 중 멀쩡한 이는 하나도 없었다· 그들은 모두 진무원에 의해 폐로 가는 혈맥이 끊어져 보통 사람보다 못한 체력과 무기력한 몸을 갖게 되었다·

장위천을 비롯해 약탈에 참여한 무인들은 진무원에 의해 모조리 목숨을 잃었다· 그들은 다른 이들처럼 폐인이 되는 것을 거부했다·

젊은 시절 왕성한 혈기와 남들보다 강한 힘 하나만을 믿고 온갖 패악질을 해왔던 그들에게 무기력한 삶은 죽음보다 못한 것이었다·

진무원 또한 그들을 용서하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무엇보다 도적들에게 남편과 자식을 잃은 여인들의 절규가 그럴 수 없게 만들었다·

여인들은 집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남자들이 모조리 사라진 마을에서 그녀들이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는 진무원도 알 수 없었다·

진무원은 말을 타고 염마채를 떠났다· 그런 그의 등 뒤에는 예의 소동이 타고 있었다·

소동의 이름은 유건엽이라 했다· 부모를 잃은 소년을 돌봐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무엇보다 유건엽이 마을에 머물기를 거부했고 진무원도 그를 홀로 마을에 남겨둘 수 없었다·

단순히 유건엽이 고아가 되었기 때문이 아니다· 그의 새까만 눈에 담긴 광포한 살기를 보았기 때문이다·

유건엽은 흔히들 말하는 살인자의 눈을 가지고 있었다· 천성적으로 짙은 살기를 가지고 태어난 데다 자신의 감정을 외부로 잘 드러내지 않았다· 먹이를 노리는 맹수의 특성을 모두 갖고 있는 셈이다·

유건엽이 이제까지 살기를 억누를 수 있던 것은 헌신적인 부모 덕분이었다· 하지만 부모가 눈앞에서 죽는 순간 이제까지 그가 억눌러 오던 살기가 외부로 발산되기 시작했다· 거기다가 가지고 있는 근골이나 무공에 대한 재능도 범상치 않아 보였다·

‘자칫 사도를 걷는 자가 이 아이를 거둬들인다면 큰 재앙이 될 것이다·’

유건엽은 키우기에 따라서는 엄청난 살인병기가 될 수도 있는 아이였다· 그것이 진무원이 유건엽을 데리고 가는 가장 큰 이유였다·

진무원의 등 뒤에서 유건엽은 아무런 말도 없었다· 조그만 입을 꾹 다문 채 그저 앞만 보고 있었다· 진무원도 굳이 유건엽에게 말을 걸지 않았다·

제아무리 살인자의 눈을 가지고 태어났어도 유건엽의 나이는 이제 겨우 여섯 살이었다· 그렇게 어린 나이에 부모를 모두 잃었다· 유건엽이 겪을 상실감이 얼마나 큰지 짐작 못할 진무원이 아니었다·

한바탕 울음이라도 터뜨리면 좋으련만 유건엽은 눈물 한 방울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슬픔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 사실을 알기에 진무원은 섣부른 위로 대신 유건엽에게 감정을 삭일 시간을 주었다·

유건엽이 말문을 연 것은 염마채를 출발한 지 이틀이 지난 후였다·

“우리는 어디로 가나요?”

“서쪽으로 간다·”

“서쪽?”

“먼 여정이 될 것이다· 너도 각오를 단단히 하고 있는 게 좋을 게다·”

“알겠어요·”

유건엽이 고개를 끄덕였다·

잠시 두 사람 사이에 대화가 끊어졌다· 진무원은 말이 없었고 유건엽은 주변의 풍경을 바라보고 있었다·

한참의 시간이 지난 후 먼저 입을 연 것은 바로 진무원이었다·

“몸은 좀 어떻느냐?”

