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egend of the Northern Blade Chapter 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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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3화 : 8장 무너진 하늘 아래 다시금 우뚝 서다 (2)

한선우는 하진월을 따라 총총걸음을 옮겼다·

그의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신기했다· 북천문은 고원지대의 분지에 세워졌다· 당연히 집을 만들 재료가 한정적일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주위에서 가장 흔하게 구할 수 있는 돌로 집을 만들었다· 당연히 초라한 모습이다·

집이 초라하면 생활도 고달파야 하는 게 정상이다· 그런데 이상하게 모든 것이 풍족했다· 무인들이 입고 있는 옷도 질이 좋았고 음식도 종류가 다양했다· 무인들이 들고 있는 병장기에도 윤기가 흐르는 것이 최근에 지급받은 것이 분명해 보였다·

‘북천문은 비록 오지에 위치해 있지만 누군가에게서 생필품을 부족하지 않게 공급받고 있구나· 그 말은 곧 든든한 자금줄이 있다는 뜻·’

그렇지 않고서는 지금의 모습이 설명되지 않았다·

한선우가 연신 고개를 갸웃하자 하진월이 미소를 지었다·

당장 궁금한 것이 무척 많을 것이다· 하지만 처음부터 모든 것을 알려줄 수는 없었다· 시간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줄 것이다·

한선우를 데리고 하진월이 간 곳은 바로 대연무장 뒤쪽에 있는 소연무장이었다· 수많은 무인이 모여 연무하는 대연무장과 달리 소연무장에는 사람이 몇 명 없었다·

한선우의 얼굴에 반가운 빛이 떠올랐다· 소연무장에 그가 아는 얼굴이 보였기 때문이다·

“일어났구나·”

웃으며 반갑게 맞아주는 이는 바로 곽문정이었다·

“형!”

“북천문에 온 것을 환영한다·”

곽문정이 양팔을 활짝 벌려 한선우를 껴안았다· 한선우는 그의 품에 안겨 자신을 바라보는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족히 육칠십이 넘을 것 같은 삐쩍 마른 노인도 있고 사십 대 초중반으로 보이는 우직한 장년인도 있었다· 마치 검을 벼려놓은 것처럼 날카로운 인상의 중년인도 보였고 고슴도치처럼 얼굴에 털이 가득 나있는 거대한 덩치의 장한도 보였다·

하나같이 범상치 않은 분위기를 풍기는 그들의 모습에 한선우는 자신도 모르게 마른침을 꼴깍 삼켰다· 그러자 하진월이 미소를 지으며 그들을 소개해 줬다·

“어서 인사드리거라· 이분은 본 문의 장로이신 경무생 대협이시다· 사람들은 이분을 풍제(風帝)라고 부른단다·”

하진월이 제일 먼저 소개한 사람은 육칠십이 넘어 보이는 삐쩍 마른 노인이었다· 노인의 전신에서는 사위를 압도하는 기도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한선우는 노인에게 급히 인사했다·

“한선우라고 합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릴게요·”

사실 한선우는 인사를 하면서도 경무생이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알지 못했다· 하지만 이 자리에 다른 이가 있어 경무생의 이름을 들었다면 경악을 금치 못했을 것이다·

풍제 경무생·

북천사주의 일인이자 천하에서 가장 빠른 경공술과 가장 맹렬한 각법(脚法)의 소유자였다· 북천문이 멸문할 때 자신을 따르는 부하들과 함께 풍운산장(風雲山莊)을 세운 그가 다시 북천문에 나타난 것이다·

경무생이 한선우를 보며 눈을 빛냈다·

“네가 군사께서 받아들인 제자구나· 앞으로 잘 부탁하마 꼬마 군사·”

차가워 보이는 외모와 달리 경무생의 목소리에는 정감이 넘쳤다·

하진월은 다른 사람들을 소개했다·

“이분은 본 문의 봉공이신 황철 대협이다· 너와 의형제를 맺은 문정의 스승이자 숙부와 같은 분이시지·”

“반갑구나 선우야·”

소개를 받은 황철이 먼저 인사했다· 한선우를 바라보는 그의 눈빛이 따스했다·

“안녕하세요· 한선우예요·”

“그래 북천문에 잘 왔다·”

“따스하게 맞아주셔서 감사합니다·”

“군사의 제자라면 나의 자제나 마찬가지다· 또한 문정과 의형제라면 나에게는 조카가 된다· 그러니 힘든 일이 있으면 언제든 찾아오려무나·”

“감사합니다·”

황철의 따스한 말을 듣는 순간 한선우의 눈에 눈물이 핑 돌았다· 그의 말이 진심임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하진월이 다시 다른 사람들을 소개했다·

“이분은 본 문의 검주이신 소무상 대협이시고 옆에 계신 분은 무주인 마도광 대협이시다· 본 문의 실질적인 무력을 담당하시는 분들이지· 앞으로 이분들에게 많은 가르침을 청하거라·”