“괜찮아요·”

“불편하면 말하거라·”

“알겠어요·”

유건엽은 어린아이답지 않게 말이 없었다· 어떤 때는 하루 종일 한마디도 하지 않을 때도 있었다· 진무원도 말이 많은 편이 아니었기에 두 사람 사이엔 자연 적막이 감돌았다· 하지만 말이 없다고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다·

진무원은 유건엽의 가슴속에 들끓는 살의를 읽었다· 부모를 지키지 못한 자신에 대한 살의 그리고 부모를 잃게 만든 세상을 향한 적의·

그것은 결코 일반적인 여섯 살짜리 소년이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이 아이의 살기가 너무도 강하구나·’

부모라는 족쇄가 사라진 이상 유건엽의 살기는 더욱 커져갈 것이 분명했다·

진무원은 유건엽을 북천문으로 데려갈 생각이었다· 일단 북천문에서 유건엽을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하기로 했다·

말을 타고 몇 날 며칠을 가기도 했고 잠은 주로 노숙을 했다· 어른도 쉽지 않은 여정이었다· 아직 어린 유건엽이 견디기에는 더더욱 쉽지가 않았다· 하지만 유건엽은 단 한 번도 진무원에게 칭얼거리거나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그동안 진무원과 유건엽은 많이 친해졌다· 하지만 유건엽이 진무원에게 마음을 모두 연 것은 아니었다· 그의 마음속에는 여전히 짙은 어둠이 존재했다·

교남을 떠나고 보름이 되었을 무렵 진무원은 산서성의 성도인 태원(太原)에 도착했다· 어린 유건엽을 돌보다 보니 예정보다 이틀이나 늦게 도착했다·

“이곳에서 오늘 하루 쉬어가자꾸나·”

유건엽이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은 태원 외곽에 있는 허름한 객잔을 잡았다· 객잔에는 먼저 온 손님이 대여섯 명 정도 있었다· 그들은 각기 구석에 있는 탁자에 앉아 식사를 하고 있었는데 누구도 진무원 일행에게 시선을 주지 않았다·

진무원과 유건엽이 탁자에 앉자 점소이가 달려왔다·

“헤헤! 어서 옵셔·”

“빈방이 있느냐?”

“물론이지요·”

“둘이서 잘 것이니 방을 하나 다오·”

“알겠습니다요· 마침 빈방이 있으니 식사를 하실 동안 치워놓겠습니다·”

“고맙구나·”

“식사는 뭐로 드릴까요? 참고로 말씀드리면 저희 객잔은 양고기로 만든 화과가 유명합니다· 헤헤!”

“알겠다· 화과를 하나 내오고 혹시 소룡포가 있으면 한 접시 주려무나· 그리고 술도 한 병 내오거라·”

“알겠습니다요· 조금만 기다리십시오· 금방 준비하겠습니다·”

싹싹하게 대답한 점소이가 주방으로 달려갔다· 잠시 그 모습을 바라보던 진무원이 유건엽에게 고개를 돌렸다·

유건엽은 그 새까만 눈동자로 진무원을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그 시선이 부담스러울 만도 하건만 진무원은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왜 그러느냐? 내 얼굴에 뭐라도 묻었느냐?”

“아니요· 그냥 이상해서····”

“뭐가?”

“그냥 얼굴이 인형 같아서····”

유건엽의 말에 진무원의 눈에 처음으로 이채가 떠올랐다·

‘이 아이?’

지금 그는 역용술로 진짜 얼굴을 감추고 있었다· 청인에게 배운 역용술은 초절정의 고수라 할지라도 쉽게 알아차리기 힘들 만큼 정묘했다·

이제까지 그 누구도 그의 역용술을 꿰뚫어 본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그런데 이제 겨우 여섯 살짜리 소년이 위화감을 느끼고 의아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이 그를 놀라게 했다·

‘천성적으로 타고난 살기에 본능적으로 진실을 꿰뚫어 보는 눈까지 가지고 있다는 건가?’

진무원은 잠시 유건엽을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하지만 유건엽은 그의 눈을 피하지 않았다· 한동안 두 사람이 서로를 마주 보았다·

먼저 입을 연 것은 유건엽이었다·

“제게 무공을 가르쳐 주세요·”

“무공은 왜 배우고 싶으냐?”

“힘을 갖고 싶어서요·”

“힘이라···· 왜 힘을 갖고 싶으냐?”

“그래야 살 수 있으니까요·”

어린아이답지 않은 말이다· 그 또래의 소년이라면 결코 할 수 없는 말과 생각이기도 했다· 하지만 유건엽이 겪은 일을 생각하면 이해할 수도 있는 일이었다·

진무원은 쉽게 대답하지 못했다·

유건엽과 같은 재능을 가진 인재는 결코 흔치 않았다· 무공을 익히기 위한 최적의 신체 조건과 탁월한 안력 그리고 살기까지· 강호에 적을 둔 자라면 누구라도 욕심내지 않을 수 없는 인재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무원은 유건엽을 거두는 것을 망설였다·

유건엽이 문제가 아니라 자신이 문제였다· 그는 아직 제자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진무원은 유건엽의 눈에서 강렬한 열망을 보았다· 진무원은 그의 열망에 답을 해줘야 했다·

“나는····”

진무원이 입을 여는 찰나 갑자기 객잔 문이 벌컥 열리고 범상치 않은 분위기를 풍기는 노인과 소년이 들어왔다·

머리엔 흑건을 두르고 검은 장삼을 입은 노인의 눈은 마치 먹이를 노리는 매처럼 날카롭게 빛나고 있었다· 위압적인 노인의 눈빛에 식사를 하던 사람들이 고개를 절로 움츠렸다·

노인의 옆에는 이제 십사오 세 정도의 소년이 함께하고 있었다· 소년도 노인처럼 날카로운 눈빛에 오만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소년은 등 뒤에 천으로 똘똘 만 기다란 물체 두 개를 교차로 메고 있었다· 형태나 길이로 보아 창이나 봉일 확률이 높았다·

노인과 소년은 잠시 주위를 둘러보다가 진무원 맞은편 탁자에 자리를 잡았다· 두 사람이 자리에 앉자 점소이가 득달같이 달려왔다·

“어서 옵셔· 저희 객잔에 오신 것을····”

“됐고 잘하는 음식이나 몇 가지 내오거라· 술도 두어 병 내오고·”

“예·”

소름 끼칠 정도로 차가운 목소리에 점소이의 목소리가 작아졌다· 노인이 무공을 익힌 무인이란 것은 옷차림과 분위기만 보아도 알 수 있었다· 이런 사람한테 잘못 보이면 목숨마저 위험하다는 사실을 점소이는 잘 알고 있었다·

점소이는 노인의 눈치를 보며 주방을 향해 뛰어갔다· 노인과 함께 온 소년이 그 모습을 보며 코웃음을 쳤다·

“이곳은 정말 초라하군요 사부님· 그들은 왜 이런 곳에서 만나자고 했을까요? 그들이 사부님을 무시하는 것이 아닐까요?”

“흥! 그들이 그럴 수가 있겠느냐? 누구도 감히 나 고천후를 무시할 수는 없다·”

“물론이지요· 사부님의 창법은 운중천의 십대장로인 탈혼신창(奪魂神槍) 사마공천 대협도 감탄할 만큼 무림의 일절이지 않습니까?”

“그렇다· 사실 순수 무공만 따지면 노부가 사마공천보다 한 수 위라고 할 수 있지·”

노인과 소년의 대화를 듣던 중인들이 급히 고개를 숙였다· 노인의 이름은 고천후 오랜 은거 끝에 강호에 다시 나온 전대의 기인이었다·

아주 오래전에 은거할 때도 그는 엄청난 무위를 자랑했다·

별호는 귀영창(鬼影槍)·

귀신같이 창을 잘 쓰고 자신의 적에게는 가혹하리만큼 잔인해서 많은 이가 그와 은원을 맺길 꺼렸다· 악명이 어찌나 대단했는지 그가 은거를 택했을 때 많은 이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을 정도이다·

그랬던 고천후가 다시 세상에 나왔다· 그리고 고천후의 곁에는 그를 꼭 닮은 제자가 있었다·

제자의 이름은 기산하 사부인 고천후를 닮아 그의 손속도 무척이나 잔혹하다고 소문이 났다· 그래서 붙여진 별호가 소귀창(小鬼槍)이었다·

기산하는 사뭇 오만한 표정으로 주위를 둘러봤다· 그의 눈에 진무원과 유건엽의 모습이 들어왔다·

무기도 없는 평범한 진무원의 모습에 그는 이내 신경을 껐다· 무공을 익히지 않은 일반인 따윈 그의 안중에 없었다·

그것은 고천후도 마찬가지였다· 객잔 안에 무공을 익힌 자가 없다는 것이 그의 결론이었다· 위협할 만한 존재가 없으니 자연 그의 표정과 태도는 거만해졌다·

그사이 진무원이 앉은 탁자에 음식이 나왔다· 오랜만에 맛보는 양고기 화과였다· 진무원이 유건엽의 그릇에 화과를 덜어주며 말했다·

“천천히 꼭꼭 씹어 먹거라· 급히 먹으면 속이 부대끼고 혈액 순환이 원활치 못해 기력이 떨어진다·”

“네!”