“앞으로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두 분 대협·”

“반갑구나 선우야·”

“흐흐! 거 똘망똘망하게 생겼구나· 그렇다고 책만 너무 읽다가는 머리에 곰팡이가 스니까 가끔 연무장에도 나오거라· 호신할 정도의 무공은 가르쳐 줄 테니까·”

마도광이라고 불린 거한이 큰 손으로 한선우의 머리를 쓱쓱 쓰다듬었다· 머리가 헝클어졌지만 한선우는 전혀 기분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비록 말투는 더할 수 없이 거칠었지만 악의가 담겨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분들이야말로 본 문을 이끌어가는 핵심 인사들이다· 모르는 것이 있으면 이분들을 찾아뵙고 가르침을 청하거라·”

“명심하겠습니다·”

하진월의 말에 한선우가 다시 한 번 깊숙이 고개를 숙였다· 하진월은 그런 제자의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았다·

그때 마도광이 갑자기 곁에 있는 소무상의 어깨를 두들기며 말했다·

“자자 술 마십시다·”

“술?”

“군사가 제자를 맞이한 뜻 깊은 날이잖은가· 그러니 축하해야지·”

“결국 아침부터 술이 마시고 싶다는 뜻이군·”

“흐흐! 축하주는 해야 할 것 아냐? 그렇지 않습니까 군사?”

마도광은 소무상의 핀잔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런 마도광을 보면서 소무상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마도광의 별호는 혈안광호(血眼狂虎)이다· 북방을 주름잡던 마적대인 비황대(飛荒隊)의 대주가 바로 그였다·

중원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비황대는 북방에서는 공포의 대명사였다· 그들은 북방을 거점으로 활동하던 다른 마적 떼들을 흡수하며 세력을 늘렸고 그 숫자는 물경 천 명이 훨씬 넘어갔다·

수많은 문파가 비황대를 토벌하려고 했지만 소용없었다· 단순히 무공과 개인의 무력에만 의존하는 무림인과 달리 비황대는 말을 타고 이동하며 칼과 활을 귀신처럼 활용했다·

그들은 무림문파보다는 군대에 가까웠다· 철저한 내부 규율로 병력을 통제하고 일사불란한 전술로 적을 유린했다· 십여 개의 문파가 비황대를 토벌하려다가 오히려 멸문을 당한 후 북방에서 그들을 상대할 문파는 존재하지 않았다·

그 중심에 혈안광호 마도광이 있었다·

혈안을 한 미친 호랑이·

지금은 정상적으로 보이지만 눈이 붉게 변한 마도광은 실로 공포스러웠다· 그래서 북방을 오가는 상단들은 비황대의 영역을 절대 지나가지 않으려 했고 어쩔 수 없이 지나가면 맞서기보다는 적절한 통행료를 지불하고 안전을 도모했다·

지금 대연무장에서 수련하고 있는 무인 대부분은 비황대 출신의 무인들이었다· 거친 황야에서 자유롭게 살아가던 그들이 이렇게 체계적인 무공을 익히는 것은 실로 놀라운 일이었지만 어린 한선우는 거기까지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이곳에 오면서 마도광과 가장 많이 충돌한 이가 바로 소무상이었다· 그들은 살아온 환경과 가치관 생각하는 방식 등 모든 것이 달랐다· 거칠고 자유롭게 살아온 마도광과 엄격한 자기 통제와 수양을 중요시하는 소무상은 서로 상극에 가까웠다·

그들은 사사건건 충돌했고 결국 서로를 죽일 듯 무섭게 싸웠다· 하지만 그들의 무력은 대등했고 승부를 내지 못했다· 그 후 서로를 인정하고 잘 지내고 있지만 그래도 틈만 나면 언쟁을 하곤 했다·

그때 황철이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마침 식사할 때도 됐으니 다 같이 밥이나 먹으세· 내가 자네와 대작을 해주지·”

“으하하! 역시 형님밖에 없소·”

마도광이 앙천광소를 터뜨렸다· 그런 마도광의 모습에 황철이 푸근한 미소를 지었다·

세상 사람들이 모두 두려워하는 마도광이었지만 황철에게는 편한 동생이었다· 세상에는 전혀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지만 마도광은 바로 북천문 출신이었다·

그가 이끄는 비황대의 주축 무인들도 모두 북천문에서 떨어져 나온 사람들이었다· 어떻게 보면 그들은 진정한 북천문의 충신들이었다· 북천사주를 따라 얼마든지 편한 삶을 살 수도 있었지만 그들은 거친 황야의 삶을 택했다·

특히 마도광은 황철과 친형제 이상의 정을 갖고 있었다· 거친 황야를 정처 없이 떠돌아다닐 때도 황철에게만은 꼭 연락하면서 안부를 주고받았다·

그런 마도광이 새로 만들어진 북천문에 합류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그는 비황대 천여 명의 마적 떼와 함께 북천문에 합류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풍제라는 별호로 강호의 정상에 군림하는 경무생이 풍운산장의 무인들을 모조리 이끌고 북천문으로 돌아왔다· 그는 마치 당연하다는 듯이 북천문의 장로가 되었고 하진월은 그런 그를 극진하게 맞이했다·

경무생이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으로 황철과 마도광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십여 년 전 북천문이 멸문할 때 그는 스스로의 뼈를 깎아내리는 결정을 해야 했다· 북천문의 멸문은 기정사실이었다· 마치 자연 재해처럼 어떻게 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북천문이 멸문할 때 문주인 진관호와 함께 최후를 맞이하려 했다· 하지만 진관호에 의해 그는 결심을 바꿔야 했다· 북천문이 멸문하기 며칠 전 문주 진관호가 은밀히 찾아왔다·

그는 경무생에게 변절자가 되어달라고 했다· 다른 북천사주처럼 문도들을 이끌고 밖으로 나가라고 눈물로 부탁했다· 그것만이 북천문의 전력을 최대한 온전히 보존할 수 있는 방법이라면서·

그것이 진관호의 마지막 승부수였다· 그리고 진관호를 위해 경무생은 기꺼이 변절자가 되어 풍운산장을 세웠다· 그 후 은인자중하며 세력을 키웠다·

‘십 년이 지나서야 다시 모였구나·’

십 년의 세월을 돌고 돌아 북천문의 충신들이 다시 한자리에 모였다· 북천문의 새로운 역사는 이제 시작이었다· 예전의 성세에 비하면 한참 부족하지만 이 정도의 전력이라도 온전히 보존할 수 있던 것 자체가 거의 기적에 가까웠다·

그때 들려온 하진월의 목소리가 경무생의 상념을 깼다·

“그런데 활독당주님이 보이지 않습니다·”

“당 대협께서는 제자들을 이끌고 나가셨습니다· 아무래도 많은 사람이 있는 곳에서는 독을 시험하시기 껄끄럽다면서·”

“그렇군요· 그럼 우리끼리라도 식사를 하시죠·”

“그럽시다·”

하진월이 앞장을 서고 다른 사람들이 그 뒤를 따랐다· 한선우는 그들의 뒤를 따르면서 연신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많은 이가 하진월 등을 알아보고 인사를 해왔다· 하진월과 수뇌부는 그들의 인사에 일일이 대답했다· 격식도 없고 상하 간의 벽도 보이지 않는 모습이다· 한선우가 알고 있는 세상의 법칙과는 여러모로 달라 모든 것이 신선하게 보였다·

식당이라고 해봐야 넓은 공터에 천막을 치고 나무로 만든 탁자를 쭉 늘어놓은 것이 전부였다· 조악하기 그지없는 환경이었지만 그래도 탁자 위에 놓여 있는 음식의 질은 무척이나 좋았다·

공터 한쪽에는 커다란 창고가 세워져 있고 열린 문틈으로 엄청난 양의 식자재가 쌓여 있는 것이 보였다· 그리고 화덕이 가득한 주방에서는 쉴 새 없이 음식이 만들어져 나오고 있었다·

아낙들은 주방에서 만든 음식을 탁자로 날랐고 탁자에 모여 앉은 무인들은 음식을 먹으며 웃고 떠들었다· 그들은 다른 무인들과 마찬가지로 하진월 등을 편하게 대했다·

어떻게 보면 위계질서가 전혀 잡히지 않은 듯한 모습이다· 하지만 한선우는 느낄 수 있었다·

‘이들은 강하구나·’

진정으로 강한 자들만이 여유를 가질 수 있는 법이다· 한선우는 그들의 모습에서 강자의 여유를 느꼈다·

‘이곳이 내가 몸을 담은 곳이구나· 북천문·’

한선우의 조그만 몸에 전율이 일었다· 그러다 문득 의문이 들었다·

“그런데 우리 문주님은 누구시죠?”

너무나 당연한 의문이다·

하진월이 대답 대신 미소를 지었다·

한선우가 다시 물었다·

“문주님은 지금 어디 계세요?”

“문주님은····”

하진월의 음성이 허공에 흩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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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egend of the Northern Blade

The Legend of the Northern Blade

北剑江湖, 북검전기
Score 8.2
Status: Ongoing Type: Author: , Artist: Released: 2014 Native Language: Korean
For decades, the brave warriors of the Northern Army fought to keep the world safe from the evil Silent Night. But when the fourth-generation leader, Jin Kwan-Ho is accused of colluding with the enemy, he is forced to disband the sect and commit su*cide to protect his son, Jin Mu-Won. With no family and allies left, Mu-Won leads a dreary life under close surveillance… until a surprise attack from the Silent Night gives him a chance to escape to the mountains. There, the young warrior trains to master the fighting techniques of his predecessors, before the mysterious disappearance of a loved one brings him back to the mainland. Follow Jin Mu-Won as he embarks on a journey to avenge his father’s death and take down the villains who threaten to plunge the world into dark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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