유건엽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진무원의 말처럼 될 수 있으면 천천히 먹으려고 애를 썼다· 보통 그 나이 또래의 아이들이 정신이 산만하고 제멋대로인 것과 비교가 되는 모습이다·

진무원은 그런 유건엽의 모습을 잠시 바라보다가 고천후와 기산하가 앉아 있는 자리로 시선을 옮겼다·

고천후를 한 번도 본 적이 없지만 그의 이름은 들어본 적이 있었다· 바로 하진월이 준 무림인명록에서였다·

지난 삼 년 동안 하진월은 방대한 정보를 수집했다· 특히 당금 무림에서 활약하는 무인들과 은거한 무인들의 정보를 수집해 기록했다· 그것이 바로 무림인명록이었다·

무림인명록은 크게 탈(脫) 패(覇) 주(注) 신(新) 네 단계로 구분되어 있었다·

신(新)은 말 그대로 새로이 강호에 나타난 자들을 의미했다· 새롭게 강호에 출도한 신진무인일 수도 있고 고천후처럼 은거를 깨고 강호에 오랜만에 나타난 노무인일 수도 있었다·

주(注)는 예의 주시해야 할 자를 뜻했다· 앞으로 절정고수에 오를 가능성이 있거나 어떤 식으로든 강호에 영향을 끼칠 것 같은 인물들이 이에 해당됐다·

패(覇)는 한 지역의 패주라 할 수 있을 만한 자들을 의미했다· 구파일방의 주인들이나 오대세가 같은 거대 가문의 수장들이 이에 해당됐다·

탈(脫)은 말 그대로 인간의 한계를 벗어난 자들을 뜻했다· 운중천의 아홉 하늘이나 밀야의 사대마장이 이에 속했다·

고천후는 신(新)과 주(注)에 동시에 속했다· 새로이 나타났으며 주목해야 할 자란 뜻이다·

‘넉 달 전에 강호에 다시 나왔다고 했던가?’

무엇 때문에 그가 다시 강호에 나왔는지 하진월도 알지 못했다· 아직까지 그 정도로 섬세한 정보망이 구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진무원이 고천후를 예의 주시할 때였다· 객잔의 문이 조용히 열리고 어깨까지 죽립을 눌러쓴 남자가 들어왔다· 잠시 주위를 둘러보던 남자는 이내 고천후가 앉아 있는 탁자를 향해 걸어왔다·

고천후가 그를 보며 입을 열었다·

“늦었군·”

“죄송합니다 고 대협· 잠시 일이 있어서 늦었습니다·”

“흥!”

“이 사죄는 나중에 하겠습니다·”

“일단 자리에 앉게·”

“감사합니다·”

남자가 자리에 앉으며 죽립을 벗었다· 그의 모습을 보는 순간 진무원의 눈이 빛났다· 그가 익히 아는 얼굴이었기 때문이다·

‘철기당의 종리무환·’

삼 년 전의 인연이 다시금 이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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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egend of the Northern Blade

The Legend of the Northern Blade

北剑江湖, 북검전기
Score 8.2
Status: Ongoing Type: Author: , Artist: Released: 2014 Native Language: Korean
For decades, the brave warriors of the Northern Army fought to keep the world safe from the evil Silent Night. But when the fourth-generation leader, Jin Kwan-Ho is accused of colluding with the enemy, he is forced to disband the sect and commit su*cide to protect his son, Jin Mu-Won. With no family and allies left, Mu-Won leads a dreary life under close surveillance… until a surprise attack from the Silent Night gives him a chance to escape to the mountains. There, the young warrior trains to master the fighting techniques of his predecessors, before the mysterious disappearance of a loved one brings him back to the mainland. Follow Jin Mu-Won as he embarks on a journey to avenge his father’s death and take down the villains who threaten to plunge the world into dark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